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고용문제와 고용정책의 과제
월간 복지동향/2006 :
2006/07/11 00:00
1. 고령자 고용문제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 인구의 비중이 감소하고, 기업내 고령층 인구비율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고령화 역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고령화는 근로자 평균연령의 증가를 통해 알 수 있는데, 1980년 근로자 평균연령은 28.8세이었지만 2004년에는 37.5세이며, 2020년에는 43.9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노동부, 고용정책본부, 2006).
기업 내 고령자 집단의 급속한 증가는, 상용직 고령자 고용문제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IMF 구제금융 이후 기업의 경쟁력 강화, 생산성 제고,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더욱 강조되었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55세 정년제도가 사문화되고 연령을 기준으로 한 조기퇴직이 증가하면서 고령자 집단은 구조조정의 일차적인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조기퇴직의 보편화는, 1996년 500인 이상 대기업에서 40대 후반에 일하던 남성 근로자 중 5년 후인 2001년에 50대 초반이 남아있는 비율은 54.8%이며, 50대 초반에서 5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29.5%만이 남아있는 것을 통해 극명하게 알 수 있다(김정한, 장지연, n. d.). 고령자가 구조조정의 일차적인 대상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이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ㆍ직무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령자 집단에게는 생산성에 비해 고비용의 임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ㆍ직무체계가 지속된다면, 고령자 집단의 조기퇴직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상용직 근로자의 조기퇴직 문제와 더불어, 고령자 집단은 대부분 근로조건이 열악하다는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노동패널 6차년도 중고령자 부가조사 자료 분석 결과, 고령자는 임시ㆍ일용직에 재취업하거나 상용직이라 하더라도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이상호, 2004). 특히, 임금 근로자인 고령자는 임시ㆍ일용직에 취업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통계청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43.0%는 임시직에, 45.3%는 일용직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2005). 종사상의 낮은 지위로 인해 고령자는 근로소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65세 이상 노인의 월 평균 근로소득은 56.6만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정경희외, 2005).
뿐만 아니라 고령자는 구직가능성을 낮게 보고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실망실업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상당하므로, 고령자 실업율이 단지 청년 실업율보다 낮기 때문에 고령자 고용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김정한, 장지연, n. d.). 특히, 55세 이상 고령 실업자는 74%가 과거에 임시ㆍ일용직에 종사하였으며, 67%가 중졸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안정적인 일자리에 재고용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장지연, 2001).
한편, 고령자의 재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2005년 55세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 경쟁배수(신규 구인인원 대비 신규 구직자수)는 17.7배로 청년층(29세 이하)의 1.9배, 중년층(30-54세)의 1.9배에 비해 9배나 높게 나타났다(노동부, 2006). 이는 2004년 일자리 경쟁배수의 15.3배보다 1.2배 높은 수치이다. 특히, 60-64세 고령자의 경우 일자리 경쟁배수가 25.8배로, 55-59세의 15.3배와 65세 이상의 12.2배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2005년 신규 구인인원ㆍ신규 구직자 100인 이상인 직종을 분석한 결과, 상표부착 등 생산관련 단순노무자(86.2배)의 일자리 경쟁이 가장 치열했으며, 그 다음으로 주방보조원(32.1배), 건설 및 광업관련 단순노무자(27.5배), 모니터ㆍ기숙사 사감(25.8배) 등의 순서로 일자리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노동부, 2006). 이는 저임금 직종에 일자리 경쟁이 심함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저소득층 고령자의 고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다면, 상용직 고령자의 조기퇴직이나, 임시ㆍ일용직에 종사하였던 고령 실업자의 문제가 소득보장의 측면에서는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고용보험의 경우 강제적으로 퇴직을 당해야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구직급여(퇴직 전 평균 임금의 50%)를 받을 수 있는 최대 기간은 1년이다. 고령 실업자 중 상당수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은 소득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김정한, 장지연, n. d.). 만약 상용직 고령자가 평균 퇴직 연령인 53세에 퇴직하고 1년 동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54세부터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인 만 60세까지의 6년 동안 다른 소득이 없는 한, 빈곤층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게 된다. 특히,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고령자의 경우에는 60세 이후에도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퇴직 이후 영구히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실제로 한국노동패널 6차년도 중고령자 부가조사 자료 분석 결과, 비은퇴가구의 16.3%가 빈곤선 이하인데 비해 완전은퇴가구는 45.4%가 빈곤선 이하에 속하여 퇴직한 고령자가 얼마나 빈곤한지를 알 수 있다(이상호, 2004).
2. 고령자 고용정책의 현황 및 문제점
고령자 고용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여러 가지 제도와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뉘어 볼 수 있다.
첫째, 고령자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동부가 실시하는 정년 퇴직자를 계속 고용한 사업주에 대한 장려금(정년퇴직자계속고용장려금)을 지원하거나, 2006년부터 시행하는 임금 피크제 보전수당 지원, 정년 연장 권고 등이 있다. 이 중 임금피크제 보전수당 지원은 최소 55세 이상 연령까지 고용을 보장하고 노사합의하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서면으로 확인한 경우, 18개월 이상 근무한 54세 이상 노동자에게 10% 이상 삭감된 금액의 차원의 1/2을 분기별로 15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6년간 지원하는 제도이다.
둘째,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노동부는 고령자 고용촉진법에 의거 고령자 신규 고용할 경우(신규고령자고용촉진장려금)나 고령자 다수고용(고령자다수고용촉진장려금)에 대한 장려금 지원과, 300인 이상 대기업 대상으로 업종별로 일정 비율 이상의 고령자를 고용하도록 하는 기준 고용률 제도, 준고령자 우선 고용직종 선정을 통해, 보건복지부에서는 노인일자리사업, 시니어 클럽, 노인공동작업장, 노인생업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노인일자리사업은 2004년에는 35,506개의 일자리를, 2005년에는 47,299개의 일자리를, 2006년에는 8만개의 일자리를 목표로 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보건복지부, 2004, 2005a, 2006).
셋째, 일자리를 소개ㆍ알선하는 방식이다. 실직한 고령자를 위한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와 고령자 인재은행, 노ㆍ경총 공동의 노사공동재취업센터, 경총에서 운영되는 중견전문인력고용지원센터와 보건복지부 취업지원센터가 있다.
넷째, 고령자의 직업훈련을 강화하여 간접적으로 고령자 고용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으로 한국노인복지회 등 126개 기관이 운영하는 단기적응 훈련프로그램이 있으며, 노동부는 40세 이상 근로자가 자비로 직업훈련기관, 사설학원에서 실시하는 교육훈련을 수강하는 자에게 연간 100만원을 한도로 근로자수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고용정책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고령자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인 정년퇴직자계속고용장려금이나 정년 연장 권고는 연공서열 임금ㆍ직무체계를 가진 기업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에 반해, 2006년부터 시행하는 임금 피크제 보전수당은 연공서열 임금체계를 개선함으로써 고령자 고용유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제도가 노동자의 임금 삭감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며, 근로시간의 단축, 임금체계와 연동된 직무체계의 변화, 연령에 의한 권위주의적 문화의 쇄신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고령자 고용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
다음으로,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경우, 노동부가 시행하는 제도는 법적 강제성이 거의 없어 제도의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특히, 이미 고령자를 다수 고용하고 있는 업종에 고령자다수고용촉진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제도의 효율성에 의심을 갖게 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김정한, 장지연, n. d.).
한편, 보건복지부의 노인일자리사업은 참여기간이 짧고(2006년 현재 7개월) 지원 금액이 20-30만원으로 낮다는 것이 문제이다. 2004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노인의 58.1%는 월 수입이 30만원 이하, 31-40만원은 22.5%인 것으로 나타나 일자리 참여를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기는 힘듦을 알 수 있다(보건복지부, 2005b). 2004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노인의 16%만이 건강이 나쁘다고 응답하였으나, 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은 실제로 건강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할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실제로 건강이 양호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빈곤층 노인에게 일자리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부처간 협력이 부족하고, 고령자 관련 고용기관간 연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고령자를 위한 직업훈련기관이 부족하고 직업훈련은 퇴직 이전부터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법적ㆍ제도적 지원이 거의 전무한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3. 고용정책의 과제
고령자 고용정책의 과제는, 다른 사회복지정책과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지만 본 글에서는 고용정책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먼저, 연공서열 임금ㆍ직무체계를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고령자가 단지 ‘고연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조조정의 일차적인 대상이 되지 않도록 노동부가 현재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연령차별금지법을 이른 시일 내에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기업에서 노동자를 해고하는 퇴출의 유연화 측면에서는 이루어졌지만, 노동자가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는 연령을 이유로 차별화함에 따라 진입의 유연화 측면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다는 점에서 연령차별금지법의 도입은 정당성을 갖는다. 연령차별금지법의 도입은 연공서열 임금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연령을 기준으로 구조조정 및 신규 채용의 자격을 정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는 장기적으로 연령보다는 일과 생산성으로 평가받는 합리적인 문화를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임금피크제 역시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도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임금피크제가 임금 삭감의 무기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임금 삭감율의 최저선(예를 들어, 전년도 대비 20%까지)을 정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둘째,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저소득층 고령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은 단지 매년 일자리 수의 양적 증가라는 실적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노인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해 고용의 불안정성이 점차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고령자의 임시ㆍ일용직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고용 안정성 확보가 없이는 고령자 고용문제는 개선되기 힘들다. 노동부가 고령자 고용정책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대부분 상용직 혹은 대기업 고령자를 위한 것이고, 임시ㆍ일용직이나 영세 기업 고령자에게는 별반 혜택이 없다. 고령자 고용문제의 개선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노동시장의 고용불안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하며, 최저임금 수준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저소득층 고령자들의 소득이 증대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영세기업에 대한 세제지원과 4대 보험 부담금의 경감 등을 통해, 영세 기업의 임금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안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셋째, 일자리 소개ㆍ알선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고령자 고용관련기관들을 체계화하고 효과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각 기관의 연계를 어떤 기관이 중심이 되어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보다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넷째, 평생교육훈련체계의 확립을 통해 고령자들이 새로운 기술과 조직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대기업은 사내에서 이러한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중소기업 근로자나 임시ㆍ일용직 근로자는 공공기관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퇴직 이전에 다른 직장을 찾거나 창업을 도와주는 전직 지원서비스에 대한 법적ㆍ제도적 지원을 통해 근로자들이 퇴직 이후에도 재취업이나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고령자의 고용문제는 상용직 고령자의 조기퇴직 문제 뿐만 아니라, 고령자의 근로조건이 전반적으로 매우 열악하다는 점과, 재취업이 매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재취업을 하게 되면 근로조건이 더 열악해진다는 점이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고령자의 고용문제는 고령자 인구층의 증가와 우리사회의 취약한 사회보장제도로 인해 앞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자의 고용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령차별 금지와 연공서열형 임금ㆍ직무체계의 개선, 고령자 일자리 창출, 전반적인 고용시장의 안정과 저소득층 고령자 소득증대 개선방안, 일자리 소개ㆍ알선사업의 효율화, 평생교육훈련체계의 확립 등의 정책과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다만, 고령자를 위한 고용정책은 건강하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고령층에게만 적용 가능하므로, 건강하지 못하여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빈곤 고령층에게도 ‘일’을 강요하는 정책이 되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 인구의 비중이 감소하고, 기업내 고령층 인구비율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고령화 역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고령화는 근로자 평균연령의 증가를 통해 알 수 있는데, 1980년 근로자 평균연령은 28.8세이었지만 2004년에는 37.5세이며, 2020년에는 43.9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노동부, 고용정책본부, 2006).
기업 내 고령자 집단의 급속한 증가는, 상용직 고령자 고용문제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IMF 구제금융 이후 기업의 경쟁력 강화, 생산성 제고,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더욱 강조되었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55세 정년제도가 사문화되고 연령을 기준으로 한 조기퇴직이 증가하면서 고령자 집단은 구조조정의 일차적인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조기퇴직의 보편화는, 1996년 500인 이상 대기업에서 40대 후반에 일하던 남성 근로자 중 5년 후인 2001년에 50대 초반이 남아있는 비율은 54.8%이며, 50대 초반에서 5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29.5%만이 남아있는 것을 통해 극명하게 알 수 있다(김정한, 장지연, n. d.). 고령자가 구조조정의 일차적인 대상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이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ㆍ직무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령자 집단에게는 생산성에 비해 고비용의 임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ㆍ직무체계가 지속된다면, 고령자 집단의 조기퇴직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상용직 근로자의 조기퇴직 문제와 더불어, 고령자 집단은 대부분 근로조건이 열악하다는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노동패널 6차년도 중고령자 부가조사 자료 분석 결과, 고령자는 임시ㆍ일용직에 재취업하거나 상용직이라 하더라도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이상호, 2004). 특히, 임금 근로자인 고령자는 임시ㆍ일용직에 취업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통계청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43.0%는 임시직에, 45.3%는 일용직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2005). 종사상의 낮은 지위로 인해 고령자는 근로소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65세 이상 노인의 월 평균 근로소득은 56.6만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정경희외, 2005).
뿐만 아니라 고령자는 구직가능성을 낮게 보고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실망실업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상당하므로, 고령자 실업율이 단지 청년 실업율보다 낮기 때문에 고령자 고용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김정한, 장지연, n. d.). 특히, 55세 이상 고령 실업자는 74%가 과거에 임시ㆍ일용직에 종사하였으며, 67%가 중졸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안정적인 일자리에 재고용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장지연, 2001).
한편, 고령자의 재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2005년 55세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 경쟁배수(신규 구인인원 대비 신규 구직자수)는 17.7배로 청년층(29세 이하)의 1.9배, 중년층(30-54세)의 1.9배에 비해 9배나 높게 나타났다(노동부, 2006). 이는 2004년 일자리 경쟁배수의 15.3배보다 1.2배 높은 수치이다. 특히, 60-64세 고령자의 경우 일자리 경쟁배수가 25.8배로, 55-59세의 15.3배와 65세 이상의 12.2배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2005년 신규 구인인원ㆍ신규 구직자 100인 이상인 직종을 분석한 결과, 상표부착 등 생산관련 단순노무자(86.2배)의 일자리 경쟁이 가장 치열했으며, 그 다음으로 주방보조원(32.1배), 건설 및 광업관련 단순노무자(27.5배), 모니터ㆍ기숙사 사감(25.8배) 등의 순서로 일자리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노동부, 2006). 이는 저임금 직종에 일자리 경쟁이 심함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저소득층 고령자의 고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다면, 상용직 고령자의 조기퇴직이나, 임시ㆍ일용직에 종사하였던 고령 실업자의 문제가 소득보장의 측면에서는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고용보험의 경우 강제적으로 퇴직을 당해야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구직급여(퇴직 전 평균 임금의 50%)를 받을 수 있는 최대 기간은 1년이다. 고령 실업자 중 상당수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은 소득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김정한, 장지연, n. d.). 만약 상용직 고령자가 평균 퇴직 연령인 53세에 퇴직하고 1년 동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54세부터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인 만 60세까지의 6년 동안 다른 소득이 없는 한, 빈곤층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게 된다. 특히,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고령자의 경우에는 60세 이후에도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퇴직 이후 영구히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실제로 한국노동패널 6차년도 중고령자 부가조사 자료 분석 결과, 비은퇴가구의 16.3%가 빈곤선 이하인데 비해 완전은퇴가구는 45.4%가 빈곤선 이하에 속하여 퇴직한 고령자가 얼마나 빈곤한지를 알 수 있다(이상호, 2004).
2. 고령자 고용정책의 현황 및 문제점
고령자 고용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여러 가지 제도와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뉘어 볼 수 있다.
첫째, 고령자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동부가 실시하는 정년 퇴직자를 계속 고용한 사업주에 대한 장려금(정년퇴직자계속고용장려금)을 지원하거나, 2006년부터 시행하는 임금 피크제 보전수당 지원, 정년 연장 권고 등이 있다. 이 중 임금피크제 보전수당 지원은 최소 55세 이상 연령까지 고용을 보장하고 노사합의하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서면으로 확인한 경우, 18개월 이상 근무한 54세 이상 노동자에게 10% 이상 삭감된 금액의 차원의 1/2을 분기별로 15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6년간 지원하는 제도이다.
둘째,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노동부는 고령자 고용촉진법에 의거 고령자 신규 고용할 경우(신규고령자고용촉진장려금)나 고령자 다수고용(고령자다수고용촉진장려금)에 대한 장려금 지원과, 300인 이상 대기업 대상으로 업종별로 일정 비율 이상의 고령자를 고용하도록 하는 기준 고용률 제도, 준고령자 우선 고용직종 선정을 통해, 보건복지부에서는 노인일자리사업, 시니어 클럽, 노인공동작업장, 노인생업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노인일자리사업은 2004년에는 35,506개의 일자리를, 2005년에는 47,299개의 일자리를, 2006년에는 8만개의 일자리를 목표로 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보건복지부, 2004, 2005a, 2006).
셋째, 일자리를 소개ㆍ알선하는 방식이다. 실직한 고령자를 위한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와 고령자 인재은행, 노ㆍ경총 공동의 노사공동재취업센터, 경총에서 운영되는 중견전문인력고용지원센터와 보건복지부 취업지원센터가 있다.
넷째, 고령자의 직업훈련을 강화하여 간접적으로 고령자 고용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으로 한국노인복지회 등 126개 기관이 운영하는 단기적응 훈련프로그램이 있으며, 노동부는 40세 이상 근로자가 자비로 직업훈련기관, 사설학원에서 실시하는 교육훈련을 수강하는 자에게 연간 100만원을 한도로 근로자수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고용정책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고령자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인 정년퇴직자계속고용장려금이나 정년 연장 권고는 연공서열 임금ㆍ직무체계를 가진 기업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에 반해, 2006년부터 시행하는 임금 피크제 보전수당은 연공서열 임금체계를 개선함으로써 고령자 고용유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제도가 노동자의 임금 삭감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며, 근로시간의 단축, 임금체계와 연동된 직무체계의 변화, 연령에 의한 권위주의적 문화의 쇄신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고령자 고용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
다음으로,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경우, 노동부가 시행하는 제도는 법적 강제성이 거의 없어 제도의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특히, 이미 고령자를 다수 고용하고 있는 업종에 고령자다수고용촉진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제도의 효율성에 의심을 갖게 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김정한, 장지연, n. d.).
한편, 보건복지부의 노인일자리사업은 참여기간이 짧고(2006년 현재 7개월) 지원 금액이 20-30만원으로 낮다는 것이 문제이다. 2004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노인의 58.1%는 월 수입이 30만원 이하, 31-40만원은 22.5%인 것으로 나타나 일자리 참여를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기는 힘듦을 알 수 있다(보건복지부, 2005b). 2004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노인의 16%만이 건강이 나쁘다고 응답하였으나, 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은 실제로 건강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할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실제로 건강이 양호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빈곤층 노인에게 일자리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부처간 협력이 부족하고, 고령자 관련 고용기관간 연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고령자를 위한 직업훈련기관이 부족하고 직업훈련은 퇴직 이전부터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법적ㆍ제도적 지원이 거의 전무한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3. 고용정책의 과제
고령자 고용정책의 과제는, 다른 사회복지정책과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지만 본 글에서는 고용정책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먼저, 연공서열 임금ㆍ직무체계를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고령자가 단지 ‘고연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조조정의 일차적인 대상이 되지 않도록 노동부가 현재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연령차별금지법을 이른 시일 내에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기업에서 노동자를 해고하는 퇴출의 유연화 측면에서는 이루어졌지만, 노동자가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는 연령을 이유로 차별화함에 따라 진입의 유연화 측면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다는 점에서 연령차별금지법의 도입은 정당성을 갖는다. 연령차별금지법의 도입은 연공서열 임금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연령을 기준으로 구조조정 및 신규 채용의 자격을 정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는 장기적으로 연령보다는 일과 생산성으로 평가받는 합리적인 문화를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임금피크제 역시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도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임금피크제가 임금 삭감의 무기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임금 삭감율의 최저선(예를 들어, 전년도 대비 20%까지)을 정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둘째,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저소득층 고령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은 단지 매년 일자리 수의 양적 증가라는 실적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노인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해 고용의 불안정성이 점차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고령자의 임시ㆍ일용직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고용 안정성 확보가 없이는 고령자 고용문제는 개선되기 힘들다. 노동부가 고령자 고용정책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대부분 상용직 혹은 대기업 고령자를 위한 것이고, 임시ㆍ일용직이나 영세 기업 고령자에게는 별반 혜택이 없다. 고령자 고용문제의 개선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노동시장의 고용불안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하며, 최저임금 수준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저소득층 고령자들의 소득이 증대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영세기업에 대한 세제지원과 4대 보험 부담금의 경감 등을 통해, 영세 기업의 임금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안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셋째, 일자리 소개ㆍ알선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고령자 고용관련기관들을 체계화하고 효과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각 기관의 연계를 어떤 기관이 중심이 되어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보다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넷째, 평생교육훈련체계의 확립을 통해 고령자들이 새로운 기술과 조직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대기업은 사내에서 이러한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중소기업 근로자나 임시ㆍ일용직 근로자는 공공기관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퇴직 이전에 다른 직장을 찾거나 창업을 도와주는 전직 지원서비스에 대한 법적ㆍ제도적 지원을 통해 근로자들이 퇴직 이후에도 재취업이나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고령자의 고용문제는 상용직 고령자의 조기퇴직 문제 뿐만 아니라, 고령자의 근로조건이 전반적으로 매우 열악하다는 점과, 재취업이 매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재취업을 하게 되면 근로조건이 더 열악해진다는 점이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고령자의 고용문제는 고령자 인구층의 증가와 우리사회의 취약한 사회보장제도로 인해 앞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자의 고용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령차별 금지와 연공서열형 임금ㆍ직무체계의 개선, 고령자 일자리 창출, 전반적인 고용시장의 안정과 저소득층 고령자 소득증대 개선방안, 일자리 소개ㆍ알선사업의 효율화, 평생교육훈련체계의 확립 등의 정책과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다만, 고령자를 위한 고용정책은 건강하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고령층에게만 적용 가능하므로, 건강하지 못하여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빈곤 고령층에게도 ‘일’을 강요하는 정책이 되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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