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은 지난 4년간 치열하게 이루어진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이하 장애인이동권연대)의 피땀 어린 투쟁의 소중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오이도역에서의 수직형 리프트 추락참사를 계기로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지하철 선로 점거투쟁과 버스 점거투쟁, 서울역 천막농성, 국가인권위원회 점거 단식 농성, 40차에 걸친 '장애인도 버스를 탑시다' 투쟁, 55만 4천명에 이르는 대국민 서명운동 등 치열한 투쟁을 전개해왔고, 이를 구체적인 성과로 모아내기 위하여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등의 교통수단 이용 및 이동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등의 이동보장법률)”을 제17대 국회에 입법 발의(민주노동당 현애자의원 대표발의)하였다. 그러나 그동안 장애인의 이동권을 철저히 무시해왔던 정부는 이러한 법률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받아 안기는커녕, 주요한 내용들을 모두 무력화시킨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을 마련하여 국회에 함께 제출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만다.

“장애인등의 이동보장법률”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명확하게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명시하고 있으며, 저상버스 등 핵심적인 조항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 할 뿐만 아니라, 법률의 실질적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재수단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반해 건설교통부의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은 시혜와 배려라는 관점에서 장애인 이동권의 문제를 접근하며, 재정의 문제를 이유로 저상버스 도입을 권고조항으로 처리하고, 실질적인 제재조항도 결여한 법률이었다.

이 두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심의되는 동안 장애인이동권연대는 다시금 국회 노숙 투쟁, 한나라당사 점거 투쟁, 영등포 로터리와 마포대교 점거투쟁 등을 국회 앞에서의 68일간의 천막농성과 함께 벌여 내었고, 결국 명칭은 건교부의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을 따랐지만, 이동권이 독자적인 조항으로서 명시되고 저상버스 도입의 의무화가 규정된 법률이 2004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게 된다.

2. 법안의 심의 과정

국회의 파행운영으로 2004년 연내 처리가 불투명했던 “장애인등의이동보장법률”은 12월 13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과 함께 처음으로 안건 상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원들의 불참으로 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12월 17일 1차 건설교통위원회에서의 전문위원 검토 보고와 의원 및 건설교통부 관계자들과의 대체토론을 거쳐, 12월 22일 2차 건설교통위원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로의 회부가 결정되었다.

이에 따라 12월 23일에는 건설교통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양 법률안에 대한 심사가 있게 된다.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두 법률안의 취지 및 목적이 서로 비슷하고, 장애인계의 요구도 있는 만큼 양 법률안을 통합해 대안을 만들어, 이를 건교위의 안으로 채택할 것을 결의하였다. 즉, 기본 법안은 정부가 제출한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으로 하되, 현애자의원이 제출한 “장애인등의이동보장법률”의 핵심 내용을 첨가하기로 하였으며, 첨가하기로 합의되었던 내용은 첫째,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되, ‘예산의 지원 범위 내에서’라는 단서 조항을 달 것. 둘째, 이동권을 법안에 명시할 것. 셋째, 건교위 전문위원이 검토한 내용 중 지방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계획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할 것의 세 가지였다.

이에 따라 2004년 12월 27일에 열린 건설교통위원회는 제3차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한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대안)”을 추가 수정 없이 대안 그대로 가결시켰으며, 이후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대안)”은 12월 28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12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게 된다.

3.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의 주요 내용

3-1. 이동권의 명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대안)은 제1장 총칙에서 장애인의 이동권이 하나의 보편적인 기본권임을 명시하고 있다. 즉 제3조에서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는 독자적인 이동권 조항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어떤 면에서는 선언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나, 법안 전체의 기본적인 관점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장애인 이동권의 침해로 인한 각종 소송이나 인권위원회의 진정 등에서도 하나의 근거조항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3-2.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 및 지방교통약자의동편의증진계획의 수립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대안)은 제6조에서 건설교통부가 장애인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5년 단위의 계획(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는데, 이전의 건교부 안에서 빠져있던 저상버스 도입 관련 부분이 반드시 포함되어할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제7조의 규정에 의해 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계획에 따라 지방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수립해야하는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만 계획이 수립되고 집행되는 것이 상급행정기관에서 한 번 더 심의될 수 있는 구조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즉, 이전의 건교부 안에서는 지방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을 수립하면, 지역주민 및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지방도시교통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확정ㆍ고시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대안에서는 특별시장 및 광역시장이 지방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을 수립했을 때에는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계획서를 제출해 심의를 받도록 되어 있고, 시장 및 군수가 지방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을 수립했을 때에는 도지사에게 계획서를 제출해 심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3-3. 저상버스 도입의 의무화

또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대안)은 제14조 ③항에서 “시장 또는 군수는 제7조의 지방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을 수립할 시에 저상버스 도입 계획을 반영하고, 이에 따라 저상버스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두고, 제14조 ④항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범위 내에서 버스 운송사업자에게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는 조항도 마련하고 있다.

4. 향후 쟁점 및 과제

4-1. 저상버스의 실질적 도입을 위한 예산 확보 투쟁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대안)은 저상버스 도입의 의무화를 명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예산범위 내에서라는 단서 조항을 달고 있기 때문에 이후 예산 확보 투쟁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건설교통부가 제시한 안을 보면, 2013년까지 저상버스 8,939대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전국의 시내버스 30%에 해당하는 대수이다. 또한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 따라, 법률이 시행되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개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따라서 투쟁의 기본 방향은 저상버스 의무도입 30% 이상을 요구하는 예산 확보 투쟁이 되어야 한다. 또한 저상버스 예산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동권 관련 예산을 적절하게 요구해 내야 될 것이다.

우선 2006년 예산은 2005년 5월에 1차적으로 확정이 된다. 건설교통부에서 예산 요구안을 기획예산처에 올리기 때문이다. 이 때 지자체에서 올린 예산안을 감시해야 될 것이고, 이에 대한 건설교통부의 입장 역시 주목해야 될 것이다. 특히 저상버스 도입이 지방자치단체의 1차적 판단과 권한에 의해 시행되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이하 균특회계) 대상 사업으로 있기에, 지자체를 강제해 낼 수 있도록 건설교통부를 압박하는 것과 함께 지역에서의 활발한 투쟁이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 10년내 전국 시내버스의 30%까지 확대시 재정소요

-자료없음

4-2. 실효성 있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 마련

교통약자의이동편의 증진법(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006년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올 한해 건설교통부에서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정할 것이다. 시행령의 경우는 입법 예고를 통해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며, 시행규칙의 경우에는 입법예고 절차가 없다.

그러나 입법예고 시에 의견을 낸다는 것은 이미 다 만들어진 후이기 때문에 일정정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야 되는데, 이는 상임위 의원을 통해서 계속 건설교통부를 강제하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여 진다.

4-3.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조례제정

이동권과 관련해서는 천안의 “천안시장애인등의이동권에관한조례”가 있으며, 경상남도의 경우 “이동약자의 장애없는 구현-복지경남 이동권 보장 추진(안)”이 나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조례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 저상버스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대상 사업으로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별로 효과적인 지방교통약자편의증진계획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의 싸움이 매우 중요하며, 내실 있는 조례제정을 통해 이를 강제해 내야 될 것이다.

김도현 / 장애인이동권연대 정책교육국장
2005/02/10 00:00 2005/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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