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표현실화 실현시키기도 전에 세율인하 논의하는 것은 주객전도



재경부는 세제세정개혁에 혼선 초래말고 과표현실화 대책부터 세워야

1. 언론보도에 의하면 지난 12일 재경부는 "세정 원칙상 부동산 보유세 과표 현실화와 함께 세율 조정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과표 현실화와 함께 곧바로 세율을 낮추는 것은 아니며, 세율 조정은 중장기 과제로 추진될 것"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 최영태, 회계사)는 이러한 재경부의 세율 인하 방침이 과표현실화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온 주객이 전도된 논의라는 점에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재경부가 세율 인하를 언급하기에 앞서, 청와대 정책실이 제시한 보유세 과표현실화 방침의 실천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에 대한 확실한 대책부터 세울 것을 요구한다.

2. 재경부가 과세표준을 현실화시키기도 전에 세율 인하부터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과표를 높이면서 동시에 세율 인하를 추진한다고 밝히는 것은 보유세 강화 방침의 의미만 희석시킬 뿐이다. 사실 정부의 계획대로 매년 3%씩 5년 간 15%의 과표현실화를 이룬다 해도 결과적으로 50% 수준밖에 되지 않아 완전한 과표현실화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이런 현실에서 세율인하 논의는 부적절하다.

세율인하에 대한 논의는 현재 공평과세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적절한 과표로 인한 보유세 과세 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해 과표와 시가 사이의 불일치를 먼저 해소하고, 그 후에 과표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다른 세 부담과 비교해 볼 때 과다한 것인지를 평가해 본 다음에야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전제 없이 논의되는 세율인하는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3. 현재 청와대 정책실의 '빈부격차 완화와 차별시정 기획단'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보유세 과표 인상 방안은 보유세 현실화의 첫 걸음으로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의 보유세 인상안이 과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힘에 밀려 채택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또 다시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왔던 것처럼, 과표 현실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따라서 조세개혁의 주무 부서인 재경부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보유세 강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주도적으로 고민하고 그에 걸 맞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 이전에 세율인하 논의부터 꺼낸다면 어렵게 이끌어낸 보유세 강화의 효과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현재 재경부의 세율 인하 논의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 법인세 인하 방침을 비롯해 국세청의 세정개혁안에 대한 이의제기, 그리고 보유세 세율 인하 논의 등, 새정부 들어 세제·세정과 관련된 재경부의 일련의 조치들은 조세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에 참여연대는 재경부가 국세청과 청와대 등이 시행하고자 하는 세제·세정개혁 방침에 엇박자를 넣을 것이 아니라, 조세개혁의 주무 부처로서 재경부 스스로가 개혁 방안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 줄 것을 요구한다. 끝.
참여연대
2003/05/14 15:31 2003/05/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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