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부터 실시된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은 이제 2년째 접어들었다. 이는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중심축으로서 시‧군‧구에서 이루어지는 사회복지업무를 종합적으로 담당하는 사회복지전담 행정 기관을 설치‧운영하는 사업으로서, 9개 시‧군‧구에서 550여명의 공무원이 참여하고 있다.

그간 사회복지부문의 공공 전달체계는 보건소(지방직속기관), 고용안정센터, 지방교육청(특별행정기관) 등과 같이 별도의 행정체계 없이 지방일반행정기관에서 대신하여왔고 이는 사회복지의 특성을 고려한 업무수행에 한계를 노정하여 사회복지 수준 향상을 어렵게 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기존 전달체계의 틀을 유지하되 인력과 업무를 재배치하는 내부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업무수행 절차의 효율화와 내용의 전문화를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시범사업은 1년여를 지나며 지역 여건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기본 체제를 정비하고 정착단계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최근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선을 쟁점으로 하여 정부의 관계부처에서 별도의 개선 방안 마련이 진행되고 있어 시범사업 추진은 다소 힘을 잃고 있다. 본 고에서는 시범사업 1차년도의 평가 내용과 최근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편을 쟁점으로 한 정부의 동향과 그 의미를 살펴보고 전달체계 개선을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시범사업 1차년도 평가 결과와 시사점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은 오랫동안 사회복지부문에서 시도하고자 했던 일일뿐만 아니라, 당면한 제도 집행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시범사무소 모형은 지방분권화라는 정책 지향을 반영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나름의 실정에 따라 사회복지의 살림을 가능하게 하는 ‘지방 중심’의 전달체계로서, 최근 시군구 중심의 각종 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시의적절한 모형으로 평가될 수 있다.

시범사업 평가자료에서는 시범사무소 모형이 지닌 장점에 대한 기대와 지역별 적용상의 어려움이 실험되고 있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시범사업 기간의 1/3이 지난 시점에서 이루어진 평가에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업무수행 체제의 변화 시도는 종결되고 있으나, 안정적으로 정착하여 운영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과 변화된 구조에 따라 업무 작동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간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시범사무소 모형의 조직구조와 인력배치 시스템은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시범사업의 정착에 따라 해소될 문제와 근본적인 모형의 문제점을 구분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범사무소 모형의 장점은 분화된 업무들의 명확성과 그로 인한 업무의 책임성, 업무처리에 대한 통일성, 산출 생산성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부서들, 담당인력간의 상호간 업무협조와 연계가 더욱 중요해졌으나 이를 위해서 필요한 노력의 투입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8개월간의 시범사무소는 전반적으로 기획, 발굴, 상담, 조사에는 강점이 나타나고 있으나, 관리, 지원, 연계‧협력 등 성과측면의 변화는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전체 조직 구도의 변화를 통해 업무 수행상의 성과로 나타날 부분으로서, 각종 업무성과지표의 변화에 중점을 두게 될 다음 평가를 주목해보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범사업은 일정정도의 통제가 가능한 상황에 대하여 특정 제도나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하고자 실험하는 것이나,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은 기존 일상 업무수행의 틀을 유지하면서 해당 직원이 모두 참여‧동원되는 행정체계 전반의 변화를 수반한다는 점,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사업의 시행 주체는 지방자치단체가 된다는 점에서도 사업 추진의 어려움을 내재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은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선 과정에서 주목되는 시‧군‧구ꠏ읍‧면‧동간 사회복지기능 배분방안, 비용효율적인 업무분담방식이 실험되고 있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조직 내‧외적 여건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시범사무소 모형은, 적어도 동사무소의 1인 전담 시스템이 갖는 제한점을 극복해야 지원의 내실화가 가능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인력의 집중을 통한 분업화와 전문화 체계로의 개선을 시도하는 것이다. 다만, 서비스의 통합성과 접근성을 저해하지 않고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적절한 규모와 설치단위의 문제, 분업화에서 수반되는 업무 조정‧연계 방안의 보완이 전달체계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사회복지사무소 모형은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수정‧보완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것이 시범사업이다. 현재 사회복지사무소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입장이 있으나, 공공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정비는 부인할 수 없는 필요불가결의 과제로서, 남은 시범사업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역 나름의 적절한 모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범사무소의 전략에서는 지역사회 복지에 대한 수요와 자원 파악을 통해 복지계획을 수립하고 복지 시설을 비롯한 자원 확충을 통해 사회복지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하여, 통합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고, 지역내 공공‧민간의 사회복지 총량을 제고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을 거쳐야 함을 시범사업 평가 결과에서는 시사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무소의 본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적 환경이 정비되고 역할과 기능의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부조를 중심으로 제도를 집행하는 책임과 지역사회복지 전반에 대한 사업의 기획, 예산자원의 관리,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사회복지사업의 개발 및 시행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에 대한 지원을 담당하는 역할의 새로운 의미 부여와 이에 대한 해당 공무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지역사회 내 민‧관 협력과 사회복지사업의 통합적 체계 조성이 가능할 것이므로 시범사업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즉, 전달체계의 변화는 좋은 모형의 제시와 함께, 해당 구성원들의 참여와 의식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일정기간의 시간이 필요함을 또한 시사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복지 환경과 정부의 대응

2000년을 기점으로 사회복지 환경은 큰 변화를 겪고 있고 이에 따라 공공부문에서 감당할 업무의 다양성, 업무량, 업무 수준의 제고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즉 90년대 말 경제위기를 겪으며 폭증한 복지 수요, 고령화에 따른 사회정책적 대응 요청, 지방분권화의 급속한 진전, 시민 참여 강조에 따른 거버넌스의 변화 등은 사회복지 전달체계 전반의 구도 변화를 요청하고 있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입 및 지속적인 제도 확대, 차상위계층 발굴업무 등 공공복지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업무의 획기적인 증대가 지속되고 있으나, 정책은 현금급여 중심으로 제한되고 있으며, 대상자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세심한 보살핌을 위한 서비스의 수행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복지수요의 다양화는 부문간 연계, 협력을 통해 대응해야 하는 복지영역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근로빈곤층의 일을 통한 빈곤탈출을 촉진하기 위한 소득보장(생계‧주거‧의료 급여 등), 고용지원(취업연계, 직업훈련, 자활근로 사회적 일자리 등), 복지서비스(보육‧간병‧가사도우미 등)의 지원 등을 위해서는 기존 사회복지영역을 넘어, 보건, 고용, 교육, 여가 등의 부문과의 통합적인 서비스 제공의 시도가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와 같이 요구되는 업무의 전문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이를 위한 기법 및 지원기반의 확충이 미진하였던 점 또한 제도 집행과정의 문제 해소를 지체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불안정 고용, 자영업의 증가에 따라 자산조사의 어려움 역시 증가하였으며, 경제 위기 이후 급속하게 증가한 가족해체등 가족주의의 약화는 부양의무자 조사의 어려움을 가중시켰고, 또한 근로연계급여의 도입을 통한 조건부수급자 관리, 자활사업 참여 지원의 업무는 다양한 범위로 확대되는 새로운 대상자 발굴, 선정 업무에 밀려 우선순위에서 뒤쳐져 온지 오래이다.

무엇보다 전달체계 개편을 위한 세심한 정책이 미진하였기 때문에, 일선 실무자들의 업무부담이 가중되어 왔으며, 새롭게 증가하고 있는 복지수요는 매우 오래된 주제인 ‘전달체계 개선’을 중요한 논제로 부상시키고 있다.

올해 2월 대통령주재 국무회의에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가 주도한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선방안」이 보고되면서, 국무조정실등 관련 정부부처들이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선방안 마련에 주목하고 있으며, 8월에 ‘고령화‧미래사회위원회’ 주도로 다시 대통령 보고가 예정되어 있다.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보고서에 제시된 ‘시‧군‧구-읍‧면‧동의 기능조정 안’은 읍‧면‧동의 업무 과부하를 조정하여 방문서비스 여력을 제고해주고, 신규 충원 인력을 시‧군‧구에 투입하여 시‧군‧구의 종합 복지 기획력을 강화한다는 기본 방향에 있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행 전달체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관료주의적 행정문화의 극복과 이 속에서 신속한 의사소통을 통한 전문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 이를 통해 서비스 대응성이 향상되도록 하고, 수급자 선정 및 관리 과정에 대한 내부 모니터링 체계가 작동되도록 하는 일이 필요한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보완방안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이는 매우 소극적인 미봉책에 머무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즉, 확대되는 사회복지업무의 영역과 내용에 걸맞는 복지행정 기구의 모형, 행정직과 복지직이 각 전문성에 따른 적절한 업무 배분과 수퍼비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직 구도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대통령자문위원회가 주도하고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함께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선을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사회복지의 역사상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그만큼 제도의 실효성, 현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조직, 인력의 문제는 부처간 의견 조율, 관계 부처의 이해 문제 등으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부분으로서 지방자치단체로 공이 넘어간 신규 인력확충의 문제등 후속조치로 제시된 과업들에 대한 지속적 점검과 추진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전달체계 개선의 성공을 위한 과제

최근 ‘고령화‧미래사회위원회’가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의 ‘시‧군‧구 행정체계의 기획기능 강화 및 읍‧면‧동 현장성 제고’의 기본 방향을 반영하여 준비중인 대책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준비한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 종료 이전에 전달체계 개선안이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논의된 바와 같이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선을 필요로하는 여건 변화들이 매우 급박한 사유로 인식되었을 수 있다.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이 추진되면서,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 연계‧통합’을 강조하며 새로운 전달체계 모형을 또한 모색하였고, 정부 일각에서는 지속적으로 ‘읍면동 복지센터안’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은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의 동력을 저하시킬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되었다.

최근 제시되고 있는 행정체계 개편안은 시범사무소의 내부 구조를 대폭 반영하고 있으며, 시범사업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측면의 시사점 시‧군‧구의 통합조사팀, 기획팀, 서비스연계팀 등의 기능별 팀제 도입과 읍‧면‧동 활용과 관련된 업무 및 인력 배치 문제 등

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 정부부처가 어떻게 이러한 개편안에 대한 합의하고 실행할 여건을 만들어가는가가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

시범지역의 노고와 이를 통한 성과와 의미가 새로운 개편안에 용해되도록 하는 주무부처의 노력과 지역사회의 주민 복지 수요에 대처하고자 모색되는 관련부처의 합동 대책이, 논의의 차원을 넘어 실행이 가능한 정책으로 정착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행정기관의 개편방향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 여건에 적합한 사회복지 행정기관의 개편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 방향의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무엇보다 기초자치단체의 사회복지 기획 역량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앞서 제시한 시‧군‧구의 다양한 책임과 권한의 바람직한 활용을 위해 필수적이며, 기획을 위한 전문성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지역사회 전반에 대한 욕구와 자원 파악에 기반한 장단기 계획을 수립하는 일, 지역주민의 기초생활보장, 노인‧장애인‧여성‧아동‧청소년 등의 복지 수요를 파악하고 사업을 개발‧기획하여 민간의 공급 기반을 조성하는 일, 지역주민의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도록 하는 일, 이를 위해 민간과의 협력체계 구성(networking)을 주도하고, 참여, 권한을 위임하는 일 등이 해당 될 것이다.

둘째, 공공정책의 책임성 강화를 위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현행 시‧군‧구−읍‧면‧동 체계에서는 읍면동 사회복지직공무원에게 업무가 편중되고 있어 업무 효율성이 매우 떨어지고, 지나치게 다양한 업무로 인해 공공부조 수급자의 정확한 선정, 생활실태 확인을 통한 소득변동의 관리, 복지욕구 파악을 통한 저소득‧취약 가정의 사회복지적 개입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이는 정부에서 집중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 차상위계층 보호의 실효성이 저하되는 악순환을 초래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복지업무에 대한 행정직과 사회복지직의 공동대응 체계로의 개편을 위하여, 시‧군‧구를 중심으로 읍‧면‧동은 일선창구(branch)로서 기능하도록 인력과 업무를 재편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셋째, 이러한 목적의 성취를 위해 업무 수행 방식, 수행 체제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 모형에서 보듯이, 전문성을 필요로하는 사회복지업무를 중심으로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업무간의 흐름과 연계가 원활하도록 팀을 구성하고 의사소통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해당된다.

넷째, 이를 통하여 지역사회 사회복지관련 서비스간 통합성이 강화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통합적인 서비스의 제공은 수요자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반응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다양한 서비스 제공처가 있어야 하고, 그 제공처간에, 제공인력간에 상호 업무에 대한 정보의 공유, 연계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협력 통로가 구축되어야 하고, 보다 넓은 관계망을 위해서 ‘사회복지의 영역과 범위’에 대한 선입견을 제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강혜규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
2005/08/10 00:00 2005/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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