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과는 2003년 7월 26일 건설교통부의 조직개편과 함께 신설되었다. 주택도시국이 주택국과 도시국으로 분리되면서 기존의 주택정책과, 주택관리과(공공주택과로 과명 변경), 주거환경과에 주거복지과가 추가된 것은 주택정책에 있어 복지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야흐로, 주거복지가 주택시장의 안정과 함께 정책의 핵심적인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우선, IMF이후 1인당 국민소득이 다시 1만불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호전되어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추구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으며, 주택보급률도 2002년에 100%에 도달하는 등 주택의 절대부족문제가 과거에 비해 상당부분 해소됨에 따라 이제는 주거의 질적 측면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오래 전부터 소외계층의 주거문제 등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존재해 왔으나, 최근처럼 정부가 적극적으로 복지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동안 우선은 ‘파이를 키우는 것’이 더욱 시급했을 것이다. 분배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주거복지과는 세 개의 계(복지, 기금1, 기금2)로 구성되어있다. 먼저, 복지계는 주무계로서 기존 주택정책에서 주거복지와 관련된 부분들을 총괄하고, 시대적 요구에 따라 새로운 정책을 개발한다. 구체적으로는 최저주거기준 제도화, 주거복지평가지표의 도입, 취약계층의 주거실태 조사 등을 추진하며, 노인계층의 주거복지 증진, 민간 비영리주택사업 활성화 등에 관한 새로운 정책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기금1계와 기금 2계의 주요업무는 국민주택기금의 운용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주택정책과의 업무에 속했던 국민주택기금은 그동안 주택건설자금 지원 등을 통해 주택보급률 향상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나, 이 업무가 주거복지과로 이관됨으로써 향후 주거복지정책 추진을 위한 중요한 정책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처럼 주거복지과가 신설된 것만으로 주거복지의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조직개편은 발전을 향한 출발점에 불과하다. 즉, 발전을 위한 토대(또는 하부구조)일 뿐이다. 이러한 조직 인프라의 구축이 실제로 좋은 결과를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첫째,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그동안 주택정책의 주요관심사는 주택의 절대부족문제의 해결이었으나, 이제는 주택의 질적 측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주택과 관련된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즉, 하드웨어적인 접근만으로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주거취약계층의 형태가 매우 다양하며, 지역적으로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과거 어느 때보다도 민간부문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다소 획일적이라 할 수도 있는 주택 대량공급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아가는 동안, 민간도 나름대로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주거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정부와 함께 서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는 참여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함께하는 행정”이념과 현재 선진국에서 일반화되어있는 민관협동체제(PPP: Private Public Partnership)의 구축에도 부합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주거복지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선 주거취약계층은 국민임과 동시에 자치단체의 주민이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이들의 주거복지증진을 위한 사회적인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자치단체야말로 지역주민의 다양한 욕구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파악된 현실을 근거로 법령을 정비하는 등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고, 일정부분 집행상의 재량권을 자치단체가 가져야 하는 것이다. 특히 주거복지는 비교적 최근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사안이니 만큼, 지자체에서도 조직과 인력을 정비하고 최근의 주택정책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주거정책과 기존 사회복지정책의 연계가 필요하다. 복지정책의 목표는 모든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겠지만, 우리가 분명히 경계해야 할 것은 복지의존적인 행태의 증폭으로 인한 복지정책의 효율성과 형평성의 악화이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고기를 직접 잡아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즉, 복지정책의 현실적 목표는 저소득층이 홀로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런 논리에서 본다면, 주거복지정책은 사회복지정책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빈곤층이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일어서려고 할 때, 주거부분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를 해결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감상적인 동정론에 근거하여 그들에게 무조건적인 복지혜택을 부여한다면, 그들은 빈곤의 함정(poverty trap)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주거복지정책은 취약계층의 자활지원을 목표로 기존의 사회복지정책과 절대적으로 연계되어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요컨대, 주거복지과의 신설은 주거복지정책의 완성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며,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이 동시에 실현되지 않을 경우, 주거복지과의 신설취지와는 달리 주거복지정책추진과 관련하여 별로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주거복지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더욱 굳건히 형성되어야 하며, 관련 actor들의 책임있는 역할분담과 유기적인 상호작용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김영태/건설교통부 주거복지과 사무관
2004/04/10 00:00 200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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