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직 공무원은 누구나 될 수 있다구요?”

“그렇습니다”

사회복지사는 누구나 될 수 없지만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누구나 될 수 있다고 충청남도는 공고한 바 있다. 쉽게 말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면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이 의심스럽다면 2005년 2월 1일에 충청남도 홈페이지 http://www.chungnam.net 를 클릭하고 ‘2005년도 지방직 공무원 모집요강’을 읽어보았어야 했다. 이 모집요강에 따르면, 간호직 공무원이 되려면 간호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사서직 공무원이 되려면 준사서이상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만,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없어도 된다. 다만,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인정해서 사회복지직 공무원에 응시할 때 자격증 점수로 “사회복지사 1급과 2급은 만점의 5% 3급은 3%의 가산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변호사의 가산점이 5%이므로 사회복지사 2급 이상은 변호사 대접만큼은 하겠다는 것이다.

충청남도의 사회복지직 공무원 공고는 명백히 사회복지사업법을 위반하였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4조는 “①사회복지사업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시?도, 시?군?구 및 읍?면?동 또는 제15조의 규정에 의한 복지사무전담기구에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하 "복지전담공무원"이라 한다)을 둘 수 있다. ②복지전담공무원은 사회복지사의 자격을 가진 자로 하며, 그 임용 등 기타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복지사업법 시행령 제7조는 “①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사회복지사의 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임용하되, 그 임용 등에 관하여는 지방공무원임용령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다만, 사회복지전담공무원중 별정직 공무원인 자의 임용 등에 관하여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을 집행하고 국민의 준법을 장려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위법 사항을 홈페이지에 공고한 이 사건은 이틀만에 ‘담당자의 실수’로 처리되고, 사회복지사만이 사회복지직 공무원에 응시할 수 있다고 재공고하였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전문직?

그럼,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사회복지사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해결된 것인가?

필자는 “그렇다” 혹은 “아니다”보다는 “글쎄”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번 사건은 충청남도 인사담당공무원의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신뢰할만한 정부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조치는 행정자치부 지방자치국이 2004년 10월에 내린 “인사규칙표준안”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를 실질적으로 지도감독하는 중앙부처이다. 이곳에서 향후 공무원을 뽑고 관리할 때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것이 “인사규칙표준안”이다.

인사규칙표준안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충청남도 담당공무원의 실수가 있었지만,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굳이 사회복지사만으로 뽑을 필요는 없다”는 것은 일부 행정공무원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듯 하다. 하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담당하는 업무가 뭐 대단하냐는 것이다. 10여년 전만에도 행정공무원은 누구나 사회업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활보호법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바뀌었지만,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하는 일에 얼마나 전문성이 있느냐는 시각이다.

다른 하나는 사회복지직의 전문성을 인정하더라도 현재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단히 조심스럽지만, 행정직 공무원들은 거의 만점을 맞아야 합격할 때 사회복지사들은 과락만 면해도 공무원이 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행정직 공무원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정직들은 사무소실이 바쁘면 사회복지직도 제증명의 발급 등을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보고, 사회복지직은 기초생활수급자의 관리도 버거운데 부가업무를 맡을 수 없다는 데에서 생기는 갈등이다.

해법을 찾아서

이러한 주장을 들어보면, 다소 과장된 면이 있지만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면서 나름대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첫째, 공공부문 사회복지사업의 전문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일상업무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생활보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급자를 포함하여 모든 시민의 생활상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욕구에 따른 전문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은 이상이고, 현실은 수급자 책정과 수급자 증명서발급 등 민원해결에 급급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직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둘째,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신장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지사의 양성과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채용과 교육훈련을 개혁해야 한다. 현재 사회복지사는 누구나 대학(교)에서 보건복지부령이 정한 사회복지학 전공 14과목이상만 이수하면 될 수 있다. 법에서 정한 과목만 이수하면 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해 1학점씩 개설된 교과목을 이수하더라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많은 자치단체들이 지난 몇 년동안 공무원수를 줄이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기능직 등을 사회복지직으로 특채하는 과정에서 질을 떨어트린 측면이 있다. 얼마전까지 가로수를 정비하거나 시장세를 받던 공무원이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된 사례도 있으니 사회복지직에 대한 신뢰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 책임은 실력이 낮은 사람을 사회복지직으로 임용한 자치단체의 장에게 있다. 향후에는 실력있는 사회복지사를 공채하기 바란다.

셋째,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사회복지 이외의 업무를 해야 하는지는 자치단체마다 사정이 다를 것이다. 일부 자치단체는 읍면동사무소에 10명 미만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그중 사회복지직이 2~3명인 곳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사회복지업무 이외에도 담당할 수밖에 없겠지만, 사회복지직을 둔 취지에 맞게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참여정부는 참여복지를 구현하기 위하여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현재 7,200명에서 14,500명으로 증원할 계획인데, 있는 인력이라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전문성이 낮은 사회복지사를 특별채용해서 기초생활보장업무 뿐만 아니라 각종 부가업무를 과중하게 준 후에 전문성을 운위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사회복지학을 제대로 배운 사회복지사를 공무원으로 공채하고, 사회복지직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직무환경을 마련하면서 평가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복지사업법령을 개정하여 지방공무원뿐만 아니라 중앙공무원의 임용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소를 잃었더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다시는 소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 교훈이다.

이용교 /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2005/03/10 00:00 200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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