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노동복지 현황과 방안
월간 복지동향/2007 :
2007/01/11 00:00
한국 여성 노동권의 현재
2005년 25-54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60.4%(OECD 평균 69.1%).
2003년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 69.5% 2003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결과에 대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의 분석을 따른 것임. 비정규직의 규모 추정에 대해서는 노동부와 노동계 및 여러 학자들 간에 이견을 보이며 각각의 기준에 따라 수치상의 큰 차이를 보임.
.
2005년 합계출산율 1.19명(UN,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 사회 여성노동권의 보장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이라는 양적 측면에서는 증가가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며(동일연령대 남성 90.1%), 질적 측면을 고려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여성노동자의 70%가 고용 불안과 저임금 상황에서 노동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임신·출산·양육문제는 여성의 노동권의 커다란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래의 그래프 경제활동참가율 그래프는 OECD Labour Statistics를 참고하여 작성한 것이며, 고용형태에 따른 연령별 분포 그래프는 200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 대한 김유선의 분석을 토대로 작성한 것임.
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경제활동참가율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서 급감하는 M자형을 보이고 있다. 고용형태에 따른 연령별 분포는 20대 후반을 정점으로 정규직은 감소하고, 비정규직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노동권이 위협받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노동복지정책의 현황과 문제점
여성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제반 정책들을 ‘여성노동복지정책’이라고 한다면, 이 범주에 포함되는 정책들은 광범위하다. 노동자 일반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산재보험, 고용보험, 최저임금법, 기업복지)에서부터 여성 노동자에게 한정된 정책(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차별을 규제하는 정책(남녀고용평등정책, 동일노동 동일임금 관련 정책)들 모두가 이 범주에 해당한다.
이 글에서는 여성 노동자에게 한정된 출산, 육아와 관련된 정책들을 중심으로 여성 노동복지의 현황을 분석하고자 한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은 고용 복귀 및 재취업의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는 임금과 사회보험제도 상의 불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 노동자의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소위 ‘모성보호’정책들의 현황과 문제점을 소개하고, 한국 사회 여성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제도적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 모성보호 관련 정책 변화
한국의 모성보호 관련 정책의 변화는 여성노동자의 출산과 양육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고용보험법의 제·개정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오다가,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면서 무급 육아휴직제도가 처음 도입되었다. 그 후 2001년과 2005년 두 차례의 법안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산전후휴가의 확대 및 비용의 사회화, 육아휴직의 유급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표와 같다.
<표> 모성보호 관련법 개정 주요내용 - 생략
2001년 법 개정으로 산전후휴가 기간이 60일에서 90일로 확대되고, 육아휴직이 유급화 된 것은 제도적 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산전후휴가급여 60일분에 대한 비용과 업무 공백에 대한 대체인력 사용비용 문제로 인하여 여전히 기업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여성의 임신·출산 권리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2005년 법 개정에서는 산전후휴가급여를 사회화(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2001년과 2005년 두 차례의 법 개정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일하는 여성들이 임신·출산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는데 한 발짝 다가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산전후휴가 기간 동안의 계약해지 제한을 통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전후휴가 보장방안이 빠져 있어, 상당수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임신, 출산으로 고용을 위협받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고용보험을 내고 있다가 산전후휴가 기간에 계약이 만료되어 계약이 해지되면 고용관계가 종료되어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산전후휴가급여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된다.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약 7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성을 갖는다.
▶ 모성보호 정책과 현실의 괴리
제도를 평가할 때, 제도의 내용과 구성요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실효성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제도라고 하더라도 현실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다면, 그래서 제도 대상자의 상당수가 제외되어 있다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에 불과할 것이다.
현재 고용보험 DB상에서 산전후휴가 실시율은 2002년 36.2%, 육아휴직 실시율은 전체 출산 여성노동자 기준 2002년 6.0%로 나타났다(김태홍·김난주, 2003).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2000. 8)에 따르면, 약 80%의 여성 노동자들이 유급 산전후휴가 보장에 대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상용직 노동자 역시 절반가량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한 점은 제도 전반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표> 고용형태별 유급 산전후휴가 수급가능 여부(단위 : %) - 생략
기업규모별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실시여부를 조사한 결과(김태홍·김난주, 2003) 역시 여성 노동자의 모성보호 상황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법적으로는 1인 이상 전체 사업장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유급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그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 전체 여성 노동자의 절반가량이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조사결과는 상당수의 여성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법적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대기업에 종사하는 고학력의 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일수록 법적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김태홍·김난주, 2003)는 많은 노동자들이 모성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며, 여성노동자 내부의 심각한 양극화 문제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표> 기업규모별 산전후휴가 실시유형별 분포(단위 : %, 명) - 생략
<표> 기업규모별 육아휴직 실시유형별 분포(단위 : %, 명) - 생략
2006년 상반기 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로 접수된 여성노동 상담 중 30% 가량이 임신·출산으로 인한 해고 및 인사 상 불이익에 관한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직접적인 해고통보 대신 임신·출산한 여성노동자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스스로 사직하게끔 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재계약 거부 또는 계약해지의 우려 때문에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제도상으로는 산전후휴가기간의 연장과 비용의 사회화, 육아휴직의 유급화 등 많은 진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법조항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출산 후 직장 복귀 보장과 소득보장이라는 당연한 권리 대신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와 퇴직 압력, 산전후휴가와 급여의 불완전한 보장,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인사 상 불이익 조치와 비정규직 차별이 현실인 것이다.
▶ 직장과 가정의 양립?
앞서 표에서도 제시된 바와 같이, 임신·출산의 권리보다 더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양육의 권리이다. 우선,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의 기간이 너무 짧을 뿐만 아니라 급여수준 2001년 법안 개정 당시 20만원의 육아휴직급여가 현재는 40만원으로 인상되어 지급되고 있고, 2007년부터는 50만원으로 인상될 예정임.
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그나마도 기업에서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휴직 이후 복직 보장의 어려움, 휴직 신청이 힘든 기업 분위기를 이유로 들었다(김태홍·김난주, 2003). 그나마 아이를 돌봐줄 부모나 친척이 있는 경우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국·공립 보육시설 혹은 민간보육시설에 맡기거나 베이비시터를 고용해야 한다. 국·공립 보육시설은 7% 정도에 불과하고, 민간보육시설이나 베이비시터의 경우 비용이나 질(quality)의 문제로 인해 결국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가족이나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긴다고 하더라도, 직장생활과 양육책임을 함께 떠안으면서 시간 부족과 스트레스와 같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양육의 책임을 전적으로 가족, 특히 가족 내 여성에게만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과 양육은 여성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과 여성 나아가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이다.
모성관련 법안 개정 때마다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배우자 출산휴가제’는 2005년 개정 당시에도 통과되지 못했다. 부(父)의 육아휴직 신청률은 2002년 2월부터 2003년 3월까지 기간 동안 전체의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김태홍·김난주, 2003). ‘직장과 가정의 양립’, ‘남녀 성별분업 구조 해소’와 같은 목표를 내걸고 많은 정책 프로그램들이 제안·시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인식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여성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개선방안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과 같이 법과 제도가 보장하고 있는 권리들은 임신·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건강을 보전하고, 임신·출산으로 여성의 노동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이다. 제도와 현실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성차별적 고용관행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와 감독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신·출산으로 계약해지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철저한 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모든 여성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행정당국의 규제와 함께 이를 지원하는 기업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휴가제도와 함께 여성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보육시설 확충을 통한 양육의 사회화이다. 3세 미만 아동의 보육시설 등록률이 6%에 불과하고, 국·공립 보육시설 비율이 7%에 불과한 상황에서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양립하기는 어렵다. 더 이상 아동 양육의 책임을 개별 가족, 가족 내 여성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되며, 양육을 사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증가하고 맞벌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양육은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공유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일 뿐만 아니라, 공동의 권리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자녀양육 권리 보장을 위하여 배우자 출산휴가제도 도입, 육아휴직제도의 아버지 쿼터 도입 등은 정책대안의 일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도하게 긴 노동시간을 줄여나가고, 자녀양육을 위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전반적인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맺으며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계·학계·행정부·언론을 비롯한 전사회가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위기’로 진단하고, 저마다의 대안들을 제시하느라 분주하다. 법으로 규정한 90일 출산휴가라는 최소한의 보장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임신·출산이 해고나 인사 상 불이익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출산은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양육이 남녀가 공유해야 할 책임이며,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사회의 책임이라는 인식 없이 ‘양육=여성의 일’인 상황에서는, 직장과 가정의 양립은 여전히 요원할 수밖에 없다. 남녀 모두가 노동자와 돌봄제공자가 될 수 있는 사회적 여건(Dual earner-carer model)이 구축될 때, 저출산 문제의 실마리도 풀릴 것이다.
■ 참고문헌
김태홍·김난주(2003), 우리나라 모성보호제도의 실시현황 분석과 개선방안,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2003), “산전후휴가급여의 사회보험 적용확대 방안”, 산전후휴가 90일 사회분담 2005년 실시방안 마련 토론회 자료집, 2004. 7. 14..
2005년 25-54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60.4%(OECD 평균 69.1%).
2003년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 69.5% 2003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결과에 대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의 분석을 따른 것임. 비정규직의 규모 추정에 대해서는 노동부와 노동계 및 여러 학자들 간에 이견을 보이며 각각의 기준에 따라 수치상의 큰 차이를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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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합계출산율 1.19명(UN,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 사회 여성노동권의 보장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이라는 양적 측면에서는 증가가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며(동일연령대 남성 90.1%), 질적 측면을 고려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여성노동자의 70%가 고용 불안과 저임금 상황에서 노동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임신·출산·양육문제는 여성의 노동권의 커다란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래의 그래프 경제활동참가율 그래프는 OECD Labour Statistics를 참고하여 작성한 것이며, 고용형태에 따른 연령별 분포 그래프는 200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 대한 김유선의 분석을 토대로 작성한 것임.
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경제활동참가율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서 급감하는 M자형을 보이고 있다. 고용형태에 따른 연령별 분포는 20대 후반을 정점으로 정규직은 감소하고, 비정규직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노동권이 위협받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노동복지정책의 현황과 문제점
여성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제반 정책들을 ‘여성노동복지정책’이라고 한다면, 이 범주에 포함되는 정책들은 광범위하다. 노동자 일반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산재보험, 고용보험, 최저임금법, 기업복지)에서부터 여성 노동자에게 한정된 정책(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차별을 규제하는 정책(남녀고용평등정책, 동일노동 동일임금 관련 정책)들 모두가 이 범주에 해당한다.
이 글에서는 여성 노동자에게 한정된 출산, 육아와 관련된 정책들을 중심으로 여성 노동복지의 현황을 분석하고자 한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은 고용 복귀 및 재취업의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는 임금과 사회보험제도 상의 불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 노동자의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소위 ‘모성보호’정책들의 현황과 문제점을 소개하고, 한국 사회 여성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제도적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 모성보호 관련 정책 변화
한국의 모성보호 관련 정책의 변화는 여성노동자의 출산과 양육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고용보험법의 제·개정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오다가,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면서 무급 육아휴직제도가 처음 도입되었다. 그 후 2001년과 2005년 두 차례의 법안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산전후휴가의 확대 및 비용의 사회화, 육아휴직의 유급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표와 같다.
<표> 모성보호 관련법 개정 주요내용 - 생략
2001년 법 개정으로 산전후휴가 기간이 60일에서 90일로 확대되고, 육아휴직이 유급화 된 것은 제도적 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산전후휴가급여 60일분에 대한 비용과 업무 공백에 대한 대체인력 사용비용 문제로 인하여 여전히 기업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여성의 임신·출산 권리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2005년 법 개정에서는 산전후휴가급여를 사회화(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2001년과 2005년 두 차례의 법 개정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일하는 여성들이 임신·출산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는데 한 발짝 다가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산전후휴가 기간 동안의 계약해지 제한을 통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전후휴가 보장방안이 빠져 있어, 상당수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임신, 출산으로 고용을 위협받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고용보험을 내고 있다가 산전후휴가 기간에 계약이 만료되어 계약이 해지되면 고용관계가 종료되어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산전후휴가급여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된다.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약 7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성을 갖는다.
▶ 모성보호 정책과 현실의 괴리
제도를 평가할 때, 제도의 내용과 구성요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실효성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제도라고 하더라도 현실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다면, 그래서 제도 대상자의 상당수가 제외되어 있다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에 불과할 것이다.
현재 고용보험 DB상에서 산전후휴가 실시율은 2002년 36.2%, 육아휴직 실시율은 전체 출산 여성노동자 기준 2002년 6.0%로 나타났다(김태홍·김난주, 2003).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2000. 8)에 따르면, 약 80%의 여성 노동자들이 유급 산전후휴가 보장에 대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상용직 노동자 역시 절반가량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한 점은 제도 전반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표> 고용형태별 유급 산전후휴가 수급가능 여부(단위 : %) - 생략
기업규모별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실시여부를 조사한 결과(김태홍·김난주, 2003) 역시 여성 노동자의 모성보호 상황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법적으로는 1인 이상 전체 사업장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유급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그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 전체 여성 노동자의 절반가량이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조사결과는 상당수의 여성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법적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대기업에 종사하는 고학력의 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일수록 법적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김태홍·김난주, 2003)는 많은 노동자들이 모성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며, 여성노동자 내부의 심각한 양극화 문제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표> 기업규모별 산전후휴가 실시유형별 분포(단위 : %, 명) - 생략
<표> 기업규모별 육아휴직 실시유형별 분포(단위 : %, 명) - 생략
2006년 상반기 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로 접수된 여성노동 상담 중 30% 가량이 임신·출산으로 인한 해고 및 인사 상 불이익에 관한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직접적인 해고통보 대신 임신·출산한 여성노동자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스스로 사직하게끔 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재계약 거부 또는 계약해지의 우려 때문에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제도상으로는 산전후휴가기간의 연장과 비용의 사회화, 육아휴직의 유급화 등 많은 진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법조항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출산 후 직장 복귀 보장과 소득보장이라는 당연한 권리 대신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와 퇴직 압력, 산전후휴가와 급여의 불완전한 보장,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인사 상 불이익 조치와 비정규직 차별이 현실인 것이다.
▶ 직장과 가정의 양립?
앞서 표에서도 제시된 바와 같이, 임신·출산의 권리보다 더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양육의 권리이다. 우선,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의 기간이 너무 짧을 뿐만 아니라 급여수준 2001년 법안 개정 당시 20만원의 육아휴직급여가 현재는 40만원으로 인상되어 지급되고 있고, 2007년부터는 50만원으로 인상될 예정임.
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그나마도 기업에서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휴직 이후 복직 보장의 어려움, 휴직 신청이 힘든 기업 분위기를 이유로 들었다(김태홍·김난주, 2003). 그나마 아이를 돌봐줄 부모나 친척이 있는 경우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국·공립 보육시설 혹은 민간보육시설에 맡기거나 베이비시터를 고용해야 한다. 국·공립 보육시설은 7% 정도에 불과하고, 민간보육시설이나 베이비시터의 경우 비용이나 질(quality)의 문제로 인해 결국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가족이나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긴다고 하더라도, 직장생활과 양육책임을 함께 떠안으면서 시간 부족과 스트레스와 같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양육의 책임을 전적으로 가족, 특히 가족 내 여성에게만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과 양육은 여성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과 여성 나아가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이다.
모성관련 법안 개정 때마다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배우자 출산휴가제’는 2005년 개정 당시에도 통과되지 못했다. 부(父)의 육아휴직 신청률은 2002년 2월부터 2003년 3월까지 기간 동안 전체의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김태홍·김난주, 2003). ‘직장과 가정의 양립’, ‘남녀 성별분업 구조 해소’와 같은 목표를 내걸고 많은 정책 프로그램들이 제안·시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인식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여성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개선방안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과 같이 법과 제도가 보장하고 있는 권리들은 임신·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건강을 보전하고, 임신·출산으로 여성의 노동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이다. 제도와 현실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성차별적 고용관행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와 감독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신·출산으로 계약해지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철저한 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모든 여성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행정당국의 규제와 함께 이를 지원하는 기업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휴가제도와 함께 여성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보육시설 확충을 통한 양육의 사회화이다. 3세 미만 아동의 보육시설 등록률이 6%에 불과하고, 국·공립 보육시설 비율이 7%에 불과한 상황에서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양립하기는 어렵다. 더 이상 아동 양육의 책임을 개별 가족, 가족 내 여성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되며, 양육을 사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증가하고 맞벌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양육은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공유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일 뿐만 아니라, 공동의 권리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자녀양육 권리 보장을 위하여 배우자 출산휴가제도 도입, 육아휴직제도의 아버지 쿼터 도입 등은 정책대안의 일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도하게 긴 노동시간을 줄여나가고, 자녀양육을 위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전반적인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맺으며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계·학계·행정부·언론을 비롯한 전사회가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위기’로 진단하고, 저마다의 대안들을 제시하느라 분주하다. 법으로 규정한 90일 출산휴가라는 최소한의 보장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임신·출산이 해고나 인사 상 불이익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출산은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양육이 남녀가 공유해야 할 책임이며,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사회의 책임이라는 인식 없이 ‘양육=여성의 일’인 상황에서는, 직장과 가정의 양립은 여전히 요원할 수밖에 없다. 남녀 모두가 노동자와 돌봄제공자가 될 수 있는 사회적 여건(Dual earner-carer model)이 구축될 때, 저출산 문제의 실마리도 풀릴 것이다.
■ 참고문헌
김태홍·김난주(2003), 우리나라 모성보호제도의 실시현황 분석과 개선방안,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2003), “산전후휴가급여의 사회보험 적용확대 방안”, 산전후휴가 90일 사회분담 2005년 실시방안 마련 토론회 자료집, 200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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