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대책 1년 ㅣ 평가와 전망
월간 복지동향/1999 :
1999/10/10 00:00
지난 9월 14일 노숙자다시서기지원센터와 서울 자유의 집 공동주최로 노숙자 지원사업 1년을 평가하는 심포지움이 열렸다. 발표자와 패널토론자들이 모든 이슈들을 검토한 것은 아니지만, 현장 실무자들과 토론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노숙자 문제의 본질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앞으로 노숙자 대책의 방향을 개괄적으로 전망해보고자 한다.
첫째, 지난 1년간 우리는 노숙자를 실직 노숙자와 부랑형 노숙자로 구분하고, 실직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 대책의 정당성은 인정한 반면, 부랑형 노숙자의 인권과 그들의 복지에 관해서는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 하지 못했다.
둘째, 노숙생활의 원인을 일자리 단절과 대량 실업 문제로 부각시킴으로써, 동일한 실업상태에서 노숙생활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배경적 요인, 즉 사회계층의 문제와 사회구조적인 소외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의 전개는 실업문제가 전 사회적인 주목의 대상인 상태에서 정부의 공공 재원을 신속하게 노숙자 지원 사업으로 투입하도록 하는데는 효과적이었으나, 노숙자의 권리와 인권의 문제로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키는데는 한계로 작용하였다.
셋째, 이상과 같은 이유로 노숙자의 유형을 실직형 노숙자와 부랑형 노숙자로 구분하는 방식은, 유형화의 목적과 그 유용성의 측면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직 노숙자와 부랑형 노숙자를 구분하는 배경에는 노숙생활에 이르게 되는 원인의 차이를 도출하고 실직으로 인한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원인이 다르므로 그 대책과 지원방식도 상이해야 한다는 논리도 노출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를 뒤집어 놓으면, 실직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 대책은 정당성을 지니는 반면, 부랑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약화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노숙생활의 원인이 상호 중첩되어 있어서, 빈곤과 실직, 알콜릭과 정신질환 등의 개별요인들을 분리하여 주요한 원인으로 분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개념적으로는 실직형 노숙자와 부랑형 노숙자를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의 노숙자는 양자로 분리하기 어렵고 또한 양자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노숙자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노숙의 원인에 따른 노숙자의 유형분류보다는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서비스의 형태에 따른 유형 분류가 노숙자 대책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유용성을 지닌다. 예를 들면, 귀가 및 가족 지원 대상자, 독립생활 지원 대상자, 재활지원 대상자, 치료보호 대상자, 요양 및 시설보호 대상자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이다.
넷째, 장기적인 측면에서 실직형 노숙자들은 감소할 것이지만, 노숙자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할 것이고 우리 사회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노숙자, 즉 삶의 방식으로 노숙생활을 선택하는 서구형 노숙자들이 이웃 일본에서와 같이 우리사회에도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타당성을 지닌다면, 노숙자 지원 사업은 일회적인 대책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한 제도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그 동안의 노숙자 지원 대책이 숙소 제공, 무료급식, 공공근로 등 응급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 왔고, 이러한 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응급 대책과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지원만으로는 노숙자들이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현장 실무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실직 노숙자의 경우에도 이들이 노숙생활로 전락하기 이전에 오랜 사회적 소외와 빈곤화 경향 속에서, 정상적인 가족을 구성하지 못했거나 정상적인 주거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또한 노숙생활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자아의 상실, 삶의 의욕 상실 등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지니고 있어서, 단순한 일자리의 연결을 통해 이들이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지원 외에도, 정신적인 치료와 전문적인 재활 지원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이다. 즉 전문적인 인적 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서비스의 필요성은 일시적으로 증가한 실직형 노숙자들의 문제가 점차 완화되고, 새로운 형태의 서구형 노숙자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서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상과 같은 평가와 반성 하에 필자는 노숙자 사업의 체계화를 위해 기존의 사회복지사업법 체계에 근거를 두고 있는 부랑인 지원 사업을 정상화시킬 것을 제안한다. 부랑인에 대한 일반인의 부정적 이미지를 제거하면서 현재의 부랑인 지원사업과 노숙자 지원사업이 포괄된 형태로 재편되어야 한다.
노숙자 지원사업은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노숙자 숙소는 사회복지시설로 인정받지 못하며, 노숙자 지원시설 종사자는 자원봉사자이거나 임시계약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노숙자의 자활과 재활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태이다. 반면 부랑인 지원 사업은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법적 근거를 지니고 있지만, 다른 분야의 복지서비스에 비해 대단히 질적 수준이 낮은 상태에 있다. 시설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를 일례로 살펴보면, 부랑인 복지시설은 장애인 복지시설의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부랑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 목표가 명시적으로는 부랑인의 자활과 사회복귀에 있지만, 암묵적으로는 원만한(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수용보호 혹은 사회로부터 일시 격리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있음을 나타낸다.
부랑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향이 부랑인의 인권과 복지향상에 있음을 구체화 할 수 있도록 부랑인 지원사업을 재편한다면, 현재의 노숙자문제를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첫째, 지난 1년간 우리는 노숙자를 실직 노숙자와 부랑형 노숙자로 구분하고, 실직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 대책의 정당성은 인정한 반면, 부랑형 노숙자의 인권과 그들의 복지에 관해서는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 하지 못했다.
둘째, 노숙생활의 원인을 일자리 단절과 대량 실업 문제로 부각시킴으로써, 동일한 실업상태에서 노숙생활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배경적 요인, 즉 사회계층의 문제와 사회구조적인 소외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의 전개는 실업문제가 전 사회적인 주목의 대상인 상태에서 정부의 공공 재원을 신속하게 노숙자 지원 사업으로 투입하도록 하는데는 효과적이었으나, 노숙자의 권리와 인권의 문제로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키는데는 한계로 작용하였다.
셋째, 이상과 같은 이유로 노숙자의 유형을 실직형 노숙자와 부랑형 노숙자로 구분하는 방식은, 유형화의 목적과 그 유용성의 측면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직 노숙자와 부랑형 노숙자를 구분하는 배경에는 노숙생활에 이르게 되는 원인의 차이를 도출하고 실직으로 인한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원인이 다르므로 그 대책과 지원방식도 상이해야 한다는 논리도 노출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를 뒤집어 놓으면, 실직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 대책은 정당성을 지니는 반면, 부랑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약화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노숙생활의 원인이 상호 중첩되어 있어서, 빈곤과 실직, 알콜릭과 정신질환 등의 개별요인들을 분리하여 주요한 원인으로 분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개념적으로는 실직형 노숙자와 부랑형 노숙자를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의 노숙자는 양자로 분리하기 어렵고 또한 양자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노숙자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노숙의 원인에 따른 노숙자의 유형분류보다는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서비스의 형태에 따른 유형 분류가 노숙자 대책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유용성을 지닌다. 예를 들면, 귀가 및 가족 지원 대상자, 독립생활 지원 대상자, 재활지원 대상자, 치료보호 대상자, 요양 및 시설보호 대상자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이다.
넷째, 장기적인 측면에서 실직형 노숙자들은 감소할 것이지만, 노숙자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할 것이고 우리 사회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노숙자, 즉 삶의 방식으로 노숙생활을 선택하는 서구형 노숙자들이 이웃 일본에서와 같이 우리사회에도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타당성을 지닌다면, 노숙자 지원 사업은 일회적인 대책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한 제도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그 동안의 노숙자 지원 대책이 숙소 제공, 무료급식, 공공근로 등 응급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 왔고, 이러한 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응급 대책과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지원만으로는 노숙자들이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현장 실무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실직 노숙자의 경우에도 이들이 노숙생활로 전락하기 이전에 오랜 사회적 소외와 빈곤화 경향 속에서, 정상적인 가족을 구성하지 못했거나 정상적인 주거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또한 노숙생활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자아의 상실, 삶의 의욕 상실 등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지니고 있어서, 단순한 일자리의 연결을 통해 이들이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지원 외에도, 정신적인 치료와 전문적인 재활 지원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이다. 즉 전문적인 인적 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서비스의 필요성은 일시적으로 증가한 실직형 노숙자들의 문제가 점차 완화되고, 새로운 형태의 서구형 노숙자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서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상과 같은 평가와 반성 하에 필자는 노숙자 사업의 체계화를 위해 기존의 사회복지사업법 체계에 근거를 두고 있는 부랑인 지원 사업을 정상화시킬 것을 제안한다. 부랑인에 대한 일반인의 부정적 이미지를 제거하면서 현재의 부랑인 지원사업과 노숙자 지원사업이 포괄된 형태로 재편되어야 한다.
노숙자 지원사업은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노숙자 숙소는 사회복지시설로 인정받지 못하며, 노숙자 지원시설 종사자는 자원봉사자이거나 임시계약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노숙자의 자활과 재활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태이다. 반면 부랑인 지원 사업은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법적 근거를 지니고 있지만, 다른 분야의 복지서비스에 비해 대단히 질적 수준이 낮은 상태에 있다. 시설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를 일례로 살펴보면, 부랑인 복지시설은 장애인 복지시설의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부랑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 목표가 명시적으로는 부랑인의 자활과 사회복귀에 있지만, 암묵적으로는 원만한(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수용보호 혹은 사회로부터 일시 격리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있음을 나타낸다.
부랑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향이 부랑인의 인권과 복지향상에 있음을 구체화 할 수 있도록 부랑인 지원사업을 재편한다면, 현재의 노숙자문제를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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