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순환도로(상인-범물간) 건설의 문제점

소진섭 / 대구참여연대 사회인권팀 간사

대구시는 1987년에, 2006년 대구인구를 341만 명, 2010년 대구인구를 368만 명으로 추산하여, 4차순환도로(상인-범물간)건설사업(이하 사업)을 위해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하였으나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사업추진은 어려웠다. 2003년 6월 민간투자사업 제안서가 제출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추진을 시작했다. 2004년 6월 민간투자사업 공모방식에 의해 대구남부순환도로(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고, 2006년 민간투자심의위원회에서 사업시행자로 지정되었다. 총연장 10.5km의 양방향4~6차로로 건설되며, 4,450km의 앞산터널과 965m의 범물터널 등 두 개의 터널이 구간 내에 건설되고, 2,314m의 본선 교량 3개(진천고가교, 파동교, 범물고가교)가 건설된다.

총 사업비는 3,078억 원이며, 대구시가 724억 원을 지원하고, 민간에서 2,354억 원이 투자되는데, 보상비 220억 원을 별도로 대구시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구시 재정 지원액은 944억 원이다. 사업기간은 2005년 1월부터 2036년 9월까지인데, 이는 법인 설립 시부터 운영완료시까지의 기간이다. 공사기간은 2006년 1월에 착공하여 2010년 9월에 완공하는 총 60개월간이고, 운영기간은 2010년 10월부터 총 26년간이다. 사업방식은 BTO(Build-Transfer-Operate, 건설ㆍ양도 후 운영방식)인데, 사회간접자본시설의 준공과 동시에 당해시설의 소유권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며 사업시행자에게 일정기간의 시설관리운영권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2005년 4월에 대구시와 사업주, 시민단체가 모여서 서로 입장의 차이를 확인하는 첫 토론회가 있었고, 5월에 앞산관통도로 대책위가 결성되었다. 그리고 해당지역주민 간담회, 앞산관통도로 민간환경조사 실시 등으로 사전환경성 검토서가 부실하게 작성되었음을 밝혔다.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었고, 사업반대 시민산행, 대구시에 공개질의서 발송, 주민들의 항의 집회, 촛불집회 등이 진행되었고, 2005년 9월 앞산터널반대 범시민투쟁본부(이하 앞산범투본)가 출범하였다. 대구지방환경청장 항의면담, 주민 가두시위, 앞산살리기 660인 선언, 대구시 규탄 성명서 발표, 대구시 건설방재국장 항의면담, 시민자전거 행진, 앞산터널반대 시민서명운동, 앞산관련예산삭감촉구 시의회 시위가 이어졌고, 2006년 2월에 반 환경기업 (주)태영 규탄 집회 등이 이어졌다. 3월엔 앞산 달비골 입구에 천막농성장이 설치되었고, 앞산살림을 위한 범종교인 생명평화촛불문화제, 앞산 살리기 달빛고운마을 어린이날 큰 잔치, 앞산살림 108배 100일 기도 등의 사업반대 직접행동이 계속되었다.

2006년 5월에서 7월까지 ‘앞산터널반대 대구시민 25만 4천배 이어가기’의 대장정이 진행되었다. 그 후, 대구시의 민투사업 실시협약 시의회 보고가 무산되었고, 궁지에 몰린 대구시는 이 사업을 시민단체와 논의 과정을 거쳐서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4차순환도로(상인-범물간)건설 대구시 시민단체 공동협의회’(이하 공동협의회)를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구성하였다. 하지만 대구시는 한편으로는 시민사회와 논의를 하겠다고 하면서, 시의회 답변과정에서는 사업의 무조건 강행 발언을 하여 파문을 일으켰다.

이 사업의 경제성, 효율성, 환경성 등을 충분하게 검토하기 위하여 구성된 공동협의회의 활동이 ‘환경성’외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종료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대구시와 시민단체간의 협의회 구성 합의, 협의회 구성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2007년 1월 31일부터 3월 21일까지 총 다섯 번의 협의회 회의와 두 번의 환경검토단 회의에서 대구시가 현재 추진 중인 이 사업의 시행을 반대하였다. 그리고 그간의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 입장을 밝힌다.

1. 우리는 실증적인 자료를 근거로 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의 핵심인 교통수요가 과다하게 예측되었음을 지적하였고, 특히 이 사업이 ‘대중교통중심의 도시교통체계 구축’이라는 대구시의 교통정책 목표와 상충하는 모순된 정책이라는 점과 이 사업의 통행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인 4차순환도로 전구간, 낙동강변고속도로, 금호강변도로 등을 2019년까지 완공하겠다는 장래 네트워크 반영 도로망 계획이 비현실적임을 지적하였다. 이 사업을 시행할 경우 시민부담의 최소화를 위해, 사업시행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는 민간투자시설사업의 변화와 이 사업이 민간제안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실시협약안을 대폭 수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대구시가 추천한 위원들은 이 사업이 대구지역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고, 교통수요예측, 실시협약은 전문기관의 검증을 거친 것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우리는 ‘검토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여 이 사업계획을 폐기하거나 교통수요예측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다시 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한 후에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유료도로(상인-범물구간 1,200원. 2005.1.1 불변가격 기준)에 대한 대구시민의 반감과 저항, 이로 인한 교통량 및 통행료 수입 감소 등을 감안하여 이 사업이 유료도로임을 시민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것을 제안하였다. 민간제안사업이라는 이 사업의 성격과 시민의 부담과 대구시의 재정부담을 감안하여 총 3134억원의 사업비 중 690억원의 건설보조금과 과다 예측된 통행량을 근거로 산출된 최소운영수입보장을 폐지할 것을 제안하였다. 대구시의 감시와 감독이 없는 이 사업에 대한 과다한 보조금의 지출을 시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기본설계가의 75%에 이르는 공사비를 시장가격인 62.4% 수준에서 결정할 것과 공사비의 뻥튀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총사업비 변경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할 것을 제안하였다. 민간투자시설사업의 변화에 맞추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대구시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사업시행자의 책임을 대폭 강화할 것을 제안하였다.

2. 동ㆍ식물상의 서식처에 대한 보호관리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는 것과 소음과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대책의 필요성과 터널의 안전성을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등의 환경검토단의 환경성에 대한 검토는 합의를 이루었다. 그러나 환경검토단의 환경성 검토는 시간, 비용의 한계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검토에 머물러 보다 종합적인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한 환경성 검토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편 대기, 소음, 지형지질, 식생 등의 분야에서 제안된 공사 전 조사 내용이 반드시 수행되어 그 조사 결과가 사업 추진여부 결정 혹은 총사업비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안된 사후 모니터링 사업은 환경단체, 전문가 가 참여한 가운데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게 된 대구시와 시민단체간의 합의에 따르면 ‘협의회에서 검토한 결과는 합의를 목적으로 하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 검토결과 보고서를 제출하여 적절한 절차와 방법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조정·결정’ 하기로 되어있다. 그래서 협의회에서도 위원장과 대구시, 시민단체 추천위원 대표가 대구시장에게 검토결과를 보고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검토결과를 대구시장에게 보고하기도 전에, 우리가 협의회에서 제안한 내용에 대한 수용여부를 밝히지도 않은 채 대구시 관계자들은 4차순환도로를 조기에 건설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이러한 대구시의 태도는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취지를 존중하여 상인-범물간 4차순환도로 건설에 대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대구시 정책의 신뢰성을 제고’ 한다는 협의회 구성 합의를 부정하고, 협의회를 형식적인 통과의례로 전락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4월 17일 검토결과를 대구시장에게 보고함으로써 이 사업의 성패와 이로 인한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갈등은 김범일 대구시장이 얼마만큼 ‘적절한 절차와 방법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조정·결정’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우리는 적절한 절차와 방법이란, 이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대구시민에게 최대한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밝혀 둔다.

대구시는 지금도 여전히 예산의 부족을 핑계로 대면서, 대구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장애인관련 단체들이 주장하는 저상버스도입 확대, 지하철 전체 역사에 대한 엘리베이터 설치,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제도의 기만적 자부담 폐지와 생활시간 보장 및 상한시간 제한 철폐, 활동보조인서비스 사업의 현실성 있는 운영을 위한 책임 있는 사업지원, 각 장애유형에 맞는 치료서비스 제공, 장애아동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 설치 등의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예산이 시급히 집행되어야 하는 곳은, 시민사회가 격렬히 반대하는 불필요한 개발사업인 앞산터널사업이 아니라, 바로 이런 곳에 있음을 대구시는 깨달아야만 한다.

소진섭
2007/05/01 00:00 2007/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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