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 가족구조의 변화와 가족복지정책의 방향에 대해
월간 복지동향/2004 :
2004/01/10 00:00
급격한 이혼율의 증가로 대표되는 가족구조의 변화는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그 변화의 속도는 우리사회의 준비의 정도와 관계없이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와 같이 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사회적 대안의 부재 속에 직면하게된 가족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단순히 인구사회학적 지형의 변화를 넘어 사회구성원의 복지를 심각히 위협하고 있다는데 한국사회의 고민과 우려가 담겨있다. 그러면 왜 가족구조의 변화를 한국사회는 근본적인 사회변화로 인식하며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인가?
전형적 가족구조의 변화는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가족형태와 기능의 유지를 불가능하게 했다. 이는 주부양자인 남성에 의해 부양되던 피부양자인 여성, 아동, 노인의 복지가 더 이상 가족을 통해 보장받을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절반에 가까운 모자가구가 장기적 빈곤에 직면하고 있고1) 노인단독가구에 대해 가족이 경제적 부양을 수행하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2).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가족구조의 변화 그 자체이기보다는, 가족구조의 변화로 야기되는 사회구성원의 빈곤문제에 대해 한국사회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데 있다. 단순히 책임을 방기하는 차원을 넘어, 그 책임을 다시 가족에게 지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발전국가에 의해 강요되었던 성장우선주의의 과실이 부당하게 소수에게 집중되고 많은 시민의 삶이 누더기 사회안전망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국가와 사회의 발전은 단지 가시적인 경제적 효율의 문제를 넘어 근본적으로 사회구성원 간의 신뢰에 근거한다는 후쿠야마의 지적3)이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대다수의 시민이 직면해야 하는 현실이 생계를 비관한 가족의 동반자살과 빈부의 양극화라면 우리사회는 더 이상 구성원간의 신뢰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굳건한 사회적 신뢰의 구축이 국가와 사회의 발전의 근간이라면 이제 우리는 촌각의 주저함도 없이 ‘신뢰’라는 그물을 튼튼하게 엮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발은 가족구조의 변화라는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국가와 사회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강구함으로써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가족복지정책의 방향은 국가와 사회가 전통적인 가족부양체제의 붕괴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많은 사회구성원에게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먼저 시민의 복지에 대해 가족의 일차적 책임을 강제한 각종 제도와 법의 규정과 조항을 삭제해야할 것이다. 소위 미풍양속이라 지칭되는 가족 간의 상호부양의 전통은 가족구성원의 자율적 결정에 근거해야 하는 것이지 국가가 강제할 성질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만약 국가와 사회가 가족 간의 상부상조의 전통을 한국사회의 미풍양속으로 유지ㆍ강화시키고자 한다면, 국가는 가족부양의 책임을 강제하기 보다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족부양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민의 복지에 대한 일차적 책임이 가족이 아닌 국가와 사회에 있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때 현재의 변화에 대한 우리사회의 대응은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가족복지정책이 사회일각에서 제기되는 것과 같이 특정한 가족형태의 강화에 맞추어지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괄해야 한다. 정부입법안인 건강가정지원법(안)과 같이 특정 가족형태를 지향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부부와 미혼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다양한 가족형태가 증가하는 현실 속에 가족복지정책의 주요한 목적을 특정한 가족형태의 구현에 둔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특정가족형태의 정책적 지향은 결국 다수의 시민을 정책의 사각지대에 두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가족구조의 변화의 부정적 영향이 부당하게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가족복지정책은 여성주의적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단순히 기회의 평등의 문제가 아닌 결과의 평등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개입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시정하고 적극적 개선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연금제도의 양성평등적 요소를 강화하고 노동시장에서의 모성보호와 여성의 노동권보장은 우리사회가 감당해야할 수많은 과제의 한 예에 불과하다.
넷째, 우리사회의 복지체계의 기본구조를 공공부조와 사회보험중심에서 보편적 복지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대표되는 공공부조는 신청주의에 의해 제도의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충성의 원칙에 의해 설령 수급자가 된다할지라도 빈곤상태에서 벗어나기란 요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연금을 포함한 사회보험이 명목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적 수급조건이 노동소득이 있는 자중에서도 일부로 제한되고 있어 사회보험 역시 제도의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했을 때 결국 가족구조의 변화로 야기되는 사회구성원의 복지에 대한 문제는 가족수당, 아동수당, 부양수당과 같은 보편적 제도를 통해서만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두 쌍 중에 한 쌍이 이혼을 경험하고, 노인단독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실에서 우리사회 구성원 누구도 가족구조의 변화의 영향에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통합적인 가족복지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비록 정부입법안인 건강가정지원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본 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지만 법안의 내용을 천착해보건대 가족에 대한 통합적 복지서비스를 제도화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차후에 가족과 관련된 제반 복지제도를 통합하고 체계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앞서 언급한 정책방향을 포함한 ‘가족기본법’의 제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더불어, 최근의 가족관련법안의 입법과정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법안을 둘러싼 대립의 각이 이해집단간의 대립으로 비추어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즉,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시민적 합의가 결여되었을 때 정책적 대안은 우리사회의 이해와 요구를 충실히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족복지정책에 관한 추후의 과정은 단순히 가족과 관련된 문제를 개별화시키기보다는 우리사회 전체의 복지정책의 지형을 재편하는 시발로써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적 대안을 내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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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재호, 2001. 여성노동시장의 현상과 과제, 한국노동연구원.
2) 정경희, 2003. 가족의 노인부양실태와 정책과제, 보건복지포럼, 79, pp. 22-32.
3) Fukuyama, F. 1995. Trust: The social virtues and the creation of prosperity. New York: A Free Press Paperbacks Book.
전형적 가족구조의 변화는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가족형태와 기능의 유지를 불가능하게 했다. 이는 주부양자인 남성에 의해 부양되던 피부양자인 여성, 아동, 노인의 복지가 더 이상 가족을 통해 보장받을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절반에 가까운 모자가구가 장기적 빈곤에 직면하고 있고1) 노인단독가구에 대해 가족이 경제적 부양을 수행하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2).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가족구조의 변화 그 자체이기보다는, 가족구조의 변화로 야기되는 사회구성원의 빈곤문제에 대해 한국사회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데 있다. 단순히 책임을 방기하는 차원을 넘어, 그 책임을 다시 가족에게 지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발전국가에 의해 강요되었던 성장우선주의의 과실이 부당하게 소수에게 집중되고 많은 시민의 삶이 누더기 사회안전망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국가와 사회의 발전은 단지 가시적인 경제적 효율의 문제를 넘어 근본적으로 사회구성원 간의 신뢰에 근거한다는 후쿠야마의 지적3)이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대다수의 시민이 직면해야 하는 현실이 생계를 비관한 가족의 동반자살과 빈부의 양극화라면 우리사회는 더 이상 구성원간의 신뢰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굳건한 사회적 신뢰의 구축이 국가와 사회의 발전의 근간이라면 이제 우리는 촌각의 주저함도 없이 ‘신뢰’라는 그물을 튼튼하게 엮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발은 가족구조의 변화라는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국가와 사회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강구함으로써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가족복지정책의 방향은 국가와 사회가 전통적인 가족부양체제의 붕괴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많은 사회구성원에게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먼저 시민의 복지에 대해 가족의 일차적 책임을 강제한 각종 제도와 법의 규정과 조항을 삭제해야할 것이다. 소위 미풍양속이라 지칭되는 가족 간의 상호부양의 전통은 가족구성원의 자율적 결정에 근거해야 하는 것이지 국가가 강제할 성질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만약 국가와 사회가 가족 간의 상부상조의 전통을 한국사회의 미풍양속으로 유지ㆍ강화시키고자 한다면, 국가는 가족부양의 책임을 강제하기 보다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족부양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민의 복지에 대한 일차적 책임이 가족이 아닌 국가와 사회에 있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때 현재의 변화에 대한 우리사회의 대응은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가족복지정책이 사회일각에서 제기되는 것과 같이 특정한 가족형태의 강화에 맞추어지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괄해야 한다. 정부입법안인 건강가정지원법(안)과 같이 특정 가족형태를 지향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부부와 미혼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다양한 가족형태가 증가하는 현실 속에 가족복지정책의 주요한 목적을 특정한 가족형태의 구현에 둔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특정가족형태의 정책적 지향은 결국 다수의 시민을 정책의 사각지대에 두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가족구조의 변화의 부정적 영향이 부당하게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가족복지정책은 여성주의적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단순히 기회의 평등의 문제가 아닌 결과의 평등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개입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시정하고 적극적 개선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연금제도의 양성평등적 요소를 강화하고 노동시장에서의 모성보호와 여성의 노동권보장은 우리사회가 감당해야할 수많은 과제의 한 예에 불과하다.
넷째, 우리사회의 복지체계의 기본구조를 공공부조와 사회보험중심에서 보편적 복지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대표되는 공공부조는 신청주의에 의해 제도의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충성의 원칙에 의해 설령 수급자가 된다할지라도 빈곤상태에서 벗어나기란 요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연금을 포함한 사회보험이 명목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적 수급조건이 노동소득이 있는 자중에서도 일부로 제한되고 있어 사회보험 역시 제도의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했을 때 결국 가족구조의 변화로 야기되는 사회구성원의 복지에 대한 문제는 가족수당, 아동수당, 부양수당과 같은 보편적 제도를 통해서만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두 쌍 중에 한 쌍이 이혼을 경험하고, 노인단독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실에서 우리사회 구성원 누구도 가족구조의 변화의 영향에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통합적인 가족복지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비록 정부입법안인 건강가정지원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본 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지만 법안의 내용을 천착해보건대 가족에 대한 통합적 복지서비스를 제도화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차후에 가족과 관련된 제반 복지제도를 통합하고 체계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앞서 언급한 정책방향을 포함한 ‘가족기본법’의 제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더불어, 최근의 가족관련법안의 입법과정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법안을 둘러싼 대립의 각이 이해집단간의 대립으로 비추어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즉,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시민적 합의가 결여되었을 때 정책적 대안은 우리사회의 이해와 요구를 충실히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족복지정책에 관한 추후의 과정은 단순히 가족과 관련된 문제를 개별화시키기보다는 우리사회 전체의 복지정책의 지형을 재편하는 시발로써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적 대안을 내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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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재호, 2001. 여성노동시장의 현상과 과제, 한국노동연구원.
2) 정경희, 2003. 가족의 노인부양실태와 정책과제, 보건복지포럼, 79, pp. 22-32.
3) Fukuyama, F. 1995. Trust: The social virtues and the creation of prosperity. New York: A Free Press Paperbacks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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