[참여연대-한겨레 공동기획] 조세 큰틀 바꾸자(중) 기고, 조세감면은 자원의 비효율적 분배 초래



요즘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논란거리는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 확보 방법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꼭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존하는 양극화 사회와 곧 다가올 고령화 사회문제를 ‘정신력’으로만 풀 수는 없다. 이러한 국가의 당면과제를 풀기 위한 ‘기초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모든 국민이 동의하는 방법은 국가 재정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정부가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여서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재정지출에는 관심을 기울이지만 관련 국세의 14.5%를 차지하고 있는 조세지출(비과세·감면)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 지난해 기준으로 무려 20조원에 이르는 조세지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불필요한 조세지출을 줄이는 것이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이다.

조세지출이란 재정지출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특례규정에 의한 세금감면을 뜻한다. 쉽게 말해서 내야 할 세금을 전액 혹은 일부를 내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조세지출은 보통 저소득층이나 특정산업을 위해 지원되는데, 그 효과가 재정지출보다 크지 않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조세지출이 문제가 되는 더 큰 이유는 정확한 효과분석이나 세수추계가 없는 선심성 조세감면 법안이 남발되기 때문이다.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꼭 필요치 않은 세금감면이 계속 생겨난다. 세금감면은 예를 들어 농어업용 석유에 대한 부가가치세 등을 면제해 주고, 장애인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의 취득세·등록세를 면제해 주는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농어업용 석유에 대한 면세 혜택은 정유회사와 ‘면세유 업자’가 상당 부분을 가져가게 된다. 또한 장애인 차량에 지원되는 조세감면 제도는 지난해 전체 장애인 일반예산이 1500억원에 못 미치는 반면, 장애인 차량에 대한 지원금만 4000억원이 넘는 기형적인 구조를 낳았다.

이런 식의 비효율적인 조세지출로 인해 가뜩이나 적은 복지예산마저도 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조세지출이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일몰이 도래한 조세감면 조항은 원칙적으로 모두 폐지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연장해야 할 경우라면 감면비율을 대폭 줄여야 한다. 또 조세감면법안을 발의할 때는 예상되는 세수감소금액, 세수확보 방법 등을 명시하도록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조세지출 총액을 정하고 매년 그 금액을 조금씩 낮추는 방법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이상민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간사)
2006/01/26 00:00 2006/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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