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국민연금에 대한 평가
월간 복지동향/2005 :
2005/03/10 00:00
국민연금과 관련하여 참여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은 제도에 대한 불신과 사회적 논란이 증폭된 백가쟁명의 시기였다. 반면에 정부의 대응은 효과적이지 못하였고, 실질적인 제도개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잃어버린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대한 참여정부의 공과를 논할 수 있는 사항은 없으며, 다만 지난 2년 동안 국민연금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입법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국민연금의 8대 비밀
국민연금의 8대 비밀이라는 글이 인터넷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2003년 9월이었으나,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2004년 5월초에 인터넷에 다시 등장하였고, 불과 일주일 사이에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급속한 확산과 사회적 논란이 증폭된 원인이 무엇인가는 분명하지 않으나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우선 15대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던 국민연금법개정안 16대 국회에 다시 상정되었고, 국회에 제출된 개정법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두 번째는 참여정부와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들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보수언론이 참여정부를 공격하는 빌미로 국민연금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세 번째는 대통령 선거와 대통령 탄핵 등의 과정에서 엄청나게 성장한 인터넷의 여론 확산과 논의 결집능력이다. 인터넷의 발달은 특정 ‘조직’의 개입 없이도 국민들 스스로 조직화 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과 관련된 인터넷의 논란이 오프라인 활동으로 연계되지 못했다는 점은 다른 사안과의 차별성이 있다. 이는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불만을 있으나, 제도 자체의 폐지를 원하는 단체나 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이루어진 국민연금에 대한 논란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의 대응은 효과적이지 못하였다. 의제선점은 고사하고, 사안별로 해명하는 수세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또한 몇 가지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서 대책을 발표하였으나, 현재까지 실행된 것은 납부예외자에 대한 요건을 완화한 것 뿐이다.
국민연금의 8대 비밀로 시작된 논란은 국민연금 제도 자체의 폐지라는 극단적인 대안을 거론하는 계기가 되었고, 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러나 제도에 대한 불만이 제도개혁을 위한 추진력으로 연결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공적연금을 비롯한 사회보험제도의 정착과 발전에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소득보장사각지대해소위원회
국민연금법의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정안정화와 더불어 가장 큰 논란이 되었던 사안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문제였다. 사각지대 해소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인하여 보건복지부는 2004년 초에 ‘노후소득보장사각지대해소위원회’(이하 사각지대위원회)를 설치하여, 사각지대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였다.
사각지대위원회에서 논의된 사항은 현행 노인계층에 대한 소득보장강화, 국민연금의 적용범위 확대와 사업장 가입자 확대방안, 그리고 기초연금 도입 등 중장기 개혁방안 등 3가지 였다. 그러나 기초연금 도입과 같은 중장기 개혁방안은 다소 의례적, 형식적으로 논의되었고, 실제로 제도개혁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사각지대위원회의 논의 결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으나, 대체로 현행 노인계층을 위한 경로연금 확대 이외에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였다. 사업장 가입자 확대나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 및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은 현행 제도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 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현행 제도는 안정적인 근로소득이 가능한 정규직 중심의 제도이며, 이는 비정규직과 근로소득이 불안정한 일용직을 사업장 가입자로 포괄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 또한 소득파악은 사회보험 관리운영주체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조세행정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조세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자영자 소득파악과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다.
국민연금법의 개정 논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지난 15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16대 국회에서 재상정되었다. 2004년 6월에 정부안이 제출된 이후,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많아지면서 상당수의 의원입법안이 발의되었다. 현재까지 국민연금법의 개정과 관련하여 정부안을 포함 총 12개의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의원입법안은 열린우리당 4개, 한나라당 4개, 그리고 민주노동당 3개를 발의하였다. 그런데 당정협의를 거쳐 발의된 정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에서 4개의 입법안이 발의된 것은 정부안의 내용이 문제가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부여당의 대안은 급여를 단계적으로 현행 60%에서 50%로 인하하는 것, 보험료 인상은 2008년 재정계산 이후에 다시 논의하는 내용의 재정안정화 방안과 급여인하에 따른 보완조치로 출산에 대한 크레딧 제도와 급여의 병급조정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기금운용위원회 상설화와 관련하여 복지부 산하의 상설위원회 설치와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기초연금 도입과 기금운용조직의 독립기구화를 주장하고 있다. 기초연금은 1인 1연금체제를 기본으로 전국민의 기초보장을 위한 제도로 재원은 조세에서 충당하도록 하고 있다. 기초연금의 급여수준은 1인당 평균소득의 20%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조세방식의 보편적 기초연금을 주장하는 것은 다소 의외이며,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개정안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도개혁의 진정성이 다소 의문시된다. 기초연금의 도입은 현행 국민연금 뿐 아니라 기초생활보장제도, 퇴직연금, 개인연금, 나아가 조세제도 등 전반적인 제도개혁이 수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기초연금 도입에 대한 논의는 단기간에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나라당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과 중장기 제도개혁을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민주노동당의 궁극적으로 기초연금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중장기적 과제임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국민의 불신이 높은 기금운용체계를 정비하고, 재정안정화 방안은 기초연금 도입 등과 같은 구조개혁 방안과병행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과 관련하여 민주노동당은 다소 유연하면서도 비교적 합리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으나, 자신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의 부재는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민연금법의 개정은 2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것이 확실하고, 4월 국회의 처리 전망도 확실하지 않다. 각 정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절충안을 도출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현재 보건복지상임위의 의석 구조상 상임위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국민연금의 개혁
국민연금개혁에 대한 참여정부의 입장은 다소 모호하다. 재정안정화 방안의 관철은 국민의 반발이 클 것은 분명하고, 이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선택임이 분명하다. 반면에 재정안정화는 시급하고,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다음 정부로 미루는 책임회피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민연금법개정안은 국민연금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대안은 아니다.
또한 국민연금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재정의 불안정성은 국민연금 보다 공무원 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이 심각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재정불안정이 현실화되는 것은 30여년 이후의 일이고, 특수직역연금의 재정불안정은 현재의 문제이다.
국민연금의 당면 과제
국민연금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광범위한 사각지대와 기금운용의 문제이다. 지역가입자 중 40% 이상이 납부예외자 이며, 임금소득자 특히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당수가 지역가입자에 편입되어 있는 상황이다.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간의 비용부담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으나, 500만에 달하는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지역가입자가 아닌 직장가입자로 편입된다면 문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기금운용 역시 마찬가지이다. 금융시장 그리고 국민경제의 규모에 비해 국민연금의 규모가 너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행 제도하에서 기금규모가 커짐에 따라 관리운영능력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향후에 급여지급이 많아지는 시점에서 대규모의 자산처분이 필요하며, 이러한 재원의 흐름은 우리경제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규모가 전세계에서 8번째로 크다는 점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기금규모가 큰 연금 중에서 우리의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전체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연금은 하나도 없다. 더구나 규모에 걸맞는 관리운영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따라서 연금기금의 관리운영체계의 개혁과 더불어 기금규모를 줄이고,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차원의 재정안정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국민연금의 제도개혁 방안의 모색과 실행
국민연금의 근본적인 제도개혁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참여정부의 책임이다. 급여의 적절성을 유지하면서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정부가 감당해야할 책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연금에 대한 행정부의 입장과 의견을 세세히 살펴보면, 근본적인 제도개혁의 가장 큰 장애물이 부처이기주의라는 점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현행 제도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분적인 보완을 하겠다는 입장이며, 기금운용위원회 상설화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업무영역과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민연금이 급여 적절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연금기금의 활용과 금융시장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인계정방식과 같이 민간 금융상품과 동일하게 만들어야 하며, 사적연금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획예산처는 재정지출 절약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재정이 투입되지 않은 혹은 투입을 최소화하는 대안이 최선이라는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 노동부는 자신들이 관장하고 있는 퇴직연금이 우선이고, 따라서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로 이원화하여 소득비례부분을 퇴직연금과 합하여 적용예외제도(contracting out)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소득보장제도의 전면적인 개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며, 멀지 않은 장래에 적절한 개혁안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는 사회적 합의는 고사하고, 정부내 협의를 통해 적절한 대안을 도출하기에는 부처들의 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입법주체인 국회가 주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새로운 주체를 구성하고, 범정부적인 차원의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대한 참여정부의 공과를 논할 수 있는 사항은 없으며, 다만 지난 2년 동안 국민연금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입법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국민연금의 8대 비밀
국민연금의 8대 비밀이라는 글이 인터넷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2003년 9월이었으나,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2004년 5월초에 인터넷에 다시 등장하였고, 불과 일주일 사이에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급속한 확산과 사회적 논란이 증폭된 원인이 무엇인가는 분명하지 않으나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우선 15대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던 국민연금법개정안 16대 국회에 다시 상정되었고, 국회에 제출된 개정법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두 번째는 참여정부와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들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보수언론이 참여정부를 공격하는 빌미로 국민연금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세 번째는 대통령 선거와 대통령 탄핵 등의 과정에서 엄청나게 성장한 인터넷의 여론 확산과 논의 결집능력이다. 인터넷의 발달은 특정 ‘조직’의 개입 없이도 국민들 스스로 조직화 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과 관련된 인터넷의 논란이 오프라인 활동으로 연계되지 못했다는 점은 다른 사안과의 차별성이 있다. 이는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불만을 있으나, 제도 자체의 폐지를 원하는 단체나 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이루어진 국민연금에 대한 논란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의 대응은 효과적이지 못하였다. 의제선점은 고사하고, 사안별로 해명하는 수세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또한 몇 가지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서 대책을 발표하였으나, 현재까지 실행된 것은 납부예외자에 대한 요건을 완화한 것 뿐이다.
국민연금의 8대 비밀로 시작된 논란은 국민연금 제도 자체의 폐지라는 극단적인 대안을 거론하는 계기가 되었고, 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러나 제도에 대한 불만이 제도개혁을 위한 추진력으로 연결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공적연금을 비롯한 사회보험제도의 정착과 발전에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소득보장사각지대해소위원회
국민연금법의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정안정화와 더불어 가장 큰 논란이 되었던 사안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문제였다. 사각지대 해소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인하여 보건복지부는 2004년 초에 ‘노후소득보장사각지대해소위원회’(이하 사각지대위원회)를 설치하여, 사각지대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였다.
사각지대위원회에서 논의된 사항은 현행 노인계층에 대한 소득보장강화, 국민연금의 적용범위 확대와 사업장 가입자 확대방안, 그리고 기초연금 도입 등 중장기 개혁방안 등 3가지 였다. 그러나 기초연금 도입과 같은 중장기 개혁방안은 다소 의례적, 형식적으로 논의되었고, 실제로 제도개혁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사각지대위원회의 논의 결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으나, 대체로 현행 노인계층을 위한 경로연금 확대 이외에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였다. 사업장 가입자 확대나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 및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은 현행 제도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 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현행 제도는 안정적인 근로소득이 가능한 정규직 중심의 제도이며, 이는 비정규직과 근로소득이 불안정한 일용직을 사업장 가입자로 포괄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 또한 소득파악은 사회보험 관리운영주체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조세행정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조세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자영자 소득파악과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다.
국민연금법의 개정 논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지난 15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16대 국회에서 재상정되었다. 2004년 6월에 정부안이 제출된 이후,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많아지면서 상당수의 의원입법안이 발의되었다. 현재까지 국민연금법의 개정과 관련하여 정부안을 포함 총 12개의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의원입법안은 열린우리당 4개, 한나라당 4개, 그리고 민주노동당 3개를 발의하였다. 그런데 당정협의를 거쳐 발의된 정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에서 4개의 입법안이 발의된 것은 정부안의 내용이 문제가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부여당의 대안은 급여를 단계적으로 현행 60%에서 50%로 인하하는 것, 보험료 인상은 2008년 재정계산 이후에 다시 논의하는 내용의 재정안정화 방안과 급여인하에 따른 보완조치로 출산에 대한 크레딧 제도와 급여의 병급조정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기금운용위원회 상설화와 관련하여 복지부 산하의 상설위원회 설치와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기초연금 도입과 기금운용조직의 독립기구화를 주장하고 있다. 기초연금은 1인 1연금체제를 기본으로 전국민의 기초보장을 위한 제도로 재원은 조세에서 충당하도록 하고 있다. 기초연금의 급여수준은 1인당 평균소득의 20%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조세방식의 보편적 기초연금을 주장하는 것은 다소 의외이며,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개정안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도개혁의 진정성이 다소 의문시된다. 기초연금의 도입은 현행 국민연금 뿐 아니라 기초생활보장제도, 퇴직연금, 개인연금, 나아가 조세제도 등 전반적인 제도개혁이 수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기초연금 도입에 대한 논의는 단기간에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나라당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과 중장기 제도개혁을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민주노동당의 궁극적으로 기초연금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중장기적 과제임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국민의 불신이 높은 기금운용체계를 정비하고, 재정안정화 방안은 기초연금 도입 등과 같은 구조개혁 방안과병행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과 관련하여 민주노동당은 다소 유연하면서도 비교적 합리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으나, 자신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의 부재는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민연금법의 개정은 2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것이 확실하고, 4월 국회의 처리 전망도 확실하지 않다. 각 정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절충안을 도출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현재 보건복지상임위의 의석 구조상 상임위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국민연금의 개혁
국민연금개혁에 대한 참여정부의 입장은 다소 모호하다. 재정안정화 방안의 관철은 국민의 반발이 클 것은 분명하고, 이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선택임이 분명하다. 반면에 재정안정화는 시급하고,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다음 정부로 미루는 책임회피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민연금법개정안은 국민연금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대안은 아니다.
또한 국민연금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재정의 불안정성은 국민연금 보다 공무원 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이 심각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재정불안정이 현실화되는 것은 30여년 이후의 일이고, 특수직역연금의 재정불안정은 현재의 문제이다.
국민연금의 당면 과제
국민연금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광범위한 사각지대와 기금운용의 문제이다. 지역가입자 중 40% 이상이 납부예외자 이며, 임금소득자 특히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당수가 지역가입자에 편입되어 있는 상황이다.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간의 비용부담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으나, 500만에 달하는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지역가입자가 아닌 직장가입자로 편입된다면 문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기금운용 역시 마찬가지이다. 금융시장 그리고 국민경제의 규모에 비해 국민연금의 규모가 너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행 제도하에서 기금규모가 커짐에 따라 관리운영능력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향후에 급여지급이 많아지는 시점에서 대규모의 자산처분이 필요하며, 이러한 재원의 흐름은 우리경제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규모가 전세계에서 8번째로 크다는 점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기금규모가 큰 연금 중에서 우리의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전체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연금은 하나도 없다. 더구나 규모에 걸맞는 관리운영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따라서 연금기금의 관리운영체계의 개혁과 더불어 기금규모를 줄이고,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차원의 재정안정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국민연금의 제도개혁 방안의 모색과 실행
국민연금의 근본적인 제도개혁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참여정부의 책임이다. 급여의 적절성을 유지하면서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정부가 감당해야할 책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연금에 대한 행정부의 입장과 의견을 세세히 살펴보면, 근본적인 제도개혁의 가장 큰 장애물이 부처이기주의라는 점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현행 제도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분적인 보완을 하겠다는 입장이며, 기금운용위원회 상설화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업무영역과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민연금이 급여 적절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연금기금의 활용과 금융시장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인계정방식과 같이 민간 금융상품과 동일하게 만들어야 하며, 사적연금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획예산처는 재정지출 절약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재정이 투입되지 않은 혹은 투입을 최소화하는 대안이 최선이라는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 노동부는 자신들이 관장하고 있는 퇴직연금이 우선이고, 따라서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로 이원화하여 소득비례부분을 퇴직연금과 합하여 적용예외제도(contracting out)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소득보장제도의 전면적인 개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며, 멀지 않은 장래에 적절한 개혁안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는 사회적 합의는 고사하고, 정부내 협의를 통해 적절한 대안을 도출하기에는 부처들의 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입법주체인 국회가 주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새로운 주체를 구성하고, 범정부적인 차원의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