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조세정책권을 기업에게 넘기겠다는 말인가
조세재정정책/감세법안 모니터 :
2003/07/31 12:42
-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발언, 정책결정자로서 중심 잃은 것
1.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30일) 법인세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통령 스스로가 법인세 인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최영태, 회계사)는 노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방침 관련 발언들이 정책결정자로서 중심을 잃은 것일 뿐 아니라, 세수 인하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무책임한 발언이란 점에서, 강력히 비판한다.
2.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과학장학생 격려다과회 자리에서 "실제로 법인세를 낮추는 게 투자에 도움이 되든 안 되든 간에 전 세계에서 기업하는 사람이 활동무대를 어디로 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법인세율을 갖고 고려한다면 정부는 굴복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법인세 인하를 강력 시사했다. 노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은 그 자체로 매우 모순적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가 법인세 인하가 투자촉진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한편으로 인정하면서도, 기업인들의 투자결정에 법인세가 주요 고려대상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다. 법인세 인하와 관련한 대통령의 인식이 매우 피상적인 수준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대통령 자신이 인정했던 대로 국내기업들 뿐 아니라 해외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법인세율이 아니라, 현재 한국경제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상당히 위험한 인식을 갖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이 갖고 있던 생각은 법인세를 낮추는 것이 형평의 문제에 어긋난다고 해 반대해 온 것"이라며, "한국이 다른 국가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마당이라면 1%라도 유리하게 해줄 수밖에 없다. 실제 어떤 도움이 되느냐보다 기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를 인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형평성이 아니라, 기업의 판단이라는 말이다.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균형 있게 조정해야 할 최고정책결정자가 한 말이라곤 믿어지지 않는다. 효과 자체가 불투명한 정책을 두고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형평성 조정이란 국정운영의 기본 원칙을 맞바꾸겠다는 말인가. 이는 기업에게 이익만 되면 어떤 조세정책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대통령이 국가의 조세정책 결정권을 기업에게 넘기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이것이 대통령 스스로가 누누이 강조해왔던 원칙인지 묻고 싶다.
3.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일관성이란 측면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노무현 정부에 정책 일관성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바로 하루 전인 29일, 법인세 인하를 위한 연내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수 차례 밝혀 왔던 재경부 장관이 세수보전책이 없다는 이유로 법인세 인하 연기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같은 날, 재경부 차관은 다른 자리에서 법인세 인하계획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장·차관의 말 하나 안 맞는 게 주무부서 재경부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책혼선을 자초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관이 갖고 있지 못한 세수보전책을 대통령을 갖고 있다는 말인가. 후보시절부터 법인세 인하 반대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통령 스스로가 자신의 말을 뒤엎으며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인세 인하를 찬성하는 정 후보를 두고 기업의 이익만을 고려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던 사람이 바로 자신임을 노 대통령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4. 법인세 인하를 두고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것은 세수보전책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경을 집행하고 있는 데다, 얼마 전에 취해진 특소세인하 조치로 거액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김진표 장관이 올 초부터 대책으로 내세웠던 비과세·감면 축소 또한 난황에 부딪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세 추가 인하가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인지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들은 또한 2001년에 단행된 법인세 1% 인하조치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해외투자가 늘었다는 분석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대신 2002년을 마지막으로 비과세근로자우대저축을 폐지하고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비과세혜택도 올해까지만 적용하기로 결정, 법인세 인하로 발생한 세수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정부가 평범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었던 일만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세수보전책이 전혀 없는 상황임을 잘 알면서도 법인세율 추가 1% 인하를 운운하는 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무엇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 의사를 즉시 철회하라.
1.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30일) 법인세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통령 스스로가 법인세 인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최영태, 회계사)는 노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방침 관련 발언들이 정책결정자로서 중심을 잃은 것일 뿐 아니라, 세수 인하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무책임한 발언이란 점에서, 강력히 비판한다.
2.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과학장학생 격려다과회 자리에서 "실제로 법인세를 낮추는 게 투자에 도움이 되든 안 되든 간에 전 세계에서 기업하는 사람이 활동무대를 어디로 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법인세율을 갖고 고려한다면 정부는 굴복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법인세 인하를 강력 시사했다. 노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은 그 자체로 매우 모순적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가 법인세 인하가 투자촉진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한편으로 인정하면서도, 기업인들의 투자결정에 법인세가 주요 고려대상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다. 법인세 인하와 관련한 대통령의 인식이 매우 피상적인 수준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대통령 자신이 인정했던 대로 국내기업들 뿐 아니라 해외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법인세율이 아니라, 현재 한국경제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상당히 위험한 인식을 갖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이 갖고 있던 생각은 법인세를 낮추는 것이 형평의 문제에 어긋난다고 해 반대해 온 것"이라며, "한국이 다른 국가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마당이라면 1%라도 유리하게 해줄 수밖에 없다. 실제 어떤 도움이 되느냐보다 기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를 인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형평성이 아니라, 기업의 판단이라는 말이다.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균형 있게 조정해야 할 최고정책결정자가 한 말이라곤 믿어지지 않는다. 효과 자체가 불투명한 정책을 두고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형평성 조정이란 국정운영의 기본 원칙을 맞바꾸겠다는 말인가. 이는 기업에게 이익만 되면 어떤 조세정책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대통령이 국가의 조세정책 결정권을 기업에게 넘기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이것이 대통령 스스로가 누누이 강조해왔던 원칙인지 묻고 싶다.
3.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일관성이란 측면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노무현 정부에 정책 일관성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바로 하루 전인 29일, 법인세 인하를 위한 연내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수 차례 밝혀 왔던 재경부 장관이 세수보전책이 없다는 이유로 법인세 인하 연기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같은 날, 재경부 차관은 다른 자리에서 법인세 인하계획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장·차관의 말 하나 안 맞는 게 주무부서 재경부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책혼선을 자초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관이 갖고 있지 못한 세수보전책을 대통령을 갖고 있다는 말인가. 후보시절부터 법인세 인하 반대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통령 스스로가 자신의 말을 뒤엎으며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인세 인하를 찬성하는 정 후보를 두고 기업의 이익만을 고려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던 사람이 바로 자신임을 노 대통령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4. 법인세 인하를 두고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것은 세수보전책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경을 집행하고 있는 데다, 얼마 전에 취해진 특소세인하 조치로 거액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김진표 장관이 올 초부터 대책으로 내세웠던 비과세·감면 축소 또한 난황에 부딪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세 추가 인하가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인지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들은 또한 2001년에 단행된 법인세 1% 인하조치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해외투자가 늘었다는 분석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대신 2002년을 마지막으로 비과세근로자우대저축을 폐지하고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비과세혜택도 올해까지만 적용하기로 결정, 법인세 인하로 발생한 세수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정부가 평범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었던 일만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세수보전책이 전혀 없는 상황임을 잘 알면서도 법인세율 추가 1% 인하를 운운하는 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무엇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 의사를 즉시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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