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7개 종합병원 대상 조사 결과 발표



의약분업 이후 의료 수가는 다섯 차례나 인상됐으나 환자의 알 권리 보장 및 병원경영 투명성 확보 등과 관련해 정부와 의약계가 약속한 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강연대, 보건의료노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7일 서울 종로 경찰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환자의 알권리 보장 중 진료비 내역 공개와 병원 경영 투명성 보장' 에 대해 전국 종합병원급 이상 57개 병원을 실태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병원 경영 투명성 확보와 관련해 의약품 심의위원회, 의료기기 선정위원회에 외부 공익위원이 참가하는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의료법인 이사회에 외부 공익인사가 참여한 병원은 26.3%, 외부 공인회계사로부터 감사를 받은 경우는 52.6%에 불과했다.

리베이트비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공개입찰 실시 정도도 66.7%이며, 특히 민간종합병원들의 경우 1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의 알권리 보장과 관련해 올 3월부터 보험급여, 비급여 진료비 가격표를 외래 및 입원 수납창구에 비치하도록 되어있지만 이를 이행하는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의약분업 이후 종합병원급 이상의 병원에서는 대부분 처방전을 2매 발행하고 있으나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여전히 처방전을 발행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 양건모 의료개혁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지난 99년 의약분업 실행에 앞서 약가 및 수가 정상화 과정에서 합의된 사항과 지난해 12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지역가입자 보험료 15% 인상에 동의하면서 결의된 사항들을 토대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양건모 위원장은 "보험재정의 대부분이 의료기관의 진료비에 지출되고 있으며 보험재정 파탄이 올 한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병원 경영 투명성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위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일반 의원급은 합의 사항들을 더 지키지 않는다"며 "병원 경영 투명성 확보는 보험 재정 안정화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의료계가 국민에게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이찬진 변호사는 "이를 위해서는 관련법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변호사는 "의료법 개정 등을 통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구매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실질적인 회계감사를 할 수 있는 강행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의 징계사항에 제명이나 면허 취소와 같은 중징계처분이 전혀 없다"며 "법개정이 실질적인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처벌 규정 및 징계규정이 현실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에 따라 이번 임시국회에 병원경영투명성과 환자알권리 보장을 주내용으로 하는 건강보험법 및 의료법 개정안과 주사제 의약분업 포함 등을 내용으로한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청원을 할 방침이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비리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6월 13일을 기점으로 서울대, 충북대, 경희대, 이대 등 전국 대형병원들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홍기혜
2001/06/07 00:00 200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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