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입법 뿐만 아니라 의원 입법의 경우도 조세감면법안 제출 시, 세수손실 추계자료와 재원조달방안을 그 법률안에 첨부하도록 국가재정법 개정 돼야



해외주식 투자펀드 양도차익 비과세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이르면 이번 달 초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최영태, 회계사)는 이 법안이 야기할 막대한 세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은 물론 이 법안의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해 전혀 논의가 되지 않은 채 졸속으로 통과된 것을 개탄한다.

시장을 왜곡시키고 재정에 부담을 주는 조세특혜 법안이 선심성 조세감면이라는 가면을 쓰고 졸속으로 통과된 이 법안은 재개정되어야 한다. 또한 비슷한 사례가 앞으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정부입법 뿐만 아니라 의원입법의 경우에도 세수 손실에 대한 추계자료와 재원조달 방안을 그 법률안에 첨부하도록 국가재정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이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이 전혀 논의된 바 없다는 것은 이 법안이 얼마나 졸속으로 통과되었는지 보여준다.

첫째, 해외주식 투자펀드 양도차익 비과세에 대한 조세특례가 종료되는 2009년도 말까지 총 1조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예상(연 5500억원 이상) 된다는 사실이 거론되거나 논의되지 않았다. 법안에는 연 1200억원의 세수결손이 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세수추계를 위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사항(해외주식펀드 투자금액, 연평균 수익률 가정, 세율)이 모두 잘못된 것임이 지적받지도 않고 법안이 통과되었다.

▲ 해외주식펀드 투자금액은 작년 말 기준 9조원이 아니라 이미 16조원이 초과될 정도로 급증하여 (4.23일 기준) 이 법안이 통과되면 더욱 급격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예상 수익률 계산을 위해 최근 3년간 수익률을 평균하는 과정에서,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작년(2006년) 4/4 분기를 제외한 것은 의도적인 통계 수치 왜곡이라는 의심이 든다. ▲ 또한 주민세를 포함하여 15.4%의 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소득세율 14%만 적용한 것은 세수추계의 상식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특히 이미 한해 예산이 정해진 예산 회기 중에 올해만 2500억원 이상의 세수 결손을 초래하는 법안이 통과된다면 세수 감소분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없다는 사실조차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둘째, 법안이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실효성이 있는 법안인지, 또는 그것에 따른 부작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되지 않았다. 해외주식 투자펀드 양도차익 비과세는 외환시장의 수급안정을 꾀하고 국내주식양도차익 비과세와의 형평성을 위해서 도입이 되었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을 조세정책을 통해서 제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내외 경제 환경이 변할 때 마다 조세정책을 빈번히 바꾸는 것은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는 바람직하지 않는 방법이다.

또한 국내주식 활성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국내주식 양도차익 비과세 정책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 국내주식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해외주식 양도차익을 도입한 것은 법안의 목적 자체를 잘못 설정한 것이다.

특히 정책적 목적이나 조세원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주식 투자상품 중 특정상품만 비과세 혜택이 되기에(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의해 설립된 투자신탁 및 투자회사) 경제주체들의 효율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어 자원분배의 왜곡을 초래한다는 점 또한 논의되지 않았다.

법안이 발의 되는 과정과 국회논의 과정을 봐도 얼마나 졸속으로 처리되었는지 알 수 있다. 올해 연초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환율정책을 강조한 직후인 1월 16일 재정경제부의 ‘기업의 대외진출 촉진과 해외투자 확대 방안’에서 해외주식 투자펀드 양도차익 비과세가 처음 거론 되었다. 이어 오제세 의원이 동 내용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지난 2.14일에 대표발의를 하였으나 그 후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그러다가 재정경제부가 법안 통과를 목표한 시한인 올초의 마지막 국회회기인 4월 임시국회 폐회에 임박한 최근에 이르러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2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거론된 이후 그 다음날(24일) 찬반 토론은 물론 별다른 논의조차 없이 통과된 이후, 28일 재정경제위 전체회의를 거쳐 30일 다른 조세특례제한법 9개와 같이 묶인 대안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비과세ㆍ감면규정의 정비를 통해 재정 건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그간의 정부의 방침 등과는 달리,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여한다는 조세의 원칙을 허물고, 한해에 5500억원 이상의 세수 결손을 야기하는 해외주식 투자펀드 양도차익 비과세법안이 특별한 논의 과정조차 없이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이로 인해 해외주식 투자를 통하여 소득이 생겼어도 세금을 내지 않게 된 총 1조원이 넘는 세금을 보다 세금을 걷기 쉬운 집단에게서 걷어야 하게 되었다.

특히 올해 통과된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정부가 조세감면 법안을 발의할 경우, 세수 손실에 대한 추계자료와 재원조달 방안을 그 법률안에 첨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의원입법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이러한 추계 없이 ‘손쉽게’ 법안을 발의하였다. 이러한 일들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참여연대는 정부발의안 뿐만 아니라 의원발의안의 경우도 세수손실 추계와 그 대체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법안에 첨부하는 것을 강제하는 국가재정법 제 87조 개정운동을 벌일 것을 밝힌다. 끝.

조세개혁센터


2007/05/02 11:50 2007/05/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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