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의료보장의 그늘 : 의료급여
월간 복지동향/2007 :
2007/01/11 00:00
우리사회 의료서비스는 직장과 지역 단위에서 건강보험제도를 적용받거나 보험료를 부담할 수 없는 경우 공공부조의 모습으로 의료급여를 받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 의료보장의 시대임을 자주 선전해온 바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전 국민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가 보장하고 있는가?
굳이 건강권이라는 적극적인 용어를 통해 깊게 살펴보지 않더라도 전 국민 의료보장이라는 말은 과대포장의 혐의가 짙다. 이는 특히 시장에서 의료서비스를 구입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의 의료현실에서 잘 드러난다. 소득이나 부의 정도와 관련 없이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해서 국가가 보장하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사망률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라는 보고에서 하위소득계층은 상위 계층보다 1.62배 사망률이 높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같은 보고에서 동일 연령 남자의 경우 대졸자에 비해 고졸자는 1.68배, 중졸은 3.29배, 초등학교 졸업자는 5.11배 사망위험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건강 심지어 사망과 관련하여 저소득층은 분명히 불리한 위치에 처해있다.
지난 한 해 저소득층의 의료급여와 관련하여 그 재정부담의 증가에 대한 우려, 그리고 소위 ‘의료쇼핑’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논의들이 부각되었다. 의료급여 대상자들의 의료과다이용과 낭비에 대해 언론의 지적이 많이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의료급여일수 연장 사전승인 강화, 이용제한 실효화, 입원환자 생계비 삭감 조치 등을 발표하였다. 10월 10일에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료급여 대국민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의료급여의 혁신(?)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의료급여제도 관련 논란을 ‘좋은 의도와 잘못된 설계’로 성격을 규정하였다. 의료급여 지급액이 2001년 2조원에서 2006년 4조원에 달하도록 급격히 상승한 요인을 심사평가원을 통해 분석하고 1인당 내원일수와 내원일당 진료비 문제를 중요한 것으로 제기하였다.
급기야 많은 관련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12월 19일 의료급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입법예고되었다. 의료기관 외래진료시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에 대해 소액 본인부담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1종 수급권자는 의료기관 외래진료시 의원급(1차의료급여기관)에서 방문당 1,000원, 병원·종합병원(2차 의료급여기관)에서는 1,500원,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서는 2,000원, 약국은 처방전당 500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한 해 동안 우리사회가 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에 나타낸 가장 큰 움직임은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과다 이용과 도덕적 해이를 통제하는 기제’를 구축하려는 것이었다. 물론 의료급여제도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급여제도가 투입되는 비용만큼 저소득층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혈세의 낭비가 없도록 하는 개선은 필요하다.
유시민 장관의 대국민 보고서나 의료급여법 개정안, 보건복지부의 의료급여 지침의 변화 등 최근 저소득층 의료보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다음 몇 가지 측면이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로, 최근 정부의 움직임은 의료급여 재정문제를 일방적으로 급여대상자의 의료쇼핑과 과다 이용에 의한 것으로 전제하고 의료급여 대상자들의 의료이용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실제에서는 의료급여 대상자만이 아니라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의료급여제도 운영의 시스템에서 적절한 관리와 통제가 되지 않은 부분을 의료급여 대상자의 도덕적 해이로만 보는 것은 부적절한 인식이다. 특히 해당 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장관이 의료급여 대상자들에 대해 사회적 낙인과 적대적 인식을 유인할 수 있는 문건을 작성해 공표한 것은 큰 문제이다.
둘째, 의료급여는 빈곤층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그럼에도 2종 대상자는 본인부담을 안고 있으며 1종 대상자의 경우에도 비급여 항목이 많아 의료급여를 무상 의료지원이라 부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료급여 대상자들은 무료의 의료이용이 아니라 이미 의료비 부담을 어느 정도 안고 있다. 저소득층을 위해 의료급여 제도가 마치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인식을 조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셋째, 의료급여의 주된 대상자가 되는 빈곤층은 일반 건강보험 대상자에 비해 만성질환과 고령 등 건강이 취약하다. 정신질환 등 스스로의 건강관리가 어려운 대상자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차이를 간과하고 의료급여 대상자의 의료비가 건강보험 가입자의 그것에 비해 많으므로 의료이용이 과다하다고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의 보고서(2006)에 따르면 동일한 조건 하에서 의료급여 대상자가 건강보험 대상자에 비해 의료이용이 과다하다고 할 근거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넷째, 이번 정부 개정안에서 비용의 문제를 외래 진료비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다음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최근 입원 부분의 증가가 더 큰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 연도별 분야별 의료급여 지출현황 - 생략
그럼에도 외래와 약국 이용시 본인부담금 제도에 초점을 두는 정부의 방향은 의료공급자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방기한 채, 수요자인 ‘저소득층에 대한 손쉬운 규제 강화’를 선택했다는 의심이 들게 한다.
다섯째, 본인부담금제의 도입 논의에서는 계좌를 만들고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긍정적 지원을 위한 방안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관리에서 복잡한 운영으로 인해 추가적인 관리운영 비용을 발생시키게 된다. 또한 인센티브 형태의 현금 지급 역시 잘못 운영될 경우 다수 선의의 대상자들이 의료이용을 하지 않도록 억제하여(그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게끔 유인할 수 있음) 궁극적으로는 건강을 악화시키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여름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입원한 경우 생계급여를 축소하는 새 지침이 시달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몇 가지 짚어보아야 한다. 기존의 지침에서는 3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입원 중인 1인 단독가구에 대해서만 1인 73,468원을 공제(광열수도비, 가구집기비, 교통통신비 - 전체의 18.3%)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새 지침에서는 삭감요건인 장기입원의 기준을 연속 3개월에서 6월 내 30일 이상으로 그 폭을 넓혔다. 또 삭감대상이 1인 단독세대와 정신질환 수급자에서 전체 수급자로 확대되었고, 가장 중요하게는 삭감액수가 식료품비 등이 포함되며 커졌다. 사실 입원환자가 생계급여를 받는 부분에 대해 그간 이중수급의 논란 여지는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스스로가 과거의 지침에서 입원하고 있는 동안의 생계급여는 원칙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병원 내에서 기본적인 숙식을 해결하고 그 비용이 의료급여에 의해 지원되고 있더라도 임대아파트관리비, 임차료, 공공요급 납부 등 계속적인 지출요인이 발생하고, 진료비 중 비급여 부분도 발생하며, 퇴원 후의 거소 마련 등 수급자의 최저생활 유지 및 생활안정을 위해 생계비, 주거비 지원의 필요성이 있다”는 내용을 적시했었다. 이를 명확한 이유의 공개 없이 새 지침에서 문구를 삭제하며 스스로 부정해버렸다. 실제로 이제는 수급자가 입원할 경우에는 퇴원 후 머물 월세방이 없어지는 위험을 감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보건복지부의 이번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령안과 의료급여 혁신방향은 의료급여 대상자가 의료이용시 비용을 더 부담하도록 하여 의료서비스 이용을 제약하려는 것이 초점이다. 이는 일부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서비스의 오용이나 과다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선의의 수급권자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의료이용의 제한을 가져 올 위험이 크다.
현재 의료급여와 관련하여 대안의 핵심은 본인부담금제와 같은 의료이용 제한 방식이 아니라 의료급여 서비스의 공급과 관리방식 조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심사평가원의 급여심사업무를 강화하여 연계하고, 급여기준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의료공급자가 임의로 급여를 과다하게 처리하거나 비급여 항목으로 처리하는 등의 의료서비스의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급여 제도가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설계로 인해 재정문제가 심각하게 야기되었다고 대국민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이용을 무차별적으로 제약하는 등 더욱 심각한 설계 잘못으로 귀결되어 결국 모든 계층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좋은 의도 자체도 무색하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참고자료>
강영호(2004), “사망률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한국노동패널학술대회
건강세상네트워크(2006), “본인부담제가 의료급여재정에 도움이 될 것인가?”
보건복지부(2006), “의료급여 제도혁신에 대한 대국민 보고서”
굳이 건강권이라는 적극적인 용어를 통해 깊게 살펴보지 않더라도 전 국민 의료보장이라는 말은 과대포장의 혐의가 짙다. 이는 특히 시장에서 의료서비스를 구입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의 의료현실에서 잘 드러난다. 소득이나 부의 정도와 관련 없이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해서 국가가 보장하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사망률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라는 보고에서 하위소득계층은 상위 계층보다 1.62배 사망률이 높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같은 보고에서 동일 연령 남자의 경우 대졸자에 비해 고졸자는 1.68배, 중졸은 3.29배, 초등학교 졸업자는 5.11배 사망위험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건강 심지어 사망과 관련하여 저소득층은 분명히 불리한 위치에 처해있다.
지난 한 해 저소득층의 의료급여와 관련하여 그 재정부담의 증가에 대한 우려, 그리고 소위 ‘의료쇼핑’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논의들이 부각되었다. 의료급여 대상자들의 의료과다이용과 낭비에 대해 언론의 지적이 많이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의료급여일수 연장 사전승인 강화, 이용제한 실효화, 입원환자 생계비 삭감 조치 등을 발표하였다. 10월 10일에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료급여 대국민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의료급여의 혁신(?)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의료급여제도 관련 논란을 ‘좋은 의도와 잘못된 설계’로 성격을 규정하였다. 의료급여 지급액이 2001년 2조원에서 2006년 4조원에 달하도록 급격히 상승한 요인을 심사평가원을 통해 분석하고 1인당 내원일수와 내원일당 진료비 문제를 중요한 것으로 제기하였다.
급기야 많은 관련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12월 19일 의료급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입법예고되었다. 의료기관 외래진료시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에 대해 소액 본인부담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1종 수급권자는 의료기관 외래진료시 의원급(1차의료급여기관)에서 방문당 1,000원, 병원·종합병원(2차 의료급여기관)에서는 1,500원,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서는 2,000원, 약국은 처방전당 500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한 해 동안 우리사회가 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에 나타낸 가장 큰 움직임은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과다 이용과 도덕적 해이를 통제하는 기제’를 구축하려는 것이었다. 물론 의료급여제도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급여제도가 투입되는 비용만큼 저소득층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혈세의 낭비가 없도록 하는 개선은 필요하다.
유시민 장관의 대국민 보고서나 의료급여법 개정안, 보건복지부의 의료급여 지침의 변화 등 최근 저소득층 의료보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다음 몇 가지 측면이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로, 최근 정부의 움직임은 의료급여 재정문제를 일방적으로 급여대상자의 의료쇼핑과 과다 이용에 의한 것으로 전제하고 의료급여 대상자들의 의료이용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실제에서는 의료급여 대상자만이 아니라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의료급여제도 운영의 시스템에서 적절한 관리와 통제가 되지 않은 부분을 의료급여 대상자의 도덕적 해이로만 보는 것은 부적절한 인식이다. 특히 해당 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장관이 의료급여 대상자들에 대해 사회적 낙인과 적대적 인식을 유인할 수 있는 문건을 작성해 공표한 것은 큰 문제이다.
둘째, 의료급여는 빈곤층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그럼에도 2종 대상자는 본인부담을 안고 있으며 1종 대상자의 경우에도 비급여 항목이 많아 의료급여를 무상 의료지원이라 부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료급여 대상자들은 무료의 의료이용이 아니라 이미 의료비 부담을 어느 정도 안고 있다. 저소득층을 위해 의료급여 제도가 마치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인식을 조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셋째, 의료급여의 주된 대상자가 되는 빈곤층은 일반 건강보험 대상자에 비해 만성질환과 고령 등 건강이 취약하다. 정신질환 등 스스로의 건강관리가 어려운 대상자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차이를 간과하고 의료급여 대상자의 의료비가 건강보험 가입자의 그것에 비해 많으므로 의료이용이 과다하다고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의 보고서(2006)에 따르면 동일한 조건 하에서 의료급여 대상자가 건강보험 대상자에 비해 의료이용이 과다하다고 할 근거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넷째, 이번 정부 개정안에서 비용의 문제를 외래 진료비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다음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최근 입원 부분의 증가가 더 큰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 연도별 분야별 의료급여 지출현황 - 생략
그럼에도 외래와 약국 이용시 본인부담금 제도에 초점을 두는 정부의 방향은 의료공급자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방기한 채, 수요자인 ‘저소득층에 대한 손쉬운 규제 강화’를 선택했다는 의심이 들게 한다.
다섯째, 본인부담금제의 도입 논의에서는 계좌를 만들고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긍정적 지원을 위한 방안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관리에서 복잡한 운영으로 인해 추가적인 관리운영 비용을 발생시키게 된다. 또한 인센티브 형태의 현금 지급 역시 잘못 운영될 경우 다수 선의의 대상자들이 의료이용을 하지 않도록 억제하여(그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게끔 유인할 수 있음) 궁극적으로는 건강을 악화시키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여름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입원한 경우 생계급여를 축소하는 새 지침이 시달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몇 가지 짚어보아야 한다. 기존의 지침에서는 3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입원 중인 1인 단독가구에 대해서만 1인 73,468원을 공제(광열수도비, 가구집기비, 교통통신비 - 전체의 18.3%)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새 지침에서는 삭감요건인 장기입원의 기준을 연속 3개월에서 6월 내 30일 이상으로 그 폭을 넓혔다. 또 삭감대상이 1인 단독세대와 정신질환 수급자에서 전체 수급자로 확대되었고, 가장 중요하게는 삭감액수가 식료품비 등이 포함되며 커졌다. 사실 입원환자가 생계급여를 받는 부분에 대해 그간 이중수급의 논란 여지는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스스로가 과거의 지침에서 입원하고 있는 동안의 생계급여는 원칙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병원 내에서 기본적인 숙식을 해결하고 그 비용이 의료급여에 의해 지원되고 있더라도 임대아파트관리비, 임차료, 공공요급 납부 등 계속적인 지출요인이 발생하고, 진료비 중 비급여 부분도 발생하며, 퇴원 후의 거소 마련 등 수급자의 최저생활 유지 및 생활안정을 위해 생계비, 주거비 지원의 필요성이 있다”는 내용을 적시했었다. 이를 명확한 이유의 공개 없이 새 지침에서 문구를 삭제하며 스스로 부정해버렸다. 실제로 이제는 수급자가 입원할 경우에는 퇴원 후 머물 월세방이 없어지는 위험을 감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보건복지부의 이번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령안과 의료급여 혁신방향은 의료급여 대상자가 의료이용시 비용을 더 부담하도록 하여 의료서비스 이용을 제약하려는 것이 초점이다. 이는 일부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서비스의 오용이나 과다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선의의 수급권자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의료이용의 제한을 가져 올 위험이 크다.
현재 의료급여와 관련하여 대안의 핵심은 본인부담금제와 같은 의료이용 제한 방식이 아니라 의료급여 서비스의 공급과 관리방식 조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심사평가원의 급여심사업무를 강화하여 연계하고, 급여기준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의료공급자가 임의로 급여를 과다하게 처리하거나 비급여 항목으로 처리하는 등의 의료서비스의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급여 제도가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설계로 인해 재정문제가 심각하게 야기되었다고 대국민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이용을 무차별적으로 제약하는 등 더욱 심각한 설계 잘못으로 귀결되어 결국 모든 계층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좋은 의도 자체도 무색하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참고자료>
강영호(2004), “사망률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한국노동패널학술대회
건강세상네트워크(2006), “본인부담제가 의료급여재정에 도움이 될 것인가?”
보건복지부(2006), “의료급여 제도혁신에 대한 대국민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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