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대비를 위한 노인요양보장제도의 방향성
월간 복지동향/2005 :
2005/04/10 00:00
I. 서론
오늘날 많은 국가들은 높은 고령화율1) -[주1)고령화율은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층의 비율을 말한다.]에 따른 여러 가지 사회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연령층의 상대적 비율 감소를 들 수 있으며 이 노인 부양비율은 특히 출산률의 저하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2) -[주2) 15세에서 64세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을 노인부양비라 하며, 이 비율은 2003년에 11.6%로 노인인구 1명을 부양하기 위해 대략 9명의 경제활동 인구층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노인부양비는 2019년에는 20.2%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것은 출산률을 1.37로 추정했을 때의 부양비이다. 문제는 이 출산률이 2002년 1.17로 나타났다는 점인데, 미래 출산률의 변화는 한국의 고령화율에 상당히 영향을 끼치리라 예상된다.]
고령화율이 7%에서 14%가 되는 것을 일반적으로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서 고령사회(aged society)로의 전환으로 부르는 데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전환이 프랑스는 115년, 미국은 71년, 스웨덴은 85년 정도 걸렸는데 반해 한국은 대략적으로 19년 정도가 소요될 예상이다.3)(통계청, 2001) -[주3) 2019년에 고령화율이 14.4%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될 한국사회의 경우 높은 고령화율을 단지 전반적인 복지 정책의 산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러한 인구 구성비의 변화는 1960년대의 출생률의 급속한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고령화율과 관련이 높은 인간의 평균 수명은 인간과 환경과의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호작용으로 결정되며 생애사의 압축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다(Hooyman & Kiyak, 2002).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 선진국들의 경우, 이러한 높은 고령화율을 수명연장의 결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전반적인 소득 및 의료 보장 등의 복지정책에 의한 산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높은 고령화율은 건강하지 못하고 기능상의 제약으로 인한 의존적인 삶의 수명(dependent life expectancy)이 연장된 결과이기도 하다. 즉 고도로 발달된 의학 기술(medical technology)로 많은 죽음 - 이 기술이 없었다면 자연사나 사고사로 처리될 수도 있을- 들은 좀 더 늦춰지게 되었으며, 이렇게 연장된 의존적 수명은 사회적 전반에 걸쳐 높은 의료 및 요양비용에 대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로 이어져왔다.
우리나라의 노인요양제도가 고령사회에 대비하는 중요제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령사회의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들의 준비와 오늘날 현안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다른 사회보장 영역(소득보장, 건강보장, 산재 및 실업)에 비해 장기요양이 독립적으로 보장제도로 인식되어 준비된 역사는 오래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늘날 많은 OECD 국가들의 장기요양에 대한 준비는 기존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논의의 연장선에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
높은 고령화율과 의료비용의 증가로 선진국들은 이미 1980년대 중반이후 장기요양 제도의 획기적인 변화를 계획하였고 1990년대에 와서는 요양제도를 중요한 사회보장의 한 축으로 여기는 정책들이 구성되어 도입되었다. 일본이나 독일 같은 경우는 사회보험을 주요 재원조달 방식으로 하는 새로운 장기요양(Long-term care)제도를 시행하였으며, 영국은 노인들에대한 의료와 사회 서비스를 통합하며 대대적인 정비를 단행하였고, 미국은 민간보험의 확대와 Managed Care(미국 의료체계 방식)의 장기요양 서비스 통합이라는 방식으로 고령사회의 요양제도에 대한 대비를 모색하고 있다.
장기요양 서비스 대상의 증가와 이에 대한 의료 및 요양 제도에 대한 정부 재정의 압박은 오늘날 여러 선진국의 주요 사회 정책 현안으로 대두되었다(Morris & Caro, 1998). 1990년대 이후 이들은 비용효과가 높은 재가 및 지역사회 중심의 요양 모델 개발에 주력하며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다음과 같은 변모를 꾀하고 있다. 첫째, 요양시설의 새로운 건설보다는 대안적 주거시설의 보급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가 거주 노인들의 다양한 장기요양 수요에 부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전달과 제공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셋째, 지역사회 중심의 재가 요양이 좀더 효과적으로 관리 될 수 있도록 사례관리 또는 케어 매니지먼트의 효율성 증진에 치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장기요양 서비스 제공자간의 파트너십 구성을 지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소비자들과 그 가족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려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는 비록 시기적이나 환경적으로 다른 여건에 있지만, 한국에서도 지난 2003년 ‘공적노인요양보장 기획단’이 설치되어 곧 도입될 예정인 노인요양보장제도(가칭)의 시안을 작성하여 제도의 재원조달방식, 대상자 평가판정 체계, 수가 및 급여 체계 및 관련 시설과 인력정비에 대한 기본 생각들을 정리하였고 2005년 7월부터 시범사업을 전개할 예정에 있다(공적노인요양보장기획단-이하 공적요양기획단, 2004). 노인요양보장제도는 기존의 빈곤층 노인 중심의 한정적인 사회부조 형태의 요양급여를 사회보험방식의 재원을 중점으로 하여 그 급여 대상층을 소득과 상관없이 확대해 나가게 될 것으로 전망되어 한국의 사회복지 및 보건정책상의 중요한 변화를 가지고 올 전망이다.
<표 1> OECD 몇 개국의 고령화 및 고령 사회 진입시기
-표없음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새로운 제도의 출발이 과연 충분한 장기요양의 개념과 이념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한 채 진행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혹자는 시기적으로 아직 이르다고 보는 경우도 있으며, 또 사회보험 중심의 재원조달 방식에 대한 제도의 성공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한국의 노인요양보장제도(가칭)에 대한 몇 가지 쟁점들 중 아직 관련 학계나 전문가들 사이에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장기요양의 개념(서비스 범주), 요양보장 이념적 범주, 재원조달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작성되었다. 이를 위해 OECD국가들의 장기요양제도 방식과 이념에 따른 구분을 해보고 한국의 요양제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성들을 제시해보도록 하겠다.
II. 장기요양에 대한 개념과 서비스의 범주
장기요양의 개념 정립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개념에 대한 제도상의 합의가 제도의 대상자와 서비스 범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장기요양제도가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주요 이유 중에 하나는 개념에 대한 국가별 합의가 달라 개념 속에 포함되어야하는 서비스의 범주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에 Laswell(1936)이 사회정책을 “Who gets What, When, How에 대해 결정하는 것”으로 보았듯이 각 국가들은 국가가 책임져야할 장기요양제의 대상과 서비스의 내용에서 각기 다른 접근을 보여 왔다.
실제로 장기요양에 대한 개념은 장기요양과 관련된 학계나 전문가들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인다. Kane & Kane(1987)은 장기요양을 장기적으로 기능에 제한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기능적 독립성을 최대한 지지해주는 의료적, 사회적, 개인적인 일련의 서비스로 정의하였다. 우리나라 공적요양기획단에서는 OECD 개념을 준용하여 “의존상태에 있는 노인 또는 생활상의 장애를 지닌 노인에게 장기간(6개월 이상)에 걸쳐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도와주기 위해 제공되는 보건, 의료, 요양, 복지 등의 보호서비스”로 개념을 정리하였다(공적요양기획단, 2004).
따라서 서비스 대상결정에 있어서 특별한 질환(disease)이나 건강상태가 아닌, 기능 장애(functional disability) 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여러 국가들의 요양 서비스의 대상 결정이나 공적 재원의 수혜에 대한 기준은 장기요양에 대한 개념적 정의보다는 실제 정책의 적용이라는 관점에서 제시되었으며, 이는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욕구나 위험요인의 결정이 사회적인 합의보다는 순간순간의 정책결정 편의성 (convenience)에 의존되어왔음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장기요양 위험요인이나 서비스욕구의 사회적 결정화(social construction)를 위해 여러 준거 틀과 모델들이 논의되어왔다. 정책 대상기준에 있어 명목적 연령(nominal age)의 강조(Callahan, 1987)와 서비스 욕구 강조(Neugarten, 1982)는 노인복지정책의 전통적인 쟁점이었다. 또한 건강에 대한 의료적 케어 모델 대(對) 사회적 케어모델, 의료화(medicalization) 대(對) 자치(autonomy) 패러다임 (Kaufman, 1994)등에 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건강을 바라보는 패러다임과 탈 의료화 (de-medicalization) 논의를 통해 장기요양의 주 대상층인 노인들에 대한 요양서비스의 방향성과 요 정책대상을 제시해왔다 (Estes & Binney, 1991; Estes & Swan, 1993). 또, 장기질병(chronic illness)과 급성질병 (acute illness)의 비교를 통해 장기질병 케어와 급성질환케어의 차이를 강조한 Corbin & Strauss (1988)의 질병궤적 모델(illness trajectory)도 장기요양의 위험요인과 서비스의 속성을 연구하는데 중요 분석틀을 제시했다(재인용: 김찬우 2004).
장기요양위험요인의 사회적 결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기준 논의는 기능 장애에 대한 연구에서 살펴볼 수있다. 기능 장애나 제한을 측정하는 주요 측면으로는 옷 입기, 식사하기, 용변, 보행 등의 기본일상행동(Activity of Daily Living: 이하ADL)과 가사, 금전거래, 마실 등의 추가적 일상행동(Instrumental Activity of Daily Living: 이하IADL)등이 1950년부터 고려되어져 왔다 (Smith & Longino, 1995).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신체기능적 측면에 노인의 정신건강 및 재활욕구를 포함하는 쪽으로 대상자 선정 기준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장기요양의 대상 결정을 위한 다양한 시각과 마찬가지로 장기요양에 일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서비스의 범주에 대한 시각도 차이를 보인다. 앞서 장기요양에 대한 정의에서 장기요양이 의료, 사회복지 및 개인적 수발 서비스를 포함하는 것으로 언급이 되었으나 구체적인 범주는 서비스 주체의 재정적 여건과 장기요양제도의 인프라와 관련되어있다. 미국의 경우는 서비스를 시설과 재가, 의료(medically-oriented) 및 사회적 케어(socially-oriented)의 성향 등의 기준으로 4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그 범주가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분에서 중요한 것은 의료적 케어는 미국의 경우 Medicare(노인건강보험)와 Medicaid(의료급여)의 수가상환이 이루어져 서비스가 사회적 케어보다 안정적으로 발달되었으며 오늘날 미국 장기요양 재정에 상당히 큰 정부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또 다른 기준인 시설 대(對) 지역사회 및 재가 요양에 의한 구분은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의 장(setting)을 의미하는 데, 특히 재가요양의 어느 범위까지를 장기요양제도에서 국가나 공적부문이 책임을 져야하는 가가 최근 의료와 복지의 통합과 맞물려 주요 쟁점이 된다. (다음 절에서 보다 상세히 논의하겠다)
<그림 1> 미국 장기요양 서비스의 범위 (Source: Institute for Health and Aging: 김 찬우 2005, 재인용)
-그림없음
이러한 요양 대상의 기준들의 다양한 관점과 서비스 범주에 대한 심화된 논의는 본 글의 범주를 넘어서나 이 글에서는 노년층을 위한 장기요양보호 정책의 목표수립과 그 대상선정과 관련하여 여러 시각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김 찬우, 2004).
첫째, 장기요양서비스의 책임이 점차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구조와 환경의 차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건강과 불평등의 거시적 접근과 탈 의료화를 이해하려는 의료서비스의 정치경제학적 분석에 근거한다(Estes & Binney, 1991; Estes, Gerard, Zones, & Swan, 1984). 즉 장기요양의 주요 대상인 노인의 ‘요양보호 상태‘가 개인의 책임만으로 돌리기 힘들다는 점이며, 또 요양보호가 필요한 노인에 대한 서비스를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중점을 두는 생의료 모델(bio-medical model) 패러다임에서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 최근 노인 복지 증진의 측면에서 장기요양서비스의 대상자 선정과 서비스 범주 결정에 대한 경향은 개인의 생물학적/기능적 상태 외에 사회 심리적 측면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점차 많은 연구들이 노인의 신체적 건강상태와 심리적 건강상태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데 장기요양 서비스도 이 들을 포괄적으로 지원해주는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셋째, 장기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들의 질병관리(illness management)외에 그 대상자와 가족들의 삶의질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Strauss & Corbin, 1988). 이것은 장기요양제도가 단지 그 서비스의 client를 요양보호 대상자(노인 혹은 기능상 장애인)만의 혜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 수발의 전통적 자원인 가족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참여시켜야하는가를 충분히 고려해야함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시설 또는 병원 중심의 의료체계에 근거한 장기요양 서비스와 지역사회 및 재가중심의 요양복지사이의 심각한 재정 지원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운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고단위 비용의 의료중심 서비스를 가정간호(home care), 케어/케이스 매니지먼트를 통한 지역복지망의 조정과 연계 서비스, 수발자 지지서비스 등을 통해 보완적으로 대체해 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의료중심 요양체계와 사회중심 요양복지체계 간의 재정자원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III. 장기요양 이념 및 재원조달 방식에 의한 OECD 국가분류
그렇다면 이러한 국가별로 다른 대상자에 대한 기준과 서비스의 범주는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변은 각국가별 사회 및 의료보장제도의 형성과정과 제도의 역사적 변천과정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본 글에서는 장기요양의 이념과 재원조달의 두 가지 기준에 의해 대략적인 유형 분류를 해 보겠다.
1. 장기요양 이념(ideology)
장기요양에 대한 이념적 입장은 제도의 근간에 영향을 끼치며 각국가간의 비교에도 중요한 틀을 제시한다. 현재 한국의 장기요양제도 도입과정에서는 장기요양의 이념과 요양보장제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된바가 없었다. 장기요양과 관련 Moody(1992)는 다음과 같은 이념적 시각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전통적으로 사회적 통제의 일환으로 시설보호를 간주해온 좌파진영에서는 개인의 자율성 존중에 초점을 두며 시설보호 중심의 전통적인 요양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져왔다. 개인의 자율성과 정의가 보장된 미래 사회를 지향하며 법적인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개인의 생애 후반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권리로서의 장기요양제도에 초점을 둔다. 이런 이념이 강한 국가에서는 보편주의적인 대상자 선정방식이 강하며 서비스 범주도 의료 및 사회복지 등을 포괄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우파진영에서는 국가보다는 가족의 책임에 우선을 두며 전통적인 가족제도 내의 수발을 강조한다. 공식적인 국가의 개입에 다소 적의적인 성격을 가지며 가족부양이라는 전통적 지지에 호소한다. 따라서 가족 간의 지지가 약해지면 공식적인 개입을 강조하기 보다는 가족 간의 지지가 다시 강해질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둔다. 정부 또는 공적 개입보다는 자치적인 조직에 의한 개입에 중점을 두어 민간부문에서의 해결을 강조한다.
자유주의 진영에서는 위의 두 가지 양극적 입장을 어느 정도 조합하여 개인의 욕구에 대한 전문가의 판단을 통한 적절한 개입에 초점을 둔다. 그러나 개인의 권리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제약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좌파와는 다른 이유에서 재가요양을 강조한다. 이 관점에서는 수발을 담당하는 가족의 인생을 누릴 권리도 중요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가족수발의 부담이 강하지 않도록 개입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주안점이며 욕구에 따른 적절한 서비스 제공이나 케어의 연속망(continuum of care)이라는 개념을 제도의 주요 사항으로 보고 있다.
복지다원주의(welfare pluralism)가 강한 오늘날 복지국가의 사회보장 이념에 있어서 국가별로 한 가지의 이념이 절대적으로 자리잡고 있기는 어렵다. 특히 아직 요양보장 제도가 자리잡지 않은 한국사회에서는 세 가지 이데올로기가 공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장기요양제도와 관련된 이념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좌파적 경향이 강한 복지정책들이 도입되었으나 사회전반의 연대감(solidarity)이 낮아 실제 운용에 장애가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비공식 성향의 가족의존도 (family-dependency)가 높고 부모와 자식 간의 연대감이 높아 우파적 성향이 장기요양과 관련해 당분간 강하리라고 보나, 주요 재원 조달 연령층인 자식세대들의 의식이 점차 자유주의와 좌파성향으로 변함에 따라 장기요양제도의 도입 및 전개가 점차 공식성을 가지며 다양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본다.
2. 재원조달 방식
장기요양제도유형별 국가에 대한 구분은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사회보장의 원리에 따른다. 그러나 각 국의 장기요양체계는 그 나라의 의료보장 또는 의료제도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재원조달, 서비스 전달체계, 수가선정방식, 이용료 지불방식 등의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 유형 구분이 쉽지 않다. 본 글에서는 장기요양 보장의 주된 재정 및 급여 방식을 기준으로 OECD 국가들의 장기요양제도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누어 보았다(Tayler, 1989). 우선 주로 일반재정으로 인한 조세에 의한 재원 조달과 자산조사(means test)없는 수혜자 선정방식을 채택하는 북구 및 영연방국가들과 같은 요양보장형과, 둘째로 사회보험방식의 재원조달 및 보험기여자(contributor)가 예비 수혜자가 되는 독일 및 일본의 요양보험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과 같이 조세방식이지만 자산조사에 의한 의료급여(Medicaid)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양부조형으로 나눌 수 있겠다(김찬우 2004, 재인용).
우선 조세 중심의 재원 조달과 의료제도와 관련이 높은 요양보장형 국가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의료보장체계(health care system)와 요양 체계를 연계하여 장기요양 서비스들을 제공해왔다. 핀랜드와 스웨덴의 경우는 1992년부터 일차의료서비스(primary health care service)를 지방정부의 책임하에 두고, 퇴원 판정을 받은 노인이 일반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는 경우 이 비용을 시정부에 부담시켜, 일반 병원의 장기요양 대상 입원자 수를 경감케 하였다. 또, 영국과 뉴질랜드의 경우는 1993년부터 지방행정국(local authority)들의 장기요양 관련 재정의 일부를 국민연금부(social security department)로부터 충당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Block Grant 유형의 예산지원을 통해 지방정부의 자율적인 재정 운용권한을 강화하였다(OECD, 1996).
장기요양 재정에서 새로운 사회보험 체계중심의 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대표적으로 독일과 일본을 들 수 있다. 독일은 1963년부터 연방사회 부조법에 의해 요양부조(Hilfe zur Pflege)가 빈곤층을 대상으로 사회부조의 형태로 실행되어 오다가, 1995년 1월부터 공적장기요양보험(Soziale Pflegeversicherung)이 도입되었다 (공적요양기획단, 2004).
2002년 장기요양급여의 수급자는 총 213.5만명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88.5%인 118.9만 명은 요양보험 수급자이며 나머지 24.6만명은 요양부조의 수급자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는 1994년 고령화율이 14%를 넘게되자 본격적인 장기요양 체계상의 공적 책임이 논의되어 1997년 ‘개호보험’법이 제정되었고, 2000년 12월 개호보험제도가 실시되었다. 2003년 개호보험 급여 중 재택서비스 이용자는 206만명(74%)이며, 시설서비스 이용자는 73만명(26%)으로 집계되었다 (공적요양기획단, 2004).
3. 국가별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률
앞서 언급했듯이 장기요양 서비스는 그 개념상 의료적 케어, 사회적 케어 및 개인수발 관련 서비스들의 조합(combination)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요소가 어떤 비율로 구성되어 제공되는 가에 따라, 서비스 급여 내용 및 대상이 크게 달라진다. 국가별로 다른 장기요양 제도를 가진다는 것은 위의 세 가지 요소 혼합 비율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거 및 의료 지원 형태의 기준으로 시설(institution)과 재가(home-based care; home care; home help)로 구분되고 있다. 따라서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률은 시설 입소 비율(시설보호율)과 재가 요양 서비스 이용률(재가보호율)의 합으로 볼 수 있다.
* 노인시설보호율(%)= 시설보호서비스 수급자/65세이상 노인인구
* 노인재가보호율(%) = 재가보호서비스 수급자/65세 이상 노인인구
장기요양 관련 시설중심 서비스는 다음의 여러 가지 시설 및 서비스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요양시설(Nursing home)만을 포함하는 경우이다. 이것은 협의의 의미에서 장기요양 시설을 의미하며 대부분의 재원이 공적 재정에서 지원된다. 두번째는 Residential Care(Adult Family home, Adult Foster Care)로 지칭되는 제한된 복지 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 집단 거주시설을 의미한다. 이러한 거주형 요양서비스는 일부만이 공적 재정에서 지원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이러한 형태를 Assisted Living이라고 부르는 데 주거와 요양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 경우로 최근 늘어나는 추세이며 정부에 의한 공적 재원 지원이 관건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떤 국가에서는 장기요양 병원(LTC hospital)까지를 시설에 포함하고 있다. 이 병원은 일반병원에서 퇴원후 재활이나 장기입원을 목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국가에 따라 장기요양 급여 내용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건강보험 또는 의료보장의 급여에 포함되기도 한다. Intermediate Care Facility(ICF)나 Convalescent hospital도 이러한 개념의 요양 및 재활병원이다. 결과적으로 장기요양 시설보호율은 국가별로 시설요양의 범주를 어디까지 정하는 가에 따라 차이를 두며 광의적으로 위의 시설들을 모두 포함하는 경우이며 협의적으로는 Nursing Home(요양시설)만을 포함하는 경우이다.
4. 장기요양 재원조달과 서비스 이용율에 의한 OECD 국가 유형분석
위에서 논의한 세 가지 가지 기준 장기요양 이념, 장기요양 보호율(시설 및 재가 서비스 이용률)과 장기요양 재원의 조세 비중의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하여 볼 때 OECD 국가들의 요양 제도는 크게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990년대 OECD 국가들로 한정함)
<표2> OECD 국가들의 장기요양보장 유형 및 특징
-표없음
이 네 가지 유형별로 고령화와 서비스 이용률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표3>과 같다.(본 OECD 자료는 광의의 시설보호율을 적용하였음 경우임) 이 중 재가보호율에 대한 통계는 재가요양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1990년대 이후 집계가 가능한 데 실제 재가요양에 대한 국가별 서비스 범주가 큰 차이를 보여 대략적인 기준으로 밖에 볼 수가 없겠다.
1990년의 20개 OECD 국가의 평균 시설 보호율은 5.5%로 평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첫째 평균에 근접한 국가(1%내외 편차)로는 호주, 덴마크, 일본,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웨덴, 영국, 미국 등을 꼽을 수 있다. 둘째로 평균보다 1% 이상 고보호율 국가로는 캐나다, 핀랜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가 되며 셋째 평균보다 1% 이하인 저보호율 국가로는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칼, 스페인의 남유럽형이 되겠다(OECD, 1999)
<표3> 각 국가유형별 시설보호율 및 고령화율 비교 (단위 %)
-표없음
Ⅳ. 우리나라 노인요양보장 제도의 방향성
최근 공적노인요양보장제도의 시안은 대략적인 제도의 윤곽을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노인요양보장제도가 미래에 어떠한 방향으로 갈 지는 아직 상당히 미지수이다. 본 글에서는 위의 OECD 국가 유형에서 세 가지(대륙형, 영연방형 및 남유럽형) 유형을 지향할 경우 각각의 시사점을 살펴보며 글을 맺고자 한다.
첫째로 한국이 대륙형국가의 장기요양제도를 지향할 경우이다. 대륙형 국가들의 시설보호율은 80년대 이후 큰 차이가 없어나 재가요양보호를 중심으로 95년 이후 크게 증가되었다. 이 시기는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이 새로운 요양제도를 도입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재원조달 방식은 사회보험형으로 최근 장기요양 실행위원회의 안과 비슷하다. 또 한국의 노인요양보장제도가 일본의 개호보험과 비슷하게 고안된 점이 많아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한국의 고령화비는 1997년 대륙형 국가들의 평균 고령화 비 15.1%와 동일한데 이 경우라면 2020년에 우리나라의 시설보호는 6.6% 재가 보호 8.4%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대륙형국가의 제도를 따를때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보험제도의 주요 토대가 되는 사회적 연대감이라는 장기요양 이념의 변화가 동반할 것인가가 중요 관건이라 하겠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 제도가 영연방형을 지향할 경우이다. 영연방형의 특징은 조세 중심 제도이며 국가중심 의료보장체계의 확장형(영국의 NHS)으로 볼 수 있으며 요양보장의 많은 부분이 의료체계에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거주형 요양서비스의 확장도 동반되어야 한다. 고령화율은 한국의 2015-16년 경이 영연방형의 1997년도와 비슷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한국의 장기요양 보호율은 2020년에 시설보호 6.1%, 재가 9.4%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영연방형을 지향할 경우는 장기요양 관련 지출에 대한 조세 비중이 얼마나 확대 될 것인가와 정부의 재정부담의지가 중요 관건이 된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이 남유럽형을 지향할 경우인데 이것은 바꿔 말해 새로운 요양제도의 도입없이 수급자 중심의 제한적 개입인 현재 상태를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장기요양에서 가족중심의 비공식적 자원에 대한 의존이 현재 남유럽과 한국이 비슷함을 볼 수 있다. 고령화율은 남유럽의 1997년과 한국의 2019년 정도가 비슷해진다. 이럴 경우 시설 3.4, 재가 2.5% 수준정도가 될 전망이다. 고령화와 요양 대상노인의 증가에 따른 가족부담과 국가의 해결의지가 주요관건이 되며 요양보호에서의 전통적인 가족의 역할이 전제되어야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들은 아직은 우리나라 장기요양제도와 관련하여 본격적인 논의가 활발하지 못한 쟁점들에 대한 언급이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한 국가의 새로운 사회보장제도는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되어 시행될 필요가 있다. 본 글은 이러한 논의를 위해 장기요양의 개념과 서비스의 범주, 장기요양 이념 및 OECD 국가들의 장기요양 제도에 대한 분석을 정리하였다. 물론 이러한 논의가 보다 더 심도 있게 진행되기 위해서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병행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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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국가들은 높은 고령화율1) -[주1)고령화율은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층의 비율을 말한다.]에 따른 여러 가지 사회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연령층의 상대적 비율 감소를 들 수 있으며 이 노인 부양비율은 특히 출산률의 저하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2) -[주2) 15세에서 64세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을 노인부양비라 하며, 이 비율은 2003년에 11.6%로 노인인구 1명을 부양하기 위해 대략 9명의 경제활동 인구층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노인부양비는 2019년에는 20.2%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것은 출산률을 1.37로 추정했을 때의 부양비이다. 문제는 이 출산률이 2002년 1.17로 나타났다는 점인데, 미래 출산률의 변화는 한국의 고령화율에 상당히 영향을 끼치리라 예상된다.]
고령화율이 7%에서 14%가 되는 것을 일반적으로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서 고령사회(aged society)로의 전환으로 부르는 데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전환이 프랑스는 115년, 미국은 71년, 스웨덴은 85년 정도 걸렸는데 반해 한국은 대략적으로 19년 정도가 소요될 예상이다.3)(통계청, 2001) -[주3) 2019년에 고령화율이 14.4%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될 한국사회의 경우 높은 고령화율을 단지 전반적인 복지 정책의 산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러한 인구 구성비의 변화는 1960년대의 출생률의 급속한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고령화율과 관련이 높은 인간의 평균 수명은 인간과 환경과의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호작용으로 결정되며 생애사의 압축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다(Hooyman & Kiyak, 2002).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 선진국들의 경우, 이러한 높은 고령화율을 수명연장의 결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전반적인 소득 및 의료 보장 등의 복지정책에 의한 산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높은 고령화율은 건강하지 못하고 기능상의 제약으로 인한 의존적인 삶의 수명(dependent life expectancy)이 연장된 결과이기도 하다. 즉 고도로 발달된 의학 기술(medical technology)로 많은 죽음 - 이 기술이 없었다면 자연사나 사고사로 처리될 수도 있을- 들은 좀 더 늦춰지게 되었으며, 이렇게 연장된 의존적 수명은 사회적 전반에 걸쳐 높은 의료 및 요양비용에 대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로 이어져왔다.
우리나라의 노인요양제도가 고령사회에 대비하는 중요제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령사회의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들의 준비와 오늘날 현안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다른 사회보장 영역(소득보장, 건강보장, 산재 및 실업)에 비해 장기요양이 독립적으로 보장제도로 인식되어 준비된 역사는 오래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늘날 많은 OECD 국가들의 장기요양에 대한 준비는 기존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논의의 연장선에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
높은 고령화율과 의료비용의 증가로 선진국들은 이미 1980년대 중반이후 장기요양 제도의 획기적인 변화를 계획하였고 1990년대에 와서는 요양제도를 중요한 사회보장의 한 축으로 여기는 정책들이 구성되어 도입되었다. 일본이나 독일 같은 경우는 사회보험을 주요 재원조달 방식으로 하는 새로운 장기요양(Long-term care)제도를 시행하였으며, 영국은 노인들에대한 의료와 사회 서비스를 통합하며 대대적인 정비를 단행하였고, 미국은 민간보험의 확대와 Managed Care(미국 의료체계 방식)의 장기요양 서비스 통합이라는 방식으로 고령사회의 요양제도에 대한 대비를 모색하고 있다.
장기요양 서비스 대상의 증가와 이에 대한 의료 및 요양 제도에 대한 정부 재정의 압박은 오늘날 여러 선진국의 주요 사회 정책 현안으로 대두되었다(Morris & Caro, 1998). 1990년대 이후 이들은 비용효과가 높은 재가 및 지역사회 중심의 요양 모델 개발에 주력하며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다음과 같은 변모를 꾀하고 있다. 첫째, 요양시설의 새로운 건설보다는 대안적 주거시설의 보급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가 거주 노인들의 다양한 장기요양 수요에 부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전달과 제공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셋째, 지역사회 중심의 재가 요양이 좀더 효과적으로 관리 될 수 있도록 사례관리 또는 케어 매니지먼트의 효율성 증진에 치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장기요양 서비스 제공자간의 파트너십 구성을 지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소비자들과 그 가족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려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는 비록 시기적이나 환경적으로 다른 여건에 있지만, 한국에서도 지난 2003년 ‘공적노인요양보장 기획단’이 설치되어 곧 도입될 예정인 노인요양보장제도(가칭)의 시안을 작성하여 제도의 재원조달방식, 대상자 평가판정 체계, 수가 및 급여 체계 및 관련 시설과 인력정비에 대한 기본 생각들을 정리하였고 2005년 7월부터 시범사업을 전개할 예정에 있다(공적노인요양보장기획단-이하 공적요양기획단, 2004). 노인요양보장제도는 기존의 빈곤층 노인 중심의 한정적인 사회부조 형태의 요양급여를 사회보험방식의 재원을 중점으로 하여 그 급여 대상층을 소득과 상관없이 확대해 나가게 될 것으로 전망되어 한국의 사회복지 및 보건정책상의 중요한 변화를 가지고 올 전망이다.
<표 1> OECD 몇 개국의 고령화 및 고령 사회 진입시기
-표없음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새로운 제도의 출발이 과연 충분한 장기요양의 개념과 이념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한 채 진행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혹자는 시기적으로 아직 이르다고 보는 경우도 있으며, 또 사회보험 중심의 재원조달 방식에 대한 제도의 성공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한국의 노인요양보장제도(가칭)에 대한 몇 가지 쟁점들 중 아직 관련 학계나 전문가들 사이에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장기요양의 개념(서비스 범주), 요양보장 이념적 범주, 재원조달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작성되었다. 이를 위해 OECD국가들의 장기요양제도 방식과 이념에 따른 구분을 해보고 한국의 요양제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성들을 제시해보도록 하겠다.
II. 장기요양에 대한 개념과 서비스의 범주
장기요양의 개념 정립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개념에 대한 제도상의 합의가 제도의 대상자와 서비스 범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장기요양제도가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주요 이유 중에 하나는 개념에 대한 국가별 합의가 달라 개념 속에 포함되어야하는 서비스의 범주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에 Laswell(1936)이 사회정책을 “Who gets What, When, How에 대해 결정하는 것”으로 보았듯이 각 국가들은 국가가 책임져야할 장기요양제의 대상과 서비스의 내용에서 각기 다른 접근을 보여 왔다.
실제로 장기요양에 대한 개념은 장기요양과 관련된 학계나 전문가들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인다. Kane & Kane(1987)은 장기요양을 장기적으로 기능에 제한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기능적 독립성을 최대한 지지해주는 의료적, 사회적, 개인적인 일련의 서비스로 정의하였다. 우리나라 공적요양기획단에서는 OECD 개념을 준용하여 “의존상태에 있는 노인 또는 생활상의 장애를 지닌 노인에게 장기간(6개월 이상)에 걸쳐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도와주기 위해 제공되는 보건, 의료, 요양, 복지 등의 보호서비스”로 개념을 정리하였다(공적요양기획단, 2004).
따라서 서비스 대상결정에 있어서 특별한 질환(disease)이나 건강상태가 아닌, 기능 장애(functional disability) 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여러 국가들의 요양 서비스의 대상 결정이나 공적 재원의 수혜에 대한 기준은 장기요양에 대한 개념적 정의보다는 실제 정책의 적용이라는 관점에서 제시되었으며, 이는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욕구나 위험요인의 결정이 사회적인 합의보다는 순간순간의 정책결정 편의성 (convenience)에 의존되어왔음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장기요양 위험요인이나 서비스욕구의 사회적 결정화(social construction)를 위해 여러 준거 틀과 모델들이 논의되어왔다. 정책 대상기준에 있어 명목적 연령(nominal age)의 강조(Callahan, 1987)와 서비스 욕구 강조(Neugarten, 1982)는 노인복지정책의 전통적인 쟁점이었다. 또한 건강에 대한 의료적 케어 모델 대(對) 사회적 케어모델, 의료화(medicalization) 대(對) 자치(autonomy) 패러다임 (Kaufman, 1994)등에 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건강을 바라보는 패러다임과 탈 의료화 (de-medicalization) 논의를 통해 장기요양의 주 대상층인 노인들에 대한 요양서비스의 방향성과 요 정책대상을 제시해왔다 (Estes & Binney, 1991; Estes & Swan, 1993). 또, 장기질병(chronic illness)과 급성질병 (acute illness)의 비교를 통해 장기질병 케어와 급성질환케어의 차이를 강조한 Corbin & Strauss (1988)의 질병궤적 모델(illness trajectory)도 장기요양의 위험요인과 서비스의 속성을 연구하는데 중요 분석틀을 제시했다(재인용: 김찬우 2004).
장기요양위험요인의 사회적 결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기준 논의는 기능 장애에 대한 연구에서 살펴볼 수있다. 기능 장애나 제한을 측정하는 주요 측면으로는 옷 입기, 식사하기, 용변, 보행 등의 기본일상행동(Activity of Daily Living: 이하ADL)과 가사, 금전거래, 마실 등의 추가적 일상행동(Instrumental Activity of Daily Living: 이하IADL)등이 1950년부터 고려되어져 왔다 (Smith & Longino, 1995).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신체기능적 측면에 노인의 정신건강 및 재활욕구를 포함하는 쪽으로 대상자 선정 기준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장기요양의 대상 결정을 위한 다양한 시각과 마찬가지로 장기요양에 일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서비스의 범주에 대한 시각도 차이를 보인다. 앞서 장기요양에 대한 정의에서 장기요양이 의료, 사회복지 및 개인적 수발 서비스를 포함하는 것으로 언급이 되었으나 구체적인 범주는 서비스 주체의 재정적 여건과 장기요양제도의 인프라와 관련되어있다. 미국의 경우는 서비스를 시설과 재가, 의료(medically-oriented) 및 사회적 케어(socially-oriented)의 성향 등의 기준으로 4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그 범주가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분에서 중요한 것은 의료적 케어는 미국의 경우 Medicare(노인건강보험)와 Medicaid(의료급여)의 수가상환이 이루어져 서비스가 사회적 케어보다 안정적으로 발달되었으며 오늘날 미국 장기요양 재정에 상당히 큰 정부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또 다른 기준인 시설 대(對) 지역사회 및 재가 요양에 의한 구분은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의 장(setting)을 의미하는 데, 특히 재가요양의 어느 범위까지를 장기요양제도에서 국가나 공적부문이 책임을 져야하는 가가 최근 의료와 복지의 통합과 맞물려 주요 쟁점이 된다. (다음 절에서 보다 상세히 논의하겠다)
<그림 1> 미국 장기요양 서비스의 범위 (Source: Institute for Health and Aging: 김 찬우 2005, 재인용)
-그림없음
이러한 요양 대상의 기준들의 다양한 관점과 서비스 범주에 대한 심화된 논의는 본 글의 범주를 넘어서나 이 글에서는 노년층을 위한 장기요양보호 정책의 목표수립과 그 대상선정과 관련하여 여러 시각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김 찬우, 2004).
첫째, 장기요양서비스의 책임이 점차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구조와 환경의 차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건강과 불평등의 거시적 접근과 탈 의료화를 이해하려는 의료서비스의 정치경제학적 분석에 근거한다(Estes & Binney, 1991; Estes, Gerard, Zones, & Swan, 1984). 즉 장기요양의 주요 대상인 노인의 ‘요양보호 상태‘가 개인의 책임만으로 돌리기 힘들다는 점이며, 또 요양보호가 필요한 노인에 대한 서비스를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중점을 두는 생의료 모델(bio-medical model) 패러다임에서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 최근 노인 복지 증진의 측면에서 장기요양서비스의 대상자 선정과 서비스 범주 결정에 대한 경향은 개인의 생물학적/기능적 상태 외에 사회 심리적 측면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점차 많은 연구들이 노인의 신체적 건강상태와 심리적 건강상태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데 장기요양 서비스도 이 들을 포괄적으로 지원해주는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셋째, 장기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들의 질병관리(illness management)외에 그 대상자와 가족들의 삶의질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Strauss & Corbin, 1988). 이것은 장기요양제도가 단지 그 서비스의 client를 요양보호 대상자(노인 혹은 기능상 장애인)만의 혜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 수발의 전통적 자원인 가족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참여시켜야하는가를 충분히 고려해야함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시설 또는 병원 중심의 의료체계에 근거한 장기요양 서비스와 지역사회 및 재가중심의 요양복지사이의 심각한 재정 지원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운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고단위 비용의 의료중심 서비스를 가정간호(home care), 케어/케이스 매니지먼트를 통한 지역복지망의 조정과 연계 서비스, 수발자 지지서비스 등을 통해 보완적으로 대체해 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의료중심 요양체계와 사회중심 요양복지체계 간의 재정자원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III. 장기요양 이념 및 재원조달 방식에 의한 OECD 국가분류
그렇다면 이러한 국가별로 다른 대상자에 대한 기준과 서비스의 범주는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변은 각국가별 사회 및 의료보장제도의 형성과정과 제도의 역사적 변천과정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본 글에서는 장기요양의 이념과 재원조달의 두 가지 기준에 의해 대략적인 유형 분류를 해 보겠다.
1. 장기요양 이념(ideology)
장기요양에 대한 이념적 입장은 제도의 근간에 영향을 끼치며 각국가간의 비교에도 중요한 틀을 제시한다. 현재 한국의 장기요양제도 도입과정에서는 장기요양의 이념과 요양보장제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된바가 없었다. 장기요양과 관련 Moody(1992)는 다음과 같은 이념적 시각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전통적으로 사회적 통제의 일환으로 시설보호를 간주해온 좌파진영에서는 개인의 자율성 존중에 초점을 두며 시설보호 중심의 전통적인 요양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져왔다. 개인의 자율성과 정의가 보장된 미래 사회를 지향하며 법적인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개인의 생애 후반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권리로서의 장기요양제도에 초점을 둔다. 이런 이념이 강한 국가에서는 보편주의적인 대상자 선정방식이 강하며 서비스 범주도 의료 및 사회복지 등을 포괄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우파진영에서는 국가보다는 가족의 책임에 우선을 두며 전통적인 가족제도 내의 수발을 강조한다. 공식적인 국가의 개입에 다소 적의적인 성격을 가지며 가족부양이라는 전통적 지지에 호소한다. 따라서 가족 간의 지지가 약해지면 공식적인 개입을 강조하기 보다는 가족 간의 지지가 다시 강해질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둔다. 정부 또는 공적 개입보다는 자치적인 조직에 의한 개입에 중점을 두어 민간부문에서의 해결을 강조한다.
자유주의 진영에서는 위의 두 가지 양극적 입장을 어느 정도 조합하여 개인의 욕구에 대한 전문가의 판단을 통한 적절한 개입에 초점을 둔다. 그러나 개인의 권리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제약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좌파와는 다른 이유에서 재가요양을 강조한다. 이 관점에서는 수발을 담당하는 가족의 인생을 누릴 권리도 중요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가족수발의 부담이 강하지 않도록 개입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주안점이며 욕구에 따른 적절한 서비스 제공이나 케어의 연속망(continuum of care)이라는 개념을 제도의 주요 사항으로 보고 있다.
복지다원주의(welfare pluralism)가 강한 오늘날 복지국가의 사회보장 이념에 있어서 국가별로 한 가지의 이념이 절대적으로 자리잡고 있기는 어렵다. 특히 아직 요양보장 제도가 자리잡지 않은 한국사회에서는 세 가지 이데올로기가 공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장기요양제도와 관련된 이념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좌파적 경향이 강한 복지정책들이 도입되었으나 사회전반의 연대감(solidarity)이 낮아 실제 운용에 장애가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비공식 성향의 가족의존도 (family-dependency)가 높고 부모와 자식 간의 연대감이 높아 우파적 성향이 장기요양과 관련해 당분간 강하리라고 보나, 주요 재원 조달 연령층인 자식세대들의 의식이 점차 자유주의와 좌파성향으로 변함에 따라 장기요양제도의 도입 및 전개가 점차 공식성을 가지며 다양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본다.
2. 재원조달 방식
장기요양제도유형별 국가에 대한 구분은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사회보장의 원리에 따른다. 그러나 각 국의 장기요양체계는 그 나라의 의료보장 또는 의료제도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재원조달, 서비스 전달체계, 수가선정방식, 이용료 지불방식 등의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 유형 구분이 쉽지 않다. 본 글에서는 장기요양 보장의 주된 재정 및 급여 방식을 기준으로 OECD 국가들의 장기요양제도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누어 보았다(Tayler, 1989). 우선 주로 일반재정으로 인한 조세에 의한 재원 조달과 자산조사(means test)없는 수혜자 선정방식을 채택하는 북구 및 영연방국가들과 같은 요양보장형과, 둘째로 사회보험방식의 재원조달 및 보험기여자(contributor)가 예비 수혜자가 되는 독일 및 일본의 요양보험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과 같이 조세방식이지만 자산조사에 의한 의료급여(Medicaid)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양부조형으로 나눌 수 있겠다(김찬우 2004, 재인용).
우선 조세 중심의 재원 조달과 의료제도와 관련이 높은 요양보장형 국가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의료보장체계(health care system)와 요양 체계를 연계하여 장기요양 서비스들을 제공해왔다. 핀랜드와 스웨덴의 경우는 1992년부터 일차의료서비스(primary health care service)를 지방정부의 책임하에 두고, 퇴원 판정을 받은 노인이 일반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는 경우 이 비용을 시정부에 부담시켜, 일반 병원의 장기요양 대상 입원자 수를 경감케 하였다. 또, 영국과 뉴질랜드의 경우는 1993년부터 지방행정국(local authority)들의 장기요양 관련 재정의 일부를 국민연금부(social security department)로부터 충당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Block Grant 유형의 예산지원을 통해 지방정부의 자율적인 재정 운용권한을 강화하였다(OECD, 1996).
장기요양 재정에서 새로운 사회보험 체계중심의 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대표적으로 독일과 일본을 들 수 있다. 독일은 1963년부터 연방사회 부조법에 의해 요양부조(Hilfe zur Pflege)가 빈곤층을 대상으로 사회부조의 형태로 실행되어 오다가, 1995년 1월부터 공적장기요양보험(Soziale Pflegeversicherung)이 도입되었다 (공적요양기획단, 2004).
2002년 장기요양급여의 수급자는 총 213.5만명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88.5%인 118.9만 명은 요양보험 수급자이며 나머지 24.6만명은 요양부조의 수급자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는 1994년 고령화율이 14%를 넘게되자 본격적인 장기요양 체계상의 공적 책임이 논의되어 1997년 ‘개호보험’법이 제정되었고, 2000년 12월 개호보험제도가 실시되었다. 2003년 개호보험 급여 중 재택서비스 이용자는 206만명(74%)이며, 시설서비스 이용자는 73만명(26%)으로 집계되었다 (공적요양기획단, 2004).
3. 국가별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률
앞서 언급했듯이 장기요양 서비스는 그 개념상 의료적 케어, 사회적 케어 및 개인수발 관련 서비스들의 조합(combination)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요소가 어떤 비율로 구성되어 제공되는 가에 따라, 서비스 급여 내용 및 대상이 크게 달라진다. 국가별로 다른 장기요양 제도를 가진다는 것은 위의 세 가지 요소 혼합 비율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거 및 의료 지원 형태의 기준으로 시설(institution)과 재가(home-based care; home care; home help)로 구분되고 있다. 따라서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률은 시설 입소 비율(시설보호율)과 재가 요양 서비스 이용률(재가보호율)의 합으로 볼 수 있다.
* 노인시설보호율(%)= 시설보호서비스 수급자/65세이상 노인인구
* 노인재가보호율(%) = 재가보호서비스 수급자/65세 이상 노인인구
장기요양 관련 시설중심 서비스는 다음의 여러 가지 시설 및 서비스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요양시설(Nursing home)만을 포함하는 경우이다. 이것은 협의의 의미에서 장기요양 시설을 의미하며 대부분의 재원이 공적 재정에서 지원된다. 두번째는 Residential Care(Adult Family home, Adult Foster Care)로 지칭되는 제한된 복지 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 집단 거주시설을 의미한다. 이러한 거주형 요양서비스는 일부만이 공적 재정에서 지원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이러한 형태를 Assisted Living이라고 부르는 데 주거와 요양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 경우로 최근 늘어나는 추세이며 정부에 의한 공적 재원 지원이 관건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떤 국가에서는 장기요양 병원(LTC hospital)까지를 시설에 포함하고 있다. 이 병원은 일반병원에서 퇴원후 재활이나 장기입원을 목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국가에 따라 장기요양 급여 내용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건강보험 또는 의료보장의 급여에 포함되기도 한다. Intermediate Care Facility(ICF)나 Convalescent hospital도 이러한 개념의 요양 및 재활병원이다. 결과적으로 장기요양 시설보호율은 국가별로 시설요양의 범주를 어디까지 정하는 가에 따라 차이를 두며 광의적으로 위의 시설들을 모두 포함하는 경우이며 협의적으로는 Nursing Home(요양시설)만을 포함하는 경우이다.
4. 장기요양 재원조달과 서비스 이용율에 의한 OECD 국가 유형분석
위에서 논의한 세 가지 가지 기준 장기요양 이념, 장기요양 보호율(시설 및 재가 서비스 이용률)과 장기요양 재원의 조세 비중의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하여 볼 때 OECD 국가들의 요양 제도는 크게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990년대 OECD 국가들로 한정함)
<표2> OECD 국가들의 장기요양보장 유형 및 특징
-표없음
이 네 가지 유형별로 고령화와 서비스 이용률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표3>과 같다.(본 OECD 자료는 광의의 시설보호율을 적용하였음 경우임) 이 중 재가보호율에 대한 통계는 재가요양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1990년대 이후 집계가 가능한 데 실제 재가요양에 대한 국가별 서비스 범주가 큰 차이를 보여 대략적인 기준으로 밖에 볼 수가 없겠다.
1990년의 20개 OECD 국가의 평균 시설 보호율은 5.5%로 평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첫째 평균에 근접한 국가(1%내외 편차)로는 호주, 덴마크, 일본,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웨덴, 영국, 미국 등을 꼽을 수 있다. 둘째로 평균보다 1% 이상 고보호율 국가로는 캐나다, 핀랜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가 되며 셋째 평균보다 1% 이하인 저보호율 국가로는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칼, 스페인의 남유럽형이 되겠다(OECD, 1999)
<표3> 각 국가유형별 시설보호율 및 고령화율 비교 (단위 %)
-표없음
Ⅳ. 우리나라 노인요양보장 제도의 방향성
최근 공적노인요양보장제도의 시안은 대략적인 제도의 윤곽을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노인요양보장제도가 미래에 어떠한 방향으로 갈 지는 아직 상당히 미지수이다. 본 글에서는 위의 OECD 국가 유형에서 세 가지(대륙형, 영연방형 및 남유럽형) 유형을 지향할 경우 각각의 시사점을 살펴보며 글을 맺고자 한다.
첫째로 한국이 대륙형국가의 장기요양제도를 지향할 경우이다. 대륙형 국가들의 시설보호율은 80년대 이후 큰 차이가 없어나 재가요양보호를 중심으로 95년 이후 크게 증가되었다. 이 시기는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이 새로운 요양제도를 도입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재원조달 방식은 사회보험형으로 최근 장기요양 실행위원회의 안과 비슷하다. 또 한국의 노인요양보장제도가 일본의 개호보험과 비슷하게 고안된 점이 많아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한국의 고령화비는 1997년 대륙형 국가들의 평균 고령화 비 15.1%와 동일한데 이 경우라면 2020년에 우리나라의 시설보호는 6.6% 재가 보호 8.4%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대륙형국가의 제도를 따를때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보험제도의 주요 토대가 되는 사회적 연대감이라는 장기요양 이념의 변화가 동반할 것인가가 중요 관건이라 하겠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 제도가 영연방형을 지향할 경우이다. 영연방형의 특징은 조세 중심 제도이며 국가중심 의료보장체계의 확장형(영국의 NHS)으로 볼 수 있으며 요양보장의 많은 부분이 의료체계에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거주형 요양서비스의 확장도 동반되어야 한다. 고령화율은 한국의 2015-16년 경이 영연방형의 1997년도와 비슷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한국의 장기요양 보호율은 2020년에 시설보호 6.1%, 재가 9.4%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영연방형을 지향할 경우는 장기요양 관련 지출에 대한 조세 비중이 얼마나 확대 될 것인가와 정부의 재정부담의지가 중요 관건이 된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이 남유럽형을 지향할 경우인데 이것은 바꿔 말해 새로운 요양제도의 도입없이 수급자 중심의 제한적 개입인 현재 상태를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장기요양에서 가족중심의 비공식적 자원에 대한 의존이 현재 남유럽과 한국이 비슷함을 볼 수 있다. 고령화율은 남유럽의 1997년과 한국의 2019년 정도가 비슷해진다. 이럴 경우 시설 3.4, 재가 2.5% 수준정도가 될 전망이다. 고령화와 요양 대상노인의 증가에 따른 가족부담과 국가의 해결의지가 주요관건이 되며 요양보호에서의 전통적인 가족의 역할이 전제되어야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들은 아직은 우리나라 장기요양제도와 관련하여 본격적인 논의가 활발하지 못한 쟁점들에 대한 언급이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한 국가의 새로운 사회보장제도는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되어 시행될 필요가 있다. 본 글은 이러한 논의를 위해 장기요양의 개념과 서비스의 범주, 장기요양 이념 및 OECD 국가들의 장기요양 제도에 대한 분석을 정리하였다. 물론 이러한 논의가 보다 더 심도 있게 진행되기 위해서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병행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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