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세제·세정 6대 사업과제 선정, 발표



참여연대 조세개혁팀(팀장 : 최영태 회계사)은, 4일(목), 2002년 세제·세정 6대 사업과제를 선정·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4년간 조세정책의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었지만, '형평성'과 '투명성'이라는 조세정책의 기본원칙이 여전히 충분히 지켜지지 못하고 있으므로, 정확한 소득파악과 공평과세를 통한 소득불평등의 해소가 2002년 조세정책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가 제시한 세제·세정 6대 개혁과제는 △ 자영자 소득파악을 위한 과세인프라 구축, △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의 도입, △ 상속세 및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 △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의 실질화, △ 세무조사의 엄정화 및 객관화 방안의 제도화, △ 법인세 및 소득세의 추가 인하 반대 등이다.

참여연대는 이후 6대 개혁과제안을 정부에 의견서로 제출하는 한편, 토론회 등을 통해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와 상속세 및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과 같은 새로운 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여론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밟아나갈 계획이다. 또한, 참여연대는 다른 시민사회단체들과의 공조를 통해 하반기 정기국회에 주요 법안을 입법청원하고, 각 당의 대선정책에 조세개혁의 주요과제들이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세제·세정 6대 개혁과제 전문이다.

1. 자영자 소득파악을 위한 과세인프라의 구축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 영수증 제도 개혁 통해 달성 가능

○ '자영자에 대한 정확한 소득파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물론 부가가치세 과세특례제도가 폐지되고,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 전문직 자영업자들에 대한 국세청의 집중관리 등, 정확한 소득파악을 위한 일련의 조치가 지난 4년간 있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영자 소득파악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은 2001년 건강보험 통합과정에서 다시한번 확인되었고, "월급쟁이는 봉이냐"라는 근로소득자들의 박탈감과 불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자영자 소득파악을 위한 과세인프라 구축은 올해에도 계속 추진되어야 할 핵심적 정책과제가 아닐 수 없다.

○ 참여연대는 자영자 소득파악을 위한 과세인프라 구축은 결국 '영수증 제도'의 전반적 개혁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따라서, 우선 여전히 남아 있는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의 폐지를 일정을 확정하여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현행 표준소득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부터 실시되는 기준경비율 제도가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업종별 기준경비율이 가능한 낮게 책정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나아가, 학원이나 병·의원 등 대표적 신용카드 기피업종에 대해선 강력한 세무조사 방침 이외에도 의료비와 교육비의 소득공제 폭을 확대시키면서 이를 신용카드나 학원이나 병·의원에 한해 발행되는 '지정영수증' 등을 통해 증빙토록 하여 학원과 병·의원의 소득파악율을 제고시키는 방안도 도입될 필요가 있다.

2.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 도입

"주식시장 찬물"이유로 반대는 어불성설,

단기차익 노리는 일부 '큰손'에만 영향

○ 최근 전경련은 대주주에게만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차별적 과세'라고 비난하였다. 이들의 이러한 주장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원칙을 무시하는 비난이다. 그것이 '차별적'인 것은 대주주에게만 과세가 이루어지기 때문이 아니라 "부동산과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양도차익 과세를 하면서 오직 '상장주식'에 대해선 과세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주식거래를 통한 재산형성이 일반화된 현재 상황에서 유독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과세하지 않음으로 인해 '조세형평'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주주에 대한 차별적 과세'라는 엉뚱한 불만까지 터져 나오도록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왜곡된 현실인 것이다.

○ 따라서, 참여연대는 이제 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제도가 도입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바이다. 주식을 통해 수억원, 수십억원의 소득을 올리고도 고작 몇 푼의 증권거래세만 내는 현실을 두고 '조세형평'을 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흔히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실시할 경우,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며",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되곤 하였다.

그러나, 이는 일부 기득권들의 자기방어 논리가 '위협'으로 과장된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현행 금융소득종합과세 수준인 4천만원 정도의 기본공제제도를 두고, 1년간의 양도차익을 통산하여 양도차익이 4천만원을 넘는 부분에 대해서만 적정세율로 과세한다면 대부분의 소액주주들은 과세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또한, 법인의 경우 이미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동요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결국 문제가 되는 사람들은 개인인 대규모 투자자인데, 이중에서 회사의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주식을 쉽게 양도할 의사가 없으므로 양도소득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개인 투자자 정도가 이 제도의 도입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일부 큰손들의 이익을 위해 조세의 투명성과 형평성이라는 대원칙을 포기한다는 것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억측에 불과한 것이다.

3. 상속세 및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

국민 대다수 재산권 침해하는 재벌 변칙증여 막아야

○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와 더불어 전경련이 대주주에 대한 '차별적 과세'라고 비판한 것이 "비상장회사의 최대주주등이 특수관계자에게 주식을 양도 또는 증여하고 그로부터 3년 이내에 상장되었을 경우, 상장으로 인한 시세차익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는 상속증여세법 제41조의 3이다.

그러나, 전경련의 이러한 주장은 그동안 재벌들이 비상장주식을 이용해 변칙적으로 상속과 증여를 거듭해 왔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뒤늦은 수단으로 이 법안이 만들어졌다는 배경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오히려 재벌 2,3세들의 비상장주식을 이용한 변칙적인 증여와 상속방식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고, 이를 보다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조치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 이에 참여연대는 상속세 및 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을 주장하는 바이다. 포괄주의란 증여세 과세대상인 행위를 구체적으로 법에 열거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증여행위로 판단되면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 법체계를 말하는 것이다. 이미 '제한적인 포괄주의'로써 '증여의제'규정이 도입되어 있는 것을 보다 확대하여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하자는 것인데, 미국과 일본 역시 상속세법에 이러한 포괄주의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포괄주의에 대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고,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재벌의 변칙증여를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극소수 부유층의 이익보호를 위해 국민 대다수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또한, 조세법률주의 역시 '조세의 형평성'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원칙으로 "소수 비양심적 구성원에 의한 다수 양심적 구성원의 재산권 침해"를 조장하는 역설적 결과를 막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4. 금융소득종합과세의 실질화

각종 게이트에서 확인되는 차명거래 문제점 해결해야

○ IMF 경제위기를 이유로 갑작스레 유보되었던 금융소득종합과세가 1999년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의 강력한 요구로 재실시되게 되었고,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분부터 적용되게 되었다. 일단 재실시된 것 자체가 중요한 개혁임은 부정할 수 없으나, 현재의 금융소득종합과세는 많은 한계와 제약을 안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실질적 의미를 지니기 위해선 최소한의 추가적 개혁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 우선,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과세대상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부부합산 금융소득이 4천만원 이상인 경우에 대해 종합과세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는 현재 금리수준을 감안할 경우 약 6∼7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과세대상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조세의 형평성은 물론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한단계 높이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이므로 과세대상을 확대하여 실질적 효과를 발휘토록 해야할 것이다.

또한, 현재 각종 게이트 등을 통해 확인되는 '차명거래'의 문제점 또한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부동산의 경우 차명거래에 대해 세금은 물론 과징금까지 부과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금융거래에 대해서도 차명거래를 막기 위한 제도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실질화되어야 조세의 형평성과 투명성의 진전이 가능한 것이다.

5. 세무조사의 엄정화 및 객관화 방안의 제도화

세무조사는 조세기본법에 그 내용을 규정해야

○ 세무조사는 '탈세'에 대한 사후적 통제기제라는 점에서 세정당국의 중요한 정책수단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까지 한국의 세무조사는 세정당국에 대한 납세자의 불신과 불만을 확대시키는 원인을 제공하여 온 것도 사실이다. 조사대상 선정의 객관성과 과학성에 대한 의문은 물론, 세무조사 과정에서의 납세자 권익 침해가 늘 시비꺼리가 되어 왔고, 반면에 분명한 사회적 '범죄'행위로 처벌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목표한 세금을 거두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흐지부지 끝내 버리는 등, 세무조사에 대한 자의적 강약조절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 온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탈세를 사전에 방지하고, 투명성과 형평성이 보장되는 조세제도를 만드는 것은 물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완해 주는 역할을 '세무조사'가 해내지 못한다면 그 자체가 조세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일 수 있음이 계속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 참여연대는 이런 맥락에서 세무조사의 엄정성과 객관성이 보장될 수 있는 방안들이 보다 제도화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세무조사가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되고, 공정과세를 위한 행정수단이 아니라 단순한 국고수입의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으므로 이를 반드시 고쳐야 하며 그것은 더 이상 세무조사운영준칙과 같은 국세청훈령 수준에서가 아니라 법률로써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즉, 세무조사의 대강의 원칙은 국세기본법에 명확히 그 내용을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법적 통제가 탈세에 대한 공정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제약함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탈세수준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세무당국의 엄정한 세무조사는 대상범위가 보다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상황과 사안에 따라 세무조사의 강도를 높이는 방식 이외에도, 탈세와 세무조사에 대한 더많은 정보가 국민에게 공개되어야 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탈세수준에 대한 통계자료, 각 소득종류별, 업종별 세무조사 통계자료 등 더 많은 자료들이 공개됨으로써 탈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감각과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고, 이를 막기 위한 제도와 의식의 개혁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6. 법인세 및 소득세 추가 인하 반대

고소득층과 대기업만을 위한 감세정책, 조세형평성 침해

○ 지난해 정부는 소득세의 세율을 각 구간마다 일률적으로 10%씩 인하하였고, 특별소비세의 과세대상을 축소조정하였다. 또한, 정치권은 경기활성화를 위한 기업지원의 명목으로 법인세율을 1% 인하하는 것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감세정책들은 경기활성화에 대한 실효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감세의 혜택이 고스란히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비판되었다.

○ 그러나, 이미 한나라당은 법인세의 추가 인하를 공언하고 있다. 더 나아가 주한 미 상공회의소가 소득세의 추가 인하마저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세정책이 기업지원과 경기활성화만을 정책의 목표로 삼는 것은 아니다. 부정할 수 없는 더욱 중요한 원칙은 조세의 형평성이며, 이를 통한 소득불균형의 해소이다.

한국의 주요세율들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하여 결코 높지 않은 수준이다. 더욱이 재정적자의 위험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소득층과 대기업에만 유리한 감세정책이 계속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조세형평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추가 인하에 분명히 반대하며, 빈부 및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세정책 마련을 더욱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홍일표


2002/04/04 17:11 2002/04/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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