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국민을 설득하여야



1.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와 관련하여 하나은행이 누릴 법인세 절감액의 규모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실질적인 피합병법인인 서울은행은 6조5천5백억원이라는 세무상 이월결손금을 가지고 있는데, 합병법인인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의 이월결손금을 활용하여 법인세를 절감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형식적으로는 합병법인이 서울은행이 되고 피합병법인이 하나은행이 되어야 할 뿐 아니라 세법에서 정한 몇 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합병과 관련한 이월결손금의 승계에 관련된 법인세법의 규정은 이미 일반화되었으므로 사기업간의 문제로 보아 넘기는 것이 통례이다.

2. 그러나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합병과 관련하여 번지고 있는 법인세 절감액 규모의 시비는 그리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다. 법인세 절감액의 규모가 워낙 커서 이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을 경우 하나은행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서울은행을 인수하는 결과가 되며, 이는 최종적으로 공적자금, 즉 국민의 혈세를 우량은행인 하나은행에 지원하는 결과가 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 하나은행이 서울은행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가격은 1조 1천억원이다. 그런데 일부 금융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의 법인세 절감규모를 최대 1조 2천억원까지 추정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하나은행은 외견상 1천억 원을 벌면서 서울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된다. 재정경제부는 하나은행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전에는 법인세 절감 추정금액이 3,000억원으로 합병으로 인한 혜택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다가 선정 이후에는 다시 4,4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법인세 절감규모의 현격한 차이는 합병이후 5년간 예를 들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합병법인의 이익규모가 얼마가 되는지에 달려 있다. 이월결손금이 발생할 경우 5년간 장래 이익에서 공제 받을 수 있다. 합병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4. 이익추정을 위하여 재정경제부가 제시한 근거를 보면, 하나은행의 과거 5년간 이익을 평균한 2,500억원 규모의 이익이 향후 5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아 3,000억원의 법인세 절감효과를 계산하였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사용한 하나은행의 과거 5개년 이익 자료에는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 누적된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비용이 과다하게 포함되어 있어 정확한 이익 분석으로 보기 어렵다. 하나은행은 2001사업년도에 4,766억원의 세전이익을 내었고, 2002년 상반기 동안에 이미 3,271억원의 세전이익을 올리고 있다.

5. 이에 반하여 법인세 절감규모가 최대 1조 2천억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보면, 2002년 하나은행의 세전이익 추정액에서 매년 일정액씩 성장한다는 가정 하에 향후 5년간 추정이익을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세전이익 성장률을 15%대로 추정한 것은 너무 낙관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1조 2천억원의 추정치 속에 원래 서울은행이 누릴 법인세 절감액까지 포함시킨 것은 잘못이다. 서울은행의 예상 법인세 절감액은 하나은행의 인수와는 무관한 것이다.

6. 결론적으로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에 따른 법인세 절감액과 관련해서 과소추정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주장과 과대추정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주장이 극단적으로 대립함으로써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은행 매각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는 최대한 공적자금을 회수해서 국민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공적자금 회수규모만을 기준으로 서울은행 인수자를 선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인세 절감액이 공적자금 회수규모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른 이상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하여 공정하고 타당한 기준으로 국민들을 설득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미래 이익의 추정에 있어 1) 최근 년도의 이익 자료가 더 가중치가 실리도록 하고 2) 예외적인 변수는 제외하며 3) 성장률을 하나은행의 상황에 맞게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준 하에서 정확한 법인세 절감액 규모가 산정되고 이에 기초하여 합리적으로 인수절차가 마무리되어야 하겠다.

참여연대


2002/09/10 15:22 2002/09/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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