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자들의 저임금ㆍ저복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방안으로 연대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연대기금 논의는 사실 지난 3월 완성차 4사 노조(현대, 기아, 쌍용, 대우)가 “산업발전 및 사회공헌기금”의 조성을 제안한 바 있고, 이와 관련하여 노동부장관이 공론화의 필요성에 동감을 표시하고, 경영계에서도 다소 유연하게 이 문제를 협의할 의사를 보임으로써 본격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민주노총은 연대기금의 조성을 통해서 중소영세기업 노동자들과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 위해 노사가 공히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고, 사회여론 및 분위기를 환기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대기업의 이윤창출은 그 기업의 경영진이나 노동자들만의 노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과 직간접으로 관련되어 있는 많은 중소기업과 협력업체들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며, 따라서 대기업은 이러한 중소영세기업과 협력업체의 노동자들의 복지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책무는 대기업의 사업주 뿐 아니라 노동자들도 함께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 연대기금을 제안하게 된 주요 동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민주노총은 연대기금의 조성을 통해 비정규 노동자와 저소득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고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연대기금의 목적과 용도, 적용범위, 기금출연 및 조성 방안 등을 포괄적으로 결정하여 올해 임단협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사회공론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은 연대기금 조성을 위해 가칭 “산업별 연대기금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공동연구 및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금속산업연맹



금속산업연맹은 2004년도 임금인상액의 일정분을 연대기금으로 출연하며 사용자는 이에 대응하는 금액을 공동으로 출연하여 금속산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 등 취약노동자에 대한 보호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금속산업연맹의 이러한 방침은 이미 지난 3월 완성차 4사 노조가 “산업발전 및 사회공헌기금”을 제안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하였다. 완성차 4사 노조는 순이익의 5%(2003년 기준 1,781억원)을 기금으로 적립하고 이를 노사가 공동으로 운영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의 취약 노동자들의 고용과 숙련향상 등 노동시장 발전에 사용할 것을 요구하였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2004년도 임금인상분 총액의 1%를 갹출하여 “보건의료산업 노동연대기금”으로 적립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에 대해 정부도 같은 금액을 출연할 것으로 요구하고, 노사가 공동으로 기금을 운영함으로써 보건의료 전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지, 교육훈련, 모성보호, 보건의료 복지회관 건립 등의 용도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화학섬유연맹



여수 석유화학 노조대표자회의는 2000년 이후 대형폭발사고에 따른 산업안전문제, 유해물질로 인한 환경문제 등을 겪으며 지역사회에 대해 노동조합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논의로부터 연대기금논의를 발전시켜 왔다. 지난해 LG정유 노사가 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을 위해 총 매출액의 0.1% 출연에 합의한 바 있다.

<표> 연대기금 추진 내용

표없음

연대기금의 용도



연대기금의 용도는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노동자의 재산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주택구입자금 보조, 우리사주구입 지원 등이 있으며,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자녀학자금 보조, 장학금 수여, 재난구호금 지급 등이 있고, 생활안정과 재산형성지원을 위한 자금 대부사업, 지역탁아소 설립, 지역복지센터 건립 등 노동자 문화발전과 숙련향상을 위한 연구지원, 자역사회 발전과 극빈층을 위한 자원봉사활동 지원 등의 사회봉사사업, 그리고 노사단체가 제기하는 것으로 산업이 처한 핵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지원 사업등이다.



영세사업장 노동자나 비정규 노동자의 복지가 연대기금의 조성을 통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문제는 근로조건의 개선과 차별철폐 등 노동정책과 국가주도의 공적 사회복지제도, 그리고 지역사회의 복지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기금의 조성은 취약한 노동자들의 생활상의 문제와 어려움을 일정정도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게다가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의 혜택을 중소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이나 비정규 노동자들은 전혀 받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대기금 조성은 일단은 매우 긍정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제안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러한 민간부문에서의 자원조성이 복지에 대한 국가의 관심과 책임을 완화하거나 면제하는 명분이 되는 것을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영세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자, 심지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 노동조합의 관심이 노사관계는 물론 노노관계를 새롭게 다지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분배에 대한 관심이 증가 - 우호적인 것이든 적대적인 것이든 - 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노동계의 연대기금 조성제안도 이러한 관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참고문헌

이석행, 연대기금 조성방침과 추진현황, 2004. 6. 8. 민주노총 정책토론회 자료집.
한동우 / 강남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2004/07/10 00:00 200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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