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고령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고령화를 초래하게 하는 요소는 평균수명의 연장과 저출산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전자는 노인인구의 절대적인 수를 증가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면, 후자는 노인인구의 비율을 제고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전자는 가족, 지역사회 또는 국가로부터 부양을 받아야 하는 계층의 확대로 귀결되고, 후자는 반대로 부양을 해주어야 하는 계층의 축소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평균수명은 환경위생 및 식생활의 개선, 의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당분간은 지속적으로 연장될 것으로 보여 피부양 노인계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에 저출산은 지난 2002년에 합계출산력(TFR)이 1.17로 기대한 것보다 더욱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당분간은 획기적인 저출산대책이 수립되지 않는 한, 부양계층의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는 부양계층의 노인계층에 대한 부양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양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여기에서 거론하려고 하는 부양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남을 돌보아주는 것’인데, 이러한 부양의 방법에는 경제적 부양(economic dependency), 신체적 부양(physical dependency) 및 정서적 부양(emotional dependency)이 있겠다. 이 중에서 노후의 경제적 부양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제도를 통하여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고, 나머지 신체적 부양 및 정서적 부양의 보장은 대부분이 가족이나 지역사회가 담당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신체적 부양은 자립적으로 신체적 기능을 수행할 능력을 상실하였을 때 발생하는데, 그러한 자는 일상생활상의 활동(everyday activities)을 수행하지 못해서 타인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는 자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신체적 부양필요자를 기존과 같이 가족이나 지역사회가 계속해서 담당할 수 있겠는가에 문제가 있다.

이와 관련한 가족환경의 변화를 보면, 우선적으로 부양가족의 환경을 보면 자녀와의 동거 노인가구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그 대신에 노인만의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정경희 외, 1998; 선우덕 외, 2001). 비록 자녀가 동거하지 않더라도 노인과 인접해서 거주한다면, 어느 정도로 신체적 부양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선진국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日本 內閣府, 2002). 그리고 자녀와 동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체적 부양자가 대부분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데(정경희 외, 2001), 점점 더 사회의 발전으로 여성계층도 취업, 자원봉사활동 등과 같은 사회적 활동에 많은 참여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가정내 노부모의 신체적 부양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말 이후 외환위기 이후 사회경제적 구조조정이 상당히 이루어졌고, 그 여파로 소득분배구조의 악화나 일을 하여도 빈곤층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working poor)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중산‧서민층의 노부모에 대한 신체적 부양은 기대하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후술하겠지만, 신체적 부양을 대신 해주는 요양시설에서 입소보호하게 하고 싶어도 현재 대부분의 시설이 무료시설이 차지하고 있어 극빈계층(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권자)과 일부 저소득계층만을 입소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산‧서민계층으로써는 유료요양시설이나 병원에나 갈 수 있지만, 이 또한 고액의 비용을 치러야하는 문제점이 있다.

그런데, 비록 가정에서 노인의 신체적 부양을 담당한다고 하더라도 과거와는 다르게 부양기간이 상당히 길어짐에 따라 부양부담이 가중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평균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시기에는 신체부양기간도 길지 않았으나, 최근 또는 앞으로도 의학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의료체계의 내실화 등으로 장애를 지닌 채 수명도 길어짐에 따라 그만큼 부양기간도 장기화되어 가족의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평균수명이 80세의 시대에서는 보편적으로 누구든지 노인이 되어 장기간의 노후생활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미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평균수명을 누리고 있는 일본의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가장 노후에 염려되는 문제로 건강과 간병수발을 들고 있는데, 이제 신체적 수발이라는 문제가 특정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닌 누구든지 경험하게 될 수 있는 사회적 리스크(social risk)가 되었다는 것이 21세기의 주요 사회적 변화로 지적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신체적 부양, 또는 간병수발이라는 문제가 최근에는 장기요양보호라는 개념하에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지난 4월부터 보건복지부 주관하에 공적노인요양보장추진기획단의 명칭으로 전술한 내용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노인장기요양보장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사전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내용을 정리하고, 정책의 추진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노인 장기요양보장제도 구축을 위한 기본내용 검토

장기요양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대상자의 선정문제

이미 전술한 바와 같이 장기요양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자는 신체적 부양이 필요한 자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신체적 부양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신체적 부양을 필요로 하는 상태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일상생활 가운데에 반복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활동 또는 동작을 스스로 자립적으로 수행하지 못하여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활동 또는 동작에는 기본적 동작(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과 수단적 동작(IADL;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이 있는데, 전자는 가정에서, 그리고 후자는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동작이다(Kemp, 1996).

그런데, 기본적 동작은 식사하기, 옷입기, 화장실이용하기 등과 같이 기초적인 욕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안일하기, 물건사기, 빨래하기 등과 같은 수단적 동작에 비하여 장애가 더 늦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장기요양서비스가 필요한 자를 선정할 때에는 기본적 동작의 장애여부 또는 기본적 동작에 대한 서비스욕구정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예를 들면, OECD에서는 기본적으로 장기요양서비스의 필요정도를 구분하면서 ADL에는 장애가 없지만, IADL에만 장애가 있는 상태를 중등증(moderate disability), ADL에 장애가 있는 상태를 중증(severe disability)으로 정리하고 있다(Jacobzone, et al., 1999).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ADL과 IADL을 기준으로 장기요양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하고, 신체적 수발 이외의 각종 서비스의 내용에 따라 필요정도를 수량화하여 인프라구축의 근거자료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자의 선정기준에서 또 한 가지 고려하여야 할 것은 전술한 ADL이나 IADL의 장애지속기간이다. 그러한 장애상태가 일시적이어서 일정기간의 치료 후에는 기능회복이 가능한 상태인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그러한 신체적 부양상태의 지속기간은 부양자의 입장에서는 중요하지 않겠지만, 정책적으로 사회적 제도를 수립하는 데에는 중요하게 고려되기 때문이다. 만약 장애지속기간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에는 급성기적 치료를 위해 입원해 있는 환자의 일시적 신체부양상태까지 포함시켜야 하므로 제도운영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급성기 치료로 입원한 환자의 경우에는 퇴원이전 장애상태의 지속기간여부와 각종 재활치료를 통한 장애상태의 회복가능여부에 대한 면밀한 측정과 판정이 필요하겠고, 이에 대한 임상적 기준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장기요양보호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필요한 서비스에 대한 설정문제

장기요양상태를 신체적 부양이 필요한 상태로 정의한 바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란 신체적 수발(personal care) 및 가사지원(domestic aids)의 사회서비스로 볼 수 있으며, 이는 ADL 및 IADL의 지원에 필요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요양대상자의 거의 대부분은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질병관리, 재활치료 등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일상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장기요양서비스를 사회서비스만에 국한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그러한 비용의 부담주체가 누가 될 것인가가 다를 뿐이다. 예를 들면, 사회서비스의 비용은 장기요양보장제도에서 부담하고 보건의료서비스는 의료보장제도에서 부담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장기요양보장정책과 관련한 OECD의 연구방향을 보면, 연속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치료적 보건의료(curative health care), 재활보건의료(rehabilitative health care), 장기요양(long term care) 및 사회서비스(social services)로 구분하고 있는데, 장기요양서비스의 범주를 보건의료서비스 및 사회서비스와 달리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OECD, 2003). 이미 유럽 각국들은 기본적으로 보건의료에 해당하는 서비스비용은 의료보장제도에서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분류가 가능하리라 보여지는데, 최근 공적 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에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보건의료서비스비용까지 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부담하는 혼합형태를 띄고 있어서 그 의도를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편, 장기요양서비스를 그 제공되는 장소를 기준으로 하여 구분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장기시설서비스(long-term institutional care), 통원서비스(ambulatory care) 및 재가방문서비스(visiting in-home care)이다. 장기시설서비스는 일반주택의 거주를 대신하는 복지시설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범위에는 공공요금에 해당하는 비용은 장기요양서비스비용에서 제외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그 이외의 보건의료서비스나 신체수발 등의 서비스비용만을 장기요양보장제도에서 부담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에서는 보건의료행위에 속하는 서비스비용은 의료보장제도에서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원서비스는 낮 동안 또는 1∼2주의 일정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입소할 수 있는 시설에 통원하면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말하는데, 이에는 보건의료재활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시설과 신체적 수발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시설로 대별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장기시설서비스에서 제외하고 있는 공공서비스는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통원서비스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가족수발자의 부담경감에 있기도 하지만, 장기요양대상자의 사회적 접촉을 통한 신체적․정신적 기능의 유지 및 복지(well-being)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Evashwick, 1996). 그리고 재가방문서비스는 방문자의 유형에 따라 방문의료, 방문간호, 방문재활, 방문간병서비스 등이 있는데, 비록 각 가정에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니만큼 하루 서비스 수급가능한 대상자수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중요한 것은 장기요양상태에 빠지기 이전까지 생활해 왔던 터전에서 환경의 변화없이 계속적으로 머물러 있게 함으로써 정신기능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선진국 동향을 살펴보면, 장기시설서비스에서 통원 및 재가방문서비스의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는 비용의 절감이라기 보다는 기존 주택의 활용과 삶의 질적 유지 측면이 크게 자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1) 이를 현 거주장소에서의 고령화(ageing in place)이념인데, 호주의 경우에서는 이 개념을 더욱 확대시켜 장기시설의 유형을 대상노인의 중증도나 특정질환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데에서 벗어나 어느 시설에 입소해 있든 간에 중증도나 특정질환의 이유로 시설간의 전환이송을 피하고 현 시설에서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Australia Department of Health and Ageing, 2002). 어떻든 간에 통원 및 재가방문서비스 중심은 기본적으로 일정량의 장기시설서비스 확보를 전제로 하여야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서비스제공과 관련해서는 현물서비스와 현금서비스의 방법이 있는데, 전자는 장기요양대상자에게 각종 서비스를 현물형태로 제공하고 소요된 비용을 서비스제공자에게 지급하는 방법이고, 후자는 장기요양대상자 또는 그 가족수발자에게 현금형태로 지급하고, 그 비용을 서비스구입에 충당하게 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장기요양대상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현물서비스방식이 유리하겠지만, 가족수발자의 입장에서는 현물 뿐만 아니라 현금서비스방식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양적인 사고방식하에서는 아직도 신체적 부양은 금전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노동이라는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금서비스방식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 가족수발자에 의한 신체수발(personal care)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당적 현금지급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물형태의 서비스만의 지급하는 국가들에게서 볼 수 있는 장기시설서비스의 편향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요양서비스의 소요비용에 대한 조달방안문제

일반적으로 장기요양서비스비용을 조달하는 방식에는 조세방식과 보험방식으로 대별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보험방식은 보험료의 부담을 전제로 반대급부인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2)에서 납세의 유무와 관계없이 서비스가 제공되는 조세방식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기존 사회보장방식에 따라 장기요양서비스비용을 조달하고 있는데, 사회보험방식이 기본으로 되어 있는 독일의 경우에는 어떠한 유형의 사회적 리스크도 보험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가 하면, 조세방식이 기본인 북유럽 및 영연방 국가들은 사회서비스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후자의 조세에 의한 사회서비스방식을 택하고 있는 국가들은 지방분권적인 행정조직체를 지니고 있는데,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자는 대부분 노인계층이 차지하고 있어 거주장소의 이동이 빈번하지 않다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전국 일률적인 제도보다는 각 지방단체의 실정을 고려한 개별적인 제도로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합당할 것이다.

사회보험방식으로 장기요양서비스비용을 조달한다고 하는 경우에는 수지상등의 원칙을 기본전제로 하기 때문에 장기요양대상자의 범위, 서비스의 유형 및 범위 등이 대상자의 욕구수준과는 관계없이 재정규모에 따라 자의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 있고, 이로 인하여 각종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점이 보험방식의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최대한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조세에 의한 정부의 예산투입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장기요양서비스의 성격이 의료보험 급여와 같이 단기보험적 서비스라기 보다는 국민연금과 같이 한번 급여를 받기 시작하면 수급자가 사망하여야만 종료되는 장기보험적 서비스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험재정의 안정성을 유지하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점도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보험방식은 보험료부담자와 보험급여수급자가 일치되어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부과방식(pay-as-you-go system)의 연금보험재정 운영방식에서 볼 수 있듯이 세대간 부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보험방식으로 장기요양서비스비용을 조달하려는 정책을 수립하고자 한다면, 재정운영방식을 건강보험방식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연금보험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이에 대한 홍보와 제도운영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장기요양서비스의 비용조달은 서비스자체의 성격 및 우리나라의 사회보장방식을 감안한다면 조세방식과 보험방식의 혼합형태로 제도모형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노인 장기요양보장제도 구축을 위한 선결적 추진방안

장기요양서비스제공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구축

사회적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수요자와 공급자(인프라)가 있게 마련인데, 수요자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없는 실정이나 ADL과 IADL을 기준으로 그 규모를 파악해 볼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공급자의 규모가 태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와 있는데, 문제는 공급자를 단기간내에 확보할 수 없다는 데에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확보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계획에는 일개 부처만으로 실행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및 공간확보를 위한 관련부처간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비록 공급자확대를 위한 비용이 확보되었다고 하더라도 공간확보가 이루지지 않으면, 공급자확대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공간확보방안의 일환으로 기존 일반주택의 개조를 통한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공급자 중에는 각종 장기요양관련 시설과 인력이 있는데, 시설인프라보다도 인력인프라의 확보가 더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요양서비스는 주로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을 지닌 인력의 확보가 중요하고, 그것도 얼마나 충실하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특히, 신체적 수발이라는 서비스는 신체적 접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가족 이외의 인력에 의존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3)

그런데, 보건의료서비스는 전문적으로 교육․양성되고 있는 보건의료인에 의해서 제공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신체적 수발 등의 장기요양서비스는 전문 간병인(home-helper) 이외에 비공식 가족수발자에 의해서 제공되어야 하나, 이를 위한 전문적인 교육․양성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표준적인 교육․양성체계의 구축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하겠고, 전술한 인프라의 확보정도에 따라서 공적제도의 도입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성숙 및 내실화대책 마련

장기요양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자는 비용부담의 주체가 누가 되든 간에 신체수발의 복지서비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서비스까지 포함하고 있고, 대상자의 범위도 아동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에 걸쳐 있기 때문에 여러 사회적 제도가 복잡하게 관련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관련제도의 안정‧성숙 또는 내실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장기요양보장제도 자체도 불안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사회보험 중에서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제도의 재정안정 및 내실화가 필요하겠고, 장애인복지와 노인복지제도의 내실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요양보장제도가 사회적 제도로 시행되면, 어떠한 형식으로든지 간에 잠재되어 있던 욕구가 현재화되어 건강보험의 급여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으며, 2008년도부터 국민연금(완전노령연금)이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노인계층의 정기적인 소득이 발생되어 이를 기준으로 각종 사회보험료가 책정될 것이고, 노인계층도 국민연금으로 생활비나 의료비, 더 나아가 간병서비스비용으로까지 활용하게 될 것이므로 국민연금제도의 내실화여부가 장기요양보장제도의 안정적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겠다. 여기에서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보험재정의 악화위기가 상존해 있고, 국민연금제도 또한 급여율의 하향조정이 거론되고 있어, 과연 장기요양서비스를 위한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을 사회적 연대방식으로 조달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의 규모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상생활활동의 장애에 대한 신체적 수발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장기요양서비스의 주 이용자가 노인계층이라고 하더라도 비노인계층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이고, 장애를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자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현행 장애인복지정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장기요양보장제도의 대상자는 장애인복지제도의 대상자일 수도 있기 때문에 중복 서비스급여의 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장기요양서비스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지 못하지만, 境界域(threshold)에 속해 있는 허약한 노인에 대한 부분적인 장기요양서비스는 노인복지제도에서 담당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요양의 예방적 차원에서도 노인복지제도의 내실화는 중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제도와의 관계를 감안한다면, 공적 장기요양보장제도의 도입은 건강보험재정의 안정화대책, 국민연금제도의 성숙화, 장애인복지 및 노인복지제도의 내실화가 마련된 이후에나 가능하리라 보여지는데, 대략적으로 향후 10여년간은 장기요양보장제도의 도입준비‧整地기간으로 삼고, 관련제도의 내실화 및 인프라 구축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족지원을 위한 사회적 제도의 마련

장기요양서비스는 서비스의 성격상, 그리고 당사자인 노인의 질적 삶(QOL)의 유지에도 가족에 의해 제공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부양능력이 전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부양능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해주는 사회적 제도의 마련이 공적 장기요양제도의 도입에 앞서서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장기요양서비스 제공자의 중심이 비공식 수발자(informal care-givers)에 있고, 비공식 수발자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장기요양서비스비용의 적절성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수발자가 노부모의 간병수발지원으로 인하여 취업하지 못하거나 중단하여야 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수발에 대한 유․무급 휴가제도, 수발지원에 따른 사고의 노동재해로의 인정, 간병수발기간의 사회보장제도(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의 인정 등의 사회적 제도의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점차적으로 노부모 부양에 대한 자녀들의 가치관이 변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선진화된 복지국가들에서 자녀들의 노부모와의 접촉빈도가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월등하게 높다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日本 內閣府), 노부모와의 강제적인 동거 유도보다는 비동거4)일지라도 자발적인 노부모와의 빈번한 접촉을 유도할 수 있는 가족 가치관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장기요양보장제도라는 나무를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한 그루의 나무를 이식하기 위해서는 그 나무의 속성들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이식되는 지역의 풍토나 토양의 상태 등이 그 나무의 속성에 적합한지를 파악해 두어야 할 것이다. 만약, 적합성이 떨어지면 사전적으로 토양의 질이나 환경의 정비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필요한 준비물을 갖추어 놓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 가지 않아서 고사하거나 되살리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서양의 풍토와 토양에 맞게 자란 사회보험의 나무를 이식하는 작업을 해 왔는데, 비교적 일찍 심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나무는 그런대로 자라고 있는 듯 보이나, 건강보험제도의 나무, 연금보험제도의 나무, 고용보험제도의 나무는 여전히 잘 자라지 못하는 것 같은데, 여기에다 공적 장기요양보장제도라는 또 하나의 서양 나무를 심으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민복지제도의 개선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하면서 풍토나 토양의 상태에 대해서는 정밀분석은 하지 않고, 나무의 일부 가지만을 잘라놓고 심으려고 하였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이제라도 한 그루의 공적제도 나무를 오로지 심는데 그치지 말고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가면서 심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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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zone, S., Cambois, E., Chaplain, E. and Robine, J.M., “The health of older persons in OECD countries: is it improving fast enough to compensate for population ageing?”, Labour market and social policy- occasional paper No. 37,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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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ratt(1999)에 의하면, 재가에서 적절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전체의 15%정도라는 연구결과가 있음.

2) 이를 배제의 원칙(理見賢治, 1999)이라 하고 이로 인하여 보험방식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것임.

3) 이러한 특성 때문에 공적장기요양서비스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는 스웨덴일지라도 총 서비스량의 2/3가 가족 등 비공식수발자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음.(Johansson, 2000)

4) 유럽국가들의 노부모와의 거주형태를 보면, 근거리 별거나 準동거가 일반적인 특성인데, 이러한 거주형태의 보편화는 지방분권형 행정체계에 의한 지방도시의 발달과도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선우 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2003/10/10 00:00 200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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