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복지동향] 영국 신노동당의 공공서비스 전달체계 개혁, ‘정부 현대화(Modernising Government)'
월간 복지동향/2004 :
2004/08/10 00:00
우리나라 공공부문에 ‘변화’라는 단어는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영국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공공부문에서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어가 되었다. 민영화(privatisation)와 시장화(marketisation)를 밀어붙였던 보수당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신노동당(New Labour) 정부도 일정부분 보수당 정부의 과도한 시장화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도 공공부문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더욱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개혁 프로그램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바로 그 중심에 있는 슬로건이 ‘정부 현대화(Modernising Government)'이다.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대안적 모델로서의 ‘정부 현대화’
보수당 정부에 의한 공공서비스 전달체계 개혁모델이었던 ‘준 시장(Quasi-market)' 정책은 공공서비스가 여전히 공공지출로 운영되어 무료 이용이 보장된다는 점, 또 공공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구매자(purchaser)가 되어 민간 공급자(private provider)와 계약을 맺어 공급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민영화와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의무경쟁입찰제도(Compulsory Competitive Tendering) 에 의해 강제되는 이 제도는 상대적으로 측정이 쉬운 비용효과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어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용자(장애인, 고령자 등)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쉬우며, 경쟁을 강조하면서 서비스 공급자간의 협력을 막고, 정기적인 의무입찰이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어렵게 하고, 서비스의 공급자와 구매자가 분리됨으로서 서비스에 대한 책임소재 역시 불명확해지는 등의 비판을 받게 되었다.
1997년 신노동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서 등장한 ‘정부 현대화’는 이러한 비판을 배경으로 등장하였다. ‘정부 현대화’ 백서에서 세 가지 목적이 제시되고 있다(Cabinet Office, 1999, 6p). 보다 통합적이고 전략적인 정책결정, 보다 국민생활에 근접한 서비스로 서비스 공급자가 아닌 이용자 중심 실현, 보다 높은 질과 효율성을 갖춘 서비스 전달체계가 그것이다. 이러한 목표아래 준 시장 정책은 공공-민간 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로 대체되고, 의무경쟁입찰제도는 ‘최고 가치(Best Value)' 체제로 대체되면서, 이전 보수당 정부의 ‘비용 최소화’에 그쳤던 서비스 전달체계 개혁과 비교해볼 때 ‘정부 현대화’에서는 서비스 질의 향상까지 고려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통합적 정부(joint-up government)와 같은 네트워크적 가치, 이용자 참여(user involvement)와 같은 지역사회(community) 가치까지 포괄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 현대화’는 기존의 관료제의 비효율성을 극복함과 동시에 시장중심 개혁의 협소함을 뛰어넘는 대안으로 평가될 수 있는가.
여전한 경쟁 모델과 수행평가에 의존하는 한계, 다양한 접근간의 충돌
‘정부 현대화’에서 지적되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은 의무경쟁입찰제도를 폐지하였지만 여전히 구매자(정부)와 공급자의 분리를 유지함으로써 경쟁체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써 질보다는 측정이 쉬운 비용을 따지고, 타기관과 협력보다는 경계를 하게 되는 등 ‘준 시장’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의무경쟁입찰제도를 대체하고 있는 ‘최고 가치’ 체계는 보다 광범위한 고려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수행평가(performance measurement)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최고 가치’ 체계아래에서 우선 지방정부는 5년 단위로 서비스의 지속적인 향상을 위한 수행 목표를 중앙정부와 합의하고, 이를 근거로 수행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보상(재정에 대한 자율권 부여 등)이나 처벌(공급자 교체 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수행평가는 분명 비용절감 뿐 아니라 서비스 질 향상, 기관간의 협력, 이용자 참여까지 평가하는, ‘정부 현대화’를 추진하는 핵심 기제이지만 놀랍게도 수행평가와 서비스 향상간의 관계가 공공부분에서는 아직 실질적인 연구로 증명된 바가 없다(Boyne, 2001). 오히려 Cowell과 Martin (2003)의 연구에서는 기관간 협력에 있어 가장 대처하기 어려우면서 결정적인 걸림돌로 이러한 가치가 잘 반영되어 있지 않은 수행평가가 꼽히고 있다.
또한 이런 ‘정부 현대화’의 다양한 접근들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서로 충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Cowell과 Martin (2003)의 연구에서 쏟아지는 새로운 계획 분량 자체를 감당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계획들 간의 관계 역시 불분명하다는 것 역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가장 심각한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지역참여를 강조하고 있으면서도 ‘최고 가치’ 체계와 같은 직접적인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오히려 주민 참여에 의한 자율적인 결정권을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정부 현대화’에서 그동안 보수당 정부에 의해 약화되었던 지방정부의 지도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강화되는 선출된 지역 대표의 권한과 지역 참여를 촉진시키는 가운데 강화되는 주민 참여자의 권한사이에서도 갈등 또한 발생되고 있다(Sullivan, 2001).
참고문헌
Boyne, G. (2001). "Planning, performance and public service." Public administration 79(1): 73-88.
Cabinet Office (1999). Modernising government. Cm 4310, London, The stationery office.
Cowell, R. and S. Martin (2003). "The joy of joining up: modes of integrating the local government modernisation agenda." Environment and planning C: government and policy 21: 159-179.
Sullivan, H. (2001). "Modernisation, democratisation and community governance." Local government studies 27(3).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대안적 모델로서의 ‘정부 현대화’
보수당 정부에 의한 공공서비스 전달체계 개혁모델이었던 ‘준 시장(Quasi-market)' 정책은 공공서비스가 여전히 공공지출로 운영되어 무료 이용이 보장된다는 점, 또 공공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구매자(purchaser)가 되어 민간 공급자(private provider)와 계약을 맺어 공급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민영화와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의무경쟁입찰제도(Compulsory Competitive Tendering) 에 의해 강제되는 이 제도는 상대적으로 측정이 쉬운 비용효과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어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용자(장애인, 고령자 등)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쉬우며, 경쟁을 강조하면서 서비스 공급자간의 협력을 막고, 정기적인 의무입찰이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어렵게 하고, 서비스의 공급자와 구매자가 분리됨으로서 서비스에 대한 책임소재 역시 불명확해지는 등의 비판을 받게 되었다.
1997년 신노동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서 등장한 ‘정부 현대화’는 이러한 비판을 배경으로 등장하였다. ‘정부 현대화’ 백서에서 세 가지 목적이 제시되고 있다(Cabinet Office, 1999, 6p). 보다 통합적이고 전략적인 정책결정, 보다 국민생활에 근접한 서비스로 서비스 공급자가 아닌 이용자 중심 실현, 보다 높은 질과 효율성을 갖춘 서비스 전달체계가 그것이다. 이러한 목표아래 준 시장 정책은 공공-민간 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로 대체되고, 의무경쟁입찰제도는 ‘최고 가치(Best Value)' 체제로 대체되면서, 이전 보수당 정부의 ‘비용 최소화’에 그쳤던 서비스 전달체계 개혁과 비교해볼 때 ‘정부 현대화’에서는 서비스 질의 향상까지 고려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통합적 정부(joint-up government)와 같은 네트워크적 가치, 이용자 참여(user involvement)와 같은 지역사회(community) 가치까지 포괄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 현대화’는 기존의 관료제의 비효율성을 극복함과 동시에 시장중심 개혁의 협소함을 뛰어넘는 대안으로 평가될 수 있는가.
여전한 경쟁 모델과 수행평가에 의존하는 한계, 다양한 접근간의 충돌
‘정부 현대화’에서 지적되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은 의무경쟁입찰제도를 폐지하였지만 여전히 구매자(정부)와 공급자의 분리를 유지함으로써 경쟁체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써 질보다는 측정이 쉬운 비용을 따지고, 타기관과 협력보다는 경계를 하게 되는 등 ‘준 시장’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의무경쟁입찰제도를 대체하고 있는 ‘최고 가치’ 체계는 보다 광범위한 고려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수행평가(performance measurement)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최고 가치’ 체계아래에서 우선 지방정부는 5년 단위로 서비스의 지속적인 향상을 위한 수행 목표를 중앙정부와 합의하고, 이를 근거로 수행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보상(재정에 대한 자율권 부여 등)이나 처벌(공급자 교체 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수행평가는 분명 비용절감 뿐 아니라 서비스 질 향상, 기관간의 협력, 이용자 참여까지 평가하는, ‘정부 현대화’를 추진하는 핵심 기제이지만 놀랍게도 수행평가와 서비스 향상간의 관계가 공공부분에서는 아직 실질적인 연구로 증명된 바가 없다(Boyne, 2001). 오히려 Cowell과 Martin (2003)의 연구에서는 기관간 협력에 있어 가장 대처하기 어려우면서 결정적인 걸림돌로 이러한 가치가 잘 반영되어 있지 않은 수행평가가 꼽히고 있다.
또한 이런 ‘정부 현대화’의 다양한 접근들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서로 충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Cowell과 Martin (2003)의 연구에서 쏟아지는 새로운 계획 분량 자체를 감당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계획들 간의 관계 역시 불분명하다는 것 역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가장 심각한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지역참여를 강조하고 있으면서도 ‘최고 가치’ 체계와 같은 직접적인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오히려 주민 참여에 의한 자율적인 결정권을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정부 현대화’에서 그동안 보수당 정부에 의해 약화되었던 지방정부의 지도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강화되는 선출된 지역 대표의 권한과 지역 참여를 촉진시키는 가운데 강화되는 주민 참여자의 권한사이에서도 갈등 또한 발생되고 있다(Sullivan, 2001).
참고문헌
Boyne, G. (2001). "Planning, performance and public service." Public administration 79(1): 73-88.
Cabinet Office (1999). Modernising government. Cm 4310, London, The stationery office.
Cowell, R. and S. Martin (2003). "The joy of joining up: modes of integrating the local government modernisation agenda." Environment and planning C: government and policy 21: 159-179.
Sullivan, H. (2001). "Modernisation, democratisation and community governance." Local government studies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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