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벼랑끝 신빈곤, 무엇이 문제인가 3]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의 현황과 과제
월간 복지동향/2003 :
2003/11/10 00:00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의 의의
저소득층1)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질병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질병의 중증도도 더 심각하지만 건강문제에 대처하거나 건강문제로 파생되는 생활상의 위협에 매우 취약하다. 불건강한 상태로 인한 질병치료 비용의 지출과 생산력 손실로 인한 소득상실은 빈곤상태를 초래하거나 더욱 악화시키며 역으로 빈곤은 건강을 결정하는 직간접적인 요인을 통해 불건강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그림 1). 따라서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는 저소득층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국가의 주요한 수단이자 주요한 빈곤대책의 하나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빈곤층을 위한 별도의 공적부조 방식의 의료보장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림 1> 빈곤과 불건강의 악순환
그림 없음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 현황
최근 저소득층 의료보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는 크게 저소득계층의 증가와 의료보장 제도의 취약성 및 그로 인한 사회문제의 지속적인 발생, 의료보장 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광범위한 의료보장 사각지대 존재
IMF 구제금융으로 상징되는 경제위기 이후 최근까지 지속되는 경제성장 둔화와 고용형태의 변화 등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개발연구원이 통계청의 2000년도 가구 소비 실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1996년 5%대 중반으로 추정되었던 '절대빈곤'계층(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에 해당)에 속하는 도시가구가 10.1%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절대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은 차상위계층(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120%에 해당)의 비율도 96년 9%에서 2000년 14.77%로 크게 높아졌다.2)
저소득층의 대폭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의료보장 현실은 매우 취약하다. 2003년 3월 말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이하 기초생보) 수급자는 전체 인구의 2.8%(134만8천명),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지만 기초생보 수급자 선정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수급자에서 제외된 비수급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3.5%(167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차상위 빈곤층도 전체 인구의 4.6%인 216만 명에 달한다.3) 즉 저소득층 인구의 약 26%만이 빈곤층을 위한 의료보장제도인 의료급여 수급자가 되며 나머지 약 74%는 건강보험 적용대상자가 된다. 2002년 12월 말 현재 건강보험 보험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하여 급여가 제한된 세대는 1,160,590세대로 세대당 평균 가구원수를 3명으로 가정할 경우 약 348만 명(2002년 전체 인구의 7.3%)에 달한다.4) 이들은 건강보험 급여가 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의료기관 이용시 발생하는 진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거나 체불된 보험료를 납부해야만 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저소득층의 상당수가 의료보장의 사각지대에 해당하여 의료보장의 혜택을 지속적으로 또는 일시적으로 받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의료보장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주된 요인은 의료급여 제도가 저소득층을 포괄하지 못하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다는 점이다. 즉, 의료급여 수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매우 엄격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을 충족시켜야만 하며, 건강보험의 낮은 급여수준으로 인해 중증질환 발생 시 높은 의료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의료보장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또 다른 집단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와 노숙자이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가 될 수 있는 자격자체를 취득할 수 없다. 2003년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는 3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노동부, 2003. 7. 31) 공식적인 의료보장에서 제외되어 있다.
2003년 5월 현재 전국의 노숙자 수는 4,300여명으로(쉼터 3,459명, 거리 858명) 질병 유병률 특히 중증질환 유병률이 높음5)에도 불구하고 의료급여 수급자로 선정되기 어렵고, 의료기관이 진료를 거부하거나 노숙자 요양시설의 부족, 지속적인 관리의 어려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적절한 의료이용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김용익 등. 2002).6)
높은 본인부담율
건강보험의 급여혜택을 받더라도 병원급 의료기관 이용시 본인이 부담해야하는 비용은 전체 진료비의 약 50%에 달하고 있다(김창엽 등, 1999).7) 의료급여 수급자가 병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경우 외래 및 입원시 본인부담비율은 법정본인부담이 면제되는 1종 수급자는 외래 및 입원시 각각 평균 10.4%, 7.6%, 법정본인부담이 건강보험과 동일한 수준인 2종 수급자는 34.7%, 29.3%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8)
건강보험공단 사회보장연구센터(2000)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보험 방식의 의료보장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우리나라 건강보험보다 폭 넓은 급여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간 본인부담을 보험료산정 보수한도액(구 서독지역 연 수입 77,400마르크, 구 동독지역 연 수입 63,900마르크, 2000년)을 상한으로, 수입의 2%로 하고 있다. 또한 장기만성질환 환자에 대해서는 수입의 1%로 하고, 치료를 1년 이상 계속하는 경우에는 2년째부터 감면되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입원진료는 처음 30일간은 진료비의 20%를 부담하고 이후에는 입원일당 70프랑의 정액을 부담하되 장기간의 요양이 필요하거나 및 고액의 비용을 필요로 하는 30개 질병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을 면제하고 있다. 그 외 장기 또는 고액으로 판단되는 질병에 대해서는 운용상 본인부담 면제ㆍ경감을 꾀하여, 환자의 과중한 부담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1996년 의료행위 전체의 실제 본인부담률은 11.7%로 보고되었다.
6년 전 경추탈골증후군이란 희귀난치병을 진단받고 고생하던 딸을 둔 가난한 가장이 과중한 치료비 부담 등으로 인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딸의 생명줄인 인공호흡기를 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되어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사건9)은 우리나라 의료보장 제도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높은 의료이용 장벽
높은 본인부담율은 저소득층의 의료이용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소득수준에 따른 의료이용장해 경험을 조사한 결과, 가구소득 100만원 이하 주민 중 약 30%가 의료이용의 장해를 경험하였으며 그 중 약 70%가 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이라고 응답하였다(표 1). 이러한 사실은 2001년 의료급여 신규편입자의 2000년 건강보험 적용 당시 의료이용량(진료건수, 내원일수, 총진료비) 및 2002년 의료급여 적용 당시 의료이용량의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1개년간 건강보험 적용시 의료이용량 대비 2002년 1개년간 의료급여 적용시 의료이용량의 증가율은 의료급여 1종 편입자의 경우 진료건수 약 7배, 내원일수 약 17배, 총진료비는 26배 증가하였으며, 의료급여 2종 편입자의 경우에도 진료건수 약 6배, 내원일수 약 8배, 총진료비 약 16배 증가하였다.10)
<표 1> 소득수준별 보건의료기관 이용 장해 경험 여부
표없음
어린이 및 임산부에 대한 보장성이 미흡
2001년도 통계청 인구통계에 의하면 19세 이하 어린이의 수는 13,482,702명으로 전체 인구의 28.5%를 차지한다. 그 중 436,429명은 의료급여 수급자로 전체 의료급여 수급자의 29.0%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 시기의 건강수준은 성인기 이후 건강수준을 좌우하며 이 시기에 발생한 건강문제는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이들 어린이와 임산부에 대한 의료보장에 있어서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8년 메디케이드(Medicaid, 미국의 저소득층을 위한 공적부조 방식의 의료보장제도) 수급자의 51%가 19세 이하 어린이이며 어린이의 경우 메디케이드 수급자 선정기준 및 선정방법도 관대하게 적용하고 있다. 1세 이하 영유아에 대해서는 연방빈곤선의 133%이하까지 의무적으로 메디케이드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주정부에 따라 연방빈곤선의 185%이하 영유아에게까지 메디케이드 수급권을 부여할 수 있으며 1세 미만, 1-5세, 6-19세 어린이 별로 수급자 선정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본인부담에 있어서도 18세 미만 아동의 경우에는 모든 서비스에 대하여 임산부의 경우 임신 및 임신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서비스에 대하여 본인부담을 면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급여제도의 경우 어린이 및 임산부의 경우 다른 수급자와 동일한 세대단위 수급자선정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동일한 급여와 본인부담율을 적용하고 있다.
의료보장 비용의 급격한 증가
최근 10년 동안(1992~2001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1992년 37,531억원에서 2001년 132,364억원으로 3.5배 증가(연간 진료비 증가율의 평균치 15.2%)하였으며, 의료급여 진료비(성병 및 행려자 진료비 제외)는 1992년 2,805억원에서 2001년 18,533억원으로 6.6배(연간 진료비 증가율의 평균치 23.7%) 증가하여 물가상승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의료급여 진료비의 증가율이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의료급여 진료비의 상당부분이 만성적인 중증질환으로 인한 것이나 장기요양서비스가 부족한 현재의 보건의료체계 하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민간중심의 급성기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2001년 의료급여 전체 의료이용자 중 연간 진료비 상위 30% 의료이용자에게 의료급여 전체 진료비의 85.8%, 특히 상위 10% 의료이용자에게 의료급여 전체 진료비의 60%가 지출되고 있으며 정신분열병, 고혈압, 만성 신부전, 당뇨병 등 만성퇴행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급속한 인구집단의 노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 고가의 의료기술 개발 등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진료비 증가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저소득층 의료보장비용의 급격한 증가에 대한 대책은 의료보장제도만의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전반적인 보건의료체계의 개선이 수반되어야 보다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의 과제
현재의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는 대상자 및 급여수준 확대와 비용억제라는 서로 상충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가지 과제를 단기간 내에 동시에 달성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두 가지 과제 모두 시급히 달성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앞에서 지적한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의 문제점에 근거하여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해본다.
첫째, 의료급여 고유의 수급자 선정기준을 마련하거나 의료부조제도를 실시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어야만 의료급여 수급자로 선정되는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을 충족하지는 않지만 의료급여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저소득층(만성질환으로 장기적인 요양이 필요한 자, 중증질환자)이 적절한 의료보장을 받을 수 없다. 수급자 확대는 의료급여 제도의 본래의 목적과 보건학적인 필요성을 고려하여 비수급빈곤층, 아동, 임산부에게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고 실질적인 빈곤층인 차상위계층까지 포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의료급여 2종 본인부담율을 경감하거나 종별구분을 철폐하여 1종으로 단일화한다. 의료급여 2종의 본인부담 수준은 의료급여 1종의 약 3-4배에 달하며 건강보험 적용시 본인부담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셋째, 건강보험의 급여범위를 확대하고 법정본인부담율을 낮추거나 본인부담상한기준을 설정하여 개인이 부담하는 과대한 본인부담금 수준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아동 및 청소년, 임산부 등 보건학적인 중요성이 큰 인구집단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을 면제하거나 다른 인구집단에 비해 본인부담율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11)
넷째, 장애인, 노인, 만성중증질환자를 위한 장기요양체계 확충과 의료서비스와 보건기관을 통해 제공되는 보건서비스 및 복지기관을 통한 복지서비스가 연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지역단위 전달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다섯째, 노숙자에 대한 의료지원체계를 강화하고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및 의료급여 수급자 선정기준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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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소득층이란 용어는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을 일컫는 상대적인 개념의 용어로 최저생계비 이하 절대빈곤층 및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 100~120%) 또는 상대빈곤층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어 이 글에서는 절대빈곤층 및 차상위계층을 포괄하여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고자 한다.
2) 연합뉴스, 2003. 10.12. 도시가구 10% '절대빈곤'< KDI >
3) 한겨레신문, 2003. 8.26. “차라리 극빈층이라도 됐으면…”
4) 건강보험공단 내부자료. 공단관계자는 이들 중 대부분이 경제적인 이유로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
5) 쉼터노숙자의 95%가 남성이며 30∼50대 중장년층이 78%, 18%가 정신질환, 알코올중독 등 신체질환, 69%가 근로활동 중이며 거리노숙자 중 알코올 및 정신질환자 67%, 건강한 자 33%임(보건복지부. 노숙자등 취약계층 보호대책. 2003)
6) 김용익 등. 생산적 복지구현을 위한 정책과제 제3부 의료급여제도 개선방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2002
7) 김창엽, 이진석, 강길원, 김용익. 의료보험환자가 병워진료시 부담하는 본인부담 크기. 보건행정학회지. 9(4). p1-14
8) 국민건강보험공단 사회보장연구센터. 외국의 건강보험제도 비교조사. 2000
9) MBC, 시사매거진 2580. 2003. 10.26. ‘아버지와 딸’ 편
10)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저소득층 의료보장 장기발전계획에 관한 연구. 2003
11) 의료급여의 급여는 건강보험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건강보험의 급여범위 확대는 의료급여의 본인부담수준도 낮추게 된다.
저소득층1)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질병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질병의 중증도도 더 심각하지만 건강문제에 대처하거나 건강문제로 파생되는 생활상의 위협에 매우 취약하다. 불건강한 상태로 인한 질병치료 비용의 지출과 생산력 손실로 인한 소득상실은 빈곤상태를 초래하거나 더욱 악화시키며 역으로 빈곤은 건강을 결정하는 직간접적인 요인을 통해 불건강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그림 1). 따라서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는 저소득층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국가의 주요한 수단이자 주요한 빈곤대책의 하나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빈곤층을 위한 별도의 공적부조 방식의 의료보장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림 1> 빈곤과 불건강의 악순환
그림 없음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 현황
최근 저소득층 의료보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는 크게 저소득계층의 증가와 의료보장 제도의 취약성 및 그로 인한 사회문제의 지속적인 발생, 의료보장 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광범위한 의료보장 사각지대 존재
IMF 구제금융으로 상징되는 경제위기 이후 최근까지 지속되는 경제성장 둔화와 고용형태의 변화 등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개발연구원이 통계청의 2000년도 가구 소비 실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1996년 5%대 중반으로 추정되었던 '절대빈곤'계층(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에 해당)에 속하는 도시가구가 10.1%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절대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은 차상위계층(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120%에 해당)의 비율도 96년 9%에서 2000년 14.77%로 크게 높아졌다.2)
저소득층의 대폭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의료보장 현실은 매우 취약하다. 2003년 3월 말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이하 기초생보) 수급자는 전체 인구의 2.8%(134만8천명),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지만 기초생보 수급자 선정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수급자에서 제외된 비수급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3.5%(167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차상위 빈곤층도 전체 인구의 4.6%인 216만 명에 달한다.3) 즉 저소득층 인구의 약 26%만이 빈곤층을 위한 의료보장제도인 의료급여 수급자가 되며 나머지 약 74%는 건강보험 적용대상자가 된다. 2002년 12월 말 현재 건강보험 보험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하여 급여가 제한된 세대는 1,160,590세대로 세대당 평균 가구원수를 3명으로 가정할 경우 약 348만 명(2002년 전체 인구의 7.3%)에 달한다.4) 이들은 건강보험 급여가 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의료기관 이용시 발생하는 진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거나 체불된 보험료를 납부해야만 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저소득층의 상당수가 의료보장의 사각지대에 해당하여 의료보장의 혜택을 지속적으로 또는 일시적으로 받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의료보장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주된 요인은 의료급여 제도가 저소득층을 포괄하지 못하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다는 점이다. 즉, 의료급여 수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매우 엄격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을 충족시켜야만 하며, 건강보험의 낮은 급여수준으로 인해 중증질환 발생 시 높은 의료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의료보장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또 다른 집단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와 노숙자이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가 될 수 있는 자격자체를 취득할 수 없다. 2003년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는 3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노동부, 2003. 7. 31) 공식적인 의료보장에서 제외되어 있다.
2003년 5월 현재 전국의 노숙자 수는 4,300여명으로(쉼터 3,459명, 거리 858명) 질병 유병률 특히 중증질환 유병률이 높음5)에도 불구하고 의료급여 수급자로 선정되기 어렵고, 의료기관이 진료를 거부하거나 노숙자 요양시설의 부족, 지속적인 관리의 어려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적절한 의료이용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김용익 등. 2002).6)
높은 본인부담율
건강보험의 급여혜택을 받더라도 병원급 의료기관 이용시 본인이 부담해야하는 비용은 전체 진료비의 약 50%에 달하고 있다(김창엽 등, 1999).7) 의료급여 수급자가 병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경우 외래 및 입원시 본인부담비율은 법정본인부담이 면제되는 1종 수급자는 외래 및 입원시 각각 평균 10.4%, 7.6%, 법정본인부담이 건강보험과 동일한 수준인 2종 수급자는 34.7%, 29.3%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8)
건강보험공단 사회보장연구센터(2000)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보험 방식의 의료보장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우리나라 건강보험보다 폭 넓은 급여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간 본인부담을 보험료산정 보수한도액(구 서독지역 연 수입 77,400마르크, 구 동독지역 연 수입 63,900마르크, 2000년)을 상한으로, 수입의 2%로 하고 있다. 또한 장기만성질환 환자에 대해서는 수입의 1%로 하고, 치료를 1년 이상 계속하는 경우에는 2년째부터 감면되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입원진료는 처음 30일간은 진료비의 20%를 부담하고 이후에는 입원일당 70프랑의 정액을 부담하되 장기간의 요양이 필요하거나 및 고액의 비용을 필요로 하는 30개 질병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을 면제하고 있다. 그 외 장기 또는 고액으로 판단되는 질병에 대해서는 운용상 본인부담 면제ㆍ경감을 꾀하여, 환자의 과중한 부담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1996년 의료행위 전체의 실제 본인부담률은 11.7%로 보고되었다.
6년 전 경추탈골증후군이란 희귀난치병을 진단받고 고생하던 딸을 둔 가난한 가장이 과중한 치료비 부담 등으로 인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딸의 생명줄인 인공호흡기를 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되어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사건9)은 우리나라 의료보장 제도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높은 의료이용 장벽
높은 본인부담율은 저소득층의 의료이용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소득수준에 따른 의료이용장해 경험을 조사한 결과, 가구소득 100만원 이하 주민 중 약 30%가 의료이용의 장해를 경험하였으며 그 중 약 70%가 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이라고 응답하였다(표 1). 이러한 사실은 2001년 의료급여 신규편입자의 2000년 건강보험 적용 당시 의료이용량(진료건수, 내원일수, 총진료비) 및 2002년 의료급여 적용 당시 의료이용량의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1개년간 건강보험 적용시 의료이용량 대비 2002년 1개년간 의료급여 적용시 의료이용량의 증가율은 의료급여 1종 편입자의 경우 진료건수 약 7배, 내원일수 약 17배, 총진료비는 26배 증가하였으며, 의료급여 2종 편입자의 경우에도 진료건수 약 6배, 내원일수 약 8배, 총진료비 약 16배 증가하였다.10)
<표 1> 소득수준별 보건의료기관 이용 장해 경험 여부
표없음
어린이 및 임산부에 대한 보장성이 미흡
2001년도 통계청 인구통계에 의하면 19세 이하 어린이의 수는 13,482,702명으로 전체 인구의 28.5%를 차지한다. 그 중 436,429명은 의료급여 수급자로 전체 의료급여 수급자의 29.0%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 시기의 건강수준은 성인기 이후 건강수준을 좌우하며 이 시기에 발생한 건강문제는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이들 어린이와 임산부에 대한 의료보장에 있어서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8년 메디케이드(Medicaid, 미국의 저소득층을 위한 공적부조 방식의 의료보장제도) 수급자의 51%가 19세 이하 어린이이며 어린이의 경우 메디케이드 수급자 선정기준 및 선정방법도 관대하게 적용하고 있다. 1세 이하 영유아에 대해서는 연방빈곤선의 133%이하까지 의무적으로 메디케이드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주정부에 따라 연방빈곤선의 185%이하 영유아에게까지 메디케이드 수급권을 부여할 수 있으며 1세 미만, 1-5세, 6-19세 어린이 별로 수급자 선정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본인부담에 있어서도 18세 미만 아동의 경우에는 모든 서비스에 대하여 임산부의 경우 임신 및 임신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서비스에 대하여 본인부담을 면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급여제도의 경우 어린이 및 임산부의 경우 다른 수급자와 동일한 세대단위 수급자선정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동일한 급여와 본인부담율을 적용하고 있다.
의료보장 비용의 급격한 증가
최근 10년 동안(1992~2001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1992년 37,531억원에서 2001년 132,364억원으로 3.5배 증가(연간 진료비 증가율의 평균치 15.2%)하였으며, 의료급여 진료비(성병 및 행려자 진료비 제외)는 1992년 2,805억원에서 2001년 18,533억원으로 6.6배(연간 진료비 증가율의 평균치 23.7%) 증가하여 물가상승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의료급여 진료비의 증가율이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의료급여 진료비의 상당부분이 만성적인 중증질환으로 인한 것이나 장기요양서비스가 부족한 현재의 보건의료체계 하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민간중심의 급성기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2001년 의료급여 전체 의료이용자 중 연간 진료비 상위 30% 의료이용자에게 의료급여 전체 진료비의 85.8%, 특히 상위 10% 의료이용자에게 의료급여 전체 진료비의 60%가 지출되고 있으며 정신분열병, 고혈압, 만성 신부전, 당뇨병 등 만성퇴행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급속한 인구집단의 노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 고가의 의료기술 개발 등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진료비 증가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저소득층 의료보장비용의 급격한 증가에 대한 대책은 의료보장제도만의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전반적인 보건의료체계의 개선이 수반되어야 보다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의 과제
현재의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는 대상자 및 급여수준 확대와 비용억제라는 서로 상충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가지 과제를 단기간 내에 동시에 달성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두 가지 과제 모두 시급히 달성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앞에서 지적한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의 문제점에 근거하여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해본다.
첫째, 의료급여 고유의 수급자 선정기준을 마련하거나 의료부조제도를 실시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어야만 의료급여 수급자로 선정되는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을 충족하지는 않지만 의료급여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저소득층(만성질환으로 장기적인 요양이 필요한 자, 중증질환자)이 적절한 의료보장을 받을 수 없다. 수급자 확대는 의료급여 제도의 본래의 목적과 보건학적인 필요성을 고려하여 비수급빈곤층, 아동, 임산부에게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고 실질적인 빈곤층인 차상위계층까지 포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의료급여 2종 본인부담율을 경감하거나 종별구분을 철폐하여 1종으로 단일화한다. 의료급여 2종의 본인부담 수준은 의료급여 1종의 약 3-4배에 달하며 건강보험 적용시 본인부담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셋째, 건강보험의 급여범위를 확대하고 법정본인부담율을 낮추거나 본인부담상한기준을 설정하여 개인이 부담하는 과대한 본인부담금 수준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아동 및 청소년, 임산부 등 보건학적인 중요성이 큰 인구집단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을 면제하거나 다른 인구집단에 비해 본인부담율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11)
넷째, 장애인, 노인, 만성중증질환자를 위한 장기요양체계 확충과 의료서비스와 보건기관을 통해 제공되는 보건서비스 및 복지기관을 통한 복지서비스가 연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지역단위 전달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다섯째, 노숙자에 대한 의료지원체계를 강화하고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및 의료급여 수급자 선정기준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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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소득층이란 용어는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을 일컫는 상대적인 개념의 용어로 최저생계비 이하 절대빈곤층 및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 100~120%) 또는 상대빈곤층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어 이 글에서는 절대빈곤층 및 차상위계층을 포괄하여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고자 한다.
2) 연합뉴스, 2003. 10.12. 도시가구 10% '절대빈곤'< KDI >
3) 한겨레신문, 2003. 8.26. “차라리 극빈층이라도 됐으면…”
4) 건강보험공단 내부자료. 공단관계자는 이들 중 대부분이 경제적인 이유로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
5) 쉼터노숙자의 95%가 남성이며 30∼50대 중장년층이 78%, 18%가 정신질환, 알코올중독 등 신체질환, 69%가 근로활동 중이며 거리노숙자 중 알코올 및 정신질환자 67%, 건강한 자 33%임(보건복지부. 노숙자등 취약계층 보호대책. 2003)
6) 김용익 등. 생산적 복지구현을 위한 정책과제 제3부 의료급여제도 개선방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2002
7) 김창엽, 이진석, 강길원, 김용익. 의료보험환자가 병워진료시 부담하는 본인부담 크기. 보건행정학회지. 9(4). p1-14
8) 국민건강보험공단 사회보장연구센터. 외국의 건강보험제도 비교조사. 2000
9) MBC, 시사매거진 2580. 2003. 10.26. ‘아버지와 딸’ 편
10)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저소득층 의료보장 장기발전계획에 관한 연구. 2003
11) 의료급여의 급여는 건강보험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건강보험의 급여범위 확대는 의료급여의 본인부담수준도 낮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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