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 제도개선 논의의 현황

자활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며 어떤 식이든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연구자를 위시한 정책, 집행, 실무현장의 각 단위들에서 공히 일치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2005년 하반기 즈음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러한 법안 정비의 방법은 첫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부분적 개정 둘째, 국기법의 전면적인 개정(가칭, 국민기초생활보장․자활지원법) 셋째, 아예 별도 입법(가칭, 자활지원법)으로 가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첫째 안을 통해서는 자활사업의 활성화에 별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제도 개선에 관한 입장에 관계없이 상호 공유되었다. 그래서 현재, 국기법의 전면적인 개정을 통해 자활 조항의 수정을 고려하는 두 번째 방안과 자활특별법과 같은 별도 법안인 세 번째 안이 팽팽히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이다.

즉, 둘째 안을 통해서는 여전히 자활사업이 공공부조의 틀 안에 머무는 한계로 인해 보충성의 원리, 세대단위의 원리 등 공공부조의 기본 원리에 충돌하는 많은 제도적 모순을 해결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비판한다. 역으로, 셋째 안에 대해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다소의 우려 지점과 함께, 요구되는 제도 개선 과제들이 굳이 별도의 입법을 필요로 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2) 선행연구 고찰

문제는 형식적인 논쟁의 차원을 넘어 수정될 법안을 어떻게 자활사업이 활성화되도록 내용적으로 채워 가는가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먼저 문제의 진단과 원인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이에 대한 선행문헌을 고찰해보면 다음과 같다.

주로 청와대 차별시정기획단의 자활제도개선 TF팀이 중심이 된 정책 및 집행 단위에서는 문제 발생의 원인을 자활사업의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구분하여 진단하고 있다(자활정책연구회, 2002; 노대명, 2004, pp.10-16).

첫째, 자활사업을 종속적 지위로 전락시킨 제도적 위상의 혼선문제로서, 이는 외적으로 상이한 목표를 가진 정책(공공부조의 가구 단위, 자활지원의 개인 단위)이 혼합되어 있고 정부의 정책 추진의지가 결여되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둘째, 비수급 빈곤층이나 차상위층과 같은 자활 사각지대의 문제로서, 이의 외적 요인으로는 실직수급자 중심의 선정기준과 부족한 자활공급자원을 지적하며 내적 요인으로는 대상자 발굴체계가 미약함을 강조한다.

셋째, 통합적 서비스 제공의 부진과 최저생계비 소득 초과자의 관리 허점을 초래한 자활대상자 선정관리체계의 미비 문제로, 이의 외적 요인으로 대상자 관리체계가 이원화되어 있고 소득파악능력이 미약하며 전문 실무인력이 부족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진단하며, 내적 요인으로는 초기 상담과 직업능력 판정에 대한 제대로 된 지침과 전문역량의 부재에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넷째, 전반적인 빈곤 탈출 효과의 부진으로, 이는 외적 요인으로는 통합급여체계로 인한 복지의존성의 증가와 보충급여체계로 인한 근로 인센티브가 부족하며 내적 요인으로는 소득 및 취업시간 기준이 부적절성과 프로그램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진단한다.

다음으로 자활실무현장에서의 입장은 크게 보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된다(자활정보센터, 2004; 2005). 첫째, 자활사업 참여대상자의 부적절과 실제 자활이 필요한 계층의 소외; 둘째, 경제적 독립 중심의 획일적인 자활경로의 설정; 셋째, 보충급여체계의 예외조항인 근로 인센티브로 작용할만한 충분한 소득공제 미비와 수급자에서 탈락 시 전면적인 급여 중단에 따른 경제적 자립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참여 기피; 넷째, 자활공동체 개념의 현실 부적합성과 자활공동체형 기업을 위한 법적 지원이나 제도적 보호된 시장의 부재 등을 지적한다.

이상과 같이 정책 단위와 현장 실무 단위에서 인식하는 문제점은 단위 수준에서 바라보는 관점상의 세부 항목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본 연구자는 선행문헌을 참고하여 제도 개선을 위한 방향과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자활사업의 부진에 대한 문제원인을 진단해본다. 첫째, 자활 이념과 철학의 정립 부재; 둘째, 정책목표 대상자 선정의 부적절성; 셋째, 자활지원 사례관리체계의 미비; 넷째, 자활후견기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불명확성; 다섯째, 자활공동체 개념의 부적절성과 지원체계의 부재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2. 본론 : 제도 개선의 방향과 과제

1) 자활정책 이념과 철학의 정립

김종일(2000)은 노동 중심적 복지개혁에는 크게 보아 노동시장연결(LFA; Labor First) 모델과 인간자본개발(HCD; Human Capital Development) 모델의 두 가지 방향이 있는 것으로 제시한다. 신동면(2001)도 이안 고프(2002)의 이론에 따라 김종일(2000)과 거의 유사한 입장에서 급여수급 조건으로 근로를 강제하는 근로연계복지(workfare) 모델과 수급자의 직업능력을 배양하고 인적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활성화(activation) 모델의 두 이념형을 제시한다. 먼저, "LFA 혹은 Workfare 모델"은 복지수급자의 조기 취업과 공공부조체계로부터의 신속한 이탈을 강조하는 단기성과 지향적인 것이며, 다음으로 "HCD 혹은 Activation 모델"은 복지수급자의 교육과 훈련을 강조하며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인간개발 지향 모델로 평가된다.

미국의 최근 흐름은 HCD 모델을 비효율적인 것으로 저평가하며 1996년 TANF가 도입된 이후 LFA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LFA 모델의 효과는 대단히 단기적인 것으로 복지수급자들을 궁극적인 자활로 인도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게 존재하는 것으로 지적한다(김종일, 2000). 즉, Meyer & Cancian(1996; 1998)은 탈수급 여성의 절반 이상이 탈수급 1년 후에도 여전히 빈곤한 상태에 머물고 있으며, 눈에 보이는 탈수급 및 고용 증대가 실제적으로 빈곤탈출 및 경제적 자립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주장했다.Zedlewski 등(1997)은 TANF 프로그램이 빈곤가구의 수를 오히려 13%나 늘렸다는 부정적인 주장을 한다. 또한 Waldfogel 등(1997)에 의하면, 노동빈곤계층의 상태가 더 악화되는 것을 가정하면서, 이로 인해 극빈층의 비율이 54%까지 증대될 것이라는 극히 비관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이상록․진재문, 2003, pp. 244-245에서 재인용).

그런데 일반적으로 미국의 복지수급자에 비해 노동능력이 현격히 떨어진다고 평가되는 우리나라의 조건부수급자에 대해, 우리의 자활사업은 지나치게 LFA 모델에 가까운 정책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진 않는가 하는 근본적인 성찰을 해볼 결코 빠르지 않은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이에 대해 안흥순(2002)은 조건부수급자들의 자활의지 고취 및 근로동기 유발을 위한 원칙의 수립, 조건부 수급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의 개발, 지역사회 연대와 재정 확보 가능성을 어떻게 제도화하는가에 자활의 성패가 달렸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정부는 조건부 수급자들이 이렇게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경제․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과제를 등한시하면서 자활사업 참여 의무만을 강조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이 전적으로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자활관련 선행 연구 문헌과 자활전문가 집단면접 과정에서 현장실무자들 역시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좀 더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인간성장을 점진적으로 도모하는 방향으로 정책이념을 전환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유태균 등(2003)은 2년간의 패널조사를 통해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최저생계유지를 위한 가구 총소득이 부족한 ‘경제적 고위험집단’에 대한 효과적 지원 전략으로서 자활사업 참여자에 대한 교육, 가족기능 증진을 위한 지원, 그리고 요보호 가구를 위한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일만을 강조하여 탈빈곤이 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이상록․진재문(2003)의 연구 결과에서도 일치한다. 조사대상자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자활사업 참여자는 주로 건강수준이 열악하고 중․장년이며 고용 및 자립에 적합한 근로능력이 대체로 결여되어 있고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인적자본 및 취업경력도 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경제적 자립이 단기간에 용이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장기간에 걸친 인적자본 능력의 제고 노력과 함께 자활사업이 병행될 것을 주장한다(이상록․진재문, 2003).

결국,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한다는 것은 근로빈곤 계층의 확산과 끊임없이 반복되는 공공부조체계로의 회귀(소위, 회전문 현상)를 양산하면서, 오히려 그들의 자활능력과 의지를 추락시키는 역할만을 하게 됨을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의 “생산적 복지” 동향을 살펴보면, 복지-친화적 지역사회(Welfare-friendly Community)가 만연된 사회나 국가일수록 ‘인간자본개발과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추구하며, 그렇지 않은 천민자본주의적 지역사회가 만연된 국가일수록 ‘일-우선 정책’을 선호하여 형식적인 완전고용에 가까운 저실업 상태에 자족하면서 근로빈곤계층을 대량 양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떠하고 어떻게 나아가고 있으며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 타산지석의 교훈을 직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정책목표 대상자 선정 관련 쟁점과 대안

앞선 1절에서 간략히 지적되었던 자활대상자의 문제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당시부터 현장에서 줄기차게 문제제기 되어왔던 쟁점이다. 제도가 시행된 지 5년이 다되어가는 현 시점에서도 이 쟁점은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이다. 즉, 보충적 급여방식, 근로 인센티브 기제 미비, 자활이 되면(최저생계수준 초과) 7가지 모든 급여가 박탈되는 소위,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방식의 급여체계 등의 문제로 자활능력이나 의지가 있는 사람은 현재취업이나 가구여건 등의 이유로 참여를 기피하였고, 사업에 참여중인 사람은 초과소득을 기피하거나 숨기는 방법으로 공공부조체계로부터의 이탈을 거부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주장된다(자활정책연구회, 2002).

그래서 자활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며, 이에 대한 책임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 역시, 조건부수급자가 정책대상자로서 부적절하고 어느 정도 제도적 모순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결론적인 입장은 자활후견기관이 제대로 역할 수행을 잘못하는 것으로 강조하고, 반대로 자활후견기관의 입장에서는 앞서 언급된 여러 가지 제도적 모순과 더불어 자활사업이 제도적으로 정착 가능하도록 보호된 시장을 구축한다든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의미 있는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민간기관에 대한 자율성을 침해하는 통제체계만 강화한다고 반목한다.

특히, 현재의 비자발적 자활사업 참여대상자를 상대로 자발성과 자활의지가 무엇보다 강조되는 자활공동체의 방식을 적용한 획일적인 자활경로를 거쳐 자활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자기기만행위라고 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다.- 주1)황미영(2002)의 연구에 따르면, 본인 취업을 통한 자활 비율이 비취업대상자는 85.7%이며 취업대상자는 64.2%로 나타나 오히려 취업대상자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의 취업대상자 자활경로를 본인 취업으로 설정하고 있는 현재의 정책설계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그런데 본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비취업대상자의 유일한 자활경로로서 자활공동체가 설정된 것이 정책 목표와 결과가 전혀 일치하지 않는 더 큰 문제점으로 판단된다.

또한 제도 초기에 이루어진 일부 자활 성공 사례는 자활사업을 통하지 않더라도 자활이 가능한 사람들이었으며, 탁월한 자활의지와 능력을 가진 자활대상자는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자활사업 실무자들은 항변한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역시 마찬가지로 자활대상자를 위시한 여러 가지 다양한 제도적 모순을 총체적으로 주장하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자활사업이 자활담당공무원과 자활후견기관 종사자의 자활프로그램이며 이럴 바엔 차라리 자활예산을 수급자에게 균등 지급하는 편이 낫겠다고 하는 냉소가 다분히 섞인 극단적인 주장도 생겨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자활사업의 부진원인에 대한 논쟁과정에서 각자의 입장에 따라 자활사업의 부진에 대한 책임소재는 달리 주장된다고 하더라도, 비교적 자활사업의 주요 정책대상자로서 현재의 조건부수급자가 부적합하다는 데에는 견해가 일치되고 있다. -주2) Halter(1996)는 근로를 통해 일반부조(general assisstance)의 대상자 규모를 줄이거나 시간을 제한하려는 현재의 정책방향은 문헌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전제에 기초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안전망(safety net)”에로 추락한 구성원들이 복지에 안주하고 일에 대해 동기화되지(unmotivated) 못한다는 관점에 입각한 workfare 정책은 공공부조 대상자들의 근로 불가능한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탈빈곤 정책상의 논점이 대두된다.

첫째로는, 급격한 제도변화를 우려하는 입장에서 참여대상자는 그대로 유지한 채 자활후견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자활교육사업 등 자활역량과 직업능력개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등 보다 인적자본 강화에 집중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내에서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는 현재취업자나 조건부과 유예자 등, 자활사업에 적합한 대상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인하고 선정하기 위한 보완적 제도개선 방안일 것이다.

세 번째로는, 부양가족 기준 등 여러 가지 제도적 장벽으로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비수급 빈곤층을 주요 정책집단으로 삼는 방안이 있다.

마지막 네 번째로, 고용(실업)보험 대상자로서 수혜기간이 만료된 장기실직자나 일용직 노동자 등 근로빈곤계층을 주요 정책목표 대상집단으로 새로이 선정하여 실업부조제도와 같은 기능을 하도록 제도를 본질적으로 개혁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과 같은 네 가지 방안은 서로 배타적인 관계라기보다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재정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서로 혼합된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대상자를 확대 변화시키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3) 자활 정책․계획․실천의 통합을 위한 자활지원사례관리 체계의 구축

(1) 체계 구축과 전담 관리자 선정의 필요성

사례관리는 복합적인 욕구를 가진 대상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의 누락 및 중복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 중심의 통합적 실천방법이다. 따라서 자활지원 사례관리는 특별히 가구여건이나 개인여건이 취약하여 복합적인 서비스가 요구되는 자활대상자와 가족이 주요 표적집단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판정기준을 적용한다면 현재의 조건부 수급자 모집단 전체가 자활사업의 목표집단이 된다고 해고 과언이 아니며, 그래서 자활사업의 성공과 활성화를 위해 사례관리 체계가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노동-복지 통합서비스 체계의 구축이 긴급히 요청된다.

하지만 이러한 체계구축을 위한 선결과제로 누가 사례관리를 책임지고 전담할 것인가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현재의 체계에서 나타난 자활 일선 현장에서의 사례 책임 구조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노동부 직업상담원, 자활후견기관 실무자로 3원화되어 파편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칫 아무도 책임지지 않거나 자활근로사업단 및 자활공동체와 같은 집단 혹은 조직체와 같은, 서로 단위가 차별적인 영역의 사례관리에 전념해야 할 자활후견기관 실무자에게 개별 사례관리 책임까지 과부하 되는 실정이며, 이는 자활지원사업이 정체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활후견기관 실무자는 비취업 자활대상자에게 노동서비스 관련 자활프로그램을 전담 공급하는 부분 하위체계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들이 자활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수급자 개인이나 가구여건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발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그렇다고 필요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즉각적으로 공급할 책임까지 지우는 것은 그다지 적절치 않다고 하겠다. -주3) 물론, 이러한 주장에는 농어촌 지역에 대해서까지 일반화할 수는 없다.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 자체가 미비한 상황에서 자활후견기관에는 자활서비스에 덧붙여 보다 지역복지종합센터로서의 기능이 요청되고 있다(최은미․이지은, 2003).

이는 노동부 직업상담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지점이다. 결국, 자활후견기관 실무자와 직업상담원은 개별 여건이나 욕구 변화를 반영한 재활프로그램이나 사회복지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자활 사례관리자에게 참여자와 관련한 변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의뢰를 요청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복지 전달체계상의 변화 양상인 사회복지사무소의 설치와 지역복지협의체의 구축을 감안한다면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가장 적절한 위치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비조건부 수급자(근로능력이 없다고 판정된 자)를 지원하기 위한 사례관리에도 여력이 없는 실정이며, 여기에 더하여 노동통합서비스가 필요한 조건부 수급자마저 사례관리를 전담시키기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시․군․구 단위에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중에서 자활사례관리를 책임지는 자활전담공무원의 배치가 선결과제로 요청된다.

향후, 많은 자활지원 사례관리 실천경험 속에서 보다 자명해지겠지만, 초기 집중적인 상담과 지속적인 사정작업이 필요한 것을 감안한다면 사회복지사무소에 통상 자활대상자 40 사례 당 1인의 자활전담공무원을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책임성 있는 자활사업의 진행을 위해 적절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4)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례관리 모델에 따라 다양하다고 한다. 집중적인(intensive) 사례관리에서는 16-20명 가량이 적당하며, 일반주의 모델(generalist model)에서는 40-80명을 추천한다. 그리고 정신장애인의 경우 숙련된 전문사례관리자는 30-40명을 관리하는 것이 적당한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2) 자활지원 사례관리에서의 사정 및 계획

공공부조체계의 실시 원칙상 생활보장의 여부와 정도를 결정할 경우에는 세대를 단위로 시행한다(최일섭․이인재, 1996, pp. 70-71). 그래서 자활지원 사례관리에서 계획수립 단위는 개인별 자활계획이 아닌 가구별 자활지원계획을 수립하도록 정해졌다. 즉, 수급자 가구의 생애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 하에 가구별 자활지원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침으로 권장하였다(김수현 외, 2000). 하지만 누가 사례관리자가 될 것인지에 관한 명백한 규정이 없이 제도가 막연히 진행된 한계가 있었다. -주5 ) 홍경준 외(2001)에 의해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에 따라 자활지원 사례관리 매뉴얼이 개발되었고 그에 따라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사례관리자로 적합한 것으로 지정 추천되었다. 하지만 실제 자활 실무 현장에서는 제도 시행 초기의 시행착오상, 이에 관해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역할 과다로 인해 이러한 계획수립이 원칙대로 적용되지 못하였다. 무엇보다도 자활공급여건과 지역사회 환경이 제대로 정비되지 못하여 자활계획수립 자체가 그리 큰 의미를 갖지 못한 측면도 있다.

자활지원 사례관리 계획의 세부내용은 크게 ‘자활사업 참여계획’과 ‘사회복지서비스 공급계획’으로 구성된다. 전자의 계획 내용은 구체적으로 자활대상자가 참여하게 될 사업이나 프로그램 내용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자활대상자가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행동목표가 설정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후자의 계획은 자활에 필요한 각종 사회복지서비스의 내용을 현실성과 접근성을 고려하여 구체화한다. 만약 보육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의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보육시설이나 서비스로 연결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결정한다(홍경준, 2001, pp. 15-17).



(3) 사회계획으로서의 상향식 자활지원계획 수립

지금까지 자활과 관련한 사회계획 과정은 중앙정부의 차 년도 국민기초생활보장 예산편성 상황에 따라 그 여건에 맞춰 자활공급량을 일방적으로 설정한 하향식 모델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수립은 결국 가구별․지역별․광역별 자활지원계획 수립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변화된 자활지원 사례관리 체계에서는 [그림 4]에서 제시된 것처럼 첫째, 매년 수립되는 정기적인 가구별 자활지원계획(9월말까지 재사정 및 재계약)의 상호 계약에 근거하여 지역내 가구별 자활지원계획의 실행에 필요한 자활공급계획 수립 및 필요 공급총량(당장 해결할 수 없지만 꼭 필요한 자활공급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포함)을 파악하는 지역자활지원계획(매년 10월말까지 수립)을 수립한다. 다음으로 이러한 기초 단위 지방자치단체의 필요 공급 자원을 합산하여 광역자활지원계획(11월)을 수립한다.

세 번째로, 광역 단위 총량을 합산하여 중앙자활지원계획(12월)을 수립함으로써 차 년도 자활공급계획을 확정짓는다. 부언하자면, 자활지원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렇게 상향식 자활지원 계획모델로 전환하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변화 개선된 자활인프라 체계인 중앙자활위원회 및 중앙자활지원센터, 광역자활지원센터, 사회복지사무소 및 지역복지협의체(지역자활기관협의체 포함)가 각 단위 수준별로 실무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설정하고 있다.

또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자활 인프라 미비나 예산상의 문제 등 자활 공급 여건상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과제인, 즉 자활급여 제공에 필요한 잔여 총 공급 물량에 대해서는 이를 어떻게 구축하고 마련해 갈 것인가에 관한 중장기 자활 마스트 플랜이 기초․광역․중앙의 각 수준에서 적어도 3-5년 단위로 연속적으로 수립되고 재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4) 체계 구축과 변화에 따른 자활후견기관의 기능과 역할 재정립

(1) 자활후견기관 목표의 재정립과 자활경로의 다원화

시대적 요구에 걸맞지 않는 다소 가부장적인 보호를 강조하는 “자활후견기관”이라는 명칭에서 “자활지원센터”로의 변경과 함께(자활정보센터, 2005), 자활공동체 창업을 통한 경제적 자립에 기초한 자활지원사업의 정책목표에 대한 방향 전환이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한다. 앞선 1절에서 밝혔듯이,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위한 인간자본의 개발이라는 원칙에 따라 기존 ‘탈빈곤’이라는 단일목표 중심에서 목표 자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활 여건 형성․빈곤 예방․경제적 자립 등으로의 다원화가 선결되어야 한다(신상기 외, 2003, pp. 108-109; 황미영, 2002).

이렇게 정책목표가 변화된다면 이에 따른 기관 목표와 자활경로의 다원화가 비로소 가능해진다. 즉, 기관 목표는 취약 조건부수급자의 근로능력 유지, 실직빈곤계층의 자립기회 제공, 노동빈곤계층의 자립역량 강화 등으로 수립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활후견기관은 다양한 자활사업 참여자의 역량과 욕구를 반영한 개인별․ 집단별․조직체별 자활목표를 수립하고, 나아가 이에 따른 철저히 개별화된 자활경로를 설정하게 된다.

그래서 탈빈곤 목표 달성을 위한 단일경로 중심에서 개인의 욕구와 역량에 부합하는 다변화된 방식으로 다원화된 단계 배치와 경로 설정으로 재정비되면, 반드시 가구별 자활지원계획 및 지역자활지원계획에 이를 반영해야 하고 계약문서에 명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활 여건 형성을 위한 투입 및 전환 과정이 장기간(long-term)에 걸칠 것임을 인정하고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음을 주지하여야 할 것이다.

(2) 자활지원 사례관리 체계에서의 기관의 역할과 기능

자활후견기관의 성격과 구조를 사회자본으로 사회적 목적을 수행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손치훈, 2002). 이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국가의 시장화’를 지역사회 수준에서 예방하거나 완충 작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상진, 2002). 결국, 앞선 절에서도 밝혔듯이 노인,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자활과 사회참여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자활후견기관에 대해 사회적 일자리를 개발하고 연계하는 전담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이 기대되며, 이러한 측면이 제도개선과 변화의 중심 축에 자리 매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보다 구체적으로 자활지원 사례관리 체계에서의 자활후견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제안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가. 자활지원 사례관리 체계에서의 기관 역할

기존 ‘경제적 자립 유인․매개자 역할’ 중심에서 다원화된 역할로의 변화가 요청된다. 즉, 자활공동체 창업 지원을 통해 자립을 유도하는 단일 자활경로에서 다면적이고 다원화된 자활경로를 설정하고 이를 반영한 기관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 다양화된 목표에 걸 맞는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활공동체 창업을 통한 자활 유인은 자활후견기관의 여전히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로 고려될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체계에서 기대되는 자활후견기관의 역할은 아래 [그림 1]과 같이 사례관리자와 적절히 역할 분담될 것이다.

[그림 1] 사례관리자와 자활후견기관의 역할분담

-그림없음

나. 자활지원 사례관리 체계에서의 기관 기능

[그림 1]과 같이 자활후견기관의 역할이 설정된다면, 새로운 체계에서 부여하는 자활후견기관의 기능은 당연히 새로운 목표와 역할 부여에 따른 다원화된 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관 기능들로는 ① 수급자 개개인의 삶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활력을 부여하는 기능 ② 인간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집합적 단위체(집단, 조직체, 지역사회 등)를 활용한 개개인의 역량강화 기능 ③ 기관 자체를 활용한 사회적 지지망의 기능 ④ 다양한 유형의 취업․창업 유인 및 사후지원의 기능 ⑤ 지역사회 내 다양한 물적․인적 자원의 개발, 조직 및 연계의 기능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기능 변화로 발생하는 ‘결과-영향(impact)’적 기관 기능은 ① 지역복지 인프라 망 구축의 기능(특히, 지역복지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 자활후견기관에 기대되는 기능) ② 주민조직화를 통한 생활공간(life space) 식민화 예방의 기능(자활사업의 운동성 제고 기능)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주6) Coulton(1996)은 대다수 복지 수혜자가 지속적인 고용상태를 유지하려면, 저소득 빈곤밀집 지역사회(low-income communities)는 고용기회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자면, 지역사회 내에 근로활동을 위한 기회와 지원 구조를 재구축하는 포괄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저소득 빈곤밀집 지역사회는 고용을 위한 전제조건들인 철저한 고용 준비, 고용에의 접근성 제고, 근로가구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Rubin & Rubin(1992)이 제시한 지역사회 주민조직화를 통한 지역사회 개발전략은 중요한 중장기적 자활지원 실천전략으로서 함의를 갖게 된다.

5) 자활사례관리서비스 총괄 과정

지금까지 논의했던 자활지원 사례관리의 단계별 부분하위체계를 연속적으로 재구성하면 아래 [그림 2]와 같이 될 것이다.

[그림2] 자활지원사례관리 모형 총괄 흐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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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에서 제시하고 있는 모형에 대한 총괄 흐름도의 가시적인 특징은 각 단계 절차가 일방적 흐름이 아닌, 각 단계마다 필요에 따라 어떤 형태의 역류도 가능한 것으로 구성되었다. -주7) 기존 일반적인 사례관리 모형에서도 사례관리가 일직성상의 단일구조가 아니라 순환적인 시간연속적 과정이라고 설명한다(Rothman, 1991; 장인협․우국희, 2001).

즉,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정되었지만 사정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시 되돌려져 일반 수급자로 결정될 수도 있고, 근로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정되었지만 본인의 자활욕구가 매우 강할 땐, 사정을 거쳐 적절한 자활프로그램에 배치되기도 한다. 사정(assessment) 결과 우선적으로 심신회복이 필요하다고 판정되면, 자활욕구가 없는 경우 자활 일시유예판정이 내려지기도 하고, 재활프로그램을 거치면 곧 회복될 것으로 판정되면 재활프로그램으로 위탁 의뢰되고, 혹자는 능력에 맞는 자활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주당 정기적으로 재활프로그램에 참석하다가 재사정을 거쳐 한단계 강도 높은 자활프로그램으로 이송되기도 할 것이다.

또 다른 경우로는 사례관리자가 프로그램 조정과 점검과정에서 심각한 알콜중독을 발견하였거나 자활프로그램 담당자가 사례관리자에게 알려왔거나 정기적인 사례관리회의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밝혀졌다면, 다시 재사정을 거쳐 재활프로그램으로 이송되기도 한다. 또한 각 단계는 서로 중첩되기도 하고(예를 들면, 사정 + 계획 + 계약이 중첩되어 작동할 수도 있음), 서로 독립적으로 가동되기도 할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과정에서 언제나 "계획 수립 및 계약 체결 -> 재계획 수립 및 재계약 체결"의 반복적인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며, 이러한 과정과 절차는 사례 종결이 결정될 때까지 지속되는 대단히 가변적이고 융통성있는 절차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즉, 단계 별 절차가 기계적인 일방적 과정이 아니라 각 단계 하나하나가 대단히 유기적인 부분하위체계이며, 각 하위체계는 상호 연관된 관계로서 정보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작동한다는 것이다.

6) 자활공동체 활성화 방안 : 보호된 시장 형성을 위한 자활기업의 개념화 및 법제화

현재 자활공동체는 탈빈곤 보다는 근로능력유지를 주된 목표로 하는 사업체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공동체적이기보다는 참여자들이 피고용인으로서의 위상을 갖거나 개인 자영업자로서의 위상을 갖는 사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현상들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에 사회적 지지망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자활지원사업의 명백한 성과이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사업체를 ‘자활공동체’라고 부르는 것은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엄형식, 2003a; 엄형식, 2003b, pp. 33-41; 노대명 외, 2002). 자활공동체 뿐만 아니라 자활사업 실무현장에서는 자활근로도 공무원을 포함한 일반인들의 취로사업과 공공근로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명칭을 ‘직업능력개발프로그램’이나 ‘직업적응훈련프로그램’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개정 차원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자활지원과에서 실무 지침 개선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주장으로 판단된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업체들의 경향은 ① 집수리, 청소업 등 생산공동체운동의 역사를 가장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자활공동체 A형’, ② 간병, 산모도우미 등 준전문직 집단의 사단법인 형태를 띠는 ‘자활공동체 B형’, ③ 영농, 폐자원재활용, 남은음식물재활용 등 서구 사회적 기업모델에 가장 근접한 유형으로써, 외부 시민사회단체(혹은 자활후견기관)가 사업의 법적, 실질적 책임자가 되고 다수의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자활지원기업형’, ④ 식당, 지물포, 공예점, 홈패션매장 등 점포창업의 형태를 띄는 ‘개인자활창업형’으로 세분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을 모두 통합하는 상위 개념으로 “(가칭)자활기업”을로 명명할 것을 제안한다.

자활공동체는 주요 활동무대인 시장 체계에서는 현재 전혀 인정받을 수 없는 개념이며, 공적으로 보호된 시장으로부터도 지원 받지 못하는 고립된 개념이다. 특히 지침대로 공동체 창업 방식을 택할 경우 더욱 그러하다. 사업자 등록, 4대 보험, 자산 소유권 등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첨예하게 드러난다. 보호된 시장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에는 “국가보훈처장이 지정하는 국가유공자 자활집단촌의 복지공장,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 국가유공자 ... 단체, ... 장애인복지법 제53조에 의한 장애인 단체 등”에 대해 정부발주사업의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자활공동체는 제외되어 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무엇보다 먼저, 보건복지부가 종사자의 처우개선과도 관련이 있는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함으로써, 자활후견기관을 해당 법에서 지정한 복지 관련 시설로 입법 조치하면서 (가칭)자활기업을 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명기하고, 다음으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여 (개정)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자활기업을 수의계약 당사자로 지정하는 방법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자활기업(혹은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혹은 “자활공사 설치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모든 형태의 자활기업을 등록케 하고 자활공사로부터 인증된 자활기업에 대해 자활공사는 기업활동과 관련된 법적․행정적 책임을 지며, 각종 보호된 시장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특별법 제정에 관한 내용은 별도의 심층 연구가 필요함으로, 이에 관한 후속연구를 제언하는 바이다.

3. 결 론

자활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활사업의 전반을 지배하게 될 자활이념과 철학의 정립으로, 이는 자활사업 참여자의 자활역량제고를 지향하는 적극적인 인간자본개발의 정책지향과 사회자본의 축적을 위한 사회연대정신의 확립이다.

둘째, 실업부조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전 단계로서의 법안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실업급여 수급 이후 장기실직 상태로 접어드는 차상위 계층의 자활정책대상자로의 점진적 선정과 노동능력이 미약한 수급자에 가해진 강제적 노동 선결 조치의 과감한 해제가 필요하다.

셋째, 자활사업에의 참여를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근로인센티브 기제의 도입이다. 여기에는 강한 근로프로그램에 대한 고율 소득공제제도의 도입과 함께 예외 없는 부분급여제도의 도입이 당연히 포함된다.

넷째, 자활 현장․집행․정책수립 단위가 통합된, 자활지원의 책임 소재가 명확한 사례관리 체계의 도입을 통해 제반 단위에서 필요한 자활전달체계를 정비하고, 참여자의 다양한 노동과 복지서비스의 욕구에 적절히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야 한다.

다섯째, 자활후견기관의 자활지원센터로의 명칭 변경과 함께, 자활 목표 재정립과 자활경로를 다양화하여 인간자본과 사회자본을 축적하는 전진기지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자활사업은 사람이 중심인 사업이다. 사업의 매개자인 일선 자활실무자가 현장 실천에서 보다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보다 가시적인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여섯째, 협동노동과 공동체 기업을 통한 사회연대정신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보호된 시장의 구축과 법적 제도적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제시된 모든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논의가 무의미한 논의 그 자체로 종결되지 않으려면 이를 실현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수적이다. 지금과 같이 연구자, 정책 입안자, 정책 집행자, 현장실무자 간에 보이지 않는 반목과 알력은 제도 개선을 아무리 한다고 해도 현상은 바뀔망정 본질은 그대로 잔존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어차피 완벽한 제도는 없고 사물의 끈임 없는 자기혁신이 바로 세계 물상의 근본적 원리라고 본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이에 따라 정해진 원칙을 굽힘없이 철저히 관철해 가는 것이 진정한 제도 개선의 방향과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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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국 / 안산공과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5/06/10 00:00 200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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