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도 최저생계비 확정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보건복지부는 12월 1일 2001년도 최저생계비를 4인가구 기준 95만 6천원으로 확정, 발표하였다. 금년도 4인가구 기준 월 93만원에 물가상승률 3%를 적용하여 조정한 것이다. 아울러 내년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현금급여 수준을 4인가구 기준 84만2천원으로 확정 발표하였다.

정부의 결정사항 중에서, 내년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현금급여 수준을 4인가구 기준 11만3천원 인상함으로써, 이미 시행중인 2000년도 최저생계비중 현금급여기준이 내포하고 있었던 비합리적 측면을 시정하여 수급권자들이 겪고 있는 생활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는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우리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물가상승률 3%를 적용하기로 한 2001년도 최저생계비 결정과정에 대해서는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음을 밝힌다.

최저생계비란 문자 그대로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로 하는 최저 생활비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실계측을 하지 않는 연도의 결정방식은 계측치와 비교하여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결정되어야 마땅하다. 또, 최저생계비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급여 지급기준이자 선정기준이기도 하다. 따라서 최저생계비의 결정이 현재 150여만명이 넘는 수급자 및 저소득층의 생존여부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들의 입장에서는 중생보위의 구성과 운영방식 및 2001년도 최저생계비 확정 결과 등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왔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규정에 따르면, 최저생계비와 급여기준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장·차관 5인, 학계대표 3인 및 공익대표 2인등 총 10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 결정을 위해서, 전문가에게의 연구용역의뢰를 하여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였고, 관계 전문가들과의 공청회 개최, 3차에 걸친 전문소위 개최, 수 차례의 중생보위 개최를 통하여 최저생계비 책정을 위한 최적 모델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측 인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내년도 최저생계비 결정방식을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는 안(95만6천원)보다는 소비지출을 반영하는 수준균형방식 안(97만9천원)을 적용하는 것이 기초보장제도의 입법취지에 맞고, 이론적으로도 안정하다는 쪽으로 의견(전문소위의 표면상 의견분포는 5:4, 정부측 위원을 제외하면 5:1)이 모아졌고, 이 결과를 중생보위에 제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9일 개최된 중생보위에서, 정부는 연구용역결과에서부터 전문소위에 이르기까지 모아진 다수의견을 무시한 채, 표결로 밀어붙임으로써, 이에 반발한 공익위원들이 최종 표결결과를 인정치 않고 퇴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참여연대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운영 전반에 대한 심의.의결 권한을 보유하고 전국의 150여만 수급권자의 생존여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중생보위의 향후 행보에 대해 깊은 우려와 회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중생보위가 전문가와 공익대표의 참여기회를 보장하고 그들로부터 개진된 의견을 수렴하여, 현정부가 내걸고 있는 4대 국정지표의 하나인 생산적 복지를 제대로 구현해 나갈 수 있는 합목적적 정책수단을 함께 강구해나가기보다는, 정부의 정해진 방침을 타협 없이 결의하는 통과의례로 이용된다면 제도의 안정에 기여하고 수급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위원회로서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는 것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연대는 그 비합리성과 불공평성으로 인하여 시민단체의 비판과 저소득층의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재산 및 부양의무자 기준 등에 대해서 하루빨리 실정에 맞게 개선하여야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현재 재산기준은 금액기준으로 통일되어 있지 않고 주거 및 토지면적 기준과 승용차 기준이 별도로 적용되고 있어서 이 중 하나라도 기준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 수급자로 선정될 수가 없다. 또한 현재 부양의무자 기준은 부양의무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움으로써 저소득층의 가족해체를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현재 수급자의 범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재산 및 부양의무자기준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실시해야 하고 이를 위해 상설 전문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수급자 선정기준에 대한 연구 및 검토를 진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중생보위가 합리적인 제도의 운영을 위한 위원회 고유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지 않는다면 중생보위에의 공익대표 참여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므로 참여연대는 위원회의 참여에 대해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립과 안정적 시행에 총력을 기울여 온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법 취지를 살리기 위하여 중생보위 운영과 그 관장업무에 대한 감시는 물론이고 부당한 선정기준 및 소득인정방식 등에 대한 행정소송 등 기초생활수급권찾기운동을 계속해서 전개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사회복지위원회
2000/12/04 00:00 2000/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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