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정책, 급변하는 사회에 조응해야

우리나라는 최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국민 소득 증가 등으로 사회서비스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여전히 서비스 공급은 가족 등 비공식 부문이 주로 담당하고 있다. 시행 중인 저소득층 임금 지원 방식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은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 저소득층 일자리 확대의 효과를 가져왔으나, 정부의 임금보전을 통해서만 일자리가 유지되고, 낮은 임금수준에서 비롯되는 질 낮은 서비스 제공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 공공 복지체계는 소득보장 위주로 확대되어 사회서비스 발전은 상대적으로 저조하였다. 2006년도 보건복지 예산의 경우, 건강보험 34%, 기초생계급여 28%, 의료급여 27%에 비해 보건복지서비스는 9%에 머무르고 있다. 저출산 고령사회, 사회적 양극화 시대에 사회서비스 욕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복지분야 서비스는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기초적 지원에 치중하고 서민·중산층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보편적 서비스는 취약한 실정이다. 최근 보육서비스의 확충, 노인수발보험 도입 추진 등 보편적 서비스 제공의 계기가 마련되고 있으나, 제공되는 서비스의 양과 질적 측면에서 여전히 미약한 실정이다. 보건의료분야는 민간 시장에 의한 치료 중심의 접근에 머물러 고령화·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하는 사전 예방적 투자는 부진하다. 그간 급성기 질환을 치료하는 직접적 의료인력 투자에 집중하여, 요양ㆍ간병 등 간접인력에 대한 투자는 소홀하였으며, 시장에서 제공되기 어려운 방문보건·정신건강, 만성병 관리 등 공공 보건의료분야 투자에 대한 관심과 인식도 부족하였다. 이러한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서비스 일자리정책이 새롭게 제기된 것이다. 즉 사회서비스 확충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시장에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고, 인적자본 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회변화에 조응하는 서비스 발굴, 확충과 함께 집행 인프라 정비 및 제도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현황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는 국제기준(OECD)에 따라 서비스업을 경제적 기능, 수요자의 차이, 정부의 재원 부담 등을 기준으로 “생산자서비스, 유통서비스, 개인서비스, 사회서비스” 4개 분야 중 사회서비스와 관련된 일자리를 의미한다. 사회 서비스업은 비시장성, 집단적 소비결정, 재정투입의 일반성 등이 특징이며, 사회서비스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N, O, P 전체와 R, Q, S, M의 일부가 포함되며, 사회서비스 일자리란 표준산업분류 상 사회서비스업의 일자리를 말한다(사람입국 일자리위원회, 2006). 사회적 일자리란 사회서비스를 제3섹터(비영리단체 등)에서 공급하면서 생겨나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표1> 사회서비스 일자리 분류 - 생략

<표2> 2006년도-2007년도 사회서비스일자리사업(안) 총괄표 - 생략

<표2>는 정부가 실행 중이거나 실행을 계획하고 있는 2006년도, 2007년도 39개의 사회서비스일자리 사업안이다. 2006년도의 경우 6,756억 5천만원 예산, 111,616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일자리사업이 진행되었다면, 2007년도의 경우는 1조 4,441억 89백만원의 예산, 212,514명 대상으로 일자리사업을 예정하고 있다. 2007년의 경우 2006년에 비해 예산은 2배 이상 증액되었고, 인원 역시 약 2배 정도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사회서비스분야 일자리는 상당 부분은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의 일자리에 해당하나, 청년층 대상의 일자리사업도 적지 않게 배정되어 있다. 여성가정부의 보육시설 종사자, 민간시설 영아보육교사,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중 아동복지교사, 방문보건사업, 정신보건센터 운영, 문화관광부의 문화관광해설사, 분야별 예술강사 풀제, 생활체육지도사, 산림청의 숲가꾸기사업 등은 준전문직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서 청년층 실업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2006년 9월 시점에서 각 부처가 시행 중이거나 시행을 예정하고 있는 약 80개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사회적 일자리’로 제도화한 일자리 영역과 하나의 단위 프로그램으로 제시된 일자리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길게는 6년 짧게는 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미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자활근로사업을 중심으로 한 자활사업, 노인일자리사업 그리고 노동부, 여성부 등의 사회적 일자리사업은 대표적인 제도화된 영역이다. 프로그램 단위로 제안된 일자리사업은 정부의 지원에 따라 새롭게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확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일정기간 시범사업으로 진행할 프로그램, 사회서비스 일자리와 직접 관련성이 낮은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이 혼재되어 있다.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 개편 방향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의 양적 확대와 질적 제고를 위해서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은 다음과 같이 개편되어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돌봄노동의 사회화. 저출산고령화사회 변화 추세를 고려하여 출산지원-보육-아동보호까지 ‘돌봄노동의 사회화’를 통한 사회서비스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 산모 신생아 도우미 지원사업, 보육시설 사회적 일자리사업, 지역아동센터 및 아동복지교사 확충, 요보호아동 그룹홈 지원, 아이돌보미사업, 가사/간병서비스 확대 등이 해당한다.

둘째, 미래 인적자원 개발 지원. 사회서비스 일자리 정책 개발의 한 축은 미래의 시장친화적 인력 양성에 있다. 오늘날 지식기반 사회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경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투자는 아동과 청소년에 대해 시장친화적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동시에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할 수 있다. 학교 상담 도우미, 특수교육 지원인력, 깨끗한 학교만들기(학교청소), 방과후 학교사업 등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생활 환경 제공. 미래의 인력이 생산적인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생활 환경과 지속가능한 자연환경의 유지는 필수적인 전제가 된다. 이 분야 역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 소방보조인력, 군부대 상담 인력은 안전한 생활환경 유지에 기여하며, 정책형 숲가꾸기사업은 지속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숲가꾸기사업은 1998년 이후 사업의 성과가 일정 정도 검증되었다. 일자리 확대는 물론이고 사업 수행의 핵심인력인 임업 노동력의 지원을 통해 사업의 성과를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한 공공보건의료체계 개편. 출생부터 사망까지 전 생애 건강관리와 사회적 질병관리를 위한 공공보건의료체계 개편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기본적 보건의료수준 유지를 위한 예방사업, 만성질환 관리 등을 위한 보건소를 비롯한 공공보건의료체계 개편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고려한다. 방문보건사업, 한방건강증진 사업, 허브보건소 운영 그리고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사업은 방문보건사업을 주요 전략으로 하고 있어 방문보건의 틀에서 통합해야 한다. 정신보건센터 및 알코올상담센터 운영과 금연클리닉은 정신보건센터사업으로 통합하고 공공영역에서의 직영을 전제로 지원한다.

다섯째,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 수행체계 보완. 4대 영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 수행체계 개편 및 보완이 필요하다. 공공부문 ‘주민생활통합서비스 지원체계’ 개편에 따른 시군구, 읍면동 사회서비스 지원체계 구축을 고려한 일자리사업 개발 필요하다. 사회서비스 담당 공무원의 증원과 보조요원 신설은 사회서비스 질 제고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사회복지도우미 제도 도입).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시장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분도 있지만 상당부분 공공의 자원지원과 민간의 사업수행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된다. 그런 의미에서 사업의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민간사업수행기관의 개편과 보완이 필요하다. 자활사업, 노인일자리사업, 사회적일자리사업은 사업수행체계 개편 등 제도적 보완책 마련과 동시에 일자리사업의 확대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자활후견기관의 개편은 중앙 및 광역단위 사업수행체계 보완과 기초단위 자활후견기관 기능재편이 필요하다. 시니어클럽은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증설이 필요하며, 재가복지센터 역시 확대 설립이 요구된다. 노인일자리사업 중추 조직으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조직 확대가 필요하다.

사회서비스 향상을 위한 사회적 투자의 확대를 통해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빈곤탈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기본 생계보장은 물론이고 교육, 고용분야의 투자 확대는 탈빈곤을 통한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복지 확충은 곧 일자리 창출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주택 공급의 확대는 이미 경기부양과 고용확대의 중요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으며, 보건의료, 아동보육, 노인 및 장애인 분야 복지지출 확대를 통해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사회적 투자 확대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가능하게 하며, 노동력 수급의 원활화를 가져올 것이다.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를 원하는 노동력 공급이 확충되며, 노동력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신속하게 매칭할 수 있는 정보의 제공과 직업훈련의 제도적 정비가 가능할 것이다.

정책의 확대가 가져올 변화

사회서비스 일자리정책의 확대는 사회복지인력수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앞서 <표 2>에서 본 것처럼 2007년의 경우에만 보건복지부 67,682명, 교육인적자원부 20,815명, 여성가족부 81,959명, 노동부 15,000명 등 총 212,514명의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사회서비스분야 일자리는 상당 부분은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 대상의 일자리이지만, 여성가족부, 보건복부, 문화관광부 제공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청년층 대상의 일자리에 해당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는 동시에 사회서비스 공급기관의 전문인력 확대를 필요로 하고 있다. 취약계층 일자리사업을 수행하는 자활후견기관, 시니어클럽, 장애인직업재활기관은 물론이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복지센터, 사회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장애인종합복지관, 특수교육 등 사회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서비스 공급기관의 확충과 보완은 불가피한 사항이다.

사회서비스 일자리정책 확대와 동시에 서비스 제공방식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7년부터 산모신생아 도우미지원사업, 노인돌보미바우처,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지원 사업을 바우처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서비스 공급자에게 지원하든 방식에서 서비스 이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이용권을 제공함으로서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7년도 새롭게 도입되는 사업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필요한 서비스를 기획하여 집행하는 지역복지서비스 혁신사업 역시 바우처 지원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사회서비스의 확대와 공급방식의 변화는 이와 관련해서 서비스 대상자 선정, 서비스 공급기관의 확대와 품질 관리, 서비스 공급인력 교육훈련 및 관리 등 다양한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 인력문제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정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전제가 된다고 본다. 그 동안 민간 사회복지서비스 기관 위주의 전통적 취업시장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위주의 전문인력 양성교육의 흐름에서 탈피하여 사회서비스 시장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 특히 근로연계복지, 지역사회 차원의 사례관리, 교육복지 등에 대한 비전과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교육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인재 /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교수
2006/12/11 00:00 2006/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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