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작년 한해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과 함께 사회복지계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금년 들어 사회복지사무소와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 대한 논의는 약간 힘이 빠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더 이상 새롭지도 않으면서 설득력 있는 진전이 보이지 않아서일까? 또 다른 복지서비스 전달체계가 논의되고 있어서일까?

특히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많은 지역에서 관의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어 기존의 위원회와 별 다를 것이 없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때문에 협의체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협의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표명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고민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들려서 속상하기도 하다. 따라서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각 지역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로 실제 준비가 지역에만 맡겨지다 보니 정보공유조차 없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안산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아직 공식 출범한 것이 아니고 필자는 협의체 준비위원이 아니다. 따라서 이 글은 (공무원인 필자가 파악하고 있는) 그간의 안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준비과정과 안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운영 조례(안)을 소개하는 수준임을 밝혀둔다.

안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준비과정

안산지역에서는 작년 한해동안 안산시사회복지협의회, 안산의제21 사회복지분과, 21세기안산발전위원회 사회여성소위원회(시장 자문위원회) 등 다양한 단위에서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논의되었다. 물론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주도적으로 고민한 조직은 안산시사회복지협의회이었고 안산시는 복지부지침 통보이전까지는 구체적인 준비가 안 된 실정이었다.

2004년 11월 사회복지협의회장 등 위촉직 3인을 포함하여 6인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같은 해 12월에 민관합동설명회 개최를 계획하였다. 이 시기에 민간에서는 안산시사회복지협의회, 안산의제21 복지분과를 주축으로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를 결성하였다.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는 사회복지협의회 회원이 아닌 기관과 단체까지 아우르고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준비하기 위한 조직이었다.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 실무 팀에서 ‘지역사회복지 환경변화와 안산 지역사회복지의 과제’라는 보고서를 만들어내고 민간의 의견수렴을 위한 모임을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민관합동설명회는 당초 계획대로 개최하지 못하고 무산되었다. 민관이 공동주최 명의사용 문제로 줄다리기를 하다가 동시에 손을 놓아 버렸기 때문이다. 민간 쪽에서는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와 안산시가 공동 주최할 것을 요구하였고 안산시는 법정단체가 아닌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 명의를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 중재안으로 안산시사회복지협의회와 공동 주최하고 토론자의 소속을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로 하자고 제안되었으나 민간 쪽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은 발표자 원고까지 받아놓은 설명회가 무산되었던 것이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준비하기 위해서 결성한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를 안산시가 인정하지 않는 것을 민간쪽에서는 이해하지 못했고 광범위한 네트워크 결성을 주도한 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자신만이 공동 주최자로 나설 수는 없었다. 민관은 서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달랐고 합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안산시에 일방적으로설명회를 열 수는 없었다. 만약 그 때 관 주도로 설명회를 개최하였더라면 지금과 같은 민관협력의 기조는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며 또 다른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이미 개최계획이 확정된 상황에서 설명회를 무기한 연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시 실무부서의 판단은 옳았다고 생각한다.

금년 1월 안산시와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준비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였고 2월에는 안산사회복지네트워크에서 위원 7명을 추가로 추천하여 총 13명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4월 안산시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운영조례(안)을 준비위원회에 제출하였으며 준비위원회 의견에 따라 수정 보완하여 5월초 입법예고하였다. 입법예고 중에 복지부로부터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조례 변경(안)을 통보되었고 다른 지역 시민단체의 의견도 입수되어 준비위원회에서 다시 검토하였다.

1차 설명회는 준비위원회 주최로 6월 14일 안산시청에서 개최하였으며 주요 발표 및 토론내용은 민관협력에 기반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구성방안(이인재교수), 안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조례(안) 설명(준비위원회), 부천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사례(부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간사), 지역사회복지협의체 활성화를 위한 제언(안산시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등이었다.

협의체운영조례(안)의 주요내용

안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운영조례(안)은 현재 의회로 송부되어 오는 7월 7일 안산시의회 정례회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여기서는 복지부 권고안과 다른 부분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안산시 실무부서와 법무담당부서에서는 당초 복지부 권고(안) 검토를 통해 자체 사업근거와 운영예산 지원근거를 보완하였다.

‘사업’이라는 별도 조항을 두어 공청회 및 세미나뿐 아니라 조사 및 연구, 교육 및 홍보,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 기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을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 직접 실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지역사회복지계획 수립, 시행, 평가, 사회복지서비스 및 보건의료서비스의 연계 협력, 지역주민의 복지욕구조사, 지역내 복지자원 조사 및 개발에 관한 사항,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지역복지시책 추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에 대하여 심의ㆍ건의하거나 자문에 응하는 것이 주요기능이다. 그리고 지역의 사회복지서비스와 보건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관련기관,단체간의 연계 협력업무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런데 복지부 권고(안)에 따르면 협의체의‘사업’은 공청회 및 세미나뿐이다. 협의체 기능 수행은 모두 ‘회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 즉 심의ㆍ건의ㆍ자문, 서비스주체들간의 연계협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회의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이를 위한 최소한의 사업을 직접 수행하거나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심의, 건의, 자문의 ‘내용’을 만들어내는 주체는 지자체가 되므로 민의 참여가 배제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물론 여기서 사업이란 기존의 사회복지협의회, 시설, 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통해 합의된 영역과 과제에 대한 수행(예컨대 서비스의 조정)을 의미한다. 이는 그간에 체계적이지 않지만 사안별, 영역별로 이루어졌던 민관협력의 경험과도 관련될 것이며 주로 실무협의체와 실무분과에 의해서 수행될 것이다. 단지 조례에 담았다고 해서 실무협의체와 실무분과의 활동기반이 마련되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또 다른 측면에서 풀어야 할 선결과제들이 있지만 사업의 근거를 두는 것이 필요하였다.

운영예산

운영예산에 대하여는 당초 안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운영조례(안)에서 사업비, 인건비를 보조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하였으나 이후 변경된 복지부 권고(안)에 따라 협의체 운영에 필요한 예산, 별도 사무 공간 등 필요한 사항을 지원할 수 있도록 변경하였다.

실무협의체위원장의 대표협의체위원 겸임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었다. 준비위원회 일부 위원은 대표협의체 위원이 실무협의체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을 반대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위원이 대표협의체와 실무협의체간의 유기적인 연계는 필요하다는데 동의하였지만 당초 복지부 권고(안)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대표협의체에서 위원 한명을 실무협의체 위원장으로 파견(?)한다는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실무협의체 위원장을 실무협의체 위원중에서 호선하고 실무협의체 위원장이 대표협의체 위원을 겸임하는 것으로 수정하였다. 이후 수정된 복지부 권고(안)에서 실무협의체 위원장을 대표협의체 당연직 위원으로 추가 포함시키도록 함으로써 안산시 조례(안)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호선된 실무협의체 위원장이 대표협의체 당연직 위원이 되도록 하였다.

준비위원회의 제안

준비위원회에서는 협의체 운영이 형식적으로 되지 않도록 의무적으로 개최해야 할 회의횟수를 명시하자고 제안하였다. 복지부 지침에서 대표협의체와 실무협의체 모두 월1회 정기회의를 하도록 하였지만 일정조차 잡기 힘든 대표협의체 회의를 월1회 하도록 한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의무적으로 개최하여야 할 정기회 개최횟수를 대표협의체 연 2회, 실무협의체 연 4회로 정하였다. 대신 정기회이외에 시장 또는 재적위원의 3분의 1이상 요구시, 임시회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위원의 해촉과 관련해서는 대표협의체 위원장이 해촉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협의체 위원장이 임명ㆍ위촉권자인 시장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완하였다.

대표협의체위원장은 부단체장과 위촉직 위원가운데 호선하여 민관 공동위원장체제가 되도록 규정하였다. 한편 지난 5월 26일 복지부에서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사회복지관련 여타 위원회(위원장이 단체장)의 상위 심의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부단체장이 위원장으로 되어 있어 부적절하다며 위원장을 단체장으로 변경하라는 지침을 시도에 통보하고 복지부 홈페이지에도 게시하였다. 하지만 경기도에서 사회복지사업법에서 명시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조항과 관련하여 복지부에 문의(지자체장이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위원으로 위촉될 수 있는지 여부 등)하였고 복지부는 회신하지 않은 상황이다. 안산시에서도 법리적인 부분 때문에 조례(안)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 물론 사회복지법 개정 등 조치후에는 변경(안)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조례(안)의 다른 조항은 복지부 권고안을 대체로 따랐다.

안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예산

안산시에서는 금년 하반기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을 위해서 유급간사 인건비를 포함하여 약 3천9백만원을 제1회 추경예산에 요구하였으나 시 의회에서는 원칙적으로 조례 제정이전에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예산은 오는 9월 제2회 추경예산 편성시 다시 요구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역복지자원 및 욕구조사, 지역사회복지계획 수립을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 직접 수행하게 되면 예산규모는 달라질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운영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사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활성화되면 회의수당이 많이 지출된다고 걱정하고 있는 의회 의원들도 있는 마당에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기존 위원회나 협의회차원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단순히 민간과 담당부서와의 협력을 넘어서는 의회와 지역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는 것이다.

조례(안)에서는 운영예산을 지원하도록 명시하였으나 적절한 운영예산의 규모, 유급직원의 자격과 급여조건 등은 지침이나 합의된 내용이 없어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의 이해정도,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역량 등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각 협의체의 사무를 처리하는 간사 2명은 민간단체 실무자들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간사 역할을 하는 것은 조례상에 명시된‘유급직원’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운영예산중 인건비의 수준과 유급직원의 소속, 신분도 중요하다.

이제는 모든 지역에서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각 협의체, 실무분과 구성방안과 운영계획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이 과정은 민관협력에 기반을 두어 이루어져야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민간의 역량과 활동에 달려있다. 지금까지처럼 관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 내놓는 안에 찬반여부를 표명하거나 ‘막연하고도 개인적인’의견을 제시하는 정도라면 기존의 위원회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성토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영역에서 조정이 필요하고 어떤 계획과 실행이 필요한지 그래서 어느 정도 예산이 더 필요한지가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민간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최대한 지원하고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민간이 포기하면 지자체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을 것이므로.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잘 되어야 지역복지가 제대로 되고 그래야만 시민이 행복하다.

최지선 / 안산시 사회복지전문위원
2005/07/10 00:00 2005/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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