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고령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5세 인구가 2000년 7%를 넘어서는 고령화사회에서 2019년경은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접어든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심각성을 넘어 대단히 위협적 현상들이 널려있다. 우리의 고령화는 세계적으로 유래없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측면외에도 저출산과 평균수명연장을 동반하고 있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판단과 사회 연대를 위한 가치관 정립에 있어 혼란스러운것도 또한 계속 엄청나게 혼란스러울 것도 그 배경에는 고령화사회의 도래가 있다.

이쯤해서 좀더 실감나는 고령사회의 모습을 찾아보자. 30대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 서울 시청주변이나 강남 테헤란로, 여의도 쯤 될 것이다. 30대를 흔히 볼 수 있는 그곳에, 그 수만큼 50대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정확히 40년 뒤에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연령이 10년에 5세씩 늙어지고 있다.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된다.

고령화의 위협은 크게 두가지 범주에 있다.

그 하나가 인구의 상당수가 건강, 재무 및 생활 위험에 떨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생존의 문제이다. 생존의 문제는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제공하는 공익적 서비스의 질과 양 모두에는 그 한계가 있다. 또한 소비자도 질 낮고 총량이 부족한 공익 서비스에 강한 불만을 갖게 된다. 따라서 경제력이 있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수익자부담의 원칙에 따라 보다 질 좋고 충분한 양의 서비스와 재화를 소비할 수 있도록 산업 기반을 확대해 주어야 한다.

다른 하나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크게 떨어져 정부의 재정이 악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시기가 제조업 공동화 및 경제의 서비스화, 지식정보화, 세계화와 함께 분배에 대한 요구가 용솟음친다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의 진통까지 맞물리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강한 고용보호제도 등에 의한 고용없는 성장, 내수‧수출산업간 성장률 격차로 인한 경기양극화, 경공업‧중화학 공업간,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산업양극화, 중소기업‧대기업간의 기업양극화와 IMF이후 더욱 심해진 빈부 양극화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 경제성장 기반이 잠식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고령화가 불거지고 있다. 단기적인 경제 대응책 마련속에 그 다음에 다가올 더 큰 위협을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의 의미를 경제적 측면에서 좀더 살펴보면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전 양태와 급격히 차이가 나는 이른바 인구자원의 불균형성이 투자된 자본과 기술의 확대와 발전 정도를 상쇄해 버리는 사회이다. 일단 단기적으로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사회가 양관계의 균형을 찾기 위하여 적응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일 것이다. 이것이 지식사회, 지식기반의 경제 도래가 필연적이라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지식과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이 최대 과제가 되는 사회이다. 이 논의에 있어 우리사회가 갖는 문제점은 생산요소인 자본, 노동, 토지가 갖는 경쟁력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불시대에서 큰 힘을 발휘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즉, 너무 비싸져 버렸다는 점이다. 비싼 생산요소를 투입하여 생산한 제화와 서비스는 이미 국제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선진국이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시대가 지나서 경험했던 현상들인데 말이다. 따라서 여느 국가보다 빠른 고령화의 진전은 경제적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식기반경제로 전환되어야 함을 요구받고 있음이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 하겠다.



이는 분명 위협적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기회가 있다. 급팽창하는 노인인구의 신규 거대수요를 국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혁신적인 처방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른바 실버산업이라는 ‘고령친화’산업이 그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견인차였던 베이비붐세대(1953년생부터 65년까지)의 소비력을 차세대 경제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는 산업이다.

그 내용을 좀더 살펴보자. 이는 민간 주체로 은퇴기(60세 이상)와 은퇴준비기(45세에서 60세)를 맞고 있는 현재노인, 예비노인 및 주수발자에게 적합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유통‧판매‧서비스하는 산업군이다. ‘고령친화’라 함을 이해해야 한다. 편리성과 안전성으로 대변되는 노인의 선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로 노인에게도 편리하면 다른 사람들은 더 편리한 것이 많다. 고령친화산업의 가공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령친화산업은 여타 산업과는 꽤 다르다. 이 산업 또한 수급의 관계가 수익자 부담을 기초로 하는 시장경제원리를 따른다는 측면에서 노인복지와 차별되나 신체적‧사회적‧경제적으로 취약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노인의 안전과 권익 보장을 위해 정부 관심이 특히 필요한 산업이다. 즉, 수익성과 함께 공익성도 고려되어야하는 산업이다. 또 있다. 고령친화산업은 큰 시장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수요를 기반으로 정의된 산업이므로 다양하고 변화에 민감한 ‘세분화된 소형 시장의 합’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중소기업형 산업이다. 이로인해 내수확산과 고용창출에 기여함이 크다. ‘규모의 경제성’보다 ‘범위의 경제성 및 연결의 경제성’ 추구가 유효하다. 산업클러스터 정책 지원이 효과적으로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분명 고령화사회에서 희망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정부는 상황인식 부족으로 고령친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민간은 시장 수요를 체감하지 못하여 시장 진입을 주저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경제여건악화로 단기시장에 더욱 치중하고 있어 봇물같이 터질 수요에 미리 대처할 여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고령친화산업은 지금 급격한 터전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고령친화산업이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먼저 수요측면에서 베이비붐세대가 은퇴(60세)하는 2012년~2024년경, 고령자비중이 10%를 넘어서는 2008년경, 전국민연금제도의 급여가 지급되는 2008년경,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 되는 2012년경으로 이를 만족하는 2008년경에 본격적으로 개화되어 2010년경부터 2025년경사이 급속한 성장세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공급측면에서, 영세적인 중소기업이 적절한 생산체계를 갖추는데 필요한 시기(2006~2007년간)를 고려했을때 정부는 2004년 비전제시와 함께 2005년에는 고령친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계획(Action Plan)’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 지원시기를 늦출 경우 외국 기업에 의한 시장 잠식이 특히 우려될 뿐만 아니라 국민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은 요원할 수 있음에 지원시기의 절박성이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고령친화산업의 태동과 급속한 성장기를 맞아 최대 수요층인 실버마켓, 이른바 베이비붐세대의 특성을 살펴봄이 대단히 주효하다. 이들은 50년간 인구구성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유일한 연령군단으로 단일의 최대 소비 주도층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주택, 자동차, 영화산업의 성장을 이끈 세대다. 이들이 곧 은퇴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고령자가 민간전체소비에서 30%를, 유럽도 20~3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그들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국민의 삶의 질이 낙후된다. 따라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들은 여타 연령층 소비자에 비해 까다롭다. 겉으로 드러난 것과 내면이 다르다는 것이다. 중요 특성을 짚어보자.

첫째, 이들의 가치관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르다. 개인주의적이며 자녀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다. 부부중심으로 소비지출 성향도 높다. 청년시절 민주화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높은 사회참여와 주체의식이 강하다. 또한 이들은 정보통신의 첫번째 이기세대이다. 금융, 건강의료, 교육, 상거래 등이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둘째, 이들은 젊은 층이 선호하는 것을 내심 선호한다. 따라서 실제 필요한 재화 및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노인용으로 등장하면 심리적 저항으로 인해 소비 거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고령자는 스스로를 평균 15세 정도 더 젊다고 인지하고 있다.

셋째, 여성중심의 소비패턴을 보일 것이다. 2002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여성의 평균수명이 80세로 남성보다 7년이 더 길다. 또한 노인단독가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독신여성노인 중심의 재화 및 서비스 개발이 주효하다. 급격한 가족구조의 변화를 나타내는 한 단면으로 전체가구대비 노인가구의 구성비가 2000년 현재 8.9%이나 2020년에는 16.8%로 급격한 핵가족화를 들 수 있음. 전체가구대비 노인가구의 구성비가 2000년 현재 8.9%이나 2020년에는 16.8%로 급격한 핵가족화가 진행된다.

넷째, 이들은 높은 교육 및 소득수준을 보유한 첫 노후 대비세대이다. 여기에 소자녀이면서 연금혜택이 추가된다. 그 시기가 2008년이다.

다섯째, 고령자가 필요한 제품은 ‘첨단제품’이 아니라 기능적으로 단순하여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적합제품’이다.

마지막으로 고령자는 수요하기를 원하는 서비스가 융합되어 한번에 제공됨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복지+주거+기기+여가, 금융+여가+의료+주거+한방 서비스 등이 편리하게 one-stop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고령친화 제품 및 서비스의 융합화를 통한 클러스터링으로 대고객만족도를 제고해야 산업경쟁력이 강화된다.

오늘의 화두는 전환기라고 보고 싶다. 진정 혼란의 시기이고 불확실성의 시대이면서 동시에 엄청난 기회의 시대이다. 고령화사회는, 고령친화산업과 실버마켓의 매력은 일반의 인식보다 훨씬 빠르게 현상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상이 자리잡기 전에 먼저 인식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고령친화산업은 ‘예측된’ 5대 위험, 정부의 재정과 저성장 위험을 감소하고 고령층의 건강, 재무 및 생활 위험을 감소시킬 유일한 대안이다. 따라서 고령친화산업의 활성화로 노인의 삶의 질 제고는 물론 국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견직 / 협성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
2005/04/10 00:00 2005/04/10 00:00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Welfare/trackback/1347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