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불균형 심화시키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재검토 되어야 한다
세제-세정개혁/소득세 포괄주의 도입 :
2001/09/04 00:00
종합소득세율 인하는 고소득층에게 집중적인 혜택을 줄 뿐
1. 재정경제부는 9월 3일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그중 핵심적인 내용은 종합소득세율을 현행 10∼40% 수준에서 9∼36%로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동안 정부가 표방해 온 '중산ㆍ서민층의 세부담 경감'이나 '국가재정의 건실화'와는 배치되는 것이므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2. 중산층과 서민의 세부담 경감이라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이번 종합소득세율 인하의 혜택은 상위소득계층에게 집중되어 결국 외환위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소득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재에도 면세점(4인가족 기준으로 1,317만원 이하)이하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근로자(전체 근로자중 46%가 여기에 해당한다)에게는 추가적인 혜택이 전혀 없다. 또한 현재 면세점을 넘는 소득을 올리고 있는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소득이 높을수록 이번 조치로 인한 세후 소득의 증가는 급증하고 있고, 소득이 낮을수록 그 혜택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아래의 표를 보면 드러나듯이, 이번 조치로 인한 세액경감액은 연간 급여가 높을수록 급증하고 있다. 일단 경감액을 절대비교 하더라도, 연간 급여 1,800만원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자는 경감액이 연간 6만원에 불과한 반면, 연간 급여 2억원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자는 578만원의 경감혜택을 받는다. 또한 이번 조치로 인한 세액 경감액(세후소득 증가액)이 연간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더라도, 연간 급여 1,800만원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자는 0.3%에 불과한데, 연간 급여 2억원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자는 2.89%의 세후소득 증가혜택을 받게 된다. 이것은 명백하게 이번 조치가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1조 7,000억원이 넘는 세금경감효과는 고소득층에게 집중된다. 이것은 국가 세수의 감소분이 중·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에게 배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날이 갈수록 쌓이고 있는 국가채무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서민의 살림을 고려할 때에, 현 시점에서 이런 정책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3. 재정경제부는 외국의 소득세율 인하 동향을 언급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소득세율이 외국에 비해 결코 높은 것은 아니다. 아래의 표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할 주민세까지 포함한 최고세율이 44%로, 미국의 45%, 일본의 50%, 프랑스의 61.6%, 독일의 51.2%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미국 BUSH행정부의 감세정책은 재정흑자기조 하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우리의 경우에는 오히려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우리 현실에서는 감세정책이 맞지 않다. 또한 일본이 90년대에 실시한 감세정책도 경기부양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종합소득세율 인하는 국가재정만 악화시키고, 소득불균형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4. 한편, 양도소득세율을 종합소득세율에 맞추어 인하한 조치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양도소득세율을 인하하는 조치는 부유층에 대한 이익만 가져올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상장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세금과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자본이득세로 하여 종합과세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5. 또한 이번에 발표된 유흥업소에 대한 2년간의 특별소비세 비과세 방침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물론 재정경제부는 과표양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유흥업소에 대해서만 특별소비세를 비과세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시적 비과세라는 선례를 남기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또한 이는 유흥업소가 초래하는 각종 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때에도 적절치 않은 것이다. 유흥업소의 각종 불법ㆍ탈세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세무조사와 성실납세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의 방법을 통해야 할 것이며, 한시적 비과세라는 방법은 적절치 못한 정책수단으로 평가된다.
6. 이번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비과세.감면의 축소, 소득세의 유형별 포괄주의 도입 등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전반적으로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키고 '국가재정의 건실화'라는 방향에도 배치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다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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