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주부양비 폐지, 최저생계비 및 재산기준의 합리적 설정, 차위계층에 대한 부분급여 확대도 개정에 반드시 포함돼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월요일(11/21)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참여연대가 지난해 11월에 청원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 개정안을 비롯한 5건의 기초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심의를 끝내고, 내일 전체회의에 이를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국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기초법 개정안은 부양의무자 범위를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로 축소하고, 차상위계층을 명문화하며, 부양능력의 판별기준을 부분적으로 개선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빈곤상태에 처해있으면서 사적 부양을 받지 못하고 동시에 기초법을 통한 최저생활도 보장받지 못하는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부양의무자 기준의 개선을 줄곧 주장해왔다. 늦었지만 부양의무자 범위를 축소하여 기초보장의 사각지대를 일부 해소하겠다는 등 국회의 기초법 개정 논의를 환영한다.

그러나 이번에 전체회의에 상정될 기초법 수정 대안은 빈곤의 사각지대 해소에는 여전히 미흡한 것이다. 부양능력 판별기준의 개선 폭이 대단히 미흡하고 차상위계층 부분급여 확대 등 참여연대가 청원한 다른 개정조항에 대해서는 그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법안 심의에서 제외하여 보완적 개정을 예정하고 있다는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 국회는 간주부양비(부양의무자가 실제로 부양하지 않더라도 부양비를 수급자의 소득으로 간주하는 것)의 폐지, 재산기준 및 최저생계비의 합리적 설정, 차상위계층에 대한 부분급여의 확대도 개정 논의에 포함시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우리 사회의 최종적인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기초적인 사회안전망이 되지 못하고 제도상의 허점으로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국회는 이번 법안심의에서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첫째, 해마다 소득의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매년 결정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최저생계비는 사회적 합의에 기초하여 국민소득과 지출 수준을 고려한 상대적 방식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더불어 최저생계비의 변화가 정부예산안에 반영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최저생계비의 공표일을 7월 1일로 앞당기고, 중소도시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최저생계비는 지역별 생활실태의 편차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실제 부양여부와 관계없이 국가가 사적이전소득을 강제로 추정하는 간주부양비는 폐지되어야 한다.

셋째, 수급자 선정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득평가액과 기본공제액, 재산의 소득환산제 등 재산기준도 행정부의 소관에 맡기기보다는 법률에 명시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현행 환산율은 지나치게 높고(일반재산 연 50%, 금융재산 연 75%), 승용차의 경우 중고시가가 100% 월소득으로 환산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득환산제를 유지하는 경우라도 환산율에 일정한 상한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넷째, 사실상 수급자와 큰 차이가 없는 생활상태에 있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부분급여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일하는 빈곤층에 대한 무수한 지원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차상위계층이 부담하는 교육비나 주거비, 의료비를 지원하는 것은 어떤 지원대책에도 우선하는 기본적인 것이다.

구조화된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다뤄져야할 기초법의 개정이 이제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참여연대가 기초법 청원안을 제출한지 일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국회는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늦게나마 기초법 개정을 위한 본격적 심의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나 정부가 밝힌 개선방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보완적인 법개정을 논의하고 있는 국회의 소극적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정부가 밝힌 기초법 개정의 범위가 아니라 양극화로 고통받는 국민의 입장을 반영하여 기초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기초법의 전면 개정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사회복지위원회


2005/11/23 11:34 2005/11/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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