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 필자는 ‘PPA 함유 의약품 판매금지 사건’(이하 PPA사건)을 계기로 이 문제의 발생 배경 및 원인과 이후 재발 방지책에 대하여 논해야 하지만 문제 발생 배경과 원인은 이미 신문지상에서 너무 많이 보도한 감이 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 감사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쟁점(의혹)사항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의약품 안전성 확보 방안의 대략적인 윤곽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간단하게 PPA사건이 전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FDA가 PPA 함유 의약품의 자국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판매를 철수 권고한 정보를 국내에서 입수 후 이에 관한 조치를 취하는 일련의 과정이 <판매금지(2000년 11월9일) - 재판매(2001년 7월25일, 100mg 이하만 허용) - 재금지(2004년 7월31일)> 납득할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둘째, PPA함유 의약품의 안전성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연구자금이 제약협회라는 이해당사자 단체에서 출연 됐다는 사실 및 그로 인하여 2004년 7월31일 판매금지를 시키기 전부터 일부 제약회사에서 이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여 PPA함유 의약품을 사전에 대량으로 판매를 해ㆍ재고 처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제약사와 식약청간의 유착관계가 의심 되면서부터이다.

2001년 7월 25일 재판매 허용시 그 기준이 왜 100mg이어야 했는가?

미국에서 PPA 함유 의약품을 판매 금지 할 때 기준이 되는 함량이 75mg 이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100mg을 기준으로 재판매를 허용했다. 물론 미국과 우리 나라는 문화와 약물 사용습관이 다르다는 차이가 있지만 문제는 우리 나라가 대표적인 ‘의약품 오남용 국가이다’라는 점에 있다. 즉 약물의 복용방법을 자기의 취향(예를 들어 한 알 먹고 개선 안 되면 복용시간이 안되었는데도 그냥 한 알을 또 먹는)대로 맘대로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다수는 1일 복용량을 초과한다. 이런 이유로 아예 재판매를 하지 말던지 허용하더라도 초과복용을 염두에 두고 용량의 허용범위를 대폭 낮추었어야한다. 이에 대한 식약청과 복지부의 설명은 너무나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PPA 함유제제 안전성 연구결과사전 유출의혹

왜 연구자금이 제약사 돈에서 나왔는가와 2003년 10월부터 개국가에 특정의약품 생산중지를 이유로 대량 사입을 유도했는가에 관한 의문이다. 제약회사는 사실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의약품의 특수성 때문에 이윤과 생명가치라는 윤리성을 동시에 담보를 해야 하는 이중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제약사들의 행태는 의약품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전형적인 상품논리가 주류를 이루어왔다. 한 예로 매년 뉴스에 등장하는 이슈 중 하나가 의약품의 마진에 관한 논란이다. 그런 속성을 계속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약사 자금으로 연구를 하면 그 결과가 과연 공정할까? 또한 중간 중간에 연구의 진행과정을 제약사와 식약청 연구단체가 진행의 효율성을 위하여 여러 차례 회의를 했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우연의 일치치고는 그 연구 보고서 중간결과 발표 시점과 특정 의약품 대량방출 시점이 너무나 딱 들어맞는다. 과연 그 제약사는 어떻게 생산 중지될 것을 알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하여 복지부감사는 아무런 내용이 없다.

대략 위와 같은 의혹이 불거지는 원인을 추론해 보면 의약품을 복용하여 1명이라도 치명적인 부작용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 문제의 원인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고자해야 한다. 즉, 의약품의 안전성에 관한 인식의 문제와 의약품의 판매, 재판매를 포함한 시판 후 의약품 감시체계 관한 제도적 장치의 문제점 노출 및 의약품의 전반적인 관리에 대한 시민참여 기전의 결여로 인한 감시 장치의 부재로 정리할 수 있다.

의약품 안전성에 관한 인식의 문제

의약품은 사용방법에 따라 약으로도 사용 할 수 있고 독으로도 사용 될 수 있다. 그래서 의사, 약사라는 독점적 권한을 가진 전문가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문제의 원천은 이들도 의약품 부작용 정보에 관한 공신력 있는 근거를 누군가가 제공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 책임이 우리 나라 의약품 안전성의 총 책임을 맡고 있는 식약청과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사이다. 2000년 11월9일 미국의 권고를 통하여 판매를 자율적으로 금지 시킨 후 왜 우리 나라 식약청은 바로 그 문제의 의약품에 대하여 보다 신속하게 안전성 실험을 하지 않았을까? 이것이 바로 인식의 문제라 생각한다. 의약품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거나 미심쩍으면 먼저 그 약품에 대한 확신을 가질 때까지 시장에서 사용을 중단해야하는데 왜 4년 동안의 시간을 허비한 이후에 그렇게 했을까? 결과는 2000년 11월 판매금지를 시킬 때와 동일하고, 더군다나 PPA을 함유한 의약품을 대체할 의약품도 존재하는 상황이었는데 말이다.

2년 2개월 동안 진행된 우리 나라 최초의 안전성 실험도 그렇다. 일본은 2003년 8월에 이 의약품의 판매에 대한 중단조처를 했는데 우리와 같이 실험 결과를 통하여 이루어진 게 아니라 7건의 부작용 보고를 통하여 이루어 졌다. 문제는 실험의 유무나 이를 판단할 테이터의 존재도 중요하지만 이것 없이도 그 과정에서 의약품의 안전성이라는 것을 어떻게 관찰하고 있었느냐의 문제이다. 즉 이는 바로 의약품 안전성 즉 부작용에 관한 태도이다. 이의 밑바탕에는 계속적으로 언급하지만 인식의 문제가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시판 후 의약품 감시체계에 대한 제도적 장치의 허술

시판 후 의약품을 관리하는 여러 제도적 장치들에는 의약품 재평가, 의약품 재심사, 부작용 모니터링 제도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제도들이 전반적으로 허술하거나 또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의약품 재평가는 현시점에서 과거의 의약품에 대한 평가를 말 그대로 다시 하는 것인데 그사이에 굉장히 많은 부작용들이 보고가 된다. 그런데 이런 보고를 해당 제약회사가 직접 하지 않고 제약협회라는 제약사 단체 모임에서 단지 문헌정보 모니터링으로 대신 해준다. 즉 제약사가 알고 있는 부작용이 누락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의약품 재심사는 의약품 시판 후 일정기간동안 의약품 부작용을 모니터링 하는 제도인데 제약사와 이를 수행할 의사간의 직접계약으로 인하여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할 부작용 수집이 알게 모르게 제약사의 입맛대로 이루어져 보고된다. 정확한 의약품의 부작용보고가 이루어질 수 없다

부작용모니터링은 의사나 약사가 환자들의 부작용호소를 식약청에 신고하는 제도로 사실 의약품 부작용의 기초적인 정보를 수집하는데 긴요한 제도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이것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제도 홍보의 미비로 거의 신고 사례가 없다(예로 우리 나라는 일년에 약200건/일본은 15000-20000건)

해답은 이와 같은 제도들을 실제적으로 작동하게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의약품 재평가를 제약사에서 직접하고 누락된 부작용에 의한 환자피해는 전적으로 제약사가 책임을 지게 해야 하고 또한 의약품 재심사를 강제적으로 실시케 하여 신뢰 할 수 있는 부작용 보고를 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우리 나라는 대표적으로 의약품 과다 사용국가 인데 부작용보고사례가 200여건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치 상으로 맞을 수 있나? 부작용모니터링제도를 자율과 강제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제대로 보고하게끔 제도를 바꾸어야한다.

이상의 제도들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간단하게 기술하였는데 이런 허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를 감시할 제도적 장치의 부재이다. 즉 제약사와 식약청 및 의사약사들의 체계에서 이를 감시할 시민들의 역할을 강화해야한다.

시민의 감시체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

시민의 감시체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 방안으로는 먼저 의약품의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잘 파악 할 수 있도록 의약품 사용설명서에 부작용 내용을 쉽게 기술해야 할 것이다. 잠재적인 심각한 부작용발생시 의약품 사용설명서에 이를 잘 보이게 굵은 글씨나 박스와 같은 테두리를 통하여 눈에 잘 띄게 사용설명서를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부작용 발생시 이를 신고 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어야한다. 의심이 되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해당의약품의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의 알권리강화 및 식약청과 제약사간의 미심쩍은 의혹관계가 그나마 해소 될 수 있을 걸로 판단된다.

또한 잠재적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의약품에 대하여 안전성 정보변경이나 처방조제에 대한 규제 및 리콜에 대한 사항을 청구 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시행중인 소비자 청원 제도 같은 장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줌으로써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의약품 안전에 관하여 스스로 ‘지킴이’로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상으로 간단하게 문제점 및 나름의 여러 대안들에 대하여 논하였다. 이외에도 더 효과적인 제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 의약품 안전성이라는 주제가 시민사회에 더 많이 토론되고 제안되어 더 효과적인 제도들이 의약품 부작용의 안전판으로 실질적으로 작동하길 바란다.

미국 FDA가 현재와 같이 신뢰 할만한 기관으로 발돋움한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임신중 기형을 유발했던 탈리도마이드 라는 약물을 계기로 해결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번 PPA사건을 책임 떠넘기기나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마무리 짓지 말고 의약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원년으로 규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했으면 한다. 의약품의 부작용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감시 장치는 더욱더 치밀해야 하며, 의사, 약사 선생님들을 포함하여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야한다. 끝으로 적은 인력과 예산으로 고생하는 식약청 공무원들을 위해서도 이번 사건이 식약청의 기능 및 예산확대와 시민들이 참여 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천문호 /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2004/09/10 00:00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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