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땅에 건너온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 피부색이 다르고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당하는 그들의 애환을 우리들은 너무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

불과 30년 전만해도 돈이 되는 일이라면 근무시간, 근무조건을 따지지 않고 오직 처, 자식들을 굶기지 않으려고 외국에 나가 피와 눈물을 흘려가며 열심히 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독일을 방문하셨을 때 독일에 와 있는 한국 광부들과 간호사들 앞에서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시며 다시는 우리의 젊은이들을 이국땅에서 이렇게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울먹이며 말씀을 하셨던 일들을 역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월남전을 통하여 피 흘려 벌어들인 외화들이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데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너무 빨리 잊어 버리고 이주 노동자들을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달라진 환경과 음식, 서투른 작업으로 인해 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는 필수적이지만 불법체류자라는 신분과 낮은 임금으로 인한 경제적인 열악함 등으로 합당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며 본 클리닉에서 진행한 이주 노동자들의 진료상황 3건을 소개 하고자 합니다.

1. 이 름: 아이카 (여, 30세)

국 적: 우즈베키스탄

병 명: 승모판막 협착증

소요예상 금액: 1,400 만원


위 환자는 미화 2,500$를 브로커에게 주고 2000년 10월경 혼자 입국 하였습니다. 입국 후 주로 옷 공장, 사출공장에서 일을 하였으나 월급이 적거나 (월75만원) 야간작업이 힘들어 직장을 자주 옮겨야 했고 잦은 이직으로 1년에 3-4개월은 일을 하지 못 하였습니다. 또한 올해 3월17일부터는 상기 질환으로 아예 일을 하지 못했고, 작년부터 상기 질환에 대한 자각증상이 있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병원에 가지 못 하던 중 라파엘클리닉을 통하여 부천세종병원 홍석근 선생님께 진료 받은 결과 승모판막협착증으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예상 수술비용은 1,400만원 이고 환자와 친구들이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은 300만원 이었습니다. 부족한 금액 중 심장재단에서 500만원, 아름다운재단에서 1,169,060원, 그리고 강남성모병원 사회사업실에서 나머지 금액을 보조하여 무사히 치료를 받고(강남성모병원)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2. 이 름: 사무엘(남, 36세)

국 적: 가 나

병 명: 뇌종양

소요예상비용: 1,000만원


상기 환자는 2000년 1월 입국 후 아르바이트(5일간 일당 30,000원을 받고)로 화훼농장에서 일을 하다 망치 조작미숙으로 머리를 맞게 되었습니다(망치를 내려치는 순간 손에서 망치가 빠져나가 머리에 떨어짐). 당시에는 큰 이상을 느끼지 못해 병원에 가지 않고 생활하였으나 이후 머리가 아프고 힘든 일을 하는 경우에는 양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현재는 6개월간 일 하던 벽지공장(월90만원)을 그만두고 쉬고 있으며 친구 집에서 거처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진료를 받지 못하다가 증상이 매우 악화된 후에 라파엘클리닉을 찾았고 서울 백병원에 의뢰되어 위 병명으로 수술을 2차까지 받았습니다. 병원비는 집도의 고영초 선생님께서 특별히 의료수가를 적용해 주시고 본인과 친구분들이 200만원, 김남호복지재단에서 300만원, 라파엘클리닉에서 458만원을 지원하여 진료가 완료 되었습니다. 두 눈이 실명위기에 처했던 한 젊은이의 장래에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3. 이 름: 안토니 (남, 29세)

국 적: 필리핀

병 명: 고관절수술 (양쪽다리)

소요예상비용: 2000만원


한국에 입국 후 6개월 만에 다리가 아파서 1년을 쉬었습니다. 필리핀에서 자동차 정비과 2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곧 바로 한국에 와서 6개월 일하고 다리가 아파서 1년을 쉬었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부천 고강동성당 데난시아 수녀님의 추천에 의하여 라파엘클리닉에 의뢰가 되었습니다. 라파엘클리닉에서는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부천성모병원과 의논 하다가 최종적으로 전주예수병원에서 800만원에 입원 치료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입원 후 종합검진에서 간에 이상이 있어서 먼저 간에 대한 치료를 하느라 입원기간이 2개월 경과 되면서 수가가 2000만원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본인이 의료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어 공단에서 400만원, 주위에서 약200만원 후원해 주셨고 나머지는 전주예수병원에서 바자회를 통한 모금, 개신교에서의 도움과 병원 사회사업팀의 협조로 진료가 완료 되었습니다. 전주예수병원 허연 사무처장님 외국인 진료과장님 윤채식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위와 같은 진료행위 외에도 아래와 같은 이주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관계 단체들과 공조하여 처리하고 있습니다.

1)임금체불

2)체벌

3)구호물품제공(의류포함)

4)쉼터소개(수술 후 2~3개월 동안 요양할 수 있는 곳, 해산 후 안식처 등)

5)불법체류자 귀국시 벌금 200만원(면제협조)

6)임종시까지 머물수 있는 곳 알선

7)성폭행, 성추행 문제 해결 도움 등 기타

이러한 일들을 통하여 우리들은 지구촌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며 정부가 하지 못하는 민간외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세계는 하나라는 공동체 목표를 위하여 다같이 인류”애”를 발휘합시다!!!

*라파엘클리닉은 1958년부터 진행되어 오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톨릭 학생회가 빈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료 진료소(CaSA)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35년 동안 지속되었던 가톨릭학생회의 빈민진료는 우리나라에 의료보험이 확대되면서 점차 그 의미가 퇴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의대 가톨릭교수회는 천주교 인권위원회로부터 이주 노동자들의 참담한 의료실태를 전해 듣고 이들에게 의료혜택을 전달할 방법을 논의 하던 중 대한적십자사에서 이주 노동자를 위한 진료 계획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이들과 공동으로 1997년 4월 혜화동성당 백동관에서 진료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가톨릭대학교 성신관을 거쳐 현재는 동성고등학교 강당에서 17개과, 350~400명(큰 진료일 기준) 정도의 환자를 진료하는 종합병원 수준으로 성장하였으며 금년 3월 16일부터는 매주 진료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송대은 /라파엘 클리닉 사무국장
2003/10/10 00:00 200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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