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방문했는가?

관악사회복지에서는 일상적으로 주민들을 만나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해결하고자 ‘빈곤가정 상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02년에는 신림6․10동 지역에서 총203가정을 방문해 주민들이 저소득, 저학력, 노령화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을 겪고 있으며 특히, 건강악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과 질병의 장기화, 만성화로 인해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은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차상위 계층’에 대한 건강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 2004년 역시,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서 주민들을 만나고자 난곡지역(신림3․7․12․13동)의 주민들을 만났다. 특히 난곡지역에서는 어린이․청소년이 있는 젊은 세대들을 만나 빈곤으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활동의 우선순위를 선정하고자 했다. 이는 지역사회안에서 공공․민간의 자원, 그리고 비공식적인 자원까지 포괄해 주민들의 지지지원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난곡 발로 뛰어 다니기

이번 조사의 과정은 2004년 4월 20일부터 6월 1일까지 총21일(매주 화․금․일요일)간 관악사회복지 사무국과 자원활동가 25명이 함께 참여했다. 자원활동가들은 여성모임 해오름 회원, 청소년모임 햇살의 졸업생, 사회복지 전공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빈곤가족 다르게 보기’와 ‘조사원의 자세와 역할’등에 댛나 조사원 교육을 받은후 2인 1조가 되어 가가호호 방문활동을 진행하였다.

가난한 우리 이웃 만나기

우리가 만난 주민들은 크게 3그룹이었다. 다가주택의 지하나 반지하에 거주하는 가정, 해체가정(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조부모+한부모가정),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탈락한가정이며 수급자는 30%를 넘지 않는 범위로 정했다. 이러한 주민들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우선 지역의 토박이, 종교기관, 사회복지 공무원,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소개를 받았다. 그러나 예전같지 않아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으나 외부사람들과 접촉을 꺼려하는 경우나 장시간 노동(이른출근, 늦은 퇴근)으로 인해 만날시간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두 번째 방법은 지번도를 가지고 조별로 지하와 반지하를 임위적으로 체크해가면서 집집마다 찾아다닌 방법이었다.

우리 이웃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기

우리가 만난 이웃들의 사연은 역시 많은 아품과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함께 울고 웃으면서 만난이들의 어려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정기적인 노동, 불안정 고용으로 인해 빈곤이 순환된고 있다. 73가정(73.2%)이 실직(39가정)상태에 있거나 단순노무직으로 일용직이나 파트타임이 근로형태였다. ‘일을 하고 싶으나 일자리가 없어, 하루를 벌어 하루살이도 안 되는’ 가정들이 많았다. 둘째, 세금체납과 부채로 인한 기본생활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다. 57가정(52%)이 세금이 체납되어 있으며 1가지 이상의 세금이 체납된 사례도 33가정(32%)이다. 월세가 체납되어 보증금에서 월세로 제하거나 전세에서 사글세로 전환하는 가정이 있고 세금체납으로 단전, 단수, 가스공급 중단되어 기본생계유지가 어렵다고 했다. 부채의 경우도 71가정(68.3%)이 부채가 있었고 신용불량으로 인해 개인파산 신청, 주민등록 말소등을 하는 가정도 늘고 있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이 있는 가정의 경우(월평균 지출은 1,011,765원)는 자녀가 없는 가정(월평균 지출 401,274원)에 비해 월평균 지출이 높고 부채비율도 높게나타났으며 해체가정이 전체의 37.6%인 39가정으로 높게 나타났다. 셋째, 사회복지 법․제도가 빈곤가정 지원하는데 있어 매우 미약하다. 나라로부터 최저생활을 보장받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의 경우도 세금이 체납되었거나 부채를 안고 있었으며 소액의 생계급여를 받고 있는 경우는 최소한의 생활유지도 어려운 것으로 보여진다. 예를 들어, 본조사 월세에 거주하고 있는 가정들의 경우 월세 평균이 175,000원에 비해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지원되고 있는 주거비의 경우는 1~2인 32,000원, 3~4인 41,000원 인것에 비해 매우 낮게 책정있음을 알수 있다. 또 본 조사 비수급자의 62.2%가 110만원이하의 월 지출을 하고 있는 것을 알수 있는데 이는 차상위 계층의 주민들 또한 수급자와 비슷한 경제상황인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넷째, 사회복지 서비스 이용의 접근성 취약하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에 비해 시설․기관이 부족했으며 어린이․청소년이 방과후에 이용할 기관은 매우 부족(방과후 집에 있는 어린이․청소년이 54.7%)하다. 또 복지관련 서비스를 이용했거나 이용하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담당자, 학교 교사들의 시각이 ‘주민들의 권리적 접근’ 보다는 ‘시혜적 접근’이 높아 과정에서 상처받거나 부정적인 인식을 하게 된다. 또, 법과 제도․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홍보가 매우 부족하여, 꼭 필요한 주민들이 이용이 어렵다. 특히, 지하 및 반지하의 주거공간으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공간이 드러나지 않고 각 가정이 개별화되며 이웃관계와 정보를 주고받는 관계망이 해체되고 있다.

어떻게 할것인가?

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난곡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의 우선순위를 1)기본 생활 유지도 어려운 가정경제 상황 2) 법․제도로부터 배제 3) 사회복지 자원 접근성 취약 4) 주민들의 낮은 자존감 및 권리의식 미비로 선정하였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미약하나마 활동의 방향과 실천방안을 고민해 보았다. 첫째, 빈곤가정 발굴 및 지원을 위한 체계적인 상담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둘째, 주민들의 ‘알권리’보장을 위한 법․제도 홍보해야 한다. 셋째, 민간 자원 개발 및 연계를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주민들의 권리의식 향상을 교육을 하고 주민 스스로 문제 해결력을 높일수 있도록 조직해야한다.

이러한 방향에 맞추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기본생활유지를 위한 지원활동으로는 민간기금활용을 퉁한 월세나 세금체납가정 구제운동과 1회이상방문한 가정에 대해 개별 사례관리를 할수 있는 이웃상담원을 교육하고 연결하고자 한다. 또한 자원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에 있어 공공기관과 연계해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신청운동을 전개한다. 이는 관악사회복지와 민간기관이 함께 신청운동을 하고, 탈락한 사례에 대해서는 분석하고 재신청할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자한다. 민간영역에 있어서도 개별기관이 하고 있는 사회복지 활동에 대해 공동안내집을 발간하고 홍보하는 활동뿐아니라 지역사회안에서 꼭 필요한 공동실천을 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이 있는 가정에 자원을 연계하고 지원할수 있는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자원을 개발하고 연계하고자한다. 이러한 활동은 장기적으로 주민들의 자존감과 권리의식을 높이고 주민 스스로의 문제해결력을 높일수 있는 주민운동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주1회 outreach 상담을 다양한 시간과 방법으로 진행하고(아침과 밤시간 상담, 작업장 찾아가기등) 다양한 주민모임을 조직하고 지원하는 것을 시도하려고 한다. 한부모가정이나, 수급권에 탈락한 가정을 중심으로 공동으로 할수 있는 활동을 조직하고자한다.

가난한 주민들을 만나 그들의 속내를 듣고 함께 무엇가를 하려고 할 때는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암담한 현실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분노나 울분, 삶에 대한 의지와 도전을 보면 그들과 함께 할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된다. 그 가능성은 우리 운동의 희망이며, 변화가능성이다. 모르고 지나치기 보다는 알고 함께 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란 생각이 든다. 조금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대안일수 있으나 관악사회복지는 우리가 만난 주민 한사람한사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지역사회안에서의 작은 변화가능성을 믿고 묵묵히 가난한 이들을 만나고자한다.
한재랑 / 관악사회복지 조직팀장
2004/07/10 00:00 200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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