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저임금 일자리 양산에 대한 우려 커



1. 오늘(8/23) 열린우리당의 양극화 해소 의원모임에서 EITC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하였고, 한덕수 경제부총리도 국회 예결특위에서 EITC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사회적 양극화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일하는 빈곤층이 양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대책이 대단히 미흡하였다는 점에서 이를 위한 제도개선이나 새로운 정책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EITC제도가 유일한 해답이 될 수는 없으며, EITC제도가 올바르게 시행되고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제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 EITC 정책의 부정적 효과가 오히려 크게 나타날 것이며 이로 인한 심각한 폐해를 낳게 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바이다.



2. EITC 도입의 우선적 전제는 최저임금의 인상과 비정규노동자 보호입법 등 일하는 빈곤층에 대한 직접적인 보호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ITC 도입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노동시장에서 이미 만연된 비정규직 등 불안정 일자리를 고착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공적 지원으로 실질 소득은 늘어나기 때문에 사업주 입장에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 동기를 감소시킬 수있으며 이는 비정규직을 늘이고, 차별적 처우를 온존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3. 두 번째 전제는 소득파악의 인프라 구축이다. 1999년 미국에서도 오류로 지급된 EITC급여는 전체의 27~32%에 달하며, 이 중 33% 가까이가 과소신고 혹은 세무조사기피로 인한 것이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제외한 EITC 급여의 대상자 대부분은 지금까지 소득파악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소득이 대단히 불안정한 계층이다. 소득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부정수급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게 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정작 지원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이 사각지대로 남게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소득파악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제도도입을 추진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득파악과 관련한 또하나의 문제는 우리 사회 소득파악의 필요성이 저소득층에게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영자를 비롯한 소득파악 미비가 사회보험을 비롯한 사회정책의 걸림돌이 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조세저항 등을 이유로 이를 계속 미뤄오기만 하였다. EITC 도입을 통해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파악을 강화하면서 중산층을 비롯한 상위계층의 소득파악은 등한히한다면 이는 또하나의 역진적인 정책이 될 것이 분명하다.

4. 세 번째 문제는 제도의 지원 수준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사회보험료 수준에서의 지원을 검토하여 왔다. EITC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많은 빈곤층이 이 제도를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현재 검토되는 급여수준은 소득파악이나 근로유인의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인 현실이다. 저소득층의 소득파악도 하게되고 빈곤도 해소하면서 재원을 적게 들이는 마술은 없다. EITC는 근로소득 보전제도이며 이를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급여가 지급되어야 하며, 그만큼의 재원이 소요된다. 급여수준이 낮으면 제도의 효과가 보장될 수 없고, 급여수준이 높으면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것이 EITC의 딜레마이다. 또한 EITC의 도입으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정책,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다른 제도에 필요한 재원이 축소될 것이라는 것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며, 미국에서 이미 입증된 것이다. 따라서 EITC의 지원수준과 대상, 재원과 다른 제도와의 관계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5. 또한 EITC가 미국의 예에서처럼 월단위가 아닌 연단위로 지급될 경우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가의 문제,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하여 여성의 불안정한 취업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우려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해결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6. 일하는 빈곤층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존재한다. 더 나빠지기 전에 전면적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나마 상황을 호전시키는 제도와 지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EITC 제도가 현재의 사회보장제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어떠한 관계를 갖고 설계되어야 하는지, 향후 어느 정도의 재원이 소요될 것인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논의 없이 성급하게 도입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정부와 여당은 일하는 빈곤층에 대한 적합한 정책을 모색함과 동시에 최저임금의 인상과 비정규보호입법과 같은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대책에 우선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위원회


2005/08/23 15:58 2005/08/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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