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의 도래와 노인문제

인구고령화 문제는 21세기 한국의 최대과제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건강생활 문제, 특히 요양보장 문제는 국민들의 노후생활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매우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0년에 고령화사회(ageing society)에 도달하였으며, 2019년에는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통계청 2001). 물론 노인인구비율만으로 볼 때 아직 유럽이나 일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나, 문제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전되는데 걸리는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빨라 프랑스 115년, 미국 72년, 일본이 24년인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불과 19년만에 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급속한 고령화는 그에 대비한 제도와 환경을 정비할 여유없이, 더구나 일반국민이 고령화사회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고령화사회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급격한 고령화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함께 수반한다. 생산연령인구에 대한 고령자의 인구비율인 노인부양지수가 1970년 5.7%에서 2002년 11.1%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고, 2030년에는 35.7%로 증가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 약 9명이 1명을 부양하는 체제에서 3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체제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건강상 장애로 독립생활이 어려운 노인 규모도 크게 증가하여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42.5%가 신체적 의존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인의 약 86.7%가 관절염, 고혈압, 당뇨 등 각종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중풍, 뇌혈관질환의 유병율도 4.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노인의료비도 빠르게 증가하여 건강보험 전체진료비는 1990~2002년 연평균 19.6% 증가하였으나, 노인진료비는 1990년에 2,391억(전체진료비 중 10.8%)에서 2003년 4조 3,723억(21.3%)으로 연평균 29.7%씩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2010년에는 11조 1,704억원(28.1%)에 달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노인 장기요양보호의 실태

2003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약 14.8%인 59만여명이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요양보호대상자로 나타났으며, 고령화의 진전에 따라 2010년 79만여명, 2020년에는 114만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75세 이상 후기 노인에게 높게 나타나는 노인치매 출현율은 2001년 7.6%에서 2004년 8.3%, 2010년에는 10.6%로 증가될 전망이다. 이로 인한 요양보호비용(잠재)도 급격히 증가하여 2003년 3조 4천억원에서 2007년 4조 1천억원, 2020년에는 8조 3천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등 기본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고, 간병비용 등 부담으로 가정에 의한 보호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전술한 바와 같이 시설 및 인력 등 인프라는 매우 부족하여 현재 노인복지법에 의한 시설입소노인은 23천명으로 전체 노인의 0.6%, 시설입소 수요의 28.5% 수준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시설입소비율(노인인구의 6~7%)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입소시설능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재가노인 지원을 위한 각종 복지시설들이 운영중이나 현재 317개소 시설에서 15천여명의 노인들이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수혜비율도 0.5%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경우 공적인 재가서비스비율이 10~20%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재가복지 역시 수요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문제점은 서비스 대상이 저소득층 위주인 관계로 중산층 등 일반가정의 노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재가서비스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공적 노인요양보장제도 도입 추진

그러나 참여정부에서는 치매ㆍ중풍 등 요양보호 노인을 국가 및 사회가 책임지고 보호하기 위해 ‘공적 노인요양보장제도(long term care system)’의 2007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의 기본이념은 ‘노인이 갖고 있는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살려 스스로가 바라는 환경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생활을 지원’해 나가는 것이다. 제도설계의 기본방향으로 ‘요양보호의 욕구가 있는 노인은 누구라도,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즉, 대상의 보편성, 서비스의 권리성 및 선택성, 부담의 공평성, 사회적 연대에 의한 요양비용의 확보, 국가 및 지역사회ㆍ가족ㆍ민간 등 다양한 주체의 참여 등으로 제도를 구축해 나간다는 것이다. 공적 노인요양보장제도 도입을 위한 추진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는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실행모형을 2004년까지 개발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효율적인 모형개발을 위해 지난해 3월 정부와 학계, 관련단체 등을 중심으로 ‘공적노인요양보장추진기획단’을 구성, 지난 1년간 운영하였다. 기획단은 위원회 회의(10회), 공청회(2회), 전문가 조사(1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외국제도를 연구ㆍ분석하여 지난 2월 기본골격안을 마련했다. 기획단(안)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재가보호를 중심으로 하며(80%), 급여대상은 65세 이상의 중증 및 농어촌지역 노인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재원분담비율은 보험료 50%, 정부부담 30% 및 본인(이용자)부담 20%로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중증도 및 부양상태 등에 따라 요양시설 등에 입소하여 서비스를 제공받거나(시설보호), 자신이 생활하는 곳에서 간병ㆍ수발서비스 뿐 아니라 주간보호 및 단기보호 등의 서비스(재가보호)를 받게 되는 것이다. 금년 3월중 구체적인 실행모형의 개발 및 정부안 마련을 위해 실행위원회 및 실무기획단을 구성하게 될 예정이다.

둘째, 2005~2006년까지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실행모형을 검증하는 한편, 제도 도입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관련법령 제정 작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특히, 시범사업은 지역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 체계ㆍ부담수준 등을 평가할 것이다. 시범사업 결과 등을 평가하여 2007년에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셋째, 요양보호 인프라의 계획적ㆍ종합적 확충을 추진한다. 요양보호 인프라는 보편적인 공적요양보장체제를 구축하는 데 불가결의 전제인 바, 이미 수립된 ‘노인의료복지시설 확충 10개년계획’에 의거, 2011년에 시설 및 재가복지 수요의 100% 달성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다. 이에 따라 매년 100여개의 시설을 확충하고 있는데, 2004년에는 요양시설 및 요양병원 104개소와 재가복지시설 49개소를 신축할 것이다. 아울러 요양보호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균형 있게 설치되도록 지역실정에 맞는 ‘시ㆍ군ㆍ구 노인의료복지시설 확충 10개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넷째, 노인요양보호 전문인력의 양성ㆍ제도화를 서두를 것이다. 요양보호 서비스의 질적 보장을 위해서는 전문인력의 양성체계를 조기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전문인력으로서는 노인의학전문의ㆍ노인전문간호사ㆍ케어매니저(care manager) 및 간병전문인력 등이다. 양성ㆍ제도화의 기본방향은 ①서비스의 질 보장, 효과성 제고를 위해 보건ㆍ의료ㆍ복지의 팀 접근법(team approach)을 중시하고, ②전문인력의 조기 확보, 비용 효과 등을 고려하여 신규인력의 양성보다는 기존 전문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력 중 요양보호의 중심인력이면서 많은 인력(약 15만여명)이 소요되는 간병전문인력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 중으로 양성 제도화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대효과

이와 같은 공적 노인요양보장제도가 도입될 경우, 급격하게 늘어나는 노인요양비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공동대처하게 되므로 가족 부담을 경감하고, 노인의료비 증가 억제 및 건강보험재정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또한 민간의 참여도 대폭 확대하여 인프라의 효율적 구축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기대되며 시설 인프라 확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대대적인 고용창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박재만 / 보건복지부 노인요양보장과 사무관
2004/04/10 00:00 200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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