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세금 브리핑>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
세제-세정개혁/부동산보유세 개편 :
2003/10/06 14:12
투기대책으로만 접근, 보유세 강화 본연 의미 퇴색
9월 1일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 강화방안'을 발표하자 언론은 이를 일제히 보도하며 나름의 분석을 내 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언론은 정부의 이번 대책을 부동산 투기대책으로 접근함으로써, 조세형평성 제고라는 보유세 강화 본연의 의미를 왜곡시키기고 말았습니다. 편집자 주.
부동산투기 대책으로만 접근하는 언론
최근 한두 달 동안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부동산보유세 강화방안이었지요. 그동안 아파트에 대한 건물분 재산세는 2004년부터 국세청기준시가를 과세표준 산출공식에 일부 반영하게 되었고요, 종합토지세는 각 시군별로 개별공시지가의 25∼45% 수준의 금액에 세율을 곱해 과세하던 것을 2006년부터 전국적으로 개별공시지가의 50%에 대해 세율을 적용, 과세하도록 기준을 단일화한다고 합니다. 또 부동산 보유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보유한 부동산을 전국적으로 합산하여 과세하는 종합부동산세를 2006년부터 시행한다고 하네요. 이에 대한 언론보도를 몇 개 살펴볼까요.
부동산시장 왜곡시키는 稅정책 (문화일보, 9월 4일)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나 또다른 정치적 이유 등으로 조세정책을 만병통치약이나 특효약인양 쓰는 것처럼 위험한 일은 없다고 지적한다. 선진국에서도 세금의 중립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추세다. 조세정책이 부동산 투기 억제의 수단으로 남발될 경우에는 약발 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테마진단]종합 부동산세만으론 안 된다 (매일경제신문, 9월 3일)
"더욱이 현재의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는 강남 아파트의 문제인데 토지를 합산해 과세하는 것은 장기적인 대책은 될 수 있을지언정 당장에 뜀박질하는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느낌이 든다."
[종합부동산세 문제점]중산층 "가질 수도 팔 수도"(중앙일보, 9월 2일)
000 교수는 "보유세도 높이고, 양도세도 높이면 중산층은 갖고 있지도 못하고, 내다 팔 수도 없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사설] '부유稅'로는 부동산 투기 못잡는다 (조선일보, 9월 2일)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기존 종합토지세로는 부동산 투기억제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 정부가 또다시 조세정책을 들고나온 것은 성장을 통한 분배가 아니라, 분배 그 자체에 매달리는 정권 핵심들의 철학에 따른 발상일 것이다."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과 보유하지 않은 사람, 강남에 부동산을 가진 사람과 강북 또는 지방에 부동산을 가진 사람 사이에 재산 격차가 얼마나 급격히 벌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극약처방이 아니라 상식으로의 회귀입니다. 부동산이 투자 가치가 있다면 보유세가 강화되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쉬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불로소득에 대해 일정 수준의 세금을 거두는 것도 당연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부동산 시가의 1% 정도를 부동산에 대한 보유세로 납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 부동산 보유세 강화조치는 투기 억제책이라기 보다는 투기를 조장하던 과거의 세제를 일부 개혁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물론 9월 1일, 부동산 보유세 강화방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보인 오락가락하는 태도가 쓸데없는 논란을 부추긴 측면이 있습니다. 정부가 이번 방안을 왜곡된 조세형평성을 바로 잡기 위한 당위적 차원의 문제임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못하고, 부동산 투기대책 운운한 것은 정부의 실책이었습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대책이 아니라고 하고, 행자부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라고 하는 등, 정부 내에서도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는 목적에 대한 상이 달랐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을 거의 가지지 못한 사람과의 형평을 생각하면, 부동산 보유세 강화가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언론들의 주장은 다소 과장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특히 고가 주택을 제외한 1가구 1주택에 대해 일률적으로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는 실정을 생각하면, 이번 세제 개편으로 중산층이 집을 가질 수도 팔 수도 없다는 주장은 최소한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만을 중산층으로 상정했을 때에만 가능한 주장입니다.
여론조사도 여론호도용?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언론들이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여론을 교묘하게 호도하기도 합니다. 여기엔 각 언론사들이 자사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사이버 여론조사가 좋은 수단이 되고요.
▶ 연합뉴스 (2003.9.1∼9.14)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부동산 과다보유자에게 '부유세'성격의 가칭 종합부동산세를 물리는 방안이 입법추진되고 있는데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결과) 찬성 : 82.7%, 반대 : 16.9%
▶ 한국경제신문 (2003.9.1∼9.14)
정부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다시 급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부동산 과다보유자의 소유 토지에 합산 누진과세되는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과세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대책이 집값 안정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보십니까?
→ (결과) 있을 것이다 : 36.44%, 없을 것이다 : 63.56%
한국경제신문과 연합뉴스가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강화방침에 대해 같은 기간 동안 실시한 사이버 설문조사는 질문방식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입니다.
종합부동산세 실시에 대한 찬반 여부를 질문했을 때와, 투기억제의 실효성 여부를 물었을 때의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물론 각 매체의 성격과 독자층의 차이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겠지요. 어쨌거나 효과가 있냐 없냐로 물으면, 누구라도 효과 있다라고 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효과는 기대하는 만큼 크지 않을지라도 당위적 차원에서는 보유세제를 강화해야 하는 것, 그게 우리의 현실인 것입니다.
이중과세 아니다
여러 언론들은 또한 종합부동산세가 지방세를 물린 뒤 또 다시 국세를 과세하기 때문에 이중과세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과다보유세' 실현가능성 있나]이중과세-위헌 논란 (동아일보, 9월 2일)
"일선 지자체에서 종토세를 매긴 다음 국세청에서 다시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해 이중 과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과거 많은 반발과 논란 끝에 위헌결정을 받은 토지초과이득세와 비슷하다거나 '토지에 대한 부유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용어]종합부동산세 (헤럴드경제, 9월 2일)
"지방세를 물린 곳에 또다시 국세를 부과하는 데 따른 이중과세 논란 등으로 시행될 때까지 적지 않은 파란이 예상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이 전국적으로 보유한 부동산을 모두 합산하여 누진율을 적용,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현재의 소득세 체계가 소득 구간에 따라 세율을 달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동산도 많이 가진 사람은 높은 세율을 적용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인이 전국적으로 보유한 부동산의 내역을 파악하기도 어렵고, 지방자치단체별로 누진율로 인한 초과세수분을 나누어 가지도록 하는 것도 번거롭고 불합리한 만큼 누진세율을 적용 받는 종합부동산세 납부대상자의 전체적인 보유세는 국세로 관리합니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후 해당 지역의 자치단체가 걷은 지역 토지세에 대해서는 공제를 해 주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이중과세라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징수된 국세는 세율인상으로 발생할 지역간 격차 심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세와 지방세가 효과적으로 조정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보유세 강화는 강남 등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역의 세금만 더욱 남아돌게 만들고, 재정기반이 취약한 지방의 경우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합부동산세는 토지초과이득세처럼 부동산에 대한 이익의 일부에 대해 벌과금의 성격으로 부과하는 것과도 그 성격이 다릅니다. 부동산 보유는 개인의 자유에 맡기되,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는 누진적으로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빈익빈 부익부 심화가 지방세 원칙인가?
[보유세 강화 문제점] 중산층 가질 수도 팔 수도 (중앙일보, 9월 2일)
"그러나 중앙정부가 토지 과다 보유자에게 별도 세금을 거둬 재정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에 나눠주겠다는 정부 방안은 '지방 발전을 위해 지방이 거둬 해당 지역 실정에 맞게 쓴다는 지방세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중앙일보는 '지방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거둬 지역 실정에 맞게 쓴다'는 지방세의 원칙(?)을 제시했지만, 수도권에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는 실정을 생각할 때, 이는 수도권이나 서울 또는 강남에서만 세금을 많이 거두어서 향후에도 이들 지역만 더욱더 발전하도록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체 재정기반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테지만, 저절로 줄어들 가능성이 전혀 없는 현재의 지역간 격차를 조정하기 위해서, 대규모 토지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징수분 중 일부를 세수부족 지역에 교부하는 것은 지역간 균형발전이라는 지방자치의 중요한 목표에 얼마쯤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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