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3] 간병제도의 공공성 강화 방안 - 서울대병원 간병인 무료 소개소를 중심으로-
월간 복지동향/2004 :
2004/02/10 00:00
서울대병원은 2003년 9월 1일부터 15년 간 무료로 운영해오던 간병인 소개소를 폐쇄하고 대신 사설 유료 간병인 파견업체 두 곳을 선정하였다. 현재 우리 나라 병원에 환자로 입원을 하게 되는 경우, 단기 입원을 제외하고는 환자들 대부분이 간병인을 필요로 한다. 그 이유는 전인간호(total care)가 이루어져야 할 병원에서 환자들에 대한 수발 서비스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환자 수발과 관련된 문제는 모두 환자 보호자의 몫으로 인식되었고, 결국 충분한 간호 인력 확보를 하지 않은 병원의 책임전가는 환자로 하여금 간병인을 개인적으로 고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계해 보면 대략 연간 2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 천문학적 비용을 환자들이 개인적으로 지불하고 있다1). 지금부터 이와 관련한 몇 가지 현실을 살펴보도록 하자.
현실 #1 : 무료 소개소 vs 유료 소개소
일반적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이 간병인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신뢰성’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어느 정도 했는지, 간병과 관련한 교육은 받았는지, 그리고 병원 업무와 원활하게 협조가 이루어지는지 등등. 하지만 우리 나라의 현실은 그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간병인들이 유료 소개소에 소속되어 있고, 원칙적으로는 이 업체들에 관리감독 및 교육의 책임이 있지만,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2). 또한 이 문제는 실제로 병원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와 관련해서 병원 측의 간병인에 대한 책임전가를 동반하게 된다. 이처럼 병원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기관에 위탁해서 이루어지는 경우, 병원 측은 환자 수발에 대한 관리・감독의 의무를 방기하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종적인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반면 서울대병원의 경우에는 병원측에서 ‘직접’ 간병인 소개소를 허가받아 설치, 운영해왔다. 간병인들의 병원 내 소속은 행정과였고, 간병인 등록 및 알선 등 제반 업무 및 관련 문제는 간병인 소개소에서 총괄 관리하는 형태였다. 관리자는 병원 소속의 시간제 촉탁 간호사로 병원에서 무료로 간병인을 입원환자에게 알선 소개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무료 소개소는 간병인들에 대한 관리가 적어도 병원 차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질적 수준은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간병인에 대한 책임소재가 병원에 있었기 때문에 환자 보호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현실 #2 :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모든 일을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아프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원을 하게 되면 전적으로 병원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 나라 병원은 어떨까?
입원하는 순간부터 환자와 보호자는 낯선 환경 속에서 당황하고 실수하기 십상이다. 검사는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궁금한 것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현재 환자의 상태는 어떤지 등등 묻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 모든 것을 환자와 보호자가 대부분 슬기롭게(?)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떤 일이 병원에서 해야 할 일이고, 어떤 일을 보호자가 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몸은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환자와 보호자는 병원에 의존은커녕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모든 일을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야하기 때문이다. 환자 수발도 결국 환자 보호자의 몫이다. 하지만 환자 수발이라는 일이 하루종일 환자 옆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 보호자들이 24시간 환자 수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보호자들은 환자 수발을 위한 간병인을 필요로 하게 된다. 물론 간병인에 대한 비용은 전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몫이다. 그런데 이번 서울대병원의 무료 소개소 폐쇄 조치는 그나마 겨우 유지하고 있던 환자에 대한 병원의 책임을 사설 유료 소개소에게 떠넘김으로서 이제 완전히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책임에서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
현실 #3 : 서울대병원은 공공병원?
서울대병원이 국립병원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인가라고 질문을 한다면 쉽게 수긍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하다. 왜 그럴까?
<표1> 연도별, 사업별 정부출연금 및 정부보조금 명세서
표없음
매년 수 백억 원의 국고지원금(표 1) 중에서 무료 소개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예산이 매년 2,400만원에 불과하였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빌딩 38, 39층에 초호화 건강검진센터를 세웠다. 보건소에 신고된 공식적 명칭이 ‘서울대병원 강남의원’인 이 검진센터는 말로는 ‘질병예방 및 조기발견으로의 의료패러다임 변화’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다. 그러나 월 임대료만 2억이고 관리비만 8천만 원이며 온갖 첨단 의학장비를 오로지 건강검진 목적으로 들여놓은 이 검진센터는 사실상 누가 보아도 일부 부유층을 위한 돈벌이용 검진센터이다. 서울대병원이 ‘법적으로는’ 명백히 국립병원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공공병원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20만여 명의 간병인력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간병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이 문제는 반드시 국가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간병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정부는 각급 의료기관들이 적정 간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실제로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의료제도 밖에 비공식적인 위치에 머무르고 있는 간병인들을 의료서비스 영역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서, 간병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법적,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일차적으로 전국의 국공립병원 등에 무료소개소 운영을 의무화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작지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다름 아닌 노무현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의료의 공공성 강화와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병원 측의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회피를 방지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간병제도 하에서는 의료사고 발생시에 궁극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는 병원들이 모든 책임을 간병인들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 환자 보호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병원에 있으며, 간병인들이 병원에 정규직으로 고용되면 이는 결국 병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다.
우리는 ‘간병인 무료 소개소’가 간병제도의 궁극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재 간병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분명한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으면서, 공공의료 강화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 작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 국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공공성 강화임을 얘기하고자 하였다. 국민의 필요에 호응하는 정책접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공의료 강화라는 구호는 말 그대로 구호에 그치게 될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람은 아프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우리 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간병을 비롯한 모든 문제를 개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은 결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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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서울대학교병원(1,500병상) 기준으로 하루에 200명의 간병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서울대병원을 기준으로 전국 300병상 이상의 병원(약89,724병상)들에서 일당 4만원~6만원이 든다고 가정할 때 1년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계하였다. 일당을 5만원으로 하면 연간 약 2,183억원 정도가 소요되며, 일당을 6만원으로 하면 연간 약 2,619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황나미, 고덕기. 종합병원 간병인 활용현황과 개선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998
현실 #1 : 무료 소개소 vs 유료 소개소
일반적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이 간병인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신뢰성’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어느 정도 했는지, 간병과 관련한 교육은 받았는지, 그리고 병원 업무와 원활하게 협조가 이루어지는지 등등. 하지만 우리 나라의 현실은 그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간병인들이 유료 소개소에 소속되어 있고, 원칙적으로는 이 업체들에 관리감독 및 교육의 책임이 있지만,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2). 또한 이 문제는 실제로 병원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와 관련해서 병원 측의 간병인에 대한 책임전가를 동반하게 된다. 이처럼 병원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기관에 위탁해서 이루어지는 경우, 병원 측은 환자 수발에 대한 관리・감독의 의무를 방기하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종적인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반면 서울대병원의 경우에는 병원측에서 ‘직접’ 간병인 소개소를 허가받아 설치, 운영해왔다. 간병인들의 병원 내 소속은 행정과였고, 간병인 등록 및 알선 등 제반 업무 및 관련 문제는 간병인 소개소에서 총괄 관리하는 형태였다. 관리자는 병원 소속의 시간제 촉탁 간호사로 병원에서 무료로 간병인을 입원환자에게 알선 소개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무료 소개소는 간병인들에 대한 관리가 적어도 병원 차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질적 수준은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간병인에 대한 책임소재가 병원에 있었기 때문에 환자 보호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현실 #2 :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모든 일을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아프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원을 하게 되면 전적으로 병원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 나라 병원은 어떨까?
입원하는 순간부터 환자와 보호자는 낯선 환경 속에서 당황하고 실수하기 십상이다. 검사는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궁금한 것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현재 환자의 상태는 어떤지 등등 묻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 모든 것을 환자와 보호자가 대부분 슬기롭게(?)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떤 일이 병원에서 해야 할 일이고, 어떤 일을 보호자가 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몸은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환자와 보호자는 병원에 의존은커녕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모든 일을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야하기 때문이다. 환자 수발도 결국 환자 보호자의 몫이다. 하지만 환자 수발이라는 일이 하루종일 환자 옆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 보호자들이 24시간 환자 수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보호자들은 환자 수발을 위한 간병인을 필요로 하게 된다. 물론 간병인에 대한 비용은 전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몫이다. 그런데 이번 서울대병원의 무료 소개소 폐쇄 조치는 그나마 겨우 유지하고 있던 환자에 대한 병원의 책임을 사설 유료 소개소에게 떠넘김으로서 이제 완전히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책임에서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
현실 #3 : 서울대병원은 공공병원?
서울대병원이 국립병원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인가라고 질문을 한다면 쉽게 수긍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하다. 왜 그럴까?
<표1> 연도별, 사업별 정부출연금 및 정부보조금 명세서
표없음
매년 수 백억 원의 국고지원금(표 1) 중에서 무료 소개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예산이 매년 2,400만원에 불과하였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빌딩 38, 39층에 초호화 건강검진센터를 세웠다. 보건소에 신고된 공식적 명칭이 ‘서울대병원 강남의원’인 이 검진센터는 말로는 ‘질병예방 및 조기발견으로의 의료패러다임 변화’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다. 그러나 월 임대료만 2억이고 관리비만 8천만 원이며 온갖 첨단 의학장비를 오로지 건강검진 목적으로 들여놓은 이 검진센터는 사실상 누가 보아도 일부 부유층을 위한 돈벌이용 검진센터이다. 서울대병원이 ‘법적으로는’ 명백히 국립병원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공공병원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20만여 명의 간병인력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간병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이 문제는 반드시 국가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간병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정부는 각급 의료기관들이 적정 간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실제로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의료제도 밖에 비공식적인 위치에 머무르고 있는 간병인들을 의료서비스 영역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서, 간병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법적,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일차적으로 전국의 국공립병원 등에 무료소개소 운영을 의무화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작지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다름 아닌 노무현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의료의 공공성 강화와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병원 측의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회피를 방지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간병제도 하에서는 의료사고 발생시에 궁극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는 병원들이 모든 책임을 간병인들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 환자 보호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병원에 있으며, 간병인들이 병원에 정규직으로 고용되면 이는 결국 병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다.
우리는 ‘간병인 무료 소개소’가 간병제도의 궁극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재 간병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분명한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으면서, 공공의료 강화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 작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 국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공공성 강화임을 얘기하고자 하였다. 국민의 필요에 호응하는 정책접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공의료 강화라는 구호는 말 그대로 구호에 그치게 될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람은 아프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우리 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간병을 비롯한 모든 문제를 개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은 결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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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서울대학교병원(1,500병상) 기준으로 하루에 200명의 간병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서울대병원을 기준으로 전국 300병상 이상의 병원(약89,724병상)들에서 일당 4만원~6만원이 든다고 가정할 때 1년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계하였다. 일당을 5만원으로 하면 연간 약 2,183억원 정도가 소요되며, 일당을 6만원으로 하면 연간 약 2,619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황나미, 고덕기. 종합병원 간병인 활용현황과 개선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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