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임시국회 제출 세법개정(안)과 「중장기 세제운용 방안」에 대한 입장



1. 정부는 어제(2001년 5월 28일, 월)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6월 임시국회 세법개정(안)과 한국조세연구원이 작성한 중장기 세제 운용방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였다. 조세연구원의 「중장기 세제 운용방안」에 따르면, 향후 정부의 세제운용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 '경쟁력있는 세제', '알기쉽고 간소한 세제', '재정건전을 뒷받침'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삼고 있으며 금년도 세제개편방향 역시 이런 큰틀에서 다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정부의 올해 세제개편방향은 '중산서민층의 세부담 경감', '증권시장의 수요기반확충', '주택경기 활성화 지원', '설비투자촉진' 등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는 특히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확대', '설비투자촉진을 위한 임시투자세액공제 적용시한 연장', '중소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 '신용카드 사용확대 유도' 등을 위한 세부안들이 마련되어 있다.

3. 지난 2-3년간 정부는 부가가치세 과세특례제도 폐지, 금융소득종합과세의 재실시, 상속·증여세 제한적 포괄주의 도입 등 굵직굵직한 세제개혁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다시금 중장기적 세제개편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맞게 단계적으로 세제를 고쳐나가겠다고 하는 정부의 방침 자체는 분명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 그러나, 6월 임시국회 세법개정(안)에서 건설경기 활성화를 목적으로 제안된 신축주택에 대한 부동산 양도소득세 인하 계획은 정부의 인기영합적 정책발상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과연 양도소득세 면제대상을 확대함으로써 건설경기가 활성될 것인가라는 실효적 문제 뿐만 아니라 면제 대상으로 제안된 '고급주택을 제외한 모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는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건설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기목적의 부동산 거래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기준시가 5억 미만의 주택 중 상당수는 일반 서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없는 '현실적 고급주택'이기 때문이다. 또한 취득세 및 등록세의 감면 확대 문제 역시 지방재정확충에 대한 구체적 계획과 실천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5. 이런 문제점은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소득공제 폭 확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미 참여연대는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선 소득공제 방식보다는 세액공제방식을 취할 것을 여러 차례 주장해 왔다. 이는 현재의 '소득공제'방식의 실질적인 공제혜택이 그다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액공제'방식에 비해 고소득자에게 비율적으로 지나치게 유리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작년 세법개정을 통해 근로소득자 중 4,500만원 초과소득에 대해서는 5% 근로소득공제를 하는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결국 고소득 근로소득자들은 이중삼중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신용카드 공제방식을 '세액공제'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보통 월급쟁이'들에게 실질적인 공제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동시에 고소득층에 대해 치우친 세제혜택이 골고루 나누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6. 한편 조세연구원이 작성한 「중장기 세제 운용방안」에서도 '공평과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의지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선 재벌의 변칙증여와 상속을 막기 위한 상속세 및 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 도입이 절실함에도 지나치게 추상적 언급에 그치고 있어 정부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 또한,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역시 여타 소득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정부가 이제는 구체적 일정에 입각하여 도입을 준비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언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는 '넓은 과세기반'이라는 중장기 세제개편방향의 대원칙에도 분명 위배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7. 또한 '낮은 세율'과 관련해서도 보다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미국 부시행정부의 '감세정책'이 전세계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에서 또한 이에 대한 구체적 요구가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는 '감세'라는 문제에 대해 보다 분명하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세율'인하의 경우 전형적인 '빈익빈 부익부'심화정책이 될 위험성이 크고, 부족해지는 세수마련을 위해 자칫 서민층의 세부담이 오히려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보장예산의 확충, 국가채무의 변제등 정부재정문제가 심각한 정책현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부는 '감세'문제에 대해 섣부른 조치를 취해서는 안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기업활동 촉진에 필요한 '경쟁력있는 세제'를 만들기 위해 눈가림식으로 또다시 각종 비과세, 감면조치를 늘이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제시한 원칙들간의 논리적·현실적 모순은 없는가에 대해 다시한번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8. 마지막으로 이런 세제개편방안이 현실에서 적용될 경우 정부가 강력한 의지에 걸맞는 실천을 담보해야한다는 점이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정부가 교통세의 폐지를 언급하고 있으나 이미 건설교통부의 반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작년, 대표적 목적세에 하나인 일부 교육세가 폐지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등의 반발로 오히려 시한이 연장된 바 있다. 이는 목적세 폐지를 통한 조세체계의 간소화라는 대원칙에 재정경제부 역시 충실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이번에도 또한 폐지는커녕 연장·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9. '공평과세'는 조세개혁의 가장 기본적 요구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의 제도변화는 공평과세를 위한 '시작'에 불과했을 뿐이다. 재벌의 변칙증여 및 상속,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등의 문제에 대해 정부는 과연 얼마나 구체적으로 성과를 말할 수 있는지 다시한번 철저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장기 세제운용 방향의 출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납세자운동본부
2001/05/29 00:00 2001/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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