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발전에 따라 의료와 관련된 영역에서도 의학 전문주의를 넘어서서 스스로가 중심이 되어 건강과 질병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형성되었다. 지금까지의 건강의 문제가 ‘건강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누가 어떻게 건강을 말하는가’로 그 질문이 바뀌면서 의학이라는 담론을 둘러싼 권력의 문제가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동안 전문지식에 입각한 지식으로서의 권력은 개인을 감시하고 훈육하는 것에서 벗어나 환자 스스로 자율성을 가지며 자신을 건강의 주체로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의료인-환자의 모형이, 의료인은 전문주의적 도덕성과 지식 및 기술을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고, 환자는 ‘환자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질병이라는 일탈을 치유 받는다는 기능주의적인 성격을 가졌었다면, 현대의 모형은 환자 자신이 자신의 권리로서 건강권을 요구하고 의료인 혹은 거대한 의학지식으로부터 스스로 내용을 채워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그 변화의 속도는 급격히 빨라지고 있으며 건강권은 이제 인권의 한 부분으로서 당당히 자기 자리를 갖게 되었다.

1. 난치병 환자의 인권 - 만성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사건

2001년 5월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얻은 글리벡은 지금까지도 기존의 항암치료가 어렵거나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약제이다. 글리벡의 경우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이 조기도입을 위해 관계당국에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거리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조직적 활동을 펼친 성과로 스위스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한국에 소개되었으며,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급ㆍ만성기를 모두 포함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한 적응증) 이후 보험심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별문제 없었으나, 이 약제를 생산하는 ‘노바티스’사가 글리벡의 약값을 제시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노바티스’사는 한국정부에게 글리벡의 보험약가를 미국과 스위스의 약값과 동일하게 최소 한 캅셀당 25,000원을 제시했으며 전 세계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자사의 원칙이라고 주장하였다. 당시 ‘노바티스’사의 제시가격에 따르면,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전체가 보험적용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치료비를 제외하고 오직 글리벡 약값만 한달에 최소 약 9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사실상 치료를 위해서는 가정경제를 파탄내거나 그나마도 없는 환자는 생명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었다.

이에 환자들은 노바티스를 상대로 ‘약값인하’ 싸움을 진행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에게 과도한 ‘본인부담금을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2001년 11월 19일에 ‘노바티스’사의 의견을 물어 보험약가를 17,862원으로 고시하면서 오히려 처음에 포함하였던 만성기 환자조차 보험적용에서 제외시켰으며(급성기 환자로 그 대상을 축소하였음), 식약청에 만성기의 적응증 삭제를 지시하는 등 시판 전에 허가사항을 변경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일시적이긴 하였으나, 11월 27일을 전후 글리벡의 공급이 차질을 빚어 환자가 약을 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환자 측의 항의와 대책요구가 잇따르자 ‘노바티스’는 한시적으로 무상공급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이후 2001년 12월 11일 이후 환자와 시민사회단체가 ‘글리벡 문제해결과 의약품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하면서 ‘글리벡 강제실시권 청구’를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주1)환자들은 이를 위해서 2002년부터 ‘글리벡에 대한 강제실시를 허가할 것’을 촉구했다. 의약품에 대한 강제실시는 특허권을 이용한 제약회사의 횡포를 제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로서, 강제실시권이 발동되면 노바티스가 독점적으로 생산·공급하는 글리벡을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값싸게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할 수 있게 된다.

2003년 1월 21일 보건복지부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 약값을 23,045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소강상태에 있던 글리벡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이 인상안이 발표되자 이윤을 얻고자 하는 제약회사와 환자의 생명권 보다 기업의 이윤보장에 앞서있는 정부에 대하여 생명을 건 만성 백혈병 환자들의 20여 일간의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으로 이어졌다. 결국은 환자들의 건강이 악화되기도 하였고, 보건복지부가 본인부담금 인하와 보험적용 확대 조치를 실시함으로써 농성은 풀렸지만, 환자들은 지금까지도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환자들은 현재의 조치는 국민건강보험 재정과 환자의 주머니를 털어서 ‘노바티스’에게 엄청난 이윤을 보장해준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특허에 의한 제약회사의 폭리를 억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2004년 현재, 엄밀히 말해서 애초 환자들이 요구했던 글리벡의 약가 인하, 보험 적용 확대, 강제실시권 등 국가의 근본대책 마련 중 관철된 것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생각되나 ‘노바티스’사로부터 10% 무상 공급이라는 시혜적인 혜택만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노바티스’사는 이익을 그대로 챙기면서도 ‘무상’이라는 용어가 주는 관대한 이미지를 십분 활용했다고 보여지고, 반대로 환자들은 비싼 돈을 내고 약을 사 먹으면서도 ‘무상공급’이라는 불쾌한 느낌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공급자(제약회사)가 환자들보다 우선시 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약의 사용자인 환자들이 주체적으로 전면에 나선 것은 큰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2. 의료제도와 건강권

1) 국민건강보험 재정적자 문제와 본인부담 상한제의 도입

2000년도 의약분업 시행 이후 2001년 1조8천억원, 2002년 2조6천억원, 2003년 1조5천억원의 건강보험재정 누적적자를 메우기 위해 정부는 최근 3년(2001년~2003년) 동안 연평균 21.2%의 보험료 인상을 시행하여 왔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통계연보 자료를 보면 보험료율은 2001년 9%, 2002년, 8.5%, 2003년 8% 증가되었고 이에 따른 건강보험 수입은 2001년에 11조9283억원에서 2003년 16조6801억원으로 연평균 18.3% 증가되었으며 지출은 2001년 14조1058억원에서 2003년 15조5944억원으로 연평균 5.1% 늘어났다.

일단, 2003년에는 당기수지가 1조857억원의 흑자로 돌아섰으며, 시민·노동단체를 포함해서 건강보험 가입자의 대표가 모두 참여한 건강보험재정운영위원회는 의료계·가입자·학계 등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의료원가분석을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 지금의 건강보험수가는 높게 매겨져 있으므로 이를 내려야 한다고 결론 내렸으나 정부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2004년 7월부터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진료비 본인부담 상한제와 본인부담액 보상금제가 도입되는데, 건강보험 진료비중 본인부담금의 경우 6개월간 300만원까지만 부담하도록 하고, 현재 30일간 120만원을 초과하면 초과금액의 50%를 보상하던 것을 6개월간 150만원 초과시 50%를 보상하는 것으로 본인부담액 보상금제를 확대하기로 하였다.

예를 들어 한 위암환자의 3개월 동안 진료비가 모두 4천만원이 나왔고 이 가운데 2천만원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라고 할 경우 지금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일반진료비 2천만원에다 건강보험 진료비의 20%에 해당하는 400만원을 보태 2400만원을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6개월 본인부담 상한액이 300만원이므로 100만원이 적은 2300만원을 내면 되는 것이다. 또한, 의료급여 2종 대상자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진료비 본인부담 상한제(여기서는 6개월간 120만원)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정부는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을 위해 오는 2006년까지 누적 적자를 완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 의료서비스 개방과 민간보험의 도입

선진국들은 계속 한국에 서비스 개방과 시장 접근 확대를 요구해 오고 있다. 주2)200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보건ㆍ의료서비스 수준은 세계 58위(WHO 평가). 1위는 프랑스, 일본 10위, 영국 18위 등으로 선진국의 의료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1~2단계 앞선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선진병원기업들의 국내 상륙 소식은 이제 단순한 상황이 아니다.

우리정부도 의료시장 개방 시기를 2005년으로 명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료 인력과 의약품, 병상, 장비 등 보건의료자원 공급 전반을 의료시장에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당연 보건의료계 전반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며 다자간 협상 결과에 달려 있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원격진료나 인터넷 처방주문이 가능하고 의료인력의 이동이나 외국계 의약품 도소매 체인점이 영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의료관련 투자가 전면 허용된다면 미국인 의사가 한국의 병ㆍ의원에서 근무하거나 중국의 한의사 자격증을 가진 교포가 서울에 한의원을 차려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다행히도 현재까지는 의료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선진국들의 개방요구가 낮은데, 이와 관련 없이 2003년부터 보여 온 정부의 정책방향은 의료기관의 영리법인 허용(2004년 3월 26일, 보건복지부 발표) 등 의료시장 개방의 불가피성과 이에 따른 의료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본래 보건의료 영역은 선진국들의 경우도 의료서비스의 공공성을 이유로 현재의 WTO DDA(도하개발아젠다)협상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시장개방을 하고 있으며, 특히 보건의료서비스시장은 본래 시장기능이 실패할 수 밖에 없어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한 영역으로서, 의료 인력의 양성, 의료기관의 개설, 서비스의 질제고, 건강 형평성 보장 등을 위한 정부의 규제와 보호가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다.

또한, 현행과 같은 공적인 건강보험과 경쟁하는 민간보험이 도입(2003년 10월 26일, 보건복지부 발표)될 경우 경제적 능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 국민들은 고급서비스를 보장하는 다양한 민간보험 상품을 선택함으로써, 공적보험의 사회연대성 확보라는 기능이 상실될 수 있으며, 공적인 건강보험 가입자에 대해 저급한 계층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용자 이탈유인이 발생하여 공보험 체계가 붕괴될 소지도 높다.

물론 보험자와 의료기관들은 의료서비스 영역을 확장하여 고급의료를 통한 손쉬운 부가가치를 창출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운영해 나갈 것이며 그 결과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증가라는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민간보험은 보험자와 의료기관이 개별계약 형태를 취하게 되기 때문에 민간보험 의료체계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볼 때, 의료기관들이 민간보험사에 예속되는 심각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초기 민간보험 확대과정에서는 질적 측면을 부각하는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겠지만, 결국 일정한 이윤을 확보한 후에는 민간보험이 이윤만을 중심으로 하여 의료서비스를 다양하게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의료시장의 개방과 민간보험의 도입은 보건의료를 이윤추구의 도구로 전락하게 하여, 특히 우리사회의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서민과 빈곤층에게는 기본권으로서의 ‘건강권’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미 그런 방향으로 정부가 정책적 접근을 시작했다는데 있다.

3) 의료급여제도의 개선

의료급여제도는 헌법 및 사회보장기본법상 생활유지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립을 보장하는 제도인 공공부조제도를 의료보장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한 것으로서, 1977년 의료보호법이 제정된 후 보호기간 제한폐지(1995), 장애인보장구 급여(1997), 진료기관 지정제도 폐지(1999) 등 그 내용이 조금씩 확장되어 온 제도이다.

의료급여로의 제도개선은 일단 수급자의 권리를 부각함으로써 과거의 시혜적 개념에서 수급권자의 권리적 개념으로 그 의미를 전환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그 과정에서 행정 중심적 용어를 수급자 중심의 용어(의료급여, 수급권자, 보장기관, 급여기관)로 전환하기도 하였고, 진료비 지급을 일원화(개별 시ㆍ군ㆍ구별로 지급하던 진료비를 건강공단으로 일원화)하고 수급자 관리를 개선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도 제고하였다.

3. 의료소비자 운동

우리나라 의료소비자의 권리는 전체적으로 보아 그 권리가 거의 존중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7가지의 권리(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본권, 알권리, 진료선택에 대한 권리, 정책수립에 대한 참여의 권리, 인간적인 진료를 받을 권리, 비밀보장에 대한 권리, 배상과 고충처리에 관한 권리)를 중심으로 파악해 보면 현재 충족되고 있는 내용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형성되어 이루어지고 있는 의료소비자 운동을 검토해 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소속되어 있는 10개 단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소비자운동의 일환으로서 소비자 상담 등을 통한 소비자운동의 기본적 사업들을 진행하여 왔고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식품위생과 관련한 운동, 의료기관서비스 개선과 관련된 개별소비자들의 문제해결형 운동을 전개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은 소비자운동의 기본적인 사업이기는 하지만 제도개선적 접근이 미비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개별소비자들의 대리주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소비자운동이 적극적으로 제도개혁에 나서는 것은 현대소비자운동의 바람직한 방향이자 추세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의보통합운동이나 의약분업 등과 같이 제도개혁을 통해 의료소비자의 권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운동을 의료소비자운동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이미 이러한 운동에 대해 YMCA, 녹색소비자연대 등 기존 소비자운동의 참여가 있었고 지금도 하고 있으나 이들은 전체소비자운동을 담당하는 단체로서, 특화되고 전문적인 보건의료영역을 담당하는 데에는 역량의 한계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의료소비자 운동의 과제로는, 먼저 보건의료부문의 의료이용자 주권을 주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의 보건의료 부문만큼 소비자 주권이 무시되는 곳이 없다고 판단된다. 담론적 측면에서건, 구체적인 현장의 관행 문제에서건, 제도적인 문제에서건 이러한 소비자주권이 고려될 수 있는 개혁이 주창되어야 한다. 또한, 의료이용자들의 집단적 주체화가 필요한데, 보건의료 부문에서 소비자 운동단체나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그 비중이 매우 낮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환자집단이나 특정 의료기관의 이용자, 지역주민 등 보다 의료이용자들의 집단적 주체화를 이룰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의료이용자들이 집단적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연대활동을 통한 의료소비자 운동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른바 2000년 의사파업 등 의료대란의 사태이후 보건의료 부문에서는 이른바 진영적 대치가 이루어져 있는 상태이다. 의료공급자와 시민단체가 그 외형적인 대치의 축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의료공급자(의료기관과 제약회사)로 이루어지는 한 축과 서민(의료소비자)와 시민단체(진보적 보건의료단체 포함)가 다른 한축을 이루는 대칭이 그 대치의 실체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어떠한 사업이나 계기를 통한 운동도 사실상 연대사업을 통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물론, 그 방향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의료의 공공성강화를 지향하는 의료소비자 운동이 언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본인부담금 상한제의 도입 등의 의료보장 보장성 강화의 운동이나 의료기관 및 의료제도 운영에의 참여, 알권리의 보장, 인간적인 진료를 받을 권리 등의 문제는 사실상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 모두 의료공공성의 확보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연대운동을 통한 의료공공성의 확보를 어떻게 의료소비자운동으로 구체화 할 것인지가 사실상 의료소비자 운동의 가장 주요한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건강할 권리는 주장만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의료제도의 변화를 추동함으로써, 그 것도 혼자서가 아니라 운동적 주체들을 형성하여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만들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의료소비자 운동은 건강의 문제에 있어 환자의 주체성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흐름으로서, 이러한 환자의 주체적 참여야말로 건강의 문제에서 핵심적인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동력이다.

이런 건강에 대한 권리의식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건강에 대한 새로운 의미부여를 해야 하며, 전문적인 의료인들이나 보건의료 정책결정자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에 있어 이러한 새로운 흐름들이 제기한 건강의 문제에 대해서 열린 자세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의료의 공공성 확대 또한 건강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주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과학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지식(의학기술, 의약품)들이 개발되면서 자본에 종속되어 이윤만을 위해 활용됨에 따라 건강측면의 소수자들에게 지속적인 소외가 발생 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 또한 공공의 선을 위하여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시장실패의 영역을 충실히 책임져 주어야 할 것이다.

주영수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2005/05/10 00:00 2005/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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