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청소년의 인권
월간 복지동향/2005 :
2005/05/10 00:00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사회복지
사회복지와 인권은 따로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밀접한 주제이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복지증진은 독립된 인간으로서 이들의 인권을 증진하는 것이 핵심적 중요성을 가지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해왔다.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현재적인 의미와 아울러 미래 지향적인 성장과 발달의 과제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을 독립된 인격과 주체로 인정하기 보다는 부모나 성인의 전유물로 생각해온 관습이 강하다. 또한 연령과 성에 따른 서열상에서 낮은 지위를 점함에 따라 기본적인 인권의 침해가 나타날 개연성이 높은 상황에 있다.
국제적으로 1990년부터 발효된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이 현재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의 일부 조항을 유보하였지만 1991년에 비준하여 이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서 이 협약은 무차별의 원칙, 최선의 이익우선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등 4가지 주요한 인권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당사국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5년마다 보고하여야 하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1994년과 2000년에 국가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또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의 국가보고서를 검토하여 1996년과 2003년 한국정부에 권고안을 채택하였다.
한편으로 아동․청소년의 권리에 대해서 아동 고유의 권리와 보편적 인권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는 아동의 권리가 성인의 권리와 많은 공통성을 가지면서도 또한 차이가 나는 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아동 고유의 권리는 현재 발달단계에 있는 아동 고유의 정신적․신체적 욕구와 권리를 법적으로 승인하여 아동의 인격을 전면적으로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아동이 보편적 인간으로서 누리는 권리는 기본적으로 성인의 그것과 동등하다고 보지만 미성숙한 아동의 보호를 위해서는 제한이 가능하다는 점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와 관련되어 아동의 인권에 대한 논의 속에는 보호와 자율이라는 상반된 축이 나타날 수 있는데, 어느 축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입장의 차이가 나타난다. 보호의 개념을 위주로 하는 보호주의자들은 아동의 적절한 영양과 양육에 대한 권리를 강조하고, 아동이 부모의 통제 하에 있는 것이 적절하며, 아동의 일반적 유약성과 의존성을 강조한다. 이에 반해 자율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자기결정, 어른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들을 요구하고 아동의 관점, 느낌, 욕구, 규정, 자유와 선택 등을 강조한다.
아동․청소년 인권침해와 비복지 현황
우리나라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 침해 양상 혹은 비복지의 양상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은 아동학대와 방임, 결식아동과 소년소녀가장의 문제, 가출 등 취약한 여건의 청소년에 대한 착취, 청소년 노동에 대한 보호의 문제, 학교에서의 인권침해문제, 입양 및 사회복지시설과 아동의 인권문제 등이다.
학대와 방임
아동학대는 아동의 ‘보호권’에 대한 침해이며 더 근원적으로는 ‘생존권’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 양상에 해당한다. 아동학대는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학대는 주로 직접적인 보호자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로 간주하기 보다는 부모의 전유인격체로 생각하는 종래의 관습 때문에 정확한 실태파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형사적 처벌을 받거나 신고된 사례는 전체 학대 발생의 극히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보건복지부의 전국 표본조사결과에 따르면 아동학대발생률은 43.7%로 5명 중 2명의 아동이 학대받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체학대 발생률은 23.5%로 나타났으며 그와 더불어 아동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신체학대인 상해 및 폭행 발생률이 전체 9.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학대와 방임은 19.0%와 20.2%로 나타났고, 성학대는 1.1%로 비교적 낮은 비율로 조사되었지만 아동에게 가장 심각한 손상과 후유증을 남기는 심각한 학대 양상이라 할 수 있다.
한편 2001년에 아동학대예방센터에 보고된 2,000여 건의 아동학대 사례 중 31.9%가 방임, 22.6%의 신체적 학대, 유기 6.4%, 정서적 학대 5.4%, 성적 학대 4.1%, 그리고 복합적 학대가 29.6%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라지지 않고 있는 끔찍한 형태의 범죄도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사회의 적극적인 대처는 최근의 일이다. 1998년 4월 SBS 방송 프로그램에 구타로 생명이 위험하게 된 소위 ‘영훈이 사건’이 방송된 것을 기점으로 하여 그간 전문가들에게서만 논의되어온 아동 학대의 문제가 여론과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되고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법적인 개입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1989년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설립된 이래 전국지부를 설치하여 학대신고센터를 운영 중에 있었으나 활동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1998년 7월부터 시행된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제정, 2000년 7월에 개정된 아동복지법 등이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법적 개입의 기초를 형성하였다.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의해 학대아동보호를 위한 긴급전화의 설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설치, 아동학대 신고의무화, 응급조치의무화, 보조인 선임 등의 서비스를 제도화하였다.
그러나 현재도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관련 공무원이나 전문가에 의한 신고비율이 낮은 점 등 학대방지를 위한 조치의 실효성이 그리 높지 않아 아동학대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인식이 필요한 실정이다.
결식아동과 소년소녀가장
어느 인구 층에게나 빈곤은 인권을 위협하는 기본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특히 아동 및 청소년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독립하기 이전이고 통상 가정과 사회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아동과 청소년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태에 있다.
외환위기 이후 1999년 정부의 조사에서 15만 여명의 아동이 결식아동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이 결식아동의 범주에는 점심을 먹을 수 없어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받는 아동의 수로 추산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결식아동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나타나는 신체적인 문제 이외에도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합적 통합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박정란 외, 2001).
주로 교육부의 중식지원 사업과 푸드뱅크 사업 등을 통해 결식아동에 대한 대처가 이루어져 왔다. 학교에서의 급식은 공휴일, 방학의 시기나 학교에 있지 않은 시간의 문제에 대해 대처할 수 없고, 학교 적응이나 가족, 대인관계 문제 등의 양상에 대처할 수 있는 복지적 프로그램이 취약한 상황이다.
또한 부모의 사망, 질병, 장애, 가출, 이혼, 수형 등으로 인해 소년, 소녀가 실질적으로 가정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소년소녀가장 세대도 기본적인 생존에서 어려움을 ‘생존권’의 침해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이혼률의 급증과 가족해체 등으로 인해 부모사망 이외의 원인에 의한 소년소녀가장세대가 많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1997년에는 10,000세대 가까운 소년소녀가장세대가 집계되었으나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2000년에 6,229세대, 2001년에 5,248세대, 2002년에 4,531세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정부가 15세 미만의 아동단독세대를 소년소녀가장세대로 지정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가정위탁보호나 시설입소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소년소녀가장세대는 정부로부터 생계급여, 교육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부가급여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개인이나 민간단체로부터 후원금을 제공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 결연 후원금의 실태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없어 지역별 개인별로 소년소녀가장세대 간의 후원금 수령액수에서 많은 격차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 이외에 학교적응이나 심리사회적 발달의 문제에 대처하는 사회복지적 접근이 아직 모자란 실정이다.
비행 청소년의 인권
청소년 비행은 심각한 사회문제의 양상으로 자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청소년의 비행은 통상 청소년 혹은 학생이라는 지위에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판단되는 지위비행과 폭력비행, 재산비행, 약물비행, 성비행 등으로 구별된다(홍봉선 외, 2001).
청소년 비행과 범죄는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강력범죄도 빈발하고 있음에 그 심각성이 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성인범죄와는 조금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 비행청소년을 범죄소년, 촉법소년, 우범소년으로 구분하여 14세 미만의 소년으로서 형법에 위배된 행위를 한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 등의 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우범소년의 경우에도 규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성인 범죄자에게 일반적으로 인정된 적법절차 중 일부에 대해서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의 인권침해 문제가 있다(이용교, 2004).
청소년 비행은 지위비행에 해당하는 가출에 이어 보다 심각한 비행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가출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유형이 있으나 가정에서 적절한 처우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이 경우 가출 후에 적절한 생존수단이 마련되지 않아 재산비행이나 성매매, 혹은 어려움을 잊기 위한 약물비행의 만연 등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가출에 대한 단속만이 아니라 가출청소년에게 안전한 생존수단을 지원하는 방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이후 더 심각한 비행이나 인권침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1997년 이후 가출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쉼터에 대한 조사결과(남미애, 1998)에서 청소년 쉼터 입소자 중 첫 가출이 7.4%에 불과하다는 점은 청소년의 가출이 반복화 상습화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대처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인권
우리나라의 아동과 청소년의 절대다수는 학생이다. 따라서 학교생활이 아동․청소년의 안녕과 인권에 비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여건이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는 인권 관계자의 표현대로 오히려 학교가 인권의 사각지대에 속하는 점도 있다. 학교의 각종 규정은 학생들의 주체성과는 관련없이 학생을 규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체벌과 훈육의 논쟁은 지금도 매우 많다. 교내의 성폭력도 만연해 있는 실정이다. 입시를 위한 성적순의 줄세우기식 교육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학생들의 자아존중감 결여와 대다수 학생들을 패배자로 만드는 교육풍토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학교 중퇴도 빈발하고 있다. 홍봉선 등의 중퇴자 조사에서 학교생활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다니기 싫어서 중퇴하는 비율이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으나, 학교의 권고나 퇴학처분 등에 의한 경우도 약 1/3이 나타났고, 가정형편, 혹은 검정고시를 보기 위한 진학의 이유도 소수 응답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중퇴 청소년들이 사회의 주류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대안적인 프로그램이나 복교지원 사업 등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의 시범사업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학교 내에서의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폭력도 학생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소외, 모함, 경멸, 괴롭힘, 폭력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나타나는 학교 내에서의 동료 학생 간의 폭력은 수 년 이상 반복적으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문제에 개입하기 위한 학교사회사업 등의 도입이 모색되고 있으나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아동․청소년 노동과 인권
우리사회에서 통상 아동․청소년은 학생 신분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들의 노동이나 근로에 대해서는 각별한 ‘보호’나 ‘규제’가 이루어진다. 이는 산업화 이후부터 역사적으로 발달과정에 있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가혹한 노동착취를 금하고자 하는 맥락에서 이루어져 왔다. 우리나라도 1946년 미군정시기부터 연소자 노동에 대한 보호법규들을 시행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서 연소자의 노동과 관련된 인권의 쟁점으로 다음의 것들은 여전히 두드러진다(이용교, 2004). 가장 먼저 지적되어야 할 것은 청소년이 합리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권’이 박탈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소자의 노동 착취를 막기 위한 근로기준법 62조, 63조, 64조 등의 조항과 각종 규제들이 오히려 청소년들이 정상적으로 고용되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학생인 청소년, 아직은 노동하지 않는 청소년을 정상 범주로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선입견이 반영되고 있다. 정상적인 고용과 노동을 선택하는 청소년들의 인권으로서 노동권이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청소년의 일반적인 노동권 박탈의 결과로서 청소년들은 비정규적인 형태로 소위 ‘아르바이트’ 위주의 노동을 하게 된다. 이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무복지의 노동 형태가 된다. 시간제로 일하는 근로 청소년들은 최저임금법이 적용되지 않는 관행(최저임금법 5조 2항 등) 속에서 시간 당 2,000원 정도로 야간이나 휴일까지도 ‘아르바이트’ 명목의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게 된다. 가출청소년이나 돈이 필요한 청소년들의 경우 대개 이와 같은 형태로 일하게 된다.
또한 청소년들은 비정규적인 노동현장에서 성적 착취, 임금체불 등 각종 착취를 경험하게 되고 이 경우 구제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이는 근로 청소년들 중 상당수가 가출 등 사회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또한 정상적인 근로계약서를 갖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우리사회는 법적으로 지나친 아동․청소년의 노동 착취를 제한하기 위한 법규를 가지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이 때문에 정상적 노동권 자체가 침해되고 비정규적이고 인권 착취가 횡행하는 환경 속에서의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건전하고 정규적인 형태의 청소년 노동권 보장을 위한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가족해체와 입양 및 사회복지시설
우리사회에서 아동과 청소년은 기본적으로 가족의 지원을 통해 생존과 발달을 위한 보호를 제공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사회의 가족해테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가족 형태로서 적절히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연간 총 결혼쌍 대비 이혼쌍의 비율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우리사회의 이혼률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혼 상황에서 자녀인 아동과 청소년의 이익과 의사는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 양육자의 지정과정에서 부부간의 협의에 의한 자주적 결정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것이 원만치 않을 경우 법원의 개입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녀의 의사는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부부의 자주적 결정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법원의 개입 시에도 15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은 의견표명권이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부모의 이혼 후 청소년의 면접교섭권이 배제되고 있다. 이혼 상황 자체에서도 자녀의 의사는 크게 존중받지 못하며 궁극적으로 이혼의 상황 속에서 ‘최선의 이익’이 손상된다.
이혼뿐만 아니라 미혼모 문제나 다양한 가족해체의 사유에 의해 원래의 가족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 아동은 대리적 서비스를 받게 된다. 이 경우 아동은 입양 혹은 사회복지시설의 도움을 받게 되며 중간단계에서 위탁보호를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처의 하나가 입양인데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입양실태는 미미하다. 1999년 이후 연간 4,000명 이상의 아동이 입양되고 있으며 대략 40% 안팎의 아동이 국내입양, 그리고 60% 가량의 아동들이 국외입양되고 있다. 물론 과거 1970년대의 국내입양 비율이 24% 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입양이 상당히 늘어난 것이지만 아직도 국외입양이 더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장애아동의 경우 2002년 기준으로 전체 843명 중 단 16명만이 국내에 입양되어 절대다수인 827명은 국외로 입양되었다.
입양 외에 아동복지시설 등을 통해서도 요보호 아동에게 사회복지서비스가 주어지고 있다. 현재 공식적인 아동복지시설에만도 19,000명 가량의 아동이 입소하여 생활하고 있다. 가족해체나 다른 사유에 의한 입양 및 아동복지시설 이용의 경우 아동의 선택권이나 자율성이 관철되지 않으며 역시 ‘최선의 이익’이 도모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한편으로 이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라 할 것이다.
아동․청소년 인권증진을 향하여
전반적으로 보아 한국에서 아동․청소년의 인권 실태는 유엔의 아동 권리에 관한 협약을 비준하던 10여 년 전과 비교하여 조금씩 향상되어 왔다고 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 내용들도 일부는 민법, 국적법, 근로기준법 등의 개정을 통해 반영되었다. 1991년에 영유아보육법을 제정하여 보육의 사회화를 위한 획기적 단초를 마련하였다. 1998년에는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2000년에는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어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대처방안을 강구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은 아직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낮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이용교, 2004). 무엇보다도 아동과 청소년을 미성년자로 파악하여 광범위하게 권리를 박탈하는 법 조항들과 연령차별과 성차별을 당연시하는 관습의 영향이 크다. 소년소녀가장이나 결식아동의 문제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기본적인 생존권이 침해되는 아동도 많고 학대나 방임과 같이 보호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정규적인 노동권 보장보다는 비정규적인 아르바이트 형식의 저임 연소자 노동 양상이 일상적이며, 가출 청소년 등 취약 청소년에 대한 생활지원체계도 취약하다.
종래 가족에 의해 아동과 청소년은 양육되는 것이며 따라서 독립된 인격체로서보다는 부모나 성인의 의사에 따라야 하는 객체로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미 특정 가족형태를 보편 혹은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우리사회의 가족구조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문제도 종래의 가족이라는 틀 내에서 볼 수는 없다. 과거보다는 조금씩 신장되고 있다고 해도 아동과 청소년의 권리신장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핵심적인 아동의 권리 중 하나이면서도 그간 사회적 관심이 두어지지 못했던 아동과 청소년의 ‘참여권’ 신장이라는 측면에 보다 초점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되어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인권교육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앞으로 가장 중요한 인권사업 영역의 하나가 될 것이다.
< 참고문헌 >
김성재 외(2002), 인권시대를 향하여, 나남.
박정란․서홍란(2001), 아동복지론, 양서원.
이용교(2001), 인권에 대한 사회복지계의 접근, 박영란 외, 한국의 사회복지와 인권, 인간과복지.
이용교(2004), 청소년 인권과 인권교육, 인간과복지.
홍봉선․남미애(2001), 청소년복지론, 양서원.
사회복지와 인권은 따로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밀접한 주제이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복지증진은 독립된 인간으로서 이들의 인권을 증진하는 것이 핵심적 중요성을 가지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해왔다.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현재적인 의미와 아울러 미래 지향적인 성장과 발달의 과제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을 독립된 인격과 주체로 인정하기 보다는 부모나 성인의 전유물로 생각해온 관습이 강하다. 또한 연령과 성에 따른 서열상에서 낮은 지위를 점함에 따라 기본적인 인권의 침해가 나타날 개연성이 높은 상황에 있다.
국제적으로 1990년부터 발효된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이 현재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의 일부 조항을 유보하였지만 1991년에 비준하여 이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서 이 협약은 무차별의 원칙, 최선의 이익우선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등 4가지 주요한 인권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당사국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5년마다 보고하여야 하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1994년과 2000년에 국가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또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의 국가보고서를 검토하여 1996년과 2003년 한국정부에 권고안을 채택하였다.
한편으로 아동․청소년의 권리에 대해서 아동 고유의 권리와 보편적 인권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는 아동의 권리가 성인의 권리와 많은 공통성을 가지면서도 또한 차이가 나는 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아동 고유의 권리는 현재 발달단계에 있는 아동 고유의 정신적․신체적 욕구와 권리를 법적으로 승인하여 아동의 인격을 전면적으로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아동이 보편적 인간으로서 누리는 권리는 기본적으로 성인의 그것과 동등하다고 보지만 미성숙한 아동의 보호를 위해서는 제한이 가능하다는 점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와 관련되어 아동의 인권에 대한 논의 속에는 보호와 자율이라는 상반된 축이 나타날 수 있는데, 어느 축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입장의 차이가 나타난다. 보호의 개념을 위주로 하는 보호주의자들은 아동의 적절한 영양과 양육에 대한 권리를 강조하고, 아동이 부모의 통제 하에 있는 것이 적절하며, 아동의 일반적 유약성과 의존성을 강조한다. 이에 반해 자율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자기결정, 어른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들을 요구하고 아동의 관점, 느낌, 욕구, 규정, 자유와 선택 등을 강조한다.
아동․청소년 인권침해와 비복지 현황
우리나라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 침해 양상 혹은 비복지의 양상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은 아동학대와 방임, 결식아동과 소년소녀가장의 문제, 가출 등 취약한 여건의 청소년에 대한 착취, 청소년 노동에 대한 보호의 문제, 학교에서의 인권침해문제, 입양 및 사회복지시설과 아동의 인권문제 등이다.
학대와 방임
아동학대는 아동의 ‘보호권’에 대한 침해이며 더 근원적으로는 ‘생존권’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 양상에 해당한다. 아동학대는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학대는 주로 직접적인 보호자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로 간주하기 보다는 부모의 전유인격체로 생각하는 종래의 관습 때문에 정확한 실태파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형사적 처벌을 받거나 신고된 사례는 전체 학대 발생의 극히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보건복지부의 전국 표본조사결과에 따르면 아동학대발생률은 43.7%로 5명 중 2명의 아동이 학대받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체학대 발생률은 23.5%로 나타났으며 그와 더불어 아동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신체학대인 상해 및 폭행 발생률이 전체 9.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학대와 방임은 19.0%와 20.2%로 나타났고, 성학대는 1.1%로 비교적 낮은 비율로 조사되었지만 아동에게 가장 심각한 손상과 후유증을 남기는 심각한 학대 양상이라 할 수 있다.
한편 2001년에 아동학대예방센터에 보고된 2,000여 건의 아동학대 사례 중 31.9%가 방임, 22.6%의 신체적 학대, 유기 6.4%, 정서적 학대 5.4%, 성적 학대 4.1%, 그리고 복합적 학대가 29.6%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라지지 않고 있는 끔찍한 형태의 범죄도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사회의 적극적인 대처는 최근의 일이다. 1998년 4월 SBS 방송 프로그램에 구타로 생명이 위험하게 된 소위 ‘영훈이 사건’이 방송된 것을 기점으로 하여 그간 전문가들에게서만 논의되어온 아동 학대의 문제가 여론과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되고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법적인 개입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1989년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설립된 이래 전국지부를 설치하여 학대신고센터를 운영 중에 있었으나 활동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1998년 7월부터 시행된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제정, 2000년 7월에 개정된 아동복지법 등이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법적 개입의 기초를 형성하였다.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의해 학대아동보호를 위한 긴급전화의 설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설치, 아동학대 신고의무화, 응급조치의무화, 보조인 선임 등의 서비스를 제도화하였다.
그러나 현재도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관련 공무원이나 전문가에 의한 신고비율이 낮은 점 등 학대방지를 위한 조치의 실효성이 그리 높지 않아 아동학대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인식이 필요한 실정이다.
결식아동과 소년소녀가장
어느 인구 층에게나 빈곤은 인권을 위협하는 기본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특히 아동 및 청소년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독립하기 이전이고 통상 가정과 사회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아동과 청소년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태에 있다.
외환위기 이후 1999년 정부의 조사에서 15만 여명의 아동이 결식아동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이 결식아동의 범주에는 점심을 먹을 수 없어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받는 아동의 수로 추산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결식아동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나타나는 신체적인 문제 이외에도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합적 통합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박정란 외, 2001).
주로 교육부의 중식지원 사업과 푸드뱅크 사업 등을 통해 결식아동에 대한 대처가 이루어져 왔다. 학교에서의 급식은 공휴일, 방학의 시기나 학교에 있지 않은 시간의 문제에 대해 대처할 수 없고, 학교 적응이나 가족, 대인관계 문제 등의 양상에 대처할 수 있는 복지적 프로그램이 취약한 상황이다.
또한 부모의 사망, 질병, 장애, 가출, 이혼, 수형 등으로 인해 소년, 소녀가 실질적으로 가정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소년소녀가장 세대도 기본적인 생존에서 어려움을 ‘생존권’의 침해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이혼률의 급증과 가족해체 등으로 인해 부모사망 이외의 원인에 의한 소년소녀가장세대가 많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1997년에는 10,000세대 가까운 소년소녀가장세대가 집계되었으나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2000년에 6,229세대, 2001년에 5,248세대, 2002년에 4,531세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정부가 15세 미만의 아동단독세대를 소년소녀가장세대로 지정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가정위탁보호나 시설입소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소년소녀가장세대는 정부로부터 생계급여, 교육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부가급여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개인이나 민간단체로부터 후원금을 제공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 결연 후원금의 실태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없어 지역별 개인별로 소년소녀가장세대 간의 후원금 수령액수에서 많은 격차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 이외에 학교적응이나 심리사회적 발달의 문제에 대처하는 사회복지적 접근이 아직 모자란 실정이다.
비행 청소년의 인권
청소년 비행은 심각한 사회문제의 양상으로 자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청소년의 비행은 통상 청소년 혹은 학생이라는 지위에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판단되는 지위비행과 폭력비행, 재산비행, 약물비행, 성비행 등으로 구별된다(홍봉선 외, 2001).
청소년 비행과 범죄는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강력범죄도 빈발하고 있음에 그 심각성이 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성인범죄와는 조금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 비행청소년을 범죄소년, 촉법소년, 우범소년으로 구분하여 14세 미만의 소년으로서 형법에 위배된 행위를 한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 등의 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우범소년의 경우에도 규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성인 범죄자에게 일반적으로 인정된 적법절차 중 일부에 대해서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의 인권침해 문제가 있다(이용교, 2004).
청소년 비행은 지위비행에 해당하는 가출에 이어 보다 심각한 비행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가출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유형이 있으나 가정에서 적절한 처우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이 경우 가출 후에 적절한 생존수단이 마련되지 않아 재산비행이나 성매매, 혹은 어려움을 잊기 위한 약물비행의 만연 등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가출에 대한 단속만이 아니라 가출청소년에게 안전한 생존수단을 지원하는 방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이후 더 심각한 비행이나 인권침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1997년 이후 가출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쉼터에 대한 조사결과(남미애, 1998)에서 청소년 쉼터 입소자 중 첫 가출이 7.4%에 불과하다는 점은 청소년의 가출이 반복화 상습화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대처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인권
우리나라의 아동과 청소년의 절대다수는 학생이다. 따라서 학교생활이 아동․청소년의 안녕과 인권에 비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여건이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는 인권 관계자의 표현대로 오히려 학교가 인권의 사각지대에 속하는 점도 있다. 학교의 각종 규정은 학생들의 주체성과는 관련없이 학생을 규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체벌과 훈육의 논쟁은 지금도 매우 많다. 교내의 성폭력도 만연해 있는 실정이다. 입시를 위한 성적순의 줄세우기식 교육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학생들의 자아존중감 결여와 대다수 학생들을 패배자로 만드는 교육풍토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학교 중퇴도 빈발하고 있다. 홍봉선 등의 중퇴자 조사에서 학교생활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다니기 싫어서 중퇴하는 비율이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으나, 학교의 권고나 퇴학처분 등에 의한 경우도 약 1/3이 나타났고, 가정형편, 혹은 검정고시를 보기 위한 진학의 이유도 소수 응답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중퇴 청소년들이 사회의 주류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대안적인 프로그램이나 복교지원 사업 등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의 시범사업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학교 내에서의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폭력도 학생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소외, 모함, 경멸, 괴롭힘, 폭력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나타나는 학교 내에서의 동료 학생 간의 폭력은 수 년 이상 반복적으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문제에 개입하기 위한 학교사회사업 등의 도입이 모색되고 있으나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아동․청소년 노동과 인권
우리사회에서 통상 아동․청소년은 학생 신분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들의 노동이나 근로에 대해서는 각별한 ‘보호’나 ‘규제’가 이루어진다. 이는 산업화 이후부터 역사적으로 발달과정에 있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가혹한 노동착취를 금하고자 하는 맥락에서 이루어져 왔다. 우리나라도 1946년 미군정시기부터 연소자 노동에 대한 보호법규들을 시행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서 연소자의 노동과 관련된 인권의 쟁점으로 다음의 것들은 여전히 두드러진다(이용교, 2004). 가장 먼저 지적되어야 할 것은 청소년이 합리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권’이 박탈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소자의 노동 착취를 막기 위한 근로기준법 62조, 63조, 64조 등의 조항과 각종 규제들이 오히려 청소년들이 정상적으로 고용되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학생인 청소년, 아직은 노동하지 않는 청소년을 정상 범주로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선입견이 반영되고 있다. 정상적인 고용과 노동을 선택하는 청소년들의 인권으로서 노동권이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청소년의 일반적인 노동권 박탈의 결과로서 청소년들은 비정규적인 형태로 소위 ‘아르바이트’ 위주의 노동을 하게 된다. 이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무복지의 노동 형태가 된다. 시간제로 일하는 근로 청소년들은 최저임금법이 적용되지 않는 관행(최저임금법 5조 2항 등) 속에서 시간 당 2,000원 정도로 야간이나 휴일까지도 ‘아르바이트’ 명목의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게 된다. 가출청소년이나 돈이 필요한 청소년들의 경우 대개 이와 같은 형태로 일하게 된다.
또한 청소년들은 비정규적인 노동현장에서 성적 착취, 임금체불 등 각종 착취를 경험하게 되고 이 경우 구제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이는 근로 청소년들 중 상당수가 가출 등 사회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또한 정상적인 근로계약서를 갖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우리사회는 법적으로 지나친 아동․청소년의 노동 착취를 제한하기 위한 법규를 가지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이 때문에 정상적 노동권 자체가 침해되고 비정규적이고 인권 착취가 횡행하는 환경 속에서의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건전하고 정규적인 형태의 청소년 노동권 보장을 위한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가족해체와 입양 및 사회복지시설
우리사회에서 아동과 청소년은 기본적으로 가족의 지원을 통해 생존과 발달을 위한 보호를 제공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사회의 가족해테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가족 형태로서 적절히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연간 총 결혼쌍 대비 이혼쌍의 비율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우리사회의 이혼률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혼 상황에서 자녀인 아동과 청소년의 이익과 의사는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 양육자의 지정과정에서 부부간의 협의에 의한 자주적 결정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것이 원만치 않을 경우 법원의 개입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녀의 의사는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부부의 자주적 결정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법원의 개입 시에도 15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은 의견표명권이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부모의 이혼 후 청소년의 면접교섭권이 배제되고 있다. 이혼 상황 자체에서도 자녀의 의사는 크게 존중받지 못하며 궁극적으로 이혼의 상황 속에서 ‘최선의 이익’이 손상된다.
이혼뿐만 아니라 미혼모 문제나 다양한 가족해체의 사유에 의해 원래의 가족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 아동은 대리적 서비스를 받게 된다. 이 경우 아동은 입양 혹은 사회복지시설의 도움을 받게 되며 중간단계에서 위탁보호를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처의 하나가 입양인데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입양실태는 미미하다. 1999년 이후 연간 4,000명 이상의 아동이 입양되고 있으며 대략 40% 안팎의 아동이 국내입양, 그리고 60% 가량의 아동들이 국외입양되고 있다. 물론 과거 1970년대의 국내입양 비율이 24% 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입양이 상당히 늘어난 것이지만 아직도 국외입양이 더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장애아동의 경우 2002년 기준으로 전체 843명 중 단 16명만이 국내에 입양되어 절대다수인 827명은 국외로 입양되었다.
입양 외에 아동복지시설 등을 통해서도 요보호 아동에게 사회복지서비스가 주어지고 있다. 현재 공식적인 아동복지시설에만도 19,000명 가량의 아동이 입소하여 생활하고 있다. 가족해체나 다른 사유에 의한 입양 및 아동복지시설 이용의 경우 아동의 선택권이나 자율성이 관철되지 않으며 역시 ‘최선의 이익’이 도모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한편으로 이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라 할 것이다.
아동․청소년 인권증진을 향하여
전반적으로 보아 한국에서 아동․청소년의 인권 실태는 유엔의 아동 권리에 관한 협약을 비준하던 10여 년 전과 비교하여 조금씩 향상되어 왔다고 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 내용들도 일부는 민법, 국적법, 근로기준법 등의 개정을 통해 반영되었다. 1991년에 영유아보육법을 제정하여 보육의 사회화를 위한 획기적 단초를 마련하였다. 1998년에는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2000년에는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어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대처방안을 강구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은 아직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낮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이용교, 2004). 무엇보다도 아동과 청소년을 미성년자로 파악하여 광범위하게 권리를 박탈하는 법 조항들과 연령차별과 성차별을 당연시하는 관습의 영향이 크다. 소년소녀가장이나 결식아동의 문제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기본적인 생존권이 침해되는 아동도 많고 학대나 방임과 같이 보호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정규적인 노동권 보장보다는 비정규적인 아르바이트 형식의 저임 연소자 노동 양상이 일상적이며, 가출 청소년 등 취약 청소년에 대한 생활지원체계도 취약하다.
종래 가족에 의해 아동과 청소년은 양육되는 것이며 따라서 독립된 인격체로서보다는 부모나 성인의 의사에 따라야 하는 객체로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미 특정 가족형태를 보편 혹은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우리사회의 가족구조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문제도 종래의 가족이라는 틀 내에서 볼 수는 없다. 과거보다는 조금씩 신장되고 있다고 해도 아동과 청소년의 권리신장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핵심적인 아동의 권리 중 하나이면서도 그간 사회적 관심이 두어지지 못했던 아동과 청소년의 ‘참여권’ 신장이라는 측면에 보다 초점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되어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인권교육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앞으로 가장 중요한 인권사업 영역의 하나가 될 것이다.
< 참고문헌 >
김성재 외(2002), 인권시대를 향하여, 나남.
박정란․서홍란(2001), 아동복지론, 양서원.
이용교(2001), 인권에 대한 사회복지계의 접근, 박영란 외, 한국의 사회복지와 인권, 인간과복지.
이용교(2004), 청소년 인권과 인권교육, 인간과복지.
홍봉선․남미애(2001), 청소년복지론, 양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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