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당국의 엄정한 법 집행 의지가 중요



국회는 어제(9일) 본회의를 열어 상속세 및 증여세의 과세 유형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모든 유형의 재산 이전에 대해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오랫동안 상속세및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던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 최영태, 회계사)는 너무나 때늦은 제도개선이기는 하나 이로써 일부 재벌을 포함한 부유층의 변칙적인 상속증여를 차단할 수 있는 길이 더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당연한 법개정이라고 평가한다.

지금까지는 증여 계약을 통해 자진 신고한 경우가 아니면 증여 사실을 발견하더라도 세법에서 정한 13가지의 형식적 요건 즉, 과세대상 유형에 맞아야만 과세할 수 있었다. 일부 재벌과 자산가들은 이러한 법의 미비점을 악용해 편법적으로 상속과 증여를 일삼아왔다. 따라서 이번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완전포괄주의는 불완전한 세법이 보장해 온 부의 무상 이전이라는 부당한 특권을 제거해 공평한 과세를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이는 또한 삼성 이재용씨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수많은 변칙 증여에 대한 과세와 형사처벌 촉구 등을 통해 편법적인 부의 무상이전 차단을 위한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을 주장해왔던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과세형평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러나 법이 개정됐다고 해서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완전포괄주의 도입은 시작일 뿐이다. 제도의 성공여부와 실효성은 전적으로 이를 시행·적용하는 과세당국인 국세청의 의지에 달려 있다. 과세당국이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을 때 제도는 유명무실화되고, 오히려 지금보다 더욱 더 교묘한 편법만 기승을 부리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국세청은 그동안의 피동적이고 사후적인 세원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법 시행 단계에서부터 행정력을 집중하여 부의 흐름을 사전적으로 포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부의 무상이전이 확인되는 경우 즉각적으로 과세권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 재경부를 비롯한 관계당국 또한 특히 시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비상장주식 이나 신종사채 등에 대해 합리적인 평가체계를 조속히 갖추는 등 효과적인 과세시스템을 구축을 위한 보완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세금 없는 부의 이전과의 싸움은 이제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끝.
조세개혁센터


2003/12/10 14:23 2003/12/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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