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와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복지ㆍ문화ㆍ여성ㆍ영유아ㆍ청소년ㆍ체육 등 각종 시설 운영이나 프로그램을 민간위탁시키는 지방정부의 추세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의 서비스는 휴먼서비스로, 서비스의 생산 및 제공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는 특징을 또한 갖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 지방정부는 민간위탁을 관리운영의 효율성과 재정부담의 완화 등의 이유로 선호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행정의 효율적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민간위탁의 대상사무인지에 대한 가치판단은 실종되고 당연히 민간위탁을 해야 한다는 관행만이 행정을 지배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편익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운영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위탁을 유일한 방안인 것 처럼 금과옥조처럼 믿고 있는 지방행정. 중앙정부 또한 지방정부의 민간위탁을 촉진시키는데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각종 안내지침을 내려 보내면서 민간위탁방안만을 제시하거나, 또 민간위탁 추진실적을 두고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민간위탁은 다른 운영방식과 비교했을 때 비용효과나 서비스 효과가 월등하여 주민들에게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인가?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민간위탁의 효율성을 믿고 있다. 특히 행정 전문가들은 행정의 전문성 부족과 관료화에 따른 폐단 등을 이유로 민간위탁을 적극 옹호하고 있는 입장이다. 작은 정부를 요구하는 이들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지만, 신자유주의가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훨씬 이전부터 맹목적으로 추진해 온 민간위탁의 효과를 이젠 각종 통계자료로 제시해야 할 의무가 (지방)정부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자 한다.

지금까지 민간위탁에 대한 문제점은 지방자치단체(광역과 기초)에 따라, 해당 부서에 따라, 해당 담당자에 따라, 민간위탁의 필요성과 효과검증은 등한시 한 채 위탁과정과 선정기준이 다르게 적용되어 왔다는 것이다. 한 자치단체내에서 조차 민간위탁을 하더라도 부서마다 차이가 있고, 단체장이 누구냐에 따라 또 다르게 적용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위탁자 선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이 미흡하여 위탁이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는 과열경쟁에 의한 불가피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으나,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적용이 실질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리운영이나 프로그램 운영의 수탁자로 누가 선정되느냐에 따라 운영과 서비스, 기능 등에 많은 차이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간위탁의 문제는 위탁 또는 재위탁 심사의 기준과 적용, 민간위탁 주체(대부분 지방정부)의 합리성과 공정성, 객관성 유지가 바로 핵심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이런 연유로 심사기준, 심사주체, 심사과정 및 절차, 그리고 재위탁과정을 누구나 납득할 수 있고 예측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더욱 필요하다.

민간위탁에 대한 제도적 장치는 정부조직법이나 지방자치법, 그리고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인 대통령령 등에 명시되어 있다. 각종 사회복지사무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사업법과 시행령, 시행규칙에 명시되어 있다. 더 나아가 중앙정부는 각종 안내지침을 통해 민간위탁에 대한 매뉴얼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민간위탁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 내용에 있어 선정절차나 선정기준, 재위탁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 사무의 형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적용될 수 있기는 하지만, 고무줄처럼 적용되는 민간위탁 기준이야 말로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지금까지 우리복지시민연합이 파악한 민간위탁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초 위탁 및 재위탁에 대한 과정 및 절차에 대한 ‘법적’ 장치가 미흡하여 수탁을 희망하는 법인입장에서는 ‘예측가능성’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상위 법률에 근거하여 위탁 및 재위탁의 근거와 기간만 명시할 뿐 위탁절차의 사전 공개, 위탁심사의 기준, 심사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공개의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위탁의 속성상 공개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아직도 밀실야합을 통해 수탁법인이 결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사회적 갈등을 자초하기도 한다. 따라서 민간위탁 전 과정에 대한 공개의 원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위탁과정에 주민참여는 원천봉쇄되어 있다. 민간위탁의 사전 잡음을 제거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주장에 대해 행정은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체적인 추세이다. 그러나 심의위원회 구성만으로 직접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는 지역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사업설명회, 공청회 등의 의무실시 등을 통해 주민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넷째, 심의위원의 위촉문제이다. 위탁심사의 전권을 갖고 있는 심의위원을 누가 위촉하느냐의 문제는 결과적으로 수탁법인 선정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는 행정에서 일방적으로 심의위원을 위촉하여 행정의 의도대로 수탁법인을 선정하도록 유도한 부분도 많다. 따라서 심의위원 위촉을 독점하고 있는 행정권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시키느냐가 현재로서는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심사위원회의 인적구성(전문가 혹은 공익위원 비율 규정 등) 및 심의방법(공개심사, 심사위원 공개, 사전 기준 발표, 사업설명회 개최 등) 등을 제도화하여 제도적으로 투명성 확보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민간위탁 방식을 공개적이고 주민참여형으로 바꿀수록 민간위탁은 투명하게 운영될 것이고, 행정 및 수탁법인의 책임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 성과는 지역주민들의 서비스 질을 제고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간수탁법인이나 단체가 행정권력과의 관계를 수평적이고 상호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마치 상하관계인 것처럼 종속적으로 될 때, 민간위탁은 칼날이 될 수 있다. 재위탁 기준의 강화는 우리의 의도와는 달리 자치단체장의 입장에 따라 한 순간에 교체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될 수 있다. 그야말로 수탁법인은 위탁과 재위탁을 통해 더욱더 행정에 줄서기를 강요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재위탁방식은 사회적 물의나 재정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형식적 절차만을 통해 재위탁되고 있지만, 시민사회는 재위탁과정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만족할 만한 평가기준이 현재 없는 상황에서 재위탁과정의 강화는 수탁법인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사회복지현장의 입장인 듯 싶다. 지혜를 모아 재위탁과정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 하겠지만, 지금처럼 한 번 위탁되고 난 후 반 영구적으로 한 수탁법인이 독점해서 운영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현재의 민간위탁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기존의 민간위탁은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고, 그 개선점은 무엇인지를 자료로 제시해야 한다. 또한 민간위탁이 비용과 운영측면에서 얼마나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도 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은재식
2007/04/01 00:00 2007/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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