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운동의 환경 분석

2001년도 사회복지운동의 한 중심축을 사회보장예산확보운동으로 삼아야 함은 부정되지 않는 사실인 것 같다. 특히 사회권운동의 핵심이 인권, 생활권 및 소득보장권이라 할 때 이에 대한 정부의 실행의지와 실행강도는 예산의 수반과 항상 맞물려 있으므로, 사회권 운동의 수위를 높일수록 예산확보운동의 수위도 비례적으로 높여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회보장예산운동은 사회복지의 각 부문운동이나 전체운동의 조류와 독립적이거나 별개의 흐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다른 운동과 함께 가되 반보 정도의 간격으로 때론 앞에서 추동하기도 하며 때론 뒤에서 지지하기도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올해 사회보장예산운동의 성패는 예산투쟁과 관련된 치밀한 준비와 추진역량도 중요하지만, 여타 부문의 복지운동, 특히 복지제도의 확대 및 심화를 위한 제운동이 얼마나 원활히 이루어지며 또한 그 흐름과 얼마나 긴밀히 연계하느냐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전제로 하여 우선 올 한 해 예산운동을 전개할 때 어떠한 외부환경요인이 형성되었는가를 보도록 하자.

예산확보의 걸림돌

먼저 부정적인 면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기류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 재정건전화에 따른 사회적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재정건전화에 관한 특별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간주되듯이 재정건전화는 정치권 및 경제권에서 당연한 기조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더욱 늘어나면서 국채규모에 대한 우려가 사회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재정건전화의 당위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이 추세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재정의수요는 증대할 것이지만 동시에 이에 대한 사회적 견제는 강화될 것이다.

150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군이 존재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상의 급여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및 빈곤계층에 대한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의 발동이 빈번할 것이므로 이 부문에 대한 재정투입이 증대될 것이며, 이는 다시 반복지인사 및 경제관료, 보수언론에 의해 집중 부각되어 사회보장재정의 확대에 대한 사회적 견제세력을 키울 것이다.

○ 정권말기로 가면서 사회개혁분위기가 더욱 취약해짐에 따라 사회보장재정의 확충 등은 탄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제 김대중 정부도 집권 후반기인 4년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취임초기부터 구두선전에 그친 사회개혁이란 집권철학이 이제 더욱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많아지므로 진보적 정책 중 하나인 사회보장재정의 과감한 확충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돌입한다고 보아야 한다.

○ 사회보장예산확보운동을 위한 시민사회 제단체의 공조 수준이 뚜렷이 상승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아직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각 단체의 자생력과 자립도를 키우기에 급급한 측면에 있으며 단체의 정체성 및 이념적 스펙트럼이 달라 사회보장부문에 대한 주력사업화 정도와 관심도가 매우 차별적이어서 강력한 공조수준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전화위복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기류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회보장예산운동에 힘을 실어줄 긍정적인 조짐도 명확히 존재한다.

○ 선거국면의 돌입에 따라 민생문제가 전면적으로 부각되고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2002년 5월의 지자체선거와 12월의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득표전략의 일환으로 사회보장관련 예산이 중시될 가능성이 증대할 것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하여 야당은 선심성 예산이라고 공격하고 있으며, 일면 불필요한 서민호도용 예산 편성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이러한 측면을 철저히 배제하 채 그간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각종 사회복지제도의 도입을 위한 단초를 찾아 나가는 주요한 전기를 맞을 수도 있다.

○ 실업자의 증대로 인해 사회안전망에 대한 확충 전략이 수용될 수 있는 객관적 토대를 확보할 수 있다.

1998년과 1999년 IMF 경제위기가 가장 강력히 적용되던 시기에 사회안전망 확충과 관련된 사회적 논의가 끊이지 않았으며 올해 역시 대량실업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남으로써 재차 사회안전망의 부실성이 지적되는 가운데 이의 확충을 위한 객관적인 토대로 대량실업의 실재가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2001 예산운동의 기본 전략

기본적으로 올해 예산도 예산책정을 위한 일정한 흐름에 편승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표에서 제시되는 바와 마찬가지로 각 부처내에서 예산수요를 수집하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3∼5월에 이루어지고 그 뒤 기획예산처에서정부부처내 전예산을 조율하고 난 뒤, 9월 이후 정치권으로 그 결정권이 넘어가는 일련의 전개과정에 대응하여 적실한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정리해 본 것이 [그림]이다.

그러나 예년의 사회보장예산확보운동과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면, 다음과 같은 몇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예산운동을 3월부터 본격화하여 예산편성 단계에서 사회복지고나련 주무부서들이 사회적 수요에 걸맞는 예산액 책정과 예산항목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마찬가지로 1∼2월 동안 지난 해 복지예산을 비롯한 정부예산 전체에 대한 분석을 행한 뒤, 각 분야별로 필수사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적정예산액을 찾고 전체적으로 이를 조율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대체예산의 편성·제시로 시민사회노동단체의 역량을 제고함과 동시에 예산운동의 전문성과 구체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체예산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shadow cabinet이라는 정부조직구도와 대응된 형태의 조직을 통하여 발표하고 대응해 나간다면 상당히 효율적이며 전문적인 예산운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시민사회단체의 역량을 최대한 동원하고 노동자·농민 및 시민일반의 관심을 최대한 외화함으로써 예산운동의 추진력을 배가하는 것이다. 올해의 예산운동과정에서는 '사회보장예산 시민연대기구(가칭)' 정도를 발족하여 상시적이고 적극적으로 상황에 대응하도록 기본적인 골격하의 시민사회단체 내 조직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몇몇 전문가나 단체 중심의 예산운도잉 갖는 한계를 타파하고 대중성과 운동성을 갖춘 형태로 이들 시민사회단체가 문제의식에 걸맞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것이 요구된다.

모쪼록 사회보장예산은 조세형평 문제와 연결된 세원확대와 소득재분배정책과 연결되어 해결될 수 있으므로 사회전체 차원에서의 거시적 관점을 유지하고 이에 대응된 전략을 구사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태수 /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
2001/02/10 00:00 2001/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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