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인력의 실태와 근로환경개선의 필요성

박용오(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사무총장)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증대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8월 정부의 ‘비전 2030’ 발표가 그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비해 복지지출의 비중이 낮고, 국민의 삶의 질 또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일관적이고 체계적인 복지정책의 수립 및 복지예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의 정책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사람’이다. 복지정책과 복지서비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 그리고 서비스의 전달자인 복지인력에 대한 관심을 뒤로 한 채 하드웨어적인 제도에만 초점을 둔다면 장밋빛의 비전의 색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

사회복지서비스는 현장에 종사하는 사람의 손에 의해 최종적으로 전달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선명하고 밝은 장밋빛 미래를 이뤄나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중 하나는 복지서비스 전달자인 사회복지인력의 근로조건이다. 비근한 예로 치매노인에게 서비스 제공하는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의 경우, 배정된 치매노인이 20명이고, 평균 7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하고 있으며, 월 평균 140여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복지사가 아무리 사명감이 투철하다고 할지라도 얼마나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복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대한 잘못된 편견이 있다. 다른 사람보다는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이 뛰어나고, 착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아니 그렇다. 하지만 희생정신과 착한 마음만으로 자신의 평생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직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이들에게 언제까지나 투철한 소명의식을 강요할 수 있을 것인가.

1983년에 공식적으로 ‘사회복지사업종사자’의 직종이 생겨나 지금은 ‘사회복지사’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으며, 2007년 3월 현재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자가 17만을 넘어섰다. 또한 전국 300여개의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개설하여 매년 2만여명이 넘는 사회복지사가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사회복지인력과 아울러 사회적 복지욕구는 폭발적으로 양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사회복지영역의 신규일자리 창출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취업난을 더욱 심화시킴과 동시에 사회복지 종사자의 열악한 근로환경에 장기간 방치하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는 2006년에 전국 사회복지사들을 대상으로 근로환경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결과 사회복지영역의 열악한 근로환경은 2000년에 실시한 조사결과와 비교했을 때 현실적으로 개선된 측면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인식부족과 복지예산의 부족 등으로 열악한 근로환경에 처해 있는 사회복지인력의 현실을 조사결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 과로로 내몰고 있는 근로시간

사회복지서비스는 특성상 통상적인 근로시간 이외의 시간에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생활시설의 경우 24시간동안 케어 및 기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특성상 장기간 근무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생활시설 중 장애인요양시설, 노인요양시설, 영육아보육시설은 2001년부터 2교대 근무제가 실시되었고, 아동양육시설은 2002년도부터 2교대 근무가 실시되었으나 여전히 장기간 근무로 인해 소진(burn out)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표 1〉 사회복지생활시설 교대제 실시여부 및 교대제 방식 - 생략

위의 표에서 보듯이 노인생활시설과 장애인생활시설은 80%이상이 교대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교대제 방식 중 1일 2교대 근무가 가장 많은 비중으로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제에 대한 욕구는 노인생활시설의 경우 82.3%, 장애인생활시설이 74.6%, 아동생활시설은 82.2% 등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평균근로시간을 보면 2000년에 52.85시간이었으며, 44시간 이하가 근무자가 34.3%, 법정 근무시간인 4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65.7%로 나타났다. 2006년에는 교대제의 경우 평균 53.47시간, 비교대제의 경우 평균 53.47시간으로 나타났다. 주 5일근무제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회복지분야는 여전히 과도한 근로시간으로 인해 허덕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일주일 평균근로시간 - 생략

이러한 과도한 근로시간의 주요원인 중 하나는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클라이언트 수는 많은데 비해 적정한 인력이 배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사회복지생활시설 근로자 1인당 2-3명의 클라이언트를 담당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노인복지시설의 경우 1인당5-25명, 아동복지시설은 보육사 1명당 5-12명, 장애인복지시설의 경우 생활재활교사 1인당 4.7-20명의 클라이언트를 담당하고 있어 종사자의 노동 강도가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복지생활시설의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해 현 시설 종사자들의 주 40시간 근무시간 대비 초과근무시간을 기준으로 필요인력을 계산해본 결과 사회복지생활시설의 경우 노인생활시설(n=371)은 649.71명, 아동생활시설(n=273)은 770.68명, 정신요양시설(n=56)은 128.98명, 부랑인시설(n=38)은 97.18명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계산되었다. 사회복지이용시설도 마찬가지로 노인복지회관(n=152)은 124.59명, 장애인복지관(n=136)은 136명, 종합사회복지관(n=382)은 305.97명으로 계산 사회복지시설 종합발전계획:2차년도-종사자확충규모 및 시설공급규모 추계를 중심으로(보건복지부, 2006)

되었다. 결국 적정인력의 배치로 인력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과도한 근로시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시급히 필요한 방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상실감을 안겨주는 열악한 급여수준

근로시간과 더불어 급여수준은 근로환경을 얘기할 때 가장 핵심내용이다. 급여수준만으로 직종의 사회적 인식정도와 지위를 가늠하는 것이 한계가 있겠지만, 급여수준이 가장 명확한 판단근거가 될 수 있으며, 민감한 부분이다.

복지분야의 열악한 급여수준은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00년 평균급여는 연봉 1,671만원, 2006년 평균급여 1,717만원으로 나타나 월평균 약 143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5년 도시노동자 월평균 임금 222만원에 비해 64.4%에 수준에 불과하다. 더불어 유사한 직종과의 급여를 비교해 보면, 교육서비스업(월평균 급여 3,162,944원)과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월평균 급여 2,499,569원) 대비 사회복지사의 급여비율은 각각 45.2%, 57.2% 수준으로 나타났다.

<표 2> 사회복지사와 공공서비스업 종사자 급여 비교 - 생략

유사한 직종과의 급여수준의 차이로 인한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사회복지계 안에서조차 급여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2006년 실시한 사회복지사 급여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별로 시설장의 경우 많게는 연간 3,407,000원의 차이가 났으며, 중간관리자급은 연간 3,090,000원의 차이가 나타났다. 사회복지시설 분야별 급여수준도 천차만별로 시설장의 경우 종합사회복지관의 연봉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노인이용시설이 가장 낮게 나타나는 등 사회복지계 내부에서의 급여차이는 종사자간의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전반적으로 급여수준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도시평균 노동자의 급여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역간, 분야별 차이로 인해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림 2> 사회복지시설 분야별 급여수준 - 생략

이에 한국사회복지사협회를 비롯한 사회복지계에서는 급여체계에 대한 전향적인 변화를 제기하며, 단일호봉제의 제도화를 주장하고 있다. 사회복지업무의 특성상 다소 상이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사회복지업무의 내용, 난이도, 전문성 등으로 볼 때 동종의 업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호봉제 도입은 시설간ㆍ지방간의 임금 격차 최소화, 업무의 연속성 확보, 노하우 축적, 전문성 향상, 삭감 없는 근무경력인정 등 다양한 지향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

▶ 대안을 넘어서 현실로

2006년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이 복지인력의 처우개선을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며,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 중에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사업의 지방이양으로 이 문제는 보건복지부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회복지계는 다음 정부에서만이라도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면서, 이번 대선후보들이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근로환경과 처우개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대선공약에 이를 반영해 주기를 적극 건의하고 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끼리 결혼하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이 된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국민들에게 질 높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무와 계속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의 이율배반적인 딜레마 속에서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윤리적 갈등을 반복하며, 처우개선을 위한 대정부 투쟁의 의지를 다져가고 있다.

<참고문헌>

국회의원 고경화의원실(2006),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무엇이 문제인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공청회 자료집.

김종진(2006) 보육ㆍ사회복지ㆍ자활노동자들의 노동환경 실태조사, 참여복지시대 사회복지노동자 실태고발 및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

보건복지부(2006), 사회복지시설 종합발전계획: 2차년도 -종사자확충규모 및 시설공급규모 추계를 중심으로-.

한국사회복지사협회(2006), 복지선진화에 소외되어 있는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현실, 그 대안은 무엇인가?, 사회복지사 급여개선 정책토론회 자료집.

한국사회복지사협회(2007), 한국사회복지 근로환경백서.

박용오
2007/04/01 00:00 2007/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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