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농촌활동 몇 차례 가 본 경험밖에 없는 이기심 가득한 사람이라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경력으로 따지자면 틀림없이 이기적인 사람이지요. 죄책감과, 이기적이라는 지적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 (역시 이기적인 이유에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구체적인 활동방법도 모르고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활동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봉사활동단체에 참가하여 활동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참여하여 활동하게 된 곳은 두 곳의 정신지체장애시설 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 수없이 많은 미인가 시설들 중에 속하는 곳이지요. 평범한 시민들로 구성된 모임의 활동답게 전문적인 기술이나 경험이 필요 없는 일들이며 시설에서 필요로하는 손쉬운 작업들을 하는 것이었지요. 도움을 준다는 표현이 부끄러울 만큼 지극히 작은 일이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그냥 기쁜 그런 활동시간이었습니다. 오히려 봉사활동을 하는 나 자신이 더 큰 도움을 받는 활동입니다.

활동내용이 몸으로 하면 되는 평범한 일들이라 그다지 어려울 것은 없지만 어려운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우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정상인들과의 대면과 익숙한 처지라 처음부터 어색하고 망설여집니다. 처음부터 나름대로 내린 방법은 정상인과 꼭 같이 생각하고 대하자는 것이었지만 생각처럼 되기 위해서는 역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정상인과 장애우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듯 합니다. 어느 모임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얘긴데 장애인과 정상인이라는 표현부터가 그릇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대책없는 막연한 생각이겠지만 장애인들과 만나게 되었을 때 부담을 느끼지 않는 자연스런 만남이 될 수 있는 연습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짧은 시설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 중에 또 한 가지는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삶의 질에 관한 것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에 급급한 현실이라 장애인들의 삶의 내용에까지 깊은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정상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재활은 지극히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고 느꼈고 장애인들끼리 살아가는 곳에서마저 인간으로 가질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직 생존의 권리만 겨우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듯합니다.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활동은 이웃을 돕는 것이기보다는 나를 돕는 것이었으며, 이웃을 알아 간다기보다는 오히려 나를 알아 가는 시간이었으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가 무엇인지를 조금씩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박 성 규 / 참여연대 봉사활동회원모임
2004/02/10 00:00 200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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