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재정 분권화의 영향과 과제
월간 복지동향/2005 :
2005/08/10 00:00
국고보조사업의 지방이양사업화
복지재정 분권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참여정부의 분권정책은 ‘지방분권 추진 로드맵’과 ‘재정ㆍ세제개혁 로드맵’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지방분권은 선분권 후보완, 보충성, 포괄성의 원칙을 바탕으로 중앙권한의 지방이양과 재정분권 추진, 지방정부의 혁신, 인센티브를 통한 참여 유도, 각 계층의 여론 수렴이라는 추진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재정분권은 지방재정 확충 및 불균형 완화, 지방세정제도 개선, 지방재정의 자율성 강화, 지방재정운영의 투명성ㆍ건전성 확보라는 과제가 추진되고 있다. 특히 자율성 강화를 위한 주요 제도 개선이 바로 국고보조금 제도의 개선으로 나오게 되었다.
2004년 7월 6일에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에 따르면,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재원의 약 20% 이상을 국고보조금이 차지하고 있으며, 국고보조금 제도 자체의 비효율 및 낭비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보다 중앙의 우선순위에 따른 소액분산투자의 지속의 문제로, 예를 들어, 국고보조금 사업수가 2000년도에 384개였던 것이, 2004년도에는 533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비의 매칭(matching) 제도와 사후정산에 따른 문제점들도 지적된다.
그로 인해 현행 국고보조금 제도는 ‘분권과 책임’ 원칙에 따른 지방재정의 자율성 확대 및 성과에 대한 자기책임을 명확히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여, 국고보조금 제도를 일괄 정비함으로써 실질적인 재정분권의 기초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확정된 안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전체 총 533개 사업 약 12조 7천억 원 중에서 163개 사업 약 1조 1천억 원은 지방으로 이양하고, 126개 사업 약 3조 6천억 원은 국가균형발전특별 회계 사업으로 이관하며, 233개 사업 약 7조 9천억 원은 보조 사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중에서 보건복지부의 지방이양 대상 사업은 총 67개 사업 5,959억 원이고, 보조 사업으로 유지되는 것은 71개 사업 4조 3,409억 원으로 되어 있다. 외형상으로 보면 지방이양사업이 적지만, 실제 포괄적 보조사업 중에서 국민기초생활급여와 의료급여 등 기초생활보장 관련 예산 약 3조 7,259억 원을 제외하면 약 6,150억 원만 국고보조사업으로 남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사회복지서비스 관련 국고보조사업 중 거의 절반이 지방이양사업이 되었으며, 그에 상응하는 국고보조금 예산은 분권교부세(지방교부세)로 전환되었다. 또한 국고보조사업을 유지하는 사업도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확대시키기 위해서 포괄보조 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지방재정권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으로 외형적으로 보면 해당 사회복지사업 관련 재정운용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강화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이해된다.
국고보조사업의 지방이양의 양면성
사회복지서비스분야에서 국고보조사업의 지방이양은 그 지역주민들의 욕구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지만, 추진과정과 내용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첫째, 참여를 통한 분권의 추진이 아닌 배제를 통한 분권이 추진되었다는 비판이다. 추진과정에서 정부부처 내의 의견 수렴은 있었지만, 관련 전문가 집단, 민간부문 공급자, 지방정부의 참여가 배제됨으로써,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가 발생하였고, 동시에 내용적 타당성 면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 국고보조유지사업과 지방이양사업을 구분하기 위해 위원회가 마련한 기준이 일관되고 합리적으로 적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시설 운영비는 지방으로 이양되었지만 부랑인 시설이나 아동복지시설의 운영은 국고보조사업으로 남았다. 기능보강사업도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체육관, 사회복지관은 지방이양으로, 노인시설, 아동복지시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사회복귀시설은 국고보조로 남았다. 지방이양사업의 목표치를 정하고 그에 맞추어 재단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셋째, 2004년 1월 초 국무회의를 통과한 참여복지5개년계획에는 사회복지사무소 도입, 복지전담공무원 확충, 민간부문 사회복지종사자 인건비 현실화, 사회복지인프라 확충, 사회복지시설 균형발전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그 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나온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에서는 위와 같은 계획을 집행할 어떤 정책 수단도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는 정부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하게 한다.
넷째, 지방정부간 복지수준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방정부의 복지인식과 사업의지, 사업수행 역량, 재정자립도 등이 원인이 될 것이다.
다섯째, 복지재정 배분 과정에서 불평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지방의 권한의 확대에 따른 복지예산의 우선순위 결정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가질 것인가 아니면 각종 부당한 로비나 자치단체장의 선심성(자의적) 판단으로 예산을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여섯째, 복지예산이 축소될 것이 예상되었고, 실제로 예산의 부족으로 복지사업 집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3월말에서 4월 초까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분석해보면, 복지소요예산이 13,290억원, 확보예산(분권교부세 +시도비) 11,371억원으로 부족액이 1,919억원으로 조사되어 복지예산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확보율도 지방정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 서울시는 확보율이 거의 100% 가까운 비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경북은 약 71%로 16개 시도에서 가장 확보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표1>참조).
<표없음>
이러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추정할 수 있는 원인 중의 하나는 지난 5년간 평균 보건복지부 국고보조금을 기준으로 ‘분권교부세’를 분배함으로써 현실적으로 필요한 재정을 반영하지 못하고, 부족분은 담배소비세 등으로 충당하게 함으로써 사업비 부족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예산 축소에 따른 사업비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무이양에 따른 후유증으로 지방정부가 사회복지사업 운영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보육시설운영, 노인시설 운영 등의 사업이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된 후에, 지방정부에서는 운영비의 부담 증가를 이유로 관련 시설의 설치를 지원하는 중앙정부의 국고보조사업의 신청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서 보육서비스 및 노인복지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들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두 가지 대응책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 첫째, 기존의 국고보조사업이 축소되지 않도록 기준을 제시한다. 소관 사업에 대한 지침 작성 시 반드시 이양사업의 실시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예: 사회복지생활시설운영비 지원단가 등)을 각 사업별 지침에 포함한다. 지자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각 사업별 2005 예산 및 사업물량을 지침에 제시함으로써 지자체가 최소한 복지부가 계획한 수준이상의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토록 유도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별 복지수준에 대한 평가를 통해 지자체의 관심을 제고한다. 시군구에서 지방이양사업이 포함된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고, 동 계획의 시행결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 사업법에 근거규정을 마련한다. 평가결과 지자체의 전체적인 수준의 등급과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분야별 등급을 공개하여 우수지자체에 대하여 표창, 직원 해외연수 및 특별사업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지방이양에 따른 지방 시민사회의 대응과 대안
한편 지방이양에 따른 지방의 시민사회의 대응으로는 사회복지 차원의 능동적 논리 개발과 참여, 사회복지실천 현장의 가버넌스(governance) 실현, 사회복지계의 활발한 연대활동 전개, 참여예산제도 도입, 지방의 사회복지단체 및 복지NGO의 대체예산 편성능력과 분석역량 강화,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재정 지출정보 공시 등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복지재정분권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고 재정분권의 긍정적인 면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중앙정부 차원의 중장기적인 근본적인 후속 정책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복지서비스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역할이다. 지방자주 재정의 강화는 중장기적 과제이다. 따라서 지방의 재정능력과 복지수급의 불균형을 보정하는 중앙정부의 노력이 일시에 후퇴한다면 지방간의 복지격차가 확대 재생산 될 가능성이 많다. 중앙정부는 전국적 최소 기준을 마련하고, 재정능력이 부족한데 복지 수요는 큰 지방정부가 전국적인 최소기준에 미달할 때에는 사회복지 공급 능력의 격차를 보정해 주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중앙정부 수준에서 가칭 “사회복지서비스 인프라 균형발전 기금”과 같은 특별회계를 활용하는 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국고보조금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포괄보조금제도의 도입은 성과관리와 성과계약제도와 병행될 때 그 효과가 높아 질 수 있다. 이는 지방정부가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기획 능력을 보유할 때 가능한 것이다. 포괄보조금제도의 운영은 지역복지계획 수립과 연계하여 운영될 때 그 효과가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무소 사업, 지역복지협의체 사업 등은 지방의 사회복지서비스 기획능력 및 집행 능력을 고양시키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국고보조 지방비 부담 비율은 거의 일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지방의 재정격차를 반영하지 못한다. 지방자치 단체별로 ‘재정력지수’에 따라 차별적으로 부담비율이 이정해져야 한다. 특히 기준 재정수요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주민들의 복지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여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괄보조를 원칙으로 하되 정부의 장기적인 사회복지서비스 발전 정책과 관련되는 사업은 개별보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컨대 노인요양보장제도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든가, 사회복지 전문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과 같은 것들은 국가전체의 사회복지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관한 사무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개별보조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방교부세의 정비이다. 국가의 최저서비스기준들이 재정장치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이전 재정 중에서 지방교부세 제도의 기준재정수요 측정단위 항목들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지방교부세법시행령에 제시된 전체 31개 측정항목 중에서 지방의회비, 공무원 인건비, 징세비 등과 같이 일반행정관리 관련 항목이 8항목이 반영되고 있다. 반면에 지방정부가 필수적으로 공급해야하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단위항목들은 지방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인구수나 행정구역면적, 그리고 시설수와 같은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문제가 있다. 측정항목을 재구성할 때는 현대사회의 유동성 요인(통과 교통, 유동인구, 주간상주인구 등)이나 복지수요를 반영하는 요인(노령화 지수, 장애인 인구, 차상위 계층을 포함한 빈곤인구 등)이 지방의 재정수요로 반영되어야 하며, 복지수요를 반영하는 요인에 가중치가 두어져야 한다. 국고보조금의 지방이양사업에 대한 재원 조치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보다는 지방교부세에 관련 수요가 충분하게 반영 조치할 필요가 있다. 지방이양 대상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교부세 결정의 측정요소에 복지대상자, 복지시설 중심으로 세분화 시켜서 실제 복지재정 수요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과 대안
지방정부 수준에서도 사회복지 재정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함께 시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지방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결정 및 집행역량을 제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첫째, 지방정부의 복지재정 확충과 재정 운영의 민주성 확대가 필요하다. 지방정부의 예산 편성이 복지지향적이 되어야 하고, 참여예산제도의 도입은 지방정부 재정지출에 시민의 요구를 반영함으로써 예산과정이 지방행정의 민주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지방정부 행정의 주민에의 대응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에서 지방정부의 책임성, 자율성의 강화이다. 서비스기획능력의 강화를 위해서 사회복지 전담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지역복지계획을 수립하고 민간서비스 공급자와의 협력적 동반자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지도감독 위주의 행정관행을 변화시켜야 한다. 시민사회가 지역복지서비스계획과 집행 및 평가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민관협력의 협치기제(govenance)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지역복지협의체의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 시민참여를 보장하고 민주성과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민간차원의 노력과 대안
이러한 변화가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민간부문으로서 사회복지계를 포함한 시민사회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참여와 시민운동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된다. 지방으로 이양된 여러 가지 사회복지사업예산을 지방정부가 전혀 집행하지 않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의 사회복지사업 예산의 충분한 확보와 증액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역사회 단위에서는 사회복지계가 고립을 탈피하여 복지권을 옹호하는 시민사회 단체와 연대하여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복지예산 확보 운동을 전개하는 노력 등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개별 민간 사회복지기관들에게 이 이런 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각종 시설연합회, 기관연합회, 사회복지협의회와 같은 조직들은 개별적으로 관련 특정 분야의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에 치중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제한된 파이를 둘러싼 이전투구와 다르지 않다. 개별분야의 예산 증액이나 협회나 연합회의 예산을 증액하기 위한 개별적인 로비보다는 지역사회 단위에서 예산편성의 정향을 복지중심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 시민사회와 공동보조를 맞추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민참여예산제도의 도입, 정책선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복지정책에 대한 공약을 평가하고 그 집행을 감시하는 활동,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와의 상설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정책 로비의 강화 등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복지재정 분권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참여정부의 분권정책은 ‘지방분권 추진 로드맵’과 ‘재정ㆍ세제개혁 로드맵’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지방분권은 선분권 후보완, 보충성, 포괄성의 원칙을 바탕으로 중앙권한의 지방이양과 재정분권 추진, 지방정부의 혁신, 인센티브를 통한 참여 유도, 각 계층의 여론 수렴이라는 추진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재정분권은 지방재정 확충 및 불균형 완화, 지방세정제도 개선, 지방재정의 자율성 강화, 지방재정운영의 투명성ㆍ건전성 확보라는 과제가 추진되고 있다. 특히 자율성 강화를 위한 주요 제도 개선이 바로 국고보조금 제도의 개선으로 나오게 되었다.
2004년 7월 6일에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에 따르면,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재원의 약 20% 이상을 국고보조금이 차지하고 있으며, 국고보조금 제도 자체의 비효율 및 낭비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보다 중앙의 우선순위에 따른 소액분산투자의 지속의 문제로, 예를 들어, 국고보조금 사업수가 2000년도에 384개였던 것이, 2004년도에는 533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비의 매칭(matching) 제도와 사후정산에 따른 문제점들도 지적된다.
그로 인해 현행 국고보조금 제도는 ‘분권과 책임’ 원칙에 따른 지방재정의 자율성 확대 및 성과에 대한 자기책임을 명확히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여, 국고보조금 제도를 일괄 정비함으로써 실질적인 재정분권의 기초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확정된 안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전체 총 533개 사업 약 12조 7천억 원 중에서 163개 사업 약 1조 1천억 원은 지방으로 이양하고, 126개 사업 약 3조 6천억 원은 국가균형발전특별 회계 사업으로 이관하며, 233개 사업 약 7조 9천억 원은 보조 사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중에서 보건복지부의 지방이양 대상 사업은 총 67개 사업 5,959억 원이고, 보조 사업으로 유지되는 것은 71개 사업 4조 3,409억 원으로 되어 있다. 외형상으로 보면 지방이양사업이 적지만, 실제 포괄적 보조사업 중에서 국민기초생활급여와 의료급여 등 기초생활보장 관련 예산 약 3조 7,259억 원을 제외하면 약 6,150억 원만 국고보조사업으로 남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사회복지서비스 관련 국고보조사업 중 거의 절반이 지방이양사업이 되었으며, 그에 상응하는 국고보조금 예산은 분권교부세(지방교부세)로 전환되었다. 또한 국고보조사업을 유지하는 사업도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확대시키기 위해서 포괄보조 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지방재정권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으로 외형적으로 보면 해당 사회복지사업 관련 재정운용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강화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이해된다.
국고보조사업의 지방이양의 양면성
사회복지서비스분야에서 국고보조사업의 지방이양은 그 지역주민들의 욕구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지만, 추진과정과 내용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첫째, 참여를 통한 분권의 추진이 아닌 배제를 통한 분권이 추진되었다는 비판이다. 추진과정에서 정부부처 내의 의견 수렴은 있었지만, 관련 전문가 집단, 민간부문 공급자, 지방정부의 참여가 배제됨으로써,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가 발생하였고, 동시에 내용적 타당성 면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 국고보조유지사업과 지방이양사업을 구분하기 위해 위원회가 마련한 기준이 일관되고 합리적으로 적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시설 운영비는 지방으로 이양되었지만 부랑인 시설이나 아동복지시설의 운영은 국고보조사업으로 남았다. 기능보강사업도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체육관, 사회복지관은 지방이양으로, 노인시설, 아동복지시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사회복귀시설은 국고보조로 남았다. 지방이양사업의 목표치를 정하고 그에 맞추어 재단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셋째, 2004년 1월 초 국무회의를 통과한 참여복지5개년계획에는 사회복지사무소 도입, 복지전담공무원 확충, 민간부문 사회복지종사자 인건비 현실화, 사회복지인프라 확충, 사회복지시설 균형발전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그 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나온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에서는 위와 같은 계획을 집행할 어떤 정책 수단도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는 정부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하게 한다.
넷째, 지방정부간 복지수준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방정부의 복지인식과 사업의지, 사업수행 역량, 재정자립도 등이 원인이 될 것이다.
다섯째, 복지재정 배분 과정에서 불평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지방의 권한의 확대에 따른 복지예산의 우선순위 결정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가질 것인가 아니면 각종 부당한 로비나 자치단체장의 선심성(자의적) 판단으로 예산을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여섯째, 복지예산이 축소될 것이 예상되었고, 실제로 예산의 부족으로 복지사업 집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3월말에서 4월 초까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분석해보면, 복지소요예산이 13,290억원, 확보예산(분권교부세 +시도비) 11,371억원으로 부족액이 1,919억원으로 조사되어 복지예산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확보율도 지방정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 서울시는 확보율이 거의 100% 가까운 비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경북은 약 71%로 16개 시도에서 가장 확보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표1>참조).
<표없음>
이러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추정할 수 있는 원인 중의 하나는 지난 5년간 평균 보건복지부 국고보조금을 기준으로 ‘분권교부세’를 분배함으로써 현실적으로 필요한 재정을 반영하지 못하고, 부족분은 담배소비세 등으로 충당하게 함으로써 사업비 부족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예산 축소에 따른 사업비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무이양에 따른 후유증으로 지방정부가 사회복지사업 운영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보육시설운영, 노인시설 운영 등의 사업이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된 후에, 지방정부에서는 운영비의 부담 증가를 이유로 관련 시설의 설치를 지원하는 중앙정부의 국고보조사업의 신청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서 보육서비스 및 노인복지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들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두 가지 대응책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 첫째, 기존의 국고보조사업이 축소되지 않도록 기준을 제시한다. 소관 사업에 대한 지침 작성 시 반드시 이양사업의 실시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예: 사회복지생활시설운영비 지원단가 등)을 각 사업별 지침에 포함한다. 지자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각 사업별 2005 예산 및 사업물량을 지침에 제시함으로써 지자체가 최소한 복지부가 계획한 수준이상의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토록 유도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별 복지수준에 대한 평가를 통해 지자체의 관심을 제고한다. 시군구에서 지방이양사업이 포함된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고, 동 계획의 시행결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 사업법에 근거규정을 마련한다. 평가결과 지자체의 전체적인 수준의 등급과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분야별 등급을 공개하여 우수지자체에 대하여 표창, 직원 해외연수 및 특별사업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지방이양에 따른 지방 시민사회의 대응과 대안
한편 지방이양에 따른 지방의 시민사회의 대응으로는 사회복지 차원의 능동적 논리 개발과 참여, 사회복지실천 현장의 가버넌스(governance) 실현, 사회복지계의 활발한 연대활동 전개, 참여예산제도 도입, 지방의 사회복지단체 및 복지NGO의 대체예산 편성능력과 분석역량 강화,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재정 지출정보 공시 등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복지재정분권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고 재정분권의 긍정적인 면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중앙정부 차원의 중장기적인 근본적인 후속 정책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복지서비스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역할이다. 지방자주 재정의 강화는 중장기적 과제이다. 따라서 지방의 재정능력과 복지수급의 불균형을 보정하는 중앙정부의 노력이 일시에 후퇴한다면 지방간의 복지격차가 확대 재생산 될 가능성이 많다. 중앙정부는 전국적 최소 기준을 마련하고, 재정능력이 부족한데 복지 수요는 큰 지방정부가 전국적인 최소기준에 미달할 때에는 사회복지 공급 능력의 격차를 보정해 주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중앙정부 수준에서 가칭 “사회복지서비스 인프라 균형발전 기금”과 같은 특별회계를 활용하는 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국고보조금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포괄보조금제도의 도입은 성과관리와 성과계약제도와 병행될 때 그 효과가 높아 질 수 있다. 이는 지방정부가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기획 능력을 보유할 때 가능한 것이다. 포괄보조금제도의 운영은 지역복지계획 수립과 연계하여 운영될 때 그 효과가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무소 사업, 지역복지협의체 사업 등은 지방의 사회복지서비스 기획능력 및 집행 능력을 고양시키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국고보조 지방비 부담 비율은 거의 일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지방의 재정격차를 반영하지 못한다. 지방자치 단체별로 ‘재정력지수’에 따라 차별적으로 부담비율이 이정해져야 한다. 특히 기준 재정수요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주민들의 복지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여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괄보조를 원칙으로 하되 정부의 장기적인 사회복지서비스 발전 정책과 관련되는 사업은 개별보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컨대 노인요양보장제도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든가, 사회복지 전문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과 같은 것들은 국가전체의 사회복지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관한 사무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개별보조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방교부세의 정비이다. 국가의 최저서비스기준들이 재정장치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이전 재정 중에서 지방교부세 제도의 기준재정수요 측정단위 항목들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지방교부세법시행령에 제시된 전체 31개 측정항목 중에서 지방의회비, 공무원 인건비, 징세비 등과 같이 일반행정관리 관련 항목이 8항목이 반영되고 있다. 반면에 지방정부가 필수적으로 공급해야하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단위항목들은 지방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인구수나 행정구역면적, 그리고 시설수와 같은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문제가 있다. 측정항목을 재구성할 때는 현대사회의 유동성 요인(통과 교통, 유동인구, 주간상주인구 등)이나 복지수요를 반영하는 요인(노령화 지수, 장애인 인구, 차상위 계층을 포함한 빈곤인구 등)이 지방의 재정수요로 반영되어야 하며, 복지수요를 반영하는 요인에 가중치가 두어져야 한다. 국고보조금의 지방이양사업에 대한 재원 조치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보다는 지방교부세에 관련 수요가 충분하게 반영 조치할 필요가 있다. 지방이양 대상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교부세 결정의 측정요소에 복지대상자, 복지시설 중심으로 세분화 시켜서 실제 복지재정 수요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과 대안
지방정부 수준에서도 사회복지 재정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함께 시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지방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결정 및 집행역량을 제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첫째, 지방정부의 복지재정 확충과 재정 운영의 민주성 확대가 필요하다. 지방정부의 예산 편성이 복지지향적이 되어야 하고, 참여예산제도의 도입은 지방정부 재정지출에 시민의 요구를 반영함으로써 예산과정이 지방행정의 민주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지방정부 행정의 주민에의 대응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에서 지방정부의 책임성, 자율성의 강화이다. 서비스기획능력의 강화를 위해서 사회복지 전담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지역복지계획을 수립하고 민간서비스 공급자와의 협력적 동반자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지도감독 위주의 행정관행을 변화시켜야 한다. 시민사회가 지역복지서비스계획과 집행 및 평가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민관협력의 협치기제(govenance)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지역복지협의체의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 시민참여를 보장하고 민주성과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민간차원의 노력과 대안
이러한 변화가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민간부문으로서 사회복지계를 포함한 시민사회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참여와 시민운동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된다. 지방으로 이양된 여러 가지 사회복지사업예산을 지방정부가 전혀 집행하지 않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의 사회복지사업 예산의 충분한 확보와 증액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역사회 단위에서는 사회복지계가 고립을 탈피하여 복지권을 옹호하는 시민사회 단체와 연대하여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복지예산 확보 운동을 전개하는 노력 등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개별 민간 사회복지기관들에게 이 이런 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각종 시설연합회, 기관연합회, 사회복지협의회와 같은 조직들은 개별적으로 관련 특정 분야의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에 치중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제한된 파이를 둘러싼 이전투구와 다르지 않다. 개별분야의 예산 증액이나 협회나 연합회의 예산을 증액하기 위한 개별적인 로비보다는 지역사회 단위에서 예산편성의 정향을 복지중심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 시민사회와 공동보조를 맞추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민참여예산제도의 도입, 정책선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복지정책에 대한 공약을 평가하고 그 집행을 감시하는 활동,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와의 상설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정책 로비의 강화 등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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