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사회복지운동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1] '사회복지위원회' 10년의 성과와 과제 *
월간 복지동향/2004 :
2004/10/10 00:00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1)는 1994년 9월 참여연대의 창립과 함께 정책위원회 산하에 '사회복지특별위원회'로 출발하였다. 출범 이후 약 3달간의 내부적인 사업계획에 대한 토론을 거쳐 사회복지위원회가 처음으로 사회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1994년 12월 5일 '선진사회를 향한 '국민생활최저선'(National Minimum) 확보운동'을 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부터이다. 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복지위원회는 한국 사회가 선진사회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부문이 획기적으로 발전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회복지 각 영역에서 시민들이 누리고, 국가가 보장해 주어야 할 '최저 사회복지 수준'을 제시하였으며, 이 운동의 여론화를 위해 당시로서는 매우 생소하였던 '공익소송'에 착수할 것임은 선언하였다.
10년 운동의 성과
'사회복지위원회'가 대중조직에 기반한 대중운동이 아닌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정책개혁 요구운동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매우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성과는 사회복지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보편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뚜렷한 사회적 목소리를 견지함으로써 사회복지 문제를 우리 사회의 중심적 의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점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복지 문제는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문제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전국민에게 적용되는 사회보험 같은 문제도 노동계나 이해당사자 그리고 소수 전문가와 관료들의 토론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주요한 사회복지 현안에 대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운동 진영의 발언은 보편적인 국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시각으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위원회는 사회복지정책의 문제를 개별 정책의 개선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더 나아가 분배구조의 개혁, 그리고 한국 사회의 총체적 사회발전 전략의 핵심적 사안으로 복지문제를 의제화시키는데 공헌한 것이 여타의 사회복지운동 단체의 활동과 비교하여 두드러진 점 중의 하나이다.
둘째, 보건복지제도의 개선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사회복지위원회는 우리나라 사회복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제도적 혁신 중의 하나로 인식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공공부조를 근대화하는데 기여하였다. 뿐만 아니라 위원회 출범 초기부터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국민연금기금운용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함으로써 1998년에 국민연금법 개정 과정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민주화시켰고, 또한 공공자금관리기금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기금운용과정을 투명하게 하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1998년 '국민연금 파동'으로 국민연금이 존폐위기에 몰렸을 때 국민연금의 유지와 개혁을 적극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연금제도 자체가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기여하였다. 최근에는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 프로그램을 시도함으로써 최저생계비 산정방식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여론화시킴으로서 최저생계비 결정방식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기반을 마련하였다. 또한 의료보험제도의 통합, 의료수가 결정방식의 개편, 합리적인 의약분업제도의 수립 등에서 다른 시민, 노동운동단체와 적극적으로 연대하여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사회복지시설 수용자의 인권 문제, 아동보육제도의 개선과 발전, 열악한 사회복지예산의 확보 등에서도 적극적인 사회적 발언을 통해 여러 가지 제도개선을 이끌어 냈다.
셋째, 사회복지위원회는 지난 10년의 활동을 통해 사회복지관련 제도나 법이 도입되는데 있어서, 그리고 제도운영에 있어서 민주주의 원칙이 관철되는데 공헌하였다. 1960년대 근대적인 사회복지제도가 모습을 드러낸 이후 사회복지제도의 도입패턴은 행정부의 '입법안 마련 국회의 통과의례 행정부의 집행'이라는 전형적 패턴을 밟아 왔다. 이 과정에서 물론 이해당사자는 철저하게 배제되었고, 제도의 설계와 운영과정 모두가 철저하게 관료적 지배하에 놓여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와 노동운동단체, 그리고 여타 사회복지관련 시민단체의 복지운동으로 이러한 입법 패턴은 결정적으로 변화하였다. 행정부의 반대가 있다하더라도 시민사회의 역량으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로 시작하여 시민사회의 주도하에 입법화와 정책화가 진행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통합의료보험제도가 이를 대표하는 사안들이다.
넷째, 사회복지위원회는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에서 복지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이를 적극적으로 전파함으로써 복지문제를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하였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가 출범하기 이전까지 시민운동의 주요 영역은 정치, 경제, 환경, 여성 등의 영역이었으며 복지문제는 간간이 다루어지는 작은 사안에 불과하였다. 복지문제를 전담하는 '사회복지위원회'의 출범과 10년에 걸친 활동은 복지문제가 매우 중요한 시민운동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하였다.
다섯째, 시민사회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민사회의 입장에서 사회복지 문제를 진단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사회복지 전문 월간지인 『복지동향』을 지속적으로 발간함으로써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에게 사회복지에 관한 정보 제공과 정책 판단의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성과 중의 하나이다. 현재 2천부를 매월 발행하는 『복지동향』은 98년 10월에 창간호를 발간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발행되어 보건복지 문제 전반에 대한 합리적이며 국민의 보편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주장과 논리를 충실하게 확산시키고 있다.
10년의 활동에 대한 비판과 성찰
10년간의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 성과만큼이나 위원회의 복지운동에 대한 문제제기도 위원회 내부에서 그리고 외부집단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났다.
첫 번째는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이 대중운동적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전문가 운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에 대한 비판이 간간이 제기되었다. 즉, 문제가 되는 특정한 현안에 대해 대중의 동력을 활용하여 제도개선을 이루려 하지 않고 주로 언론이나 국회 등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로비활동' 비슷한 활동에 치중한다는 비판이다. 이점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한국 시민운동에 대한 일반적 비판이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과 운동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조직화된 대중적 기반 없는 사회운동의 한계라는 비판은 사회복지위원회의 위원 구성과 정책운동이라는 운동의 성격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지난 10년간의 활동 중에서 대중적 요구가 강력하게 뒷받침되지 않는 정책요구 활동은 상당한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위원회에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비판이 원론적으로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폐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이 사안은 받아들일 수는 없다. 또한 대중운동은 그 조직적 기반에 따라 일반 국민의 보편적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회복지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사회보장 문제가 노동운동의 정책적 우선 순위에서 항상 뒷전으로 밀려가는 경향도 대중운동조직이 가질 수 있는 한계 중의 하나이다.
두 번째는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제안하는 정책대안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은 의료보험 통합, 국민연금제도 개편의 방향, 그리고 의약분업, 그리고 기초생활보장법 개혁 등 모든 정책 영역에서 나타났으며 비판의 논리와 비판을 제기하는 주체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시민사회가 더욱 다양화되고 분화됨에 따라서 더욱 강력하게 제기될 수 있는 쟁점이다. 물론 사회복지위원회가 제안한 정책대안들이 완벽할 수도 없고, 모든 집단의 이해를 모두 충족시켜줄 수는 없다. 사회복지위원회는 '연대주의적' 국가복지의 확대라는 큰 진보적 원칙 하에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갖고 합리적 판단을 내리고 방향을 정해왔다. 적어도 사회복지위원회는 특정한 현안이 나타날 경우 수시로 내부 토론을 벌이고,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의견을 청취하는 등 합리적이면서 현실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궁극적으로는 대립되는 정책의 옳고 그름의 문제는 역사적 평가에 맡길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정부와의 관계설정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대표적인 것이 행정부의 각종 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이는 시민운동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시민운동의 권력화'를 우려하는 좀 과장된 목소리와 유사한 비판이다. 사회복지 문제는 민주와 반민주와 같은 단순한 정치적 사안과는 달리 선과 악의 문제 쟁점이 양분되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다. 세세한 정책 내부의 문제를 정밀하게 짚고 지속적으로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행정부의 '안과 밖'에서 동시에 활동해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각종 위원회의 참가여부에 대해 반드시 내부적 토론을 거치고 필요한 한도 내에서 참가라는 원칙을 지금까지 준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위원회의 참여 여부가 아니라 어떤 입장을 갖고 참여하는가의 문제이다.
네 번째는 사회복지정책의 개혁과 복지예산의 확대를 주장하는 사회복지위원회를 '맹목적' 분배주의자로 인식하는 비판이다. 이는 주로 경제부처와 일부 학계에서 나오는 문제제기이다. 그러한 이러한 비판은 그렇게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사회복지위원회 내부에서 다른 어떤 가치보다 분배가 무조건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집단이 전형적인 경제성장 위주의 사회발전 전략 혹은 '시장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향후의 과제
IMF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난 재벌위주의 경제성장 전략의 한계, 갈수록 벌어지는 노동시장의 양극화 및 사회계층과 집단간의 격차 문제, 그리고 급격히 진행되는 인구 노령화와 저출산 등의 양상은 한국 사회에서 보건복지 문제를 비롯한 분배문제의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으며 사회복지위원회가 감당해야 하는 역할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변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복지위원회에는 몇 가지 과제가 놓여져 있다.
첫쩨, 사회복지위원회가 지금까지 자의반 타의반으로 견지해 온 '전문가 위주의 정책개선 활동'을 대중적 조직운동과 결합시키는 과제이다. 사회복지와 관련된 각 집단들이 개별적 운동단체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중조직운동을 결성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조직의 운동적 동력과 사회복지위원회의 정책개선 운동을 좀더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운동방식을 개발할 필요성은 존재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화 정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면 지역단위에서 벌어지는 사회복지운동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사회복지운동과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한 지역복지운동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운동방식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점점 더 다양화되어가고, 분화되어 가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집단들이 제기하는 사회복지정책적 요구들을 수렴하는 문제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시민사회는 매우 빠른 속도로 분화되어 가고 있고, 적어도 보건복지정책과 관련되는 한 예전처럼 시민사회 모두가 합의하는 단일한 정책적 대안을 만들기가 쉽지 않으며 젠더의 입장, 계급의 입장,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의 입장에서 각 집단의 시각을 대변하는 다양한 정책적 대안들이 시민사회 내에서 병존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이미 보육업무 등 사회복지서비스 업무의 부처이관, 퇴직금과 사내근로복지기금의 개편 문제 등에서 운동단체간의 입장의 균열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위원회가 출범할 당시에는 사회복지의 전반적 수준이나 사회복지예산이 워낙 열악한 상태이었기 때문에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민사회의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낙후된 사회복지라는 상황이 혁신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나 최근의 보건복지제도의 팽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대중정부 이후 한국의 보건복지제도는 상당한 속도로 팽창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 확대운동에 더하여 비용효율적인 국가복지제도의 구축에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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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회복지위원회는 출범 당시 사회복지 전공 교수와 변호사 등 5명의 전문가로 출발했으나 이제 공식 위원으로 교수, 변호사 등 30여명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사회복지위원회 자체 회원만도 900여 명에 달하고, 사회복지 현안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제공하는『복지동향』을 매월 발간하는 시민사회의 가장 대표적인 사회복지운동단체로 성장하였다.
10년 운동의 성과
'사회복지위원회'가 대중조직에 기반한 대중운동이 아닌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정책개혁 요구운동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매우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성과는 사회복지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보편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뚜렷한 사회적 목소리를 견지함으로써 사회복지 문제를 우리 사회의 중심적 의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점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복지 문제는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문제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전국민에게 적용되는 사회보험 같은 문제도 노동계나 이해당사자 그리고 소수 전문가와 관료들의 토론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주요한 사회복지 현안에 대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운동 진영의 발언은 보편적인 국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시각으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위원회는 사회복지정책의 문제를 개별 정책의 개선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더 나아가 분배구조의 개혁, 그리고 한국 사회의 총체적 사회발전 전략의 핵심적 사안으로 복지문제를 의제화시키는데 공헌한 것이 여타의 사회복지운동 단체의 활동과 비교하여 두드러진 점 중의 하나이다.
둘째, 보건복지제도의 개선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사회복지위원회는 우리나라 사회복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제도적 혁신 중의 하나로 인식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공공부조를 근대화하는데 기여하였다. 뿐만 아니라 위원회 출범 초기부터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국민연금기금운용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함으로써 1998년에 국민연금법 개정 과정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민주화시켰고, 또한 공공자금관리기금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기금운용과정을 투명하게 하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1998년 '국민연금 파동'으로 국민연금이 존폐위기에 몰렸을 때 국민연금의 유지와 개혁을 적극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연금제도 자체가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기여하였다. 최근에는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 프로그램을 시도함으로써 최저생계비 산정방식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여론화시킴으로서 최저생계비 결정방식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기반을 마련하였다. 또한 의료보험제도의 통합, 의료수가 결정방식의 개편, 합리적인 의약분업제도의 수립 등에서 다른 시민, 노동운동단체와 적극적으로 연대하여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사회복지시설 수용자의 인권 문제, 아동보육제도의 개선과 발전, 열악한 사회복지예산의 확보 등에서도 적극적인 사회적 발언을 통해 여러 가지 제도개선을 이끌어 냈다.
셋째, 사회복지위원회는 지난 10년의 활동을 통해 사회복지관련 제도나 법이 도입되는데 있어서, 그리고 제도운영에 있어서 민주주의 원칙이 관철되는데 공헌하였다. 1960년대 근대적인 사회복지제도가 모습을 드러낸 이후 사회복지제도의 도입패턴은 행정부의 '입법안 마련 국회의 통과의례 행정부의 집행'이라는 전형적 패턴을 밟아 왔다. 이 과정에서 물론 이해당사자는 철저하게 배제되었고, 제도의 설계와 운영과정 모두가 철저하게 관료적 지배하에 놓여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와 노동운동단체, 그리고 여타 사회복지관련 시민단체의 복지운동으로 이러한 입법 패턴은 결정적으로 변화하였다. 행정부의 반대가 있다하더라도 시민사회의 역량으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로 시작하여 시민사회의 주도하에 입법화와 정책화가 진행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통합의료보험제도가 이를 대표하는 사안들이다.
넷째, 사회복지위원회는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에서 복지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이를 적극적으로 전파함으로써 복지문제를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하였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가 출범하기 이전까지 시민운동의 주요 영역은 정치, 경제, 환경, 여성 등의 영역이었으며 복지문제는 간간이 다루어지는 작은 사안에 불과하였다. 복지문제를 전담하는 '사회복지위원회'의 출범과 10년에 걸친 활동은 복지문제가 매우 중요한 시민운동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하였다.
다섯째, 시민사회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민사회의 입장에서 사회복지 문제를 진단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사회복지 전문 월간지인 『복지동향』을 지속적으로 발간함으로써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에게 사회복지에 관한 정보 제공과 정책 판단의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성과 중의 하나이다. 현재 2천부를 매월 발행하는 『복지동향』은 98년 10월에 창간호를 발간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발행되어 보건복지 문제 전반에 대한 합리적이며 국민의 보편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주장과 논리를 충실하게 확산시키고 있다.
10년의 활동에 대한 비판과 성찰
10년간의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 성과만큼이나 위원회의 복지운동에 대한 문제제기도 위원회 내부에서 그리고 외부집단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났다.
첫 번째는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이 대중운동적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전문가 운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에 대한 비판이 간간이 제기되었다. 즉, 문제가 되는 특정한 현안에 대해 대중의 동력을 활용하여 제도개선을 이루려 하지 않고 주로 언론이나 국회 등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로비활동' 비슷한 활동에 치중한다는 비판이다. 이점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한국 시민운동에 대한 일반적 비판이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과 운동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조직화된 대중적 기반 없는 사회운동의 한계라는 비판은 사회복지위원회의 위원 구성과 정책운동이라는 운동의 성격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지난 10년간의 활동 중에서 대중적 요구가 강력하게 뒷받침되지 않는 정책요구 활동은 상당한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위원회에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비판이 원론적으로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폐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이 사안은 받아들일 수는 없다. 또한 대중운동은 그 조직적 기반에 따라 일반 국민의 보편적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회복지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사회보장 문제가 노동운동의 정책적 우선 순위에서 항상 뒷전으로 밀려가는 경향도 대중운동조직이 가질 수 있는 한계 중의 하나이다.
두 번째는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제안하는 정책대안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은 의료보험 통합, 국민연금제도 개편의 방향, 그리고 의약분업, 그리고 기초생활보장법 개혁 등 모든 정책 영역에서 나타났으며 비판의 논리와 비판을 제기하는 주체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시민사회가 더욱 다양화되고 분화됨에 따라서 더욱 강력하게 제기될 수 있는 쟁점이다. 물론 사회복지위원회가 제안한 정책대안들이 완벽할 수도 없고, 모든 집단의 이해를 모두 충족시켜줄 수는 없다. 사회복지위원회는 '연대주의적' 국가복지의 확대라는 큰 진보적 원칙 하에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갖고 합리적 판단을 내리고 방향을 정해왔다. 적어도 사회복지위원회는 특정한 현안이 나타날 경우 수시로 내부 토론을 벌이고,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의견을 청취하는 등 합리적이면서 현실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궁극적으로는 대립되는 정책의 옳고 그름의 문제는 역사적 평가에 맡길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정부와의 관계설정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대표적인 것이 행정부의 각종 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이는 시민운동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시민운동의 권력화'를 우려하는 좀 과장된 목소리와 유사한 비판이다. 사회복지 문제는 민주와 반민주와 같은 단순한 정치적 사안과는 달리 선과 악의 문제 쟁점이 양분되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다. 세세한 정책 내부의 문제를 정밀하게 짚고 지속적으로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행정부의 '안과 밖'에서 동시에 활동해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각종 위원회의 참가여부에 대해 반드시 내부적 토론을 거치고 필요한 한도 내에서 참가라는 원칙을 지금까지 준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위원회의 참여 여부가 아니라 어떤 입장을 갖고 참여하는가의 문제이다.
네 번째는 사회복지정책의 개혁과 복지예산의 확대를 주장하는 사회복지위원회를 '맹목적' 분배주의자로 인식하는 비판이다. 이는 주로 경제부처와 일부 학계에서 나오는 문제제기이다. 그러한 이러한 비판은 그렇게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사회복지위원회 내부에서 다른 어떤 가치보다 분배가 무조건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집단이 전형적인 경제성장 위주의 사회발전 전략 혹은 '시장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향후의 과제
IMF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난 재벌위주의 경제성장 전략의 한계, 갈수록 벌어지는 노동시장의 양극화 및 사회계층과 집단간의 격차 문제, 그리고 급격히 진행되는 인구 노령화와 저출산 등의 양상은 한국 사회에서 보건복지 문제를 비롯한 분배문제의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으며 사회복지위원회가 감당해야 하는 역할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변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복지위원회에는 몇 가지 과제가 놓여져 있다.
첫쩨, 사회복지위원회가 지금까지 자의반 타의반으로 견지해 온 '전문가 위주의 정책개선 활동'을 대중적 조직운동과 결합시키는 과제이다. 사회복지와 관련된 각 집단들이 개별적 운동단체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중조직운동을 결성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조직의 운동적 동력과 사회복지위원회의 정책개선 운동을 좀더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운동방식을 개발할 필요성은 존재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화 정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면 지역단위에서 벌어지는 사회복지운동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사회복지운동과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한 지역복지운동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운동방식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점점 더 다양화되어가고, 분화되어 가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집단들이 제기하는 사회복지정책적 요구들을 수렴하는 문제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시민사회는 매우 빠른 속도로 분화되어 가고 있고, 적어도 보건복지정책과 관련되는 한 예전처럼 시민사회 모두가 합의하는 단일한 정책적 대안을 만들기가 쉽지 않으며 젠더의 입장, 계급의 입장,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의 입장에서 각 집단의 시각을 대변하는 다양한 정책적 대안들이 시민사회 내에서 병존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이미 보육업무 등 사회복지서비스 업무의 부처이관, 퇴직금과 사내근로복지기금의 개편 문제 등에서 운동단체간의 입장의 균열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위원회가 출범할 당시에는 사회복지의 전반적 수준이나 사회복지예산이 워낙 열악한 상태이었기 때문에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민사회의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낙후된 사회복지라는 상황이 혁신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나 최근의 보건복지제도의 팽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대중정부 이후 한국의 보건복지제도는 상당한 속도로 팽창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 확대운동에 더하여 비용효율적인 국가복지제도의 구축에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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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회복지위원회는 출범 당시 사회복지 전공 교수와 변호사 등 5명의 전문가로 출발했으나 이제 공식 위원으로 교수, 변호사 등 30여명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사회복지위원회 자체 회원만도 900여 명에 달하고, 사회복지 현안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제공하는『복지동향』을 매월 발간하는 시민사회의 가장 대표적인 사회복지운동단체로 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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