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와 함께 사회복지위원회가 10년을 맞이하였다. 참여연대의 10년에 대해 모 시사주간지에는 "시민의 힘, 세상을 바꿨는가"라는 제목의 표지이야기로 4꼭지의 기사가 실리기도 하였다. '무시당하지 않는 비주류'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불독정신' '대변형 운동으로 회원·시민과의 소통과 참여는 부족' '참여정부 자문 역할의 딜레마'. 기사 중에 나오는 주요한 표현들이다. 아마도 참여연대의 오늘을 보여주는 표현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똑같이 참여연대의 이름을 걸고 10년을 활동해온 사회복지위원회의 고민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

장면 하나.

2004년 6월 말. 하월곡동 월곡청소년센터 지하인지 1층인지 애매한 사무실에서 전체 회의가 열렸다. 7월 1일부터 한 달간의 '최저생계비로 한 달나기, 희망UP 캠페인'을 앞두고 준비 상황을 점검할 겸 현지에서 회의를 한 것이다. 현장 본부도 살펴보고, 체험단들이 묵게 될 집과 마을들도 둘러보고. 이로부터 한 달간 일군의 젊은이들이 산비탈을 누비고 다니고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해 꽤 알려진 사람들이 다녀가고 매스컴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7월 31일 느티나무에서는 간사들을 비롯해 하월곡동에서 같이 고생했던 사람들이 대낮부터 취해 있었고, 또 한 달이 지난 8월 31일에는 『최저생계비의 현실과 적정화 방안』이란 이름의 정책토론회가 있었다.

이 활동은 성공했는가? 성공했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낸 것? 아니면 캠페인 자체를 무사히 끝마쳤다는 것? 사회복지위원회는 왜 이러한 활동을 했을까?

장면 둘.

1999년 어느 날. 지방의 어느 시에서 시설에서의 인권과 비리 문제가 있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였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다. 2000년 어느 날. 또 다른 지역에서도 복지관 위탁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다. 장시간의 논란을 거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역의 문제는 지역사회에서 해결하자는 취지이다. 개인적으로 토론회에 참석(물론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기는 하지만)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이럴 때마다 논란이 되는 것이 사회복지위원회가 어디까지 활동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대개는 제도의 문제에는 참여한다는 원칙적인 결론이지만 제도의 문제와 지역에서의 실천의 문제가 그렇게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고민이다.

장면 셋.

2003년 어느 날 전체 위원회가 아직 끝나지 않은 밤늦은 시간. 모 단체의 사회복지위원들이 방문하였다. 당시 논란이 되고 있었던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과 관련하여 사회복지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 때문이었다. 이 성명서 역시 장시간의 논란 끝에 -입장을 발표해야 하나 할 필요가 없나부터 시작하여,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인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입장 표명을 할 것이가에 걸쳐 모든 것을 논의해야 결론이 내려진다-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닌 애매한 입장을 밝힌 후이다. 한편에서는 명확하게 반대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다고 욕먹고 다른 한편에서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욕먹는다. 문제는 양쪽 다 적대적인 입장을 가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욕먹지 않는 운동은 이제 불가능하다는데 사회복지위원회가 이제는 어떤 편파성을 가져야하는 것은 아닌가?

장면 넷.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던 무렵 사회복지학회에서. 위원중의 한 분이 학회회원들에게 법 제정 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학회차원의 지지를 요청하자 어느 교수님께서 반대하면서 하신 말씀. '기초생할보장법 제정 움직임은 신자유주의적 음모여서 찬성할 수 없다'. 갑자기 신자유주의자가 되어 버린 우리들은 할 말을 잊어 버렸다. 사회복지위원회의 색깔은 무엇일까? 어떤 입장에서 사회복지를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장면 다섯.

수많은 회의가 열리는 어느 날. 사회복지위원회 자격으로 참여하는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서의 회의 결과 -무협지를 방불케하는 공방이 이루어진- 를 보고 받고 이에 대해 논의하다가 안건이 위원회의 운동방식과 위원들의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는 방식에까지 논란이 벌어진다. 교수, 변호사 등의 전문가들이 모여서하는 대변형 운동은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을까?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이 유효할까? 정부나 정치권과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 답도 없고 끝도 없는 논의가 계속된다. 6시, 7시에 시작한 회의가 11시까지 이어진다. 위원장이 맡는 사회를 돌아가면서 해봐도 소용이 없다. 이쯤되면 회의가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지난 10년, 사회복지위원회에서는 많은 활동들을 하여 왔다. 일정한 성과를 가져온 것도 있고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도 있다. 그간의 성과에 대해서는 비판복지학회에서도 다루기로 하였다. 내친 김에 사회복지위원회의 앞으로의 운동 방식과 입장, 위원들의 운동방식에 대해서도 새로운 길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종해(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4/10/10 00:00 2004/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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