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의 지방세 전환주장은 부동산 투기와 지역불균형 심화시켜



지난 9일 이명박 한나라당 예비후보는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 등과 통합하여 지방세로 전환하는 등의 세목 통폐합과 법인세율 인하 및 조세감면 등의 감세정책을 내용으로 하는 조세개혁안을 발표하였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는(소장: 최영태 회계사) 종부세가 제대로 정착되지도 않은 현 시점에 ‘재산보유세’라는 이름의 지방세로 통폐합된다면 재산세 재분배를 통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차질이 생길 뿐만 아니라, 특히 납세자가 소유한 전국의 부동산을 합산하여 과세하게 되어 있는 종부세의 기능을 대폭 축소해 종부세가 유명무실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또한, 양도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과세하지 않는 현 제도하에서 양도소득을 연분 연승법1)으로 과세한다는 것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보다 부동산 등 고액의 자산소득에 대해서만 특혜를 주자는 것으로 과연 조세형평성에 부합하는 것인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종부세의 가장 커다란 기능 중 하나는 전국에 흩어진 각 납세자가 가진 재산을 파악하고 그것을 합산하여 과세하는 것이다. 지방세인 재산세로 한다면 시도가 다른 지역의 부동산을 합산하여 과세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 한 채의 고가주택을 가진 사람에게는 높은 세율의 재산세가 부과되는 반면, 각 시도에 여러 채 주택을 가진 사람에게는 각 주택의 가액에 따라 저율의 세금이 부과되는 모순이 발생하여 왔다.

이러한 현상이 종부세가 도입됨에 따라 드디어 세대별, 납세자별 부동산 소유 현황이 파악되고, 각 시도의 부동산을 여러 채 가진 사람들이 그 재산가액에 상응하게 세금을 내게 된 것이다.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게 된다면 이러한 종부세의 순기능이 원활하게 작동될 수 없다.

종부세는 일부 고급주택의 일정액수(주택은 6억)초과분을 국세로 징수한 후, 이를 다시 지방에 재교부하고 있다. 종부세가 국세의 형태를 띤 이유는 지역적 불균등 발전의 현실 때문이다. 국가정책상 특정지역을 우선으로 개발해 온 역사적 현실로 인해 그로 인한 납세액을 특정 지역에서만 징수하여 사용하도록 할 경우 지역적 불균등은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을 시정하여 국가균형발전을 꾀하고자 종부세를 국세로 한 것이다.

실제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납세인원의 94%가 수도권에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특정지역을 우선으로 개발함으로써 나타난 지역적 불균형을 시정하고자 하는 기능은 현 시점에서 더욱 절실하고, 따라서 현 시점에서 종부세를 지방세로 두는 것보다는 국세로 두는 것이 더 장점이 크다고 할 것이다.

종부세의 지방세화는 종부세 축소 및 폐지를 촉발 시킬 수 있다. 과거 종부세가 지방세였을 때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법에서 정한 재산세를 거두지 않았다. 세수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재산세를 더 거둘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종부세를 또다시 재산세처럼 지방세로 하면 필연적으로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종부세를 적게 거두게 될 것이다. 투표권을 가진 자치단체 주민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분 연승법이 장기보유자를 우대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양도소득세의 연분 연승법 도입을 고민한다면 마땅히 양도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과세할 방법과 함께 논의되어야 합리적이다. 이러한 논의를 함께 하지 않고 연분 연승법만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근로자와 사업자보다 양도소득자에게 특혜를 주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양도소득세는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과세를 하고 있지 않다. 그런 제도하에서 양도소득액만을 보유한 기간으로 나눈 액수에 해당하는 저율의 세율을 적용하여 과세(연분 연승법)하겠다는 것은 양도소득을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보다 특별히 우대하는 것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우대 조치는 근료의욕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주택 보급률이 100%가 넘은 우리나라의 부동산 안정의 핵심은 주택을 투기자산으로 평가하지 않도록 하여 다주택 소유 욕구를 줄이고, 이미 주택을 많이 보유한 사람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주택을 시장에 공급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이 투기의 대상으로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주택에 대한 투자가 그다지 큰 이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는 현실에서 절실한 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주택 보유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를 폐지하고 연분 연승법 등 자산의 양도소득만을 우대하는 정책을 도입한다면 그것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해치고, 국민들의 행복을 짓밟는 것이 될 것이다.

어제 발표한 조세개혁안에는 부동산 정책 외에도 서민의 복지를 늘리는 공약과 스스로 모순이 되는 감세 및 감면 정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한나라당 산하기관인 ‘여의도연구소’의 2007년 1월 발표에 따르면 2007년 유권자의 82.2%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쪽에 찬성하였고 ‘정부는 세금을 더 많이 거두어서라도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쪽에 역시 과반수이상이 찬성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대부분의 혜택이 일부 부유층에게만 집중될 수밖에 없는 감세정책을 경제와 서민을 살리는 명분으로 포장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할 뿐이다. 이명박 예비 후보는 불로소득을 우대하고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해칠 수 있는 자신의 조세정책을 스스로 철회하거나 합리적인 방법으로 변경해 주기 바란다.

조세개혁센터


2007/07/11 14:20 2007/07/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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