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회복지서비스 이용권(바우처) 도입 계획에 대한 우려
월간 복지동향/2007 :
2007/03/01 00:00
정부의 사회복지서비스 이용권(바우처) 도입 계획에 대한 우려
김종해/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2003년 7월)으로 법 제33조의7제3항에 사회복지서비스 이용권에 대한 법적 근거를 규정한데 이어 이용권의 지급대상과 지급방법 등을 규정하는 시행규칙 제19조의 4의 신설에 대한 입법 예고(2007년 1월 17일까지)를 하였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의 2007년도 보건복지서비스 분야 4대 바우처 사업 실행계획을 보면 인적자본 형성ㆍ건강투자활성화형 사업(문제행동 아동 조기개입 서비스, 아동비만 관리 프로그램, Book Start), 성년 경제활동 활성화형 사업(일하는 여성을 위한 Nanny Service), 고령근로 촉진ㆍ사회참여 활대 지원형 사업(은퇴후 생애설계 서비스, 장애노인 부양가구 통합여가 지원서비스)의 지역사회혁신서비스사업에 1,010억(국비 727억)원과 노인ㆍ장애인ㆍ산모 생활지원서비스에 768.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월 평균 20만원의 이용권(바우처)를 지원할 예정으로 있다.
구체적인 바우처 지급 방식으로는 정액지원방식으로, 서비스 이용액의 일정액(월 20만원)을 바우처로 지원하되, 바우처 지원액의 20%를 본인부담금으로 납부하고 바우처를 구매(선납제로 구매하고 월별로 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사후정산)하도록 하고, 서비스의 가격은 시장가격에 의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별로 서로 다른 가격을 인정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는 일정 금액만을 지원하고 실제 서비스 이용액과 지원액과의 차액을 사용자 부담으로 하되 본인부담의 일부를 선납으로 하여 이용권을 구매하고 사후에 정산하는 방식으로 시행할 계획으로 있는 것이다(아래 예시 표 참조).
<표1> 바우처 지원 방식 예시 - 생략
바우처는 수급자가 일정한 용도내에서 원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급여형태로서 현금급여와 현물급여의 장점들을 살릴 수 있는 제3의 급여형태로서, 현금급여와 현물급여의 중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현금과 현물 형태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줄일 수 있다. 즉, 현금급여의 장점인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비록 제한적이지만 살릴 수 있으면서 현금급여의 단점인 무제한의 선택의 자유에서 발생하는 비합리적 선택의 문제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김태성(2003), 사회복지정책입문, 청목출판사, pp. 372-373
특히 바우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바우처 지급으로 수급자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면 재화나 서비스 공급자사이의 경쟁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건복지부의 바우처 시행계획을 보면 이러한 교과서적인 이론에 입각한 것 같다. 우선 바우처 제도 도입의 의의로 수요 측면에서는 개인의 서비스 선택권 강화와 효용 증대를, 공급측면에서는 공급 및 공급자의 확대를 유도함으로써 공급자간의 경쟁 제고와 이를 통한 질적 개선 및 효율성 제고라는 효과와 수요창출에 의한 공급 증대로 일자리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바우처 지지자들의 주장과 일치한다.
또한 서비스 공급방식으로는 시장방식에 의한 공급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우처 지급방식중 정액지원방식의 장점으로 ‘(서비스) 시장 형성에 유리하며, 수혜자 욕구에 탄력적으로 대응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나, ‘정부에서 서비스 가격을 설정하는 것은 시장질서에 위배되어 서비스 시장과 노동시장에 왜곡을 야기할 가능성(서비스 가격 설정의 비효율과 불가능성)’이 높으므로 ‘서비스 공급 기관간 경쟁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 제공기관별 가격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 등은 시장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인부담금을 부과하고 ‘바우처를 사용하게 위해 선납하는 제도가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고 바우처를 구매한다는 개념으로 소비자 권리의식을 고양’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보건복지부의 바우처 사업 계획은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으나 기대하는 효과나 나타날 수 있을지 또는 바우처 사업계획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몇가지 우려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로 바우처 사업 계획에 의하면 사회복지 서비스의 전달체계 구축에 대한 기본적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단지 바우처 지원에 의해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창출시키면 공급은 자동적으로 증대될 것-그것이 공공이 되었건 민간이 되었건, 또는 영리방식이건 비영리방식이건 관계없이-이라는 가정 또는 기대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사회복지서비스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받는 이유는 공급의 절대적 부족 때문이다. 따라서 서비스 공급의 확대를 위해서는 전달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는 정부의 책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서비스 전달체계 또는 서비스 전달의 관리 운영 주체에 대한 선택은 공공 대 (비영리)민간의 선택과 영리 대 비영리의 선택의 문제이다. 이러한 선택을 위한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는 ① 서비스의 표준화 여부, ② 클라이언트가 가진 능력의 정도, ③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강제성의 필요 여부, ④ 규제의 효과성 여부 등이다. 이러한 기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비영리조직이 서비스 제공자로서 더 우월한 것으로 나타난다. N. Gilbert(1984), "Welfare for Profit: Moral, Empirical, and Theoritical Perspectives", Journal of Social Welfare Policy 13(1)(January 1984). pp. 63-74, 남찬섭 유태균 역(2007), 사회복지정책론, 나눔의 집, pp. 280-281에서 재인용
아울러 바우처 방식의 지원은 소비자의 선택과 공급자간의 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가격과 질에 대한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기대가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화나 서비스의 속성상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어렵기 때문에 정보의 문제에 대해서는 김태성(2003), op. cit., pp. 44-46 참조
선택권의 강화에 의한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4대 바우처 사업계획에 포함된 서비스들이 과연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서비스인지 재검토해야 한다.
결국 서비스의 소비자 또는 수혜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전달 관리체계, 서비스 제공 인력에 대한 기준, 서비스의 질과 가격에 대한 기준 등을 포괄하는 전달체계의 구축 전략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바우처 지원을 시장가격에 의존하여 사용자 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사회서비스의 양극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계획에 따르면 서비스의 가격은 시장가격을 인정하고 월 20만원 정도의 바우처를 지원하여 서비스 이용액에 따라 본인부담을 요구할 예정으로 있다. 서비스에 대한 욕구나 본인 부담 능력에 따라 지원을 차등하는 것은 모르지만 지원을 정액으로 상한을 설정한 상태에서 본인 부담을 차등하는 것은 소비자 권리 의식을 고양시키기 이전에 본인의 부담 능력에 따라 서비스 이용이 차별화될 위험이 있다. 차액을 부담할 능력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양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가격과 질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 양극화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를 종합하면 정부의 4대 바우처 지원사업 계획은 한편으로는 보건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부지출을 확대시키는 의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달체계 구축과 서비스 재정 지출의 최소화라는 보건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부 책임의 최소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셋째, 바우처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교육바우처에 대해서는 효과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다. 미국에서 교육바우처는 Friedman이 1955년에 최초로 제안하였다. Friedman은 교육시장에 경쟁을 도입함으로써 학교 프로그램이 보다 개혁적으로 되고 교육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여, 정부는 공립학교에 대해 직접적으로 재정을 지원하고 운영하는 것보다는 교육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바우쳐를 지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Friedman의 제안에 따르면 정부의 역할은 최소 수준의 교육재정을 지원하는 것과 최소 기준을 충족시키는 학교에 대한 인증만 담당하면 된다. 교육서비스는 영리적 목적의 사기업이나 비영리조직에 의해서 제공되며 학부모는 바우쳐의 금액이나 또는 추가의 비용으로 원하는 교육서비스를 구매하면 되는 방식이다. Friedman의 교육바우처 제안에 대해서는 N. Gilbert & P. Terrell(1998), Dimensions of Social Welfare Policy(4th eds.), pp. 124-125 참조
실제 교육바우처 사업이 실시된 것은 1972년부터 1977년까지의 앨럼 락(Alum Rock) 초등학군 시범사업이다. 앨럼 락 시범사업에서 24개 공립학교 가운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학교는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13개 학교로 제한되었으며, 수요과 공급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입학정원에 상한을 두었고, 학부모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학교의 경우에도 교사들이 실직하지 않도록 규제를 두었다. 이러한 시범사업의 내용은 Friedman의 자유방임적 방안보다는 엄격한 규제를 둔 방안이었다. 전체 학군에 교육바우처를 도입한 것은 1990년 밀워키시가 최초로 저소득가구의 아동들에게 교육바우처를 지급함으로써 이들ㅇ리 공립학교와 비종교계 사립학교 가운데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하였으며, 전체 학군 소속의 1%정도가 이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
이러한 교육바우처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앨럼 락 시범사업의 경우 시범사업에 참여한 학부모의 80%이상이 집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학교를 선택하였으며, 교육바우처 시범사업에 참여한 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일반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밀워키 실험의 결과도 불분명하다.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참여했던 학생과 참여하지 않았던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수학과 독해능력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도 있는 반면에 학부모 만족도 증가, 재학률 증가, 성적 향상과 같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바우처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남찬섭, 유태균 역(2007), op. cit., pp. 240-243 참조
이처럼 바우처의 효과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고, 오남용의 가능성 때문에 이론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바우처는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되고 있을 뿐 주요한 급여형태로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보건복지부의 4대 바우처 사업 계획은 이론적인 장점에만 근거하여 너무 광범한 범위에서 바우처를, 그것도 Friedman의 자유방임적 방식에 가까운 바우처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복지서비스 부문에 바우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서비스 생산과 제공을 위한 정부 책임은 무엇이며, 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을 전제로 하여, 과연 서비스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효용을 증대하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바우처만이 유일한 방법인가 또는 최선의 방법인가에서부터 시작하여 사회서비스, 특히 돌봄과 관련된 서비스를 바우처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가, 그리고 사회서비스 공급자로서 민간 영리부분이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가 등의 문제에 대해 심도깊고 공개적인 논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김종해/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2003년 7월)으로 법 제33조의7제3항에 사회복지서비스 이용권에 대한 법적 근거를 규정한데 이어 이용권의 지급대상과 지급방법 등을 규정하는 시행규칙 제19조의 4의 신설에 대한 입법 예고(2007년 1월 17일까지)를 하였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의 2007년도 보건복지서비스 분야 4대 바우처 사업 실행계획을 보면 인적자본 형성ㆍ건강투자활성화형 사업(문제행동 아동 조기개입 서비스, 아동비만 관리 프로그램, Book Start), 성년 경제활동 활성화형 사업(일하는 여성을 위한 Nanny Service), 고령근로 촉진ㆍ사회참여 활대 지원형 사업(은퇴후 생애설계 서비스, 장애노인 부양가구 통합여가 지원서비스)의 지역사회혁신서비스사업에 1,010억(국비 727억)원과 노인ㆍ장애인ㆍ산모 생활지원서비스에 768.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월 평균 20만원의 이용권(바우처)를 지원할 예정으로 있다.
구체적인 바우처 지급 방식으로는 정액지원방식으로, 서비스 이용액의 일정액(월 20만원)을 바우처로 지원하되, 바우처 지원액의 20%를 본인부담금으로 납부하고 바우처를 구매(선납제로 구매하고 월별로 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사후정산)하도록 하고, 서비스의 가격은 시장가격에 의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별로 서로 다른 가격을 인정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는 일정 금액만을 지원하고 실제 서비스 이용액과 지원액과의 차액을 사용자 부담으로 하되 본인부담의 일부를 선납으로 하여 이용권을 구매하고 사후에 정산하는 방식으로 시행할 계획으로 있는 것이다(아래 예시 표 참조).
<표1> 바우처 지원 방식 예시 - 생략
바우처는 수급자가 일정한 용도내에서 원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급여형태로서 현금급여와 현물급여의 장점들을 살릴 수 있는 제3의 급여형태로서, 현금급여와 현물급여의 중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현금과 현물 형태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줄일 수 있다. 즉, 현금급여의 장점인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비록 제한적이지만 살릴 수 있으면서 현금급여의 단점인 무제한의 선택의 자유에서 발생하는 비합리적 선택의 문제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김태성(2003), 사회복지정책입문, 청목출판사, pp. 372-373
특히 바우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바우처 지급으로 수급자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면 재화나 서비스 공급자사이의 경쟁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건복지부의 바우처 시행계획을 보면 이러한 교과서적인 이론에 입각한 것 같다. 우선 바우처 제도 도입의 의의로 수요 측면에서는 개인의 서비스 선택권 강화와 효용 증대를, 공급측면에서는 공급 및 공급자의 확대를 유도함으로써 공급자간의 경쟁 제고와 이를 통한 질적 개선 및 효율성 제고라는 효과와 수요창출에 의한 공급 증대로 일자리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바우처 지지자들의 주장과 일치한다.
또한 서비스 공급방식으로는 시장방식에 의한 공급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우처 지급방식중 정액지원방식의 장점으로 ‘(서비스) 시장 형성에 유리하며, 수혜자 욕구에 탄력적으로 대응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나, ‘정부에서 서비스 가격을 설정하는 것은 시장질서에 위배되어 서비스 시장과 노동시장에 왜곡을 야기할 가능성(서비스 가격 설정의 비효율과 불가능성)’이 높으므로 ‘서비스 공급 기관간 경쟁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 제공기관별 가격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 등은 시장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인부담금을 부과하고 ‘바우처를 사용하게 위해 선납하는 제도가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고 바우처를 구매한다는 개념으로 소비자 권리의식을 고양’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보건복지부의 바우처 사업 계획은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으나 기대하는 효과나 나타날 수 있을지 또는 바우처 사업계획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몇가지 우려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로 바우처 사업 계획에 의하면 사회복지 서비스의 전달체계 구축에 대한 기본적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단지 바우처 지원에 의해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창출시키면 공급은 자동적으로 증대될 것-그것이 공공이 되었건 민간이 되었건, 또는 영리방식이건 비영리방식이건 관계없이-이라는 가정 또는 기대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사회복지서비스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받는 이유는 공급의 절대적 부족 때문이다. 따라서 서비스 공급의 확대를 위해서는 전달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는 정부의 책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서비스 전달체계 또는 서비스 전달의 관리 운영 주체에 대한 선택은 공공 대 (비영리)민간의 선택과 영리 대 비영리의 선택의 문제이다. 이러한 선택을 위한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는 ① 서비스의 표준화 여부, ② 클라이언트가 가진 능력의 정도, ③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강제성의 필요 여부, ④ 규제의 효과성 여부 등이다. 이러한 기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비영리조직이 서비스 제공자로서 더 우월한 것으로 나타난다. N. Gilbert(1984), "Welfare for Profit: Moral, Empirical, and Theoritical Perspectives", Journal of Social Welfare Policy 13(1)(January 1984). pp. 63-74, 남찬섭 유태균 역(2007), 사회복지정책론, 나눔의 집, pp. 280-281에서 재인용
아울러 바우처 방식의 지원은 소비자의 선택과 공급자간의 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가격과 질에 대한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기대가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화나 서비스의 속성상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어렵기 때문에 정보의 문제에 대해서는 김태성(2003), op. cit., pp. 44-46 참조
선택권의 강화에 의한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4대 바우처 사업계획에 포함된 서비스들이 과연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서비스인지 재검토해야 한다.
결국 서비스의 소비자 또는 수혜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전달 관리체계, 서비스 제공 인력에 대한 기준, 서비스의 질과 가격에 대한 기준 등을 포괄하는 전달체계의 구축 전략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바우처 지원을 시장가격에 의존하여 사용자 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사회서비스의 양극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계획에 따르면 서비스의 가격은 시장가격을 인정하고 월 20만원 정도의 바우처를 지원하여 서비스 이용액에 따라 본인부담을 요구할 예정으로 있다. 서비스에 대한 욕구나 본인 부담 능력에 따라 지원을 차등하는 것은 모르지만 지원을 정액으로 상한을 설정한 상태에서 본인 부담을 차등하는 것은 소비자 권리 의식을 고양시키기 이전에 본인의 부담 능력에 따라 서비스 이용이 차별화될 위험이 있다. 차액을 부담할 능력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양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가격과 질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 양극화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를 종합하면 정부의 4대 바우처 지원사업 계획은 한편으로는 보건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부지출을 확대시키는 의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달체계 구축과 서비스 재정 지출의 최소화라는 보건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부 책임의 최소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셋째, 바우처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교육바우처에 대해서는 효과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다. 미국에서 교육바우처는 Friedman이 1955년에 최초로 제안하였다. Friedman은 교육시장에 경쟁을 도입함으로써 학교 프로그램이 보다 개혁적으로 되고 교육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여, 정부는 공립학교에 대해 직접적으로 재정을 지원하고 운영하는 것보다는 교육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바우쳐를 지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Friedman의 제안에 따르면 정부의 역할은 최소 수준의 교육재정을 지원하는 것과 최소 기준을 충족시키는 학교에 대한 인증만 담당하면 된다. 교육서비스는 영리적 목적의 사기업이나 비영리조직에 의해서 제공되며 학부모는 바우쳐의 금액이나 또는 추가의 비용으로 원하는 교육서비스를 구매하면 되는 방식이다. Friedman의 교육바우처 제안에 대해서는 N. Gilbert & P. Terrell(1998), Dimensions of Social Welfare Policy(4th eds.), pp. 124-125 참조
실제 교육바우처 사업이 실시된 것은 1972년부터 1977년까지의 앨럼 락(Alum Rock) 초등학군 시범사업이다. 앨럼 락 시범사업에서 24개 공립학교 가운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학교는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13개 학교로 제한되었으며, 수요과 공급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입학정원에 상한을 두었고, 학부모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학교의 경우에도 교사들이 실직하지 않도록 규제를 두었다. 이러한 시범사업의 내용은 Friedman의 자유방임적 방안보다는 엄격한 규제를 둔 방안이었다. 전체 학군에 교육바우처를 도입한 것은 1990년 밀워키시가 최초로 저소득가구의 아동들에게 교육바우처를 지급함으로써 이들ㅇ리 공립학교와 비종교계 사립학교 가운데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하였으며, 전체 학군 소속의 1%정도가 이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
이러한 교육바우처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앨럼 락 시범사업의 경우 시범사업에 참여한 학부모의 80%이상이 집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학교를 선택하였으며, 교육바우처 시범사업에 참여한 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일반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밀워키 실험의 결과도 불분명하다.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참여했던 학생과 참여하지 않았던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수학과 독해능력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도 있는 반면에 학부모 만족도 증가, 재학률 증가, 성적 향상과 같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바우처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남찬섭, 유태균 역(2007), op. cit., pp. 240-243 참조
이처럼 바우처의 효과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고, 오남용의 가능성 때문에 이론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바우처는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되고 있을 뿐 주요한 급여형태로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보건복지부의 4대 바우처 사업 계획은 이론적인 장점에만 근거하여 너무 광범한 범위에서 바우처를, 그것도 Friedman의 자유방임적 방식에 가까운 바우처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복지서비스 부문에 바우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서비스 생산과 제공을 위한 정부 책임은 무엇이며, 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을 전제로 하여, 과연 서비스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효용을 증대하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바우처만이 유일한 방법인가 또는 최선의 방법인가에서부터 시작하여 사회서비스, 특히 돌봄과 관련된 서비스를 바우처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가, 그리고 사회서비스 공급자로서 민간 영리부분이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가 등의 문제에 대해 심도깊고 공개적인 논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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